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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독립투사 박열
김일면 지음, 김종화 편역 / 국학자료원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예전에 서대문 형무소에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분들이 수감되셨던 감옥과 고문실 등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그 시대를 살아가셨던 분들, 독립을 위해 애쓰셨던 많은 분들 얼마나 무서우셨을까. 얼마나 억울한 일들이 많으셨을까. 그 시대를 살아가셨다는 것만으로도 존경스럽고 대단하시게 보였다. 마음이 숙연해지고, 한국 사람으로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뭉클한 감정에 휩싸였던 기억이 난다.
<항일 독립투사 박열>에서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박열의 삶을 다룬다. 합병이란 이름 아래 일본 제국에 짓밟힌 조선은 일본인의 멸시와 군경의 총칼에 둘러싸여 창살 없는 감옥이 되어 갔다. 과혹한 일본 관헌들의 손을 피해서 독립운동의 투사들은 북으로, 남으로 가족들을 떠나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박열은 조선을 떠나 도쿄로 건너왔다. 항일단체 ‘불령사’를 이끌어 온 박열은 항상 경찰의 감시를 받아야 했고, 수없이 경찰서에서 구류를 살아야 했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언제나 각오하고 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죽어야 할까’를 생각했다니 그 마음이 어떠했을지 그 굳은 의지와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에 마음이 먹먹해지는 것 같다.
1923년 도쿄에 대지진이 발생하였고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극물을 넣고 다닌다거나 조선인들이 불을 붙인다는 이상한 소문에 그럴듯한 시나리오까지 붙여져 악질적인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조선인 대학살이 일어나게 되었다. 조선인들을 사냥하기 위한 집단 광기는 무섭게 퍼져나가 조선인들이 6000여 명이나 무차별적으로 학살되었다. 일본은 공포의 가상의 적을 만들어 사람들을 선동했고, 그 목표가 조선인들이었다. 참담하고 분노가 생길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대역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경찰과 검사에게 풍부한 법 지식과 논리적인 말로 대항하는 박열은 투사였다. 당시 암흑의 시기에 경찰과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사에게 이러한 태도로 임한 사람은 없었다. 그는 투사에 걸맞은 기백을 갖추고 있었다. 수많은 고문과 위협에도 비밀을 절대로 말하지 않고, 동지들에 대해서 입을 다물었다. 자기 한 사람이 죄를 덮어쓰고 희생하는 각오였다. 일본 국가의 권력을 인정하지 않고, 법정의 권위를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법관을 ‘자네’라고 부르고 자신을 ‘나’라고 말하는 용어로 일관했다. 이는 일본의 법정 사상 파격적인 것이다. 그의 일생을 생생하게 담은 이 책을 읽을수록 대단하시고, 용감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서운 고문을 겪으면서도 일본 법정에서 당당한 모습이 존경스럽고, 숙연해진다.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쓰신 수많은 분들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들도 이 땅을 사랑하고 아름답게 지켜 후세에게 전해줘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