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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맨손으로 학교 간다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지음 / 양철북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양철북 출판사의 <우리 반 일용이>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이나 학생들에게 읽어나는 일 선생님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알게 되었다. 집에 아이들이 두 명이다. 한 아이는 아침마다 늦잠 자서 지각을 하고 동생은 부지런해서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간다. 어릴 적에 엄마가 아침마다 나를 깨우며 학교가라고 한 기억이 난다. 그런데 내 아이가 나를 닮아서 부모님이 나를 깨우던 것이 나에게도 겪게 되는 일이 되니 아 사람은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구나하고 깨달음을 하게 만든다. 내가 부모에게 그렇게 한 것이 나에게도 똑 같이 오는 것을 느끼면서 내 아이에게 너는 엄마 같은 과오를 범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부지런을 떨어보렴. 너는 멋진 아이이니 잘 할 수 있을 거야. 하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게 된다. 참 인생이란 게 별거 아닌 일이 반복되면서 사는 것을 보고 어릴 적에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큰 가를 세삼 다시 한 번 느끼게 만든다.
『우리는 맨손으로 학교 간다』는 한국 글쓰기 교육연구회에서 펴낸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웃음을 짓고 미소를 짓게 만든다. 특히 아이들의 글에서 막 웃음이 나온다. 너무나 천진난만한 이야기들 천국이다. 나도 어린 시절이 있었던가? 그런 시절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고 어릴 적 선생님들이 생각난다. 괜시리 책을 읽으면서 선생님들이 많이 그립고 주위친구들이 참 그리웠다. 며칠 전에 친척할머님께서 돌아가셔서 거기 갔다가 20~30년 만에 동참 친구들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시기에 만난 친구들이라 그런지 더욱 좋았다. 이상하게 다른 때 같으면 친구들을 보아도 주저하고 멀리 했을 건데 그날은 친구들 옆에 앉아서 상가 집 인 것도 잃어버리고 수다삼매경에 빠졌다. 어릴 적 이야기를 하니 기분이 참 좋아졌다. 내가 여자라 그런지 남자 친구들이었는데 그 시절에는 참 작았던 아이들이 이제 많이 크고 아버지들이 되어서 보니 참 세상 빨리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렇게 빨리 가는 세월 잡을 수는 없고 최선을 다해서 즐겁게 살아야지 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책의 처음을 읽으면서 학교에 처음 입학한 아이들 이야기가 나온다. 선생님이나 아이들이나 역시 첫 만남은 떨리고 긴장되는 것 같다. 나도 첫 만남은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우리 아이들 학교 보내면서 첫 만남도 그랬다. 담임이 누구인지? 어느 분일지? 짝은 누굴까? 긴장되고 설레던 추억이 생각난다. 전철 안에서 책을 읽다가 웃음 대박 터진 부분이 있어 적어본다. 종현이 시험지라는 대목인데 종현이와 아이들이 시험으로 긴장을 하니 선생님께서 긴장하시지 말라고 이리 말씀하셨다.
“학교에서는 오늘 시험을 이렇게 말해. 이거는 너그들 등수 매기는 시험이 아니고, 의사 선생님이 진찰하는 거하고 같아.”
이리 편안하게 시험을 보라는 것이었다. 긴장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학교 와서 선생님이 내주시는 질문에 의사선생님이 질문하는 것에 답을 하라는 말씀이셨다.
-부르는 말을 바르게 써 주세요. “발걸음도 가볍게”
나는 안 가볍습니다.
-보기 문장에서 밑줄 그은 말을 높임말로 바르게 바꾸어 쓰세요.
<보기> “아버지가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빨리 오면 좋켔습니다.
-다음에서 클리게 쓴 말을 고쳐 쓰세요. “놉고 푸른 하늘”
지금은 하늘이 꺼머습니다.
