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포니원 - 포니를 만든 별난 한국인들
강명한 지음 / 컬쳐앤미디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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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인터넷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포니 자동차를 봤다는 사람들이 올린 사진을 봅니다. 어릴때는 도로를 누비던 대부분의 자동차가 포니였는데 점점 새로운 모델들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사라졌네요. 가끔 옛날 영화에서 포니를 볼 때마다 디자인에 감탄하면서 이를 그대로 살려 다시 나와도 큰 인기를 얻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에서 만든 차들이 전세계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것을 보면 포니를 만드는 과정에서 있었던 겪었던 무수히 많은 시행 착오와 실패가 큰 자산이 되지 않았을까요.


포니는 자동차 업계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공업 분야에서도 중요한 이정표인데 포니에 대한 책을 본 적은 없었습니다. '응답하라 포니원' 은 35여년 전에 나왔던 책을 다시 정리해서 재출간 하였다고 하네요. 오래된 책이라 일반 사람들이 구하기 쉽지 않을텐데 이번에 새롭게 나오면서 자동차 역사를 돌아보는 의미도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 초창기는 해외에서 개발한 자동차의 생산 기지로서 부품을 조립해 완성차를 만드는 정도였습니다. 독자적인 기술력이라고 할만한 것도 없이 저렴한 인건비에 의존하는 정도였는데 이런 나라에서 현대 정세영 사장은 저자에게 자동차 엔진을 만드는 일을 맡깁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현재의 기술 수준을 고려했을때 불가능하다고 말해야 했지만 이전에도 남들이 다 어렵다고 했던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도전을 하게 되었네요. 조금씩 현실에 직면하면서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났지만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술을 배워야 했는데 그 대상은 일본의 미쓰비시였습니다. 일본은 미국의 기술을 받아들여 급성하기 시작했고 곧 뛰어난 제품들을 만들어 내면서 최고 수준의 공업국으로 발돋움하였습니다. 저자 자신이 자주 일본을 방문해 기술을 배웠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을 보내 교육을 시켰네요. 직원들은 일본어를 모르니 기초부터 배워야 했는데 저자가 현장에서 익힌 생존 일본어로 만든 교재로 공부해 일본에서 기술자들과 바로 소통하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뿌듯했을까요. 이렇게 맺은 일본 사람들과의 인연은 계속 이어져 일이 어렵거나 막힐 때마다 가서 조언을 얻기도 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등 큰 힘이 되었네요.


저자가 강조했던 것은 철저한 이론 탐구와 현장에서의 경험이었습니다. 경력이 쌓일수록 그동안 일했던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왜 그런지도 모른채 관성에 젖어 그냥 해오던대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자는 엔진이나 전용 기계 등을 만들때 그 분야에서 경력이 없는 사람들과 팀을 꾸려서 일을 하면서 이론을 충실히 알도록 하는 동시에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하나도 놓치기 않고 개선하도록 함으로써 오늘날처럼 세계와 당당히 경쟁하는 현대 자동차를 만드는데 기여를 하였네요.


책을 읽다보니 얼마전 현대 자동차에서 엔진 개발 센테를 폐지한다는 기사가 기억이 납니다. 바닥에서부터 엔진을 개발하기 시작해 수십년 동안 연구를 거듭하며 뛰어난 엔진을 만들어 왔는데 점점 전기 자동차의 시대가 오면서 배터리 등 전기 자동차에 맞는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어서 현대 자동차는 또한번의 도전을 맞이하겠지만 저자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다시 한번 앞서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포니 자동차의 디자인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생생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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