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움큼의 외로운 영혼들 - 세기전환기의 멜랑콜리
강덕구 지음 / 을유문화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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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움큼의 외로운 영혼들 
 
야수의 심장을 지닌 예술가가 사라진 자리를 무해한 표정의 디제이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 책 작가의 서문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범상치 않은 철학적 향기가 있는 글귀에 책 내용이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
결론은 이렇다.
한 분야에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어느 정도의 방대한 지식의 아카이브가 있어야 하는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영웅들에 매료된 작가의 시선으로 그려내는 영화 이야기다.
지극히 철학적 담론을 담고 있다. 
 
"우리가 단 하루만이라도 영웅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붙잡은 하루는 영원히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다고 노래한다.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은 영웅이 되는 것이지만, 그 영웅으로서의 시간은 하룻밤이라는 실제 시간과 그것이 각인되는 영원이라는 시간 사이에 매달려 있다.
영웅은 영원과 사라짐 사이에서 투쟁한다." 
 
글을 읽으며 작가가 궁금해 졌다.
네이버 검색을 통해 비평의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행보를 엿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젊은 세대의 작가의 글이 난해하면서도 점점 몰입되게 하는 중독성이 있다.
나는 이런 류의 글을 좋아한다. 
 
책을 읽다 글귀가 이해가 안되어 다시 앞으로 넘겨 읽기를 반복하는 시간이 오히려 즐거움으로 다가온 것은 책을 통해 내가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범죄를 저지르는 남자의 손과 사랑하는 여자가 입 맞춤하는 남자의 손은 같다."
영화에는 마술 같은 힘이 있다.  이중의 의미를 부여해 그것을 별종의 아름다움을 지닌 사물로 보이도록 한다. 
 
영화를 얼마나 파고 또 파면 이러한 느낌의 글귀가 나올까?
아니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한 분야의 전문가라는 한 꼭지에 머물러 생각을 하고 또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는 비극이며, 지난 세기를 풍미했던 미국 영화다. 누아르와 하드보일드 장르에 때로는 클리셰와 멜랑꼴리가 있다. 
 
책을 읽으며 영화를 만들어내는 감독의 세계관이 궁금해 졌다.
상상를 초월하는 잔인성을 영화에 담아내는 감독은 도대체 그것을 어디서 가져오는 것일까?
영화의 색깔과 감독의 색깔은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을까? 
 
에서 사랑은 기술하기 어려운 것일까?
사랑은 언어나 이미지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일까?
책에서 사랑의 매혹 과정은 보다 쉽게 묘사할 수 있으며 사랑은 아름다움과 파멸의 교환이라는 숨겨진 의미를 담아내기도 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보편적 독자들은 영화를 통해 슬픔, 기쁨, 감동을 느끼고 보이는 그대로 생각하고 접고 넘긴다.
영화평론가의 시선은 정말 남다르다.
주인공 손 마디 하나 하나, 사물의 순간마져 놓치지 않는다. 
 
작가는 유독 영웅에 관심을 보인다.
20세기의 예술이 추구하는 무드 속에 숨은 영웅주의를 다룰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비천한 세계를 끌어안으며 순수성을 보존하려고 하는 데서 영웅의 멋이 나온다고. 
 
20세기를 매력적으로 보는 작가의 시선은 그렇다고 과거에 집착하고 안주하지도 않는다.
영화를 이렇게 세밀하게 분석하고 사유하는 직업이 영화평론가라는 사실을 각인시키게 만드는 책이다.
어떻게 그러한 시선을 가질 수 있는지 부럽다.
작가의 필체도 크게 한 몫 했을 것이고, 그의 방대한 지식이 한 몫 했을 것이다. 
 
영웅 시리즈의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해석해 주는 책이 있으니 또 얼마나 다행인가! 
 
영화평론가의 시선으로 따라가 본 영화 이야기다.
그렇지만 범인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글귀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을유문화사 #한움큼의외로운영혼들 #강덕구 #책 #책추천 #영화 #비평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질문 #글귀스타그램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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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하우스
전지영 지음 / 창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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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하우스 
 
조선일보,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석권, 젊은 작가상 수상 작가
전지영 첫 소설집 #타운하우스 
 
총 8개의 단편 소설로 구성된 타운하우스는 신인이라 믿을 수 없는 정연하고 섬세한 필치로 독자들을 끊이지 않는 의심과 불안의 세계로 초대한다. 
 
선득한 긴장감이 흐르는 일상 속, 학교 폭력, 부대 내 사건 은폐 의혹 등 끊이지 않는 의문과 묘한 느낌이 소설의 첫 장부터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주말에 읽기 시작해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이틀 만에 완독했다.
도저히 궁금증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이야기 스토리, 소설가 특유의 필체로 점점 의문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불안과 불신, 의문 등 사람의 감정 중 내면적 실체를 수면 위로 떠올리며 알듯 모를 듯, 이해할 듯 하면서도 끝이 보이지 않는 작가의 내면 속으로 계속해서 몰고 가는 스토리 전개가 결국 뚜렷한 형체가 아닌 모호한 세계와 맞닥뜨리게 한다. 
 
