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창비시선 357
함민복 지음 / 창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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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텔레비전을 보다가 탈랜트 임현식과 의형제를 맺고 경주 여행을 하는 분을 보게 되었다. 사람 참 순하게 생겼다 누굴까 조사를 해보니 시인 함민복님이다. 젊은 시절 동호회를 했다는 것과 시인이 처음 시를 쓰기 위해 같이 살았다는 집도 보여주고 그곳 바다도 보게 되었다. 어머니 이야기, 왠지 이 시인의 시를 찾아서 읽고 싶은 마음에 후다닥 이름을 적고 찾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찾아보니 이 여행은 2010년의 텔레비전 프로였다. 나에게 행운이 온 것 같다. 다행이 8년 만에 다섯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텔레비전에 본건가? 이것저것을 떠나서 나에게 시집을 읽어보라는 뜻이 있기에 구입을 했다. 역시나 시집을 읽어 내려가는 내 눈에 시가 참 편하게 읽혀진다. 저자님 닮은 시들이 나오는 것 같다.

 

 

        봄비

 

양철지붕이 소리 내어 읽는다

 

씨앗은 약속

씨앗 같은 약속 참 많았구나

 

그리운 사람

내리는 봄비

 

물끄러미 바라보던 개가

가죽 비틀어 빗방울을 턴다

 

봄비야

택시! 하고 너를 먼저 부른 씨앗 누구냐

 

꽃 피는 것 보면 알지

그리운 얼굴 먼저 떠오르지

 

봄비하면 정말 이 시와 같은 기분이 든다. 봄비가 내려야 씨앗에게 약속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 봄비를 무척이나 그리워하는 나를 보게 된다. 특히 노래도 그렇고 비중에서도 봄비가 참 그리운 것 같다. 겨울 지나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는 기분이 들기도 하니 말이다. 꽃이 피면 우리에게 그리운 얼굴 그리는 최고의 것을 선사하는 것 같은 봄비. 벌서 봄비가 그리워지고 꽃이 그리워지고 꽃피고 나면 내 님이 보고파지는 것 같다.

 

안개

 

안개는 풍경을 지우며

풍경을 그린다

 

안개는 건물을 지워

건물이 없던 시절을 그려놓는다

 

안개는 나무를 지워

무심히 지나쳐 보지 못하던 나무를 그려보게 한다

 

안개는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는 자동차 소리를 나누어 놓는다

 

안개는 사방 숨은 거미줄을 색출한다

부드러운 감옥 안개에 갇히면 보임의 세계에서 해방된다

 

시선이 밀어냄을 흡수로 맞서며

눈동자에 겸손 축여주는 안개의 벽

 

안개는 물의 침묵이다

안개는 침묵의 꽃이다.

 

 

 

우리 삶에서 아니면 시인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은 소재들이 주제가 되어 시의 내용이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가 쉽다는 겁니다. 이상하게 저는 생각하기 어렵고 이해가 안 되는 시보다는 이리 편한 시가 좋더라고요. 읽으면서 감동하고 아 맞아 하면서 읽게 되는 그런 시 말입니다. 저자의 다른 시집이나 산문집도 있다하니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뜨겁고 깊게

단호하게

순간순간을 사랑하며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바로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데

현실은 딴전

딴전이 있어

세상이 윤활히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초승달로 눈물을 끊어보기도 하지만

늘 딴전이어서

죽음이 뒤에서 나를 몰고 가는가

죽음이 앞에서 나를 잡아당기고 있는가

그래도 세계는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단호하고 깊고

뜨겁게

나를 낳아주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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