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그 깊은 독백 - 익숙했던 것과의 결별 바람이 지구를 흔든다
박갑성 지음 / 예미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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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 직장에서 30여 년을 근무하다가 정년을 앞둔 마음은 어떠할까? 그 마음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왠지 공허하고 쓸쓸한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다. 내 젊은 날들을 보낸 내 삶의 많은 부분이었던 직장, 익숙했던 공간, 함께 했던 직장 동료들. 힘들고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겠지만 시간이 지나 뒤돌아보면 모든 것이 그리울 것 같다.


저자는 <정년, 그 깊은 독백>에서 자신의 정년을 앞둔 1년의 하루하루에 대해 담담하고 잔잔하게 일기 형식으로 담았다. 1년간의 시간, D-365부터 정년까지 그 시간이 가까워지며 느끼는 저자의 마음과 감정이 진솔하게 담아져 있어 감정이 이입되기도 한다. 때로는 새벽 기상이 힘들기도 하고, 출근하기 싫은 날도 있었겠지만 새벽 출근길 지하철 창밖으로 바라다본 한강의 어스름한 불빛도 나중에는 그리우리라. 인생의 시계는 어김없이 돌아가고, 정년을 앞둔 마지막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은 공허함과 상실감이라는 단어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새벽 일찍 출근해 짐을 정리하시면서 얼마나 슬프셨을까. 그동안의 흔적과 기억이 먼지처럼 상자에 채워져 자동차 트렁크에 실리자 왈칵 눈물이 나고, 오랫동안 간직했던 소중한 기억과 추억이 지워지고 잊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우리들을 슬프게 만든다. 이제는 나를 찾는 곳도 없을 것 같고, 나를 나타내주던 회사 명함도 없다.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낯선 날들이 두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또 직장인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게 될 미래가 기대되기도 한다.


책 표지의 뒷모습, 정년을 앞둔 또는 정년퇴직을 하신 우리 아버지들의 뒷모습 같다. 그때는 어려서 몰랐는데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외로우셨겠구나. 많이 공허하셨을 그 마음에 마음이 아파온다. 내일은 아빠께 전화 한 통을 드려야겠다. 이 책은 아버지의 삶을 생각하게 해주고, 어떤 울림을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직장생활은 로그아웃했지만 새로운 삶의 로그인이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새로운 로그인을 하려는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 응원을 건네준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속에 생기는 잔잔한 여운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작가님과 정년을 앞둔 분들의 새로운 로그인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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