정답은 없다. 독자들의 생각과 상상에 맡긴다.
그래서 더 호기심 어린 공감이 형성되는 것일까? 
 
책을 읽고 나면 뭔가 통쾌하기 보다 찝찝한 구석이 있다, 
도대체! 그래서 ! 무얼?
의문이 생긴다. 독자의 상상에 맡기겠다는 것인가? 
 
책을 읽다 뒤 페이지에 실린 해설을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어본다.
불안과 의심의 세계를 책 속의 화자는 이상할 만큼 침착하게 이어간다.
무언가 깨지고 부서졌음에도 그런 티가 나지 않는 세계,
온갖 요란한 조짐을 차분하게 서술하는 태연함에 독자는 더욱더 안달이 난다. 
 
파열을 다루는 것이 단편 소설의 미학이라면 타운하우스는 독자로 하여금 파열이 발생하였는지? 도리어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처음 소설 '말의 눈'은 학교 폭력 피해자인 딸을 국제 학교에 전학 시키러 온 낯선 섬의 타운하우스로 이사 온 엄마 '수연'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섬에서의 생활을 이어가며 조금씩 회복해가는 와중에 타운하우스에서 만난 학부모 '지희'의 딸이 학교 폭력 사건에 연루되면서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수연의 딸 서아에게 증언을 요청하면서 불안은 시작된다. 
 
소설 초반 분뇨 냄새로써 은은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말'은 마지막에 이르러 수연을 바라보는 응시의 주체로 옮겨간다. 수연이 덮으려고 했던 것은 무엇인가? 라는 반문을 던지면서 말이다. 
 
'쥐'에서는 군인의 아내가 익히 처하게 되는 조건을 혐오하면서도 곧 적응하며 살아가는 '윤진'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예정보다 일찍 복귀한 남편과 갑작스럽게 이사를 간 이웃 '선'!
이야기 초반부터 등장하던 '쥐'의 존재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맹점'은 어시장 상가 내에서 개업한 안과의 '은애'를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약물 중독에 빠져 요양원에 있는 남편, 어린 시절 아버지를 버텨냈던 어머니. 
 
제약회사 영원사원 재복의 제안을 받아들여 시장사람들의 백내장과 노안수술을 하기 시작하는 은애.
은애에게 수술은 돈의 필요성이 아니라 불법으로 행해지는 수술이라는 불안적 요소가 그녀게에 흥분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현실도피적인 삶, 살아 있는 기분을 가져다 주는 행위........
남편에 대한 가혹함과 대비되는 스스로에 대한 관대함. 그 편향이야말로 은애의 '맹점'이 아닐까? 
 
'남은 아이'에서는 자신의 아들 '선우'를 학교폭력위원회에 가해자로 고발한 '태이'에게 집착하는 '나'가 화자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진실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나'는 마침내 그 텅 빔을 인정하면서 '태이'에 대한 편집증으로부터 해방된다.
그러나 완전한 해방은 없다. 진실이 존재하지 않듯 완전한 해방이라는 것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타운하우스에 수록된 단편소설은 견디는 삶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이다. 더불어 삶을 지켜내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다. 
 
끊임없이 독자에게 질문하고 의문의 세계로 기꺼이 독자를 끌어들인다.
읽고 나서도 뭔가 석연치 않은 이해가 수반되는 찜찜함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각자의 해석으로 남겨둔다. 
 
책에 몰입했던 주말의 시간이다. 
 
#부드러운독재자 #전지영 #단편소설 #소설 #창비 #쥐 #언캐니밸리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서평  #베스트셀러 #작가 #책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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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 - 타인을 신경 쓰느라 내 감정을 외면해온 당신에게
정우열 지음 / 김영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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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 
 
이 책은 '한국일보'의 정신 상담 코너 '정우열의 회복'에 익명으로 보내온 사연과 정신과 전문의의 입장에서 전하는 각자의 마음을 들여다 보도록 안내하는 다양한 사례로 되어있다. 
 
책을 읽으며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때 대부분은 세상에 혼자 동떨어진 기분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삶의 여정에서 많은 장면과 마주하고 경험하게 된다. 
 
어린 시절 마음에 고착된 트라우마, 가족으로 인한 상처, 사회적 환경에 의한 생각 등
마음의 상처가 우리 자신 안으로 들어와 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여정의 삶을 살게 된다. 
 
책의 사례를 보니 상상하지 못한 환경에 살아온 많은 사람들이 있다.
책의 저자이며 정신과 전문의인 정우열 작가는 '내 편'에 대한 이야기를 강조한다. 
 
사람을 괴롭게 하는 것은 외부의 문제가 아니라 내면의 목소리가 보내는 비난이라는 것을,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 역시 외부의 상처가 아니라 내면의 목소리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 주는 것이라는 것을....... 
 
'내면에 집중하는 일'
나로부터 해결점을 찾아야 된다는 것을...... 
 
