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여자라면 누구나 모성에 대한 강한 집착력이 있다. 집착력이라고 하면 이상한가? 여자라면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최선이 보상이 없는 것이라고 해도 누구든지 최선을 다한다. 사실 요즘은 그렇지 아닌 이상한 사람들도 잇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모성은 언제나 영원하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나에게 물려주신 이 소중함을 나의 자녀들에게도 물려줘야하고 그것을 사랑으로 키워야할 의미와 책임이 있다. 사실 의무, 책임 보다는 우러나옴이 더 강하리라 생각이 든다. 그냥 사랑스럽고 그냥 좋은 것이다.

 

책의 처음 부분에서 한 여고생이 다세대 주택에서 뛰어 내렸다. 사고인지 자살인지 불호가실한 상황에서 여고생의 엄마는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기사를 시작으로 엄마와 딸의 회상이 시작된다.

너를 낳아서 엄마는 진심으로 행복했단다. 고마워. 너의 사랑을 이번에는 저 아이에게 쏟아부어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길러주려무나.” p74

엄마는 이 말을 유언으로 남기고 고지대 꽃들이 반발한 아름다운 집에서 태풍이 불고 집이 타던날 이 글의 비극이 시작되었다. 너무나 사랑하고 항상 딸에게 사랑을 가르치고 모든 것을 준 엄마가 죽은 것이다. 그리고 그 죽음으로 남게 되는 어린 딸과 어머니 그들은 할머니와 엄마를 잃고 시댁에 들어와서 살게 된다. 거기서 선택한 엄마, 엄마는 과연 딸을 구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엄마의 엄마를 구하고 싶었을까?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엄마와 딸 둘중에 하나를 구하라고 한다면 과연 나는 누구를 구할까? 당신은 누구를 구할것인가?

 

서로 어긋나는 엄마와 딸 두 사람은 생각과 다르게 서로 어긋난다. 이 글을 읽으면서 왜 생각한 대로 살지 않는지 참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딸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했더라면 딸도 마음속에 자리 잡은 엄마를 지키겠다는 생각을 엄마에게 이야기하고 서로 대화로 행복하게 풀어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가장 많이 남게 만드는 그런 작품이다.

 

시집살이를 하는 엄마, 친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엄마를 시집살이 시킨다. 아버지는 그런 엄마를 가만히 지켜본다. 엄마를 위할 사람은 나하나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내가 표현하는 것들로 인해 할머니가 엄마를 더 괴롭힌다. 엄마에게 주어지는 불행이 많이 슬펐다. 그리고 엄마는 딸을 사랑하는데 마음같이 못한다. 더 좋은 것을 사주고 싶어도 남편이 월급도 적고 그리고 그 돈으로 생활하기도 빠듯하다. 그러다 보니 엄마와 딸 서로 사랑하면서 자구 어긋나게 된다. 그리고 이집에 자주 드나드는 시누이들 정말 얄밉다. 그 얄미움에 반박하지 못하는 엄마 딸만 고모들에게 얄밉게 굴게 되고 이 두 모녀는 자구 집안일만 하게 된다. 엄마는 논에서 밭에서 일하고 어린 딸은 집안일을 한다. 우리 집에서 이리 어린 나의 달이 할머니 구박에 이리 산다면 나는 가만있지 않았을 것 같다. 참 안쓰러웠다. 현대판 시집살이인가? 남편의 답답함이 더 속상하게 몰려온다. 엄마는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행복을 추구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자기 목숨을 버리면서 까지 친정엄마가 남겨준 소중한 손녀인 딸을 사랑하고 싶다. 그런데 두 모녀의 어긋남이 끝이 없이 어긋나고 서로 방법을 말하는데 다르게 전해져 온다.

 

나를 칭찬해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나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대체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p222~223

딸이 회상에서 생각하는 부분이다. 참 가슴 아프게 전해져 온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아마 이런 상황에 접하게 된다면 이런 생각을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실제로 엄마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느끼지 못하는 게 가슴 아프고 안타까웠다.

 

 

마지막에 최고로 얄미운 사람은 역시나 아버지였다. 어떻게 저런 부인을 두고 바람을 핀단 말인가? 이 작품의 끝으로 갈수록 더욱더 모녀의 어긋남이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 그리고 결론을 알게 되는 딸. 그 딸이 외할머니가 선택한 사살이 자기를 구하기 위해 할머니의 목숨을 버린 사실을 알게 되는데 참 이상하다 누군가 나를 위해 목숨을 내 놓는다는 자체만으로 행복하면서 누군가에게 못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니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딸의 행동은 참 가슴 아프다. 엄마 용서해 주세요....마지막에 엄마가 부르는 사야카라는 소리가 참 따듯하게 느껴진다. 그래 딸아 너는 예쁜 이름을 가진 사랑스러운 나의 딸이란다.

 

이 책 모성 을 읽으면서 역시 저자인 미나토 가나에는 사람이 표현하는 그런 감정을 잘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백>을 읽고 반했는데 다시 이렇게 저자의 책을 읽다니 참 좋다. 고백에서 여러 사람의 고백을 알게되고 그들의 심리묘사가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 모성을 읽으면서 엄마와 딸의 회상이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흘러가는 구나! 하는 감동을 받았다. 마지막 딸의 남편이 될 사람에게 엄마가 하는 말이 참 좋았다.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기른 딸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세요.” p281

나도 나의 딸의 남편이 될 사람에게 그리 말해주고 싶어진다. 이 아이는 내가 소중하게 아주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이니 꼭 행복하게 만들어주세요. 아주 오래오래 말입니다. 처음에 걱정이 많았던 소설의 첫 부분이 마지막 결말을 보면서 안도감을 느끼게 만드는 그런 마음 따뜻한 글이 되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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