시험지는 더 나온다. 많이 웃음을 자아낸 부분이다. 종현이라는 아이 참 천진스럽고 귀엽게 느껴진다. 물론 지금은 똑똑한 아이로 잘 자랐으리라 믿는다.
이렇게 이 책은 이야기들이 참 천진스럽고 아이들이 이렇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선생님이나 아이들이나 서로 존중해주고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나타나는 그런 책이었다.
책을 읽다가 편집이라고 해야 하나 잘못된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참 읽다가 맥이 끊어져 버린 것이다. 48페이지를 다 읽고 내용이 새로운 내용인데 나도 모르는 내용이 이어졌다. 알고 보니 48에서 49가 아닌 53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렇게 책이 틀리게 나오니 읽다가 맥이 끊어져 버렸다. 이 책은 <우리 반 일용이>를 서평한 분들에게 먼저 읽어서 서평해달라고 이야기 한 걸로 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책이 이렇게 내용의 페이지가 바뀌면 어떻게 평가해 주어야할지 모르겠다. 57페이지가 나와야하는데 또 61페이지가 나온 것이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이런 실수는 책을 읽을 만든 분들에게 실수도 있다고 하지만 한번은 그냥 넘어간다지만 두 번이나 이러니 실망스러웠다. 이렇게 두 번이나 내용이 뒤죽박죽 되다보니 읽다가 맥이 끊어져 한참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었다. 앞으로 이런 실수가 없으시길 바래본다.
가정 방문하시는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가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가정 방문 때 부모님이 준비해야 할 것
1. 아이의 칭찬할 점과 고칠 점이 무엇인지 들려주실 말씀.
2. 담임선생한테 부탁하거나 물어보실 말씀.
3. 그 밖에 담임선생이 알아두면 참고가 될 말씀. 그리고 찬물 한잔(대접이 이것으로 서운하다 싶으면 사과 반쪽쯤)
다 이유가 있다. 온종일 부모님들이 커피 대접으로 선생님 건강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고, 금방 점심 드시고 가는 건데 부모님들이 준비한 것 안 먹기도 그렇고 먹자니 배부르고 하시니 말이다. 거기에 바쁘신 시골 부모님들이 특별하게 무엇인가를 준비해야하는 부담도 덜어주시는 센스쟁이 선생님이시다. 이 글을 읽으면서 선생님의 마음이 이렇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참 기분이 좋았다. 아직도 이런 선생님들이 많이 계신다는 생각이 든다. 믿을 만한 세상, 살아볼 만한 세상이다. 우리 아이들도 이리 좋으신 선생님을 만나 수업하고 가르침을 받으리라 생각이 든다.
아이의 시지만 참 좋은 시가 있어 올려본다. 물론 재미나고 웃긴 시가 참 많이 나온다.
빗소리(부산 강동초등 4학년 전하은)
오늘 빗소리를 들었다.
빗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다.
풀잎에 맞아서
땅에 튕겨서
흙 속을 파고 들어가면서
빗물끼리 서로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였다.
비들이 누가 더 멀리 뻗나
내기하는 것 같다.
어떤 비들은 다른 비와 부딪혀서
없어지거나 먹힌다.
“하이야 하이야”하며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니
뒤엉켰던 내 마음이
줄을 맞추는 것 같다.(10월 9일)
아이의 시지만 참 좋다. 어떻게 이런 멋진 시를 하면서 감동하게 만든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물론 선생님들의 이야기도 함께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글이다 보니 틀린 글씨나 사투리가 그대로 전해져서 참 읽는데 편하고 재미나고 슬픔, 기쁨, 감동이 전해져 온다. 물론 나는 이 책보다는 <우리 반 일용이>가 나에게 더 감동 적인 것 같다. 둘 중에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물어본다면 일단 <우리 반 일용이>를 추천해 주고 싶다. 왜 그러냐고 물으신다면 일단은 이 책은 페이지 작업에서 실수를 해서라고 말해주고 싶다. 일단 그래도 우리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참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