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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헤이스 두 번 죽다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34
마커스 세이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스릴러란 점에서 매력이 가득한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을 잡고 읽다가 멈추기를 참 오래 한 것 같다. 이리 오래 한 적도 오랜만이다. 읽기 시작하면 금방 읽는 것을 이리 오래 잡고 있는 나를 보면서 참 답답했다. 3주 정도를 이 책을 잡았다가 50페이지 정도 읽다가 멈추고 다시 읽고 이러다 시간이 갔다. 그리고 2틀 만에 뚝딱 읽어 버렸다. 이리 재미난 스릴러를 내가 이리 멈추기를 오래하다니 읽고 나서 쓰윽 웃음이 나왔다.
이 책 『대니얼 헤이스 두 번 죽다』는 스릴러다. 책의 최고 매력은 받아 본 순간 그 표지에 나타난다. 남자의 얼굴이 두 개로 나타난다. 밝은 면과 어두운 면, 거기에 반 정도 여자의 이미지가 나오고 거기에 총과 붉은 색으로 제목이 나온다. 이 책을 다 읽고서 이 표지에 대한 이해력이 아주 커진다. 읽기 전에 표지 멋지다는 생각만 했지 책의 내용이 여기에 이리 들어 갈 줄이야 하는 생각을 못했다. 표지를 만든 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발가벗었고, 추웠다. 뻣뻣하게 굳은 혈관 속에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근육은 칼로 찌르는 듯 아팠고, 피부는 소름이 돋았다. 힘줄은 곧 끊어질 것처럼 팽팽했고. 온몸의 살갗이 쓰라리고 덜덜 떨렸다. 벨벳처럼 부드러운 뭔가가 다리를 감고 있어 소스라치게 놀랐다. 헐떡이는 바람에 바닷물이 기도로 들어갔다. 염분이 목구멍을 갈아대는 것 같았다. p9
메인 주 해변가에서 깨어난 대니얼은 아무것도 기억을 못한다. 차(은색 BMW)에서 발견한 차량 등록증을 보고 자신이 대니얼 헤이즈인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되고 아마 그럴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자신을 찾는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이라고 하면 좀 웃긴가? 꿈에서 나타는 어두운 벼랑 끝의 동굴 같은 곳, 악몽, 그리고 여배우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친근감이 들고 그 배우를 찾아 LA까지 오게 된다.
누구인지 모르기에 모든 이들에게 도망을 친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기에 대니얼이 생각하고 겪는 것들이 자세하게 나온다. 아마 나도 기억을 잃게 된다면 이런 고민들이 생기고 기억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특히 남을 믿지 못하는 그런 아픔이 가장 클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살인마인지? 아니면 무슨 큰일을 저지른 사람인지 모르기에 말이다. 의문의 의문을 품으면서 도착한 곳, 거기서 발견하는 자신의 과거를 조금은 알게 된다.
특히 책 속에 대니얼 헤이스, 베넷이라는 악당, 알 듯 모를 벨린다 니콜스라는 여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대니얼은 기가 막힌 소식을 듣게 된다. 자신의 부인인 레이니 세이어가 죽은 것이다. 과연 누가 죽였을까? 죽기는 한 것일까?
녀석은 정말 침착했어. 시종일관 미소 짓고 있었고. 그게 가장 기분 나쁜 부분이었어. 내게 무슨 짓이던 할 수 있었는데도, 제 할 일만 하고 휭하니 사라졌단 말이야. 기분이 나쁘고 어쩌고 할 것도 없었어. P286 소피가 생각하는 베넷이라는 악당의 이미지
자신의 뒤를 케고 다니는 남자 베넷, 그런데 대니얼은 베넷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리고 대니얼의 변호사(소피)와 대니얼의 주변 사람들이 한 명씩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한다. 여기에 경찰들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점점 수사를 좁혀 간다. 대니얼은 작가다. 작가의 실력으로 점점 미궁에 빠진 수수께끼를 풀어나가고 자신의 기억이 어떻게 된지 궁금하면서 그 궁금증을 서서히 풀어나가게 된다. 그 궁금증 뒤에 무엇이 있는지 책을 읽는 다면 정말 기가 막힐 것이다. 이래서 스릴러를 읽고 반전에 반전을 좋아한단 말이야 하면서 말이다.
처음에 읽기 힘들었던 이 책은 읽기 시작하니 재미있어서 잘 읽혀졌다. 이런 기억속의 일이 있어서 대니얼이 기억을 잃은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풀어가는 저자 마커스 세이키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앞으로 이 저자의 팬이 될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이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반전에 반전이 들어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세삼 살면서 나쁘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은 악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은 참 야비한 인간들이 참 많다. 자기의 이득을 위해 남의 약점을 잡고 늘어지는 그런 인간들 말이다. 남은 어떻게 되던 말 던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그런 사람 말이다.
“인생은 빗방울이니까.”
“뭐”
"소피가 말해줬어. 인생은 빗방울이라고.“
“예쁜 말이네. 무슨 뜻이야?”
“나도 잘 모르겠어.”
“모든 인생이 아름답고 독립적이며 독특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짧고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일 것 같아.” P403
메레디스: 당신들 부부가 서로를 찾아 나선 것이나,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런 상황에서조차 두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게 불가사의 하군요. 두 사람은 이번 일을 겪으며 뭘 배웠다고 생각합니까?
레이니: 인생은 빗방울이라는 거요.
메레디스: 인생이 빗방울이라고요?
대니얼: 한때 내가 사랑했던 어떤 사람이 그 말을 해줬어요. 이 말은 이런 뜻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한 선택이 현재의 자신을 만든다는 거죠. 하지만 자신이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자신의 인생은 한순간에 변해버릴 수 있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봅니다. P469
사랑하는 부인을 위해 선택한 대니얼의 선택이 나쁘다거나 좋다고 말하기엔 그렇지만 그래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한 이 남자 정말 멋지다고 생각이 든다. 그것이 남을 죽이는 일일지어도 말이다. 인생이라는 것이 정말 어느 한순간 빗방울 같이 떨어져 흙속으로 살아지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그것이 뭉쳐서 큰 강을 만들고 바다를 만드는 일도 있다 어떤 인생을 살던지 그것은 자기 몫이고 선택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 몫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당신은 어떤 인생을 만들지 생각하는 그런 삶을 살기를 바란다. 나 또한 앞으로 내 인생의 어떤 빗방울이 될지 궁금해진다. 이왕이면 큰 바다가 되는 그런 빗방울이 되기를 바란다. 물론 흙에 들어가 나무뿌리를 타고 새로운 생명의 연장을 시켜주는 그런 의미의 빗방울도 있을 거지만 말이다. 모든 것이 자기의 일이라는 사실 만은 명심하자.
"오직 바보만이 자신의 과거를 미래에 저장한다."
-데이비드 제롤드,<스타트렉>원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