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 한 청년 수도자의 12년 수행기
김선호 지음 / 항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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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과 하루, 150년만의 공개' 라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사제가 되기 위해서 모인 학생들이 가톨릭신학대학교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다큐멘터리로 찍었는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장소여서 궁금했었네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입학한 사람도 있었고 사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다가 입학한 사람도 있었는데 빡빡한 학사 일정에 맞춰 수업을 듣고 모든 생활을 가톨릭에 맞춰서 하였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한창 연애도 하고 여러 경험도 쌓으면서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는 것과는 달리 신학대 학생들은 유혹을 멀리하고 미사와 기도 등으로 경건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제가 되기 위해 가톨릭신학대학교에 들어가는 길만 알고 있었는데 수도원에 들어가 수사가 될 수도 있네요. '수도원에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는 수도원에 들어가 12년 동안 수사로 살았던 저자의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가톨릭과 인연을 맺고 수사가 되기 서울 성북동에 있는 프란치스코회 수도원에 지원하였습니다. 수도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사제가 되기 위한 과정과 동일하게 가톨릭신학대학교 입학 시험을 보고 면접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면접에서는 수도원에 대한 인상은 어떻고 왜 수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도 없이 날씨가 무척 춥다고만 해서 떨어진줄 알았는데 합격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을까요. 수도원에 처음 들어가는 날 역시 추웠는데 시계가 필요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어머니는 이른 아침임에도 어딘가에서 시계를 사오셨는데 이 시계는 수도원에 있는 동안을 게속 저자와 함께 하였네요.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시계를 보면서 가족과 함께 있다는 생각에 힘을 얻었을 것입니다.


수도원에서의 생활은 결코 만만하지 않네요. 수도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저자가 들어간 곳은 프란치스코 수도원입니다. 학교에서 세계사 시간에 청빈한 삶을 강조하는 프란치스코회에 대해 배운 기억이 나는데 바로 그 프란치스코회였습니다. 수도원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동안 빈 손으로 수도원을 나가 하루 종일 알어서 먹을 것을 구해서 먹어야 하는 사막 체험도 있었네요.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였지만 가장 낮은 자세로 엎드려 구걸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는데 이후 긴 사막 체험 기간도 보내면서 자신을 버리고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네요.


수도원 안에서 수사로 생활하는것 외에도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히 보내는 피정도 있습니다. 저자는 사람이 없는 산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 한 달 동안 생활하기도 하였고, 중국 티벳으로 가서 동굴 속에서 지내기도 하였네요. 티벳은 불교 국가라서 의아하기는 하였지만 자신을 바치고 평생 수련하는 것은 종교에 상관없이 동일하고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알게 되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중국에 있는 동안 이러다가 죽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위험한 고비도 있었는데 죽음을 눈앞에 두었다가 가까스로 다시 살아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지금은 12년 동안 지냈던 수도원에서 나왔고 초등학교 교사로 일한지도 1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 나왔을텐데 그동안 많은 고민을 하였네요. 하지만 수도원 안에서 수사로 있든 사회에서 교사로 있든 가톨릭을 향한 마음은 동일할 것입니다. 제목처럼 수도원에서의 기간은 저자를 어른으로 만들어 주었는데 그동안 몰랐던 수도원과 수사에 대해 읽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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