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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
스콧 허친스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이라는 말이 참 의미가 많은 것 같아요. 이성간의 사랑이 아닌 어느 누군가를 존경하면서 사랑한다는 것 말이죠? 일반적으로 사랑하면 이성간의 사랑이 떠오르는데 요즘 저의 주변 모든 분들에게 사랑의 감사를 전해주고 싶은 그런 나날들입니다. 이 책을 알게 되어 북폴리오 사랑하고요. 그리고 같이 책을 논하는 회원님들 사랑하고요. 나의 가족 나의 친구..아 그리고 나를 아는 모든 분들 사랑합니다. 책을 읽으면 이만큼 모든 의미가 전해져 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책 읽기를 사랑하고 그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공부가 되고 많은 의미를 깨달으니 말입니다.
이 책 <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을 읽으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변해가는 ‘닐’을 보면서 사람은 서로 대화를 해보고 알아야 그 원인을 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아버지와의 어릴 적 추억이 별로 없고 대화도 없고 거기에 아버지의 자살이 아마 큰 충격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 충격을 풀어가는 내용에서 인간이 아닌 로봇(닥터 바셋) 이라고 해야 하지요. 컴퓨터와의 대화이니 말입니다. 아버지의 일기장을 주입시켜서 그것을 대화형식으로 한다는 자체만으로 새로운 형식으로 저에게 다가오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인 ‘스콧 허친스’의 대단함에 다시 한 번 반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는 걸까요? 모든 것에 불편했던 주인공 ‘닐’을 점점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만든다는 자체도 좋았고 그 상대를 인간이 아닌데 인간 같은 로봇으로 한다는 것에 더욱 박수를 보내주고 싶네요. 아마 인간보다 더 인간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죽은 아버지가 ‘환생’ 한 컴퓨터를 통해 삶의 의미와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곳에 대한 예민한 관찰력이 돋보이며, 독자의 머릿속에 깊이 파고들어 언제까지나 떠나지 않을 책.” -찰스 벡스터(영화화된 베스트셀러 소설 <피시트 오브 러브>의 작가) 책을 다 읽고 추천사를 읽으면서 정말 맞아하는 생각에 하나 올려본다.
처음에 닐이 누워있고 아파트 위층에 친구이야기부터 시작해 전처인 에린과 이혼, 거기에 새로이 나타난 여인 레이첼 그리고 아버지의 일기, 거기에 일기로 인한 컴퓨터에 인공지능인 닥터바셋, 그리고 회사 르보르노 그리고 여러 사람들,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의 자살, 하여튼 한 50페이지까지 적응하는데 꽤 시간이 걸리고 여러 번 읽었다. 아마 세 번은 읽은 것 같고. 다시 돌아와 생각하고 다시 또 생각하는 다시 읽기 하는 형식으로 이 부분까지 넘기기 힘들었다. 이상하게 나의 집중도가 떨어진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여러 이름과 여러 사건을 받아들이는데 난해해서 그런가보다. 한마디로 우리가 인공지능 컴퓨터와의 대화라는 게 몰라서 그럴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그 50페이지의 이해도를 넓히는 순간 그 다음부터는 술술 재미나게 잘 읽어지는 멋진 책이 되었다. 오랜만에 이리 처음에 막히는 책을 읽었지만 그것은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게 만들고 뒤에 주인공이 많은걸 생각하고 이해하게 만들기 위함이라 생각이 든다.
처음 내 상사를 만났을 때 이 인공지능이 하나의 질문에 답을 찾는 거라고 나에게 말해주었다. ‘불확실함과 마주했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p32
이리 말하는 말들이 참 이해하기 힘들지만 차차로 이 인공지능의 기대를 알게 된다면 이해가 간다.
“이걸 잊으면 안 돼. 자네 아버지가 자네와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그가 정말로 자네와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과 별로 구분할 수 없다는 걸 말이야.” P116
점점 현실의 닥터바셋과 아버지하고 헷갈릴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것이겠지요. 르보르노는 오래전에 아버지를 알고 있기에 그리고 닐도 아버지의 대화나 여러 가지를 닥터바셋과 헷갈리기도 합니다. 완전 아버지와 같은 말투를 쓰는 인공지능이니 말입니다. 어머니에게도 아버지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데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이 이야기는 인공지능인 로봇 닥터바셋을 둘러싼 이야기입니다. 로봇에게서 얻는 게 참 많지요. 닐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점점 느껴지게 되고요. 자신은 아버지가 자기들을 버린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알아가니 말입니다. 그리고 어디든지 무엇인가를 발명하면 거기에 따른 회사의 이득이나 아니면 그것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지요. 그 이야기들도 책을 읽으면서 재미나답니다. 특히나 가족의 우정, 욕망, 슬픔, 그리고 여러 가지로 둘러 싼 용서 이런 내용들이 읽으면서 더욱 감동을 줍니다. 거기에 닐이 사랑했던 전부인, 그리고 지금 같이 있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도 솔솔 재미납니다. 서로 만나고 대화하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서로에 대한 상처를 치유해가고 오해 속에 쌓였던 것들도 풀어가는 괜찮은 책으로 변했답니다. 아이러니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일지 모르지만 살다보면 이럴 수도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지금의 나도 홴지 닐 같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닐 같이 아버지의 자살로 후회하지 말고 지금 부모님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앞으로 닐은 엄마에게 최선을 다해 사랑이라는 것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물론 나도 이 책을 읽고 나의 주변 나의 가족, 사랑하는 부모님, 주변에 나를 아닌 이들에게 사랑이라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나 당신을 사랑해’ 이렇게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꼭 이성간의 사랑이 사랑은 아니라고 본다. 말하기 어색한 단어지만 습관화 해본다면 하기 쉬운 단어고 최고로 아름다운 단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