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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생각
이광호 지음 / 별빛들 / 2024년 7월
평점 :
많은 사람들이 국내나 해외에서 한 달 살기를 하러 떠나고 있습니다. 요즘은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디에서든 일을 할 수 있다보니 상황에 따라 꼭 회사에 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은 해외로 가기도 하고,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떠나기도 하네요. 짧은 여행 일정에서는 중요한 곳 위주로 돌아다니다보니 정작 여행을 갔다오면 휴식이 아니라 몸이 더 피곤해지기도 하는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다면 좀 더 여유롭게 돌아보면서 현지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하는지 볼 수도 있고, 여행과 생활이 어우러지다보면 뭔가 새로운 자극이 되지 않을까요.
'파리와 생각' 의 저자는 아내와 함께 파리로 떠났습니다. 파리하면 사랑, 열정, 예술 등의 단어가 떠오르는데 젊은 사람들에게도, 나이가 든 사람들에게도 파리는 설렘을 줄 것입니다. 저자의 파리 한 달 살이는 어떠했을까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프랑스는 벨 에포크(Belle Epoque) 시절을 보냈습니다. 많은 철학자, 문학가, 예술가들이 파리로 몰려들었고 이들은 카페에서 대화를 하고 논쟁도 벌이면서 프랑스 문화의 발전을 이끌었네요. 이런 분위기에서 탄생한 인상주의는 처음에는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지만 곧 미술의 주류가 되었습니다. 마네, 모네, 고흐 등 미술을 잘 몰라도 한번쯤 이름을 들어보았을 화가들도 파리에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파리에는 크고 작은 미술관이 많은데 그중 오랑주리 미술관에는 모네의 그림 중에서도 수련 위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자연 채광으로 밝게 빛나면서 방을 가득 채우는 커다란 수련 그림은 마치 모네가 살았던 지베르니의 연못을 그대로 옮겨온것 같네요. 그래서 저자도 모네처럼 오랫동안 그림 앞에서 떠나지 못했나봐요.
박지성이 유럽 축구 리그에 진출한 이후 점점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강인은 프랑스의 명문 구단인 파리 생제르맹FC 으로 이적하면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고 있네요. TV 로 봐도 좋지만 경기장에서 직접 뛰는 모습을 보면 어떨까요. 마침 파리에 있는 동안 경기를 하게 되어서 큰맘 먹고 티켓을 구입해 왔고 유니폼도 사서 입는 등 기대에 부풀었는데 벌써 경기 결과가 나왔네요. 알고보니 한국과 프랑스의 시차를 착각해 이미 경기가 끝난 뒤였습니다. 비싼 돈을 주고 티켓을 샀는데 얼마나 허탈했을까요. 다행히 아내도 위로해 주면서 넘어갔는데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되겠네요.
프랑스에서는 왕이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었던 만큼 왕궁 역시 화려합니다. 베르사유궁은 프랑스에 있는 대표적인 왕궁으로 파리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 중 하나입니다. 베르사유궁은 생각보다 무척 크다고 하는데 입구에서부터 정원을 통과해 왕궁까지 한참을 걸어야하고, 왕궁 안도 돌아보는데 몇 시간이 아니라 며칠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관람을 하고 나오면 지치고 힘들텐데 자전거를 타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보내네요. 특히 아내는 몇 번 파리를 방문하였는데 운하 옆에 있는 정원으로 가면서 저자에게 같이 오려고 남겨둔 장소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정말 서로 아끼면서 사이가 좋나봐요. 단순한 한 마디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도 잔잔한 미소를 띄게 하네요.
저자는 한 달 동안 파리 여러곳을 다녔습니다. 각각의 장소마다 에세이 형식으로 짧은 글과 함께 직접 찍은 사진들이 실려있는데 파리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네요. 저자의 파리에 대한 생각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