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머물다 떠난자리 들꽃같은 그리움이 피어난다
탁승관 지음 / 미래와사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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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가끔은 마음이 메말라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즐겁고 재미있었던 아이에서 이제는 경험이 쌓이면서 특별한 즐거움도, 설렘도 못 느끼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씁쓸하기도 했다. 그런 메마른 마음이 시를 읽으면 조금은 촉촉해지는 느낌이다. 시를 읽으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지나간 추억을 떠올려 보기도 한다.


<노을이 머물다 떠난자리 들꽃같은 그리움이 피어난다> 제목부터 여운을 남긴다. 분홍빛 노을과 들꽃 같은 그리움. 시를 느끼며 내 마음에도 뭉게뭉게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안개 묻은 새벽길에

코끝을 스치고 들어오는

수분 먹은 뽀얀 안개 향기를 마시며


햇빛이 운무에 바래어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에서

가는 곳 잃어 잠시 길을 헤맬 때


감성에 젖어 걸어가는

산길 속에 나그네의 발걸음도

어디로 가야 할지 헤매나 보다


-낙엽은.. 에서-


살다 보면 방향을 잃은 것 같고, 어딘가 가는 곳을 잃어 헤매며 방황하게 될 때도 있다. 시인은 한평생 뒹굴며 살아가는 게 삶이라고, 나그네처럼 정처 없이 바람 따라 구름 따라 걷다 보면 안개 젖은 바람이 가는 길을 알려준다고 한다.


흰 눈이 들판에 누워

환하게 내리는 햇살들과

논두렁을 따라서 뒤엉켜 뒹군다


따뜻한 햇살에

사르르 눈이 녹아내려

물방울끼리 여럿이 모여 앉아


오늘 밤 밤새껏

물방울 수다에 잠들다

아침 되면 꽁꽁 언 얼음이 되리


-시골 풍경 에서-


예쁜 시적 표현에 미소가 지어지고, 눈이 내린 시골 마을, 포근한 시골집이 그려지는 것 같다. 이 한 권의 시집 속에 추억과 그리움, 외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사랑과 꽃향기, 봄이 담아져 있어 독자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 준다. 따뜻한 시가 순수함을 다시 불러일으켜 주고, 잃어버렸던 감수성을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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