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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역사 - 표현하고 연결하고 매혹하다
샬럿 멀린스 지음, 김정연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9월
평점 :

‘예술’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예술의 역사>는 이 질문으로 시작한다. 약 1만 7,000년 전 프랑스의 튀크 도두베르 동굴에 조각된 들소 두 마리는 마치 예술가들이 조금 전까지 들소를 조각하다가 떠난 것처럼 선명하다. 이 조각들은 ‘왜 만들어졌을까?’, 선조들은 자신이 한 일을 ‘예술’이라고 생각했을까?
역사, 선사시대를 포함해서 예술가들은 항상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최상의 수단을 찾아왔다. ‘내가 여기에 있었고, 이것이 나의 흔적이다’라는 표시이다. 존재의 표현인 예술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시간 여행을 하면서 이름을 알 수 없는 익명의 예술가도 만나고, 재능과 명성이 뛰어난 예술가까지 수많은 예술가를 만나게 된다. 예술의 가장 오래된 장소들로부터 현재까지 예술과 예술가들이 우리 세상을 어떻게 형성하고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탐구한다.
이 책 한 권으로 예술의 모든 이야기를 훑어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방대한 자료와 양에 놀랐다. 저자의 정성과 수고가 느껴졌다. 저자의 정성으로 독자들은 이렇게 편하게 정리된 책을 볼 수 있음에 저자에 감사한 마음이다.

조르주 쇠라는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에서 캔버스 위에서 두 색을 섞지 않고 대신 빨간색과 노란색의 점을 칠해 보는 사람의 눈으로 색을 섞게 했다. 지금은 잘 알려진 점묘법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다. 두 보색의 점들을 겹쳐 발라 생동감이 느껴지게 하지만 반면에 사람들은 정적이고, 옆모습으로 그려진 그들은 앉아 있거나 홀로 서 있어 자기만의 그늘 안에 고립되어 있는 근대 도시 사회의 익명성을 반영한다. 오래전 1880년대의 그림인데 요즘 사회와 다른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쇠라를 추종하는 예술가들은 ‘후기인상파’로 불리며 우리들에게 친숙하고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반 고흐, 고갱, 세잔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 고희와 뭉크는 모두 현대적인 삶의 압박감에 대응했다. 이들은 평생 정신 건강 문제와 거부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그들의 작품은 우리 자신의 감정과 불안에 닿음으로써 사람들에게 울림과 감동을 준다. 예술이 주는 힘은 놀라운 것 같다. 예술은 무엇이길래 그토록 우리의 마음을 고양시키고, 위로를 주는지 신기하기도 하다.
동굴 벽화 기원부터 현대 미술까지 이 책과 함께 전 세계를 누비며 잊힌 예술가들도 만나고, 미술사에 대한 전통적인 시각을 확장해 갈 수 있었다. 저자는 다양한 문화와 시공간 속에서 만들어진 예술의 역사를 탐구하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으며 예술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