돌이켜보면 육체적인 아픔보다 심리적인 아픔이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하는지
여러 번 목격했다.
근래에 와서 감정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많은 것들이 수면 위로 오르며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한다. 
 
외적인 경험만 강조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내면의 목소리는 외면 당하고 차단되었다. 
 
이 책은 자신과의 정직한 관계가 회복됨으로써 깊은 편안함과 행복감을 주는 '회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나는 왜 미워하면서도 사랑 받고 싶을까?'
'상처 때문에 내 삶이 흔들린다면'
'내 감정이 문을 두드릴 때'
'내가 먼저 나의 편이 되어주는 연습' 
 
마음의 상처로 문을 두드린 다양한 사례를 읽으면서
때론 분노하고 때론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마음에 대한 복잡하고 미묘한 개념과 마주한다. 
 
이 모든 이야기는 내 마음을 잘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끊임없이 '애정결핍'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식이 부모에게 보내는 일종의 신호다.
부모가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다.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과 경험이 오롯이 대물림 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모든 마음의 상처에서 자신의 편이 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만족으로 가는 길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나의 부족함을 비난하며 구석으로 몰아붙이는 검사가 아닌,
높은 기준으로 나의 잘잘못을 따지는 판사가 아닌,
나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 
 
몇 번을 읽어도 맞는 말이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내가 나를 놓으면 세상엔 자신 만큼 자기를 위해 줄 사람은 없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워야 한다. 
 
진정한 행복은 외부의 조건이 아니라 내적으로 만족을 느끼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
돌이켜보면 나 또한 그러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책을 통해 현명한 지혜를 배우는 시간이다. 
 
#나는왜내편이되지못할까 #정우열 #정신과 #의사 #책 #책추천 #상담 #우울증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 #독서모임 #상담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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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선물 가게 꿀잠 선물 가게
박초은 지음, 모차 그림 / 토닥스토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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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잠 선물 가게 
 
일상의 여러 가지 일로 잠을 푹 자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꿀 잠을 선물하는 가게가 있다면 얼마나 많은 이들을 구원할 수 있을까? 
 
꿀 잠 선물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느껴지는 아늑함과 평온함, 신비로운 달빛이 감싸고 있는 진열장, 그리고 유리 통 창으로 보이는 작은 정원, 
 
책 속 주인공 오슬로는 아주 어릴 때부터 잠이 많았다.
아기일 때는 울지도 않고 배고프다 칭얼거리지도 않고 자꾸 잠만 자서 부모님은 아기가 숨을 잘 쉬는지 확인 하려고 코에 귀를 대보곤 했다. 
 
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청년이 된 오슬로는 어떤 직업을 선택하면 좋을지 고민에 빠진다.
남들처럼 취업 준비도 해보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보았지만 이내 그만 두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잠을 자는 일이지, 
내가 가장 잘하는 일도 잠자는 일이야.
잠에 관한 일을 해보는 게 좋겠다." 
 
그렇게 꿈 잘 선물 가게는 문을 열었다. 
 
항상 체크 무늬 옷을 입고 있는 오슬로와 그의 조수인 부엉이 '자자'가 운영하는 꿀 잠 선물 가게! 
 
잠을 못 자는 손님이 오면 부엉이 자자가 손님의 꿈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이 잠을 잘 수 없는 이유나 고민, 후회 같은 다양한 마음들을 들여다 보고 오슬로는 손님에게 맞는 꿀잠 아이템을 추천해 준다. 
 
 취업 준비로 고민을 하는 청년이 가게를 찾아오고, 짝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여자 손님이 가게를 찾아온다. 
 
아이를 낳고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육아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부부 간에도 작은 틈이 생기기 시작한 새내기 부부도 찾아온다. 
 
폐암 판정을 받은 할아버지가 젊은 날 사업을 한다고 가족들에게 소홀했던 것을 후회하며 더 아프기 전에, 더 병들고 힘들어지기 전에, 사랑하는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고 꿀 잠 선물 가게로 찾아온다. 
 
그런 할아버지에게 오슬로가  추천한 아이템은 달빛 스노볼이다.
할아버지의 소중한 기억들이 재생되는 달빛 스노볼! 
 
스노볼을 통해 잊고 있었던 과거를 돌아보며 할아버지가 죽기 전에 가족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선물은 재산도, 귀한 물건도 아닌 할아버지 자신이란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오슬로의 옷장에는 온통 체크 무늬 옷 뿐이다.
어느 날 오슬로는 체크 무늬 옷에 스며든 자신의 이야기를 자자에게 들려준다. 
 
그리고 오슬로에게도 꿀 잠 선물 가게 만큼이나 소중했던 여자 친구가 있었다는 것을. 
 
날씨가 좋은 날, 우연히 마주한 카페에 들어가 떠오르는 생각을 적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은 오슬로가 스스로 마음을 돌보는 방법 중 하나였다.
그렇게 오슬로는 정이안이라는 아가씨를 만났다. 그러나 그녀가 도시로 떠나면서 두 사람은 차츰 멀어져 갔다. 
 
그저 알아챌 새도 없이 스며든 그녀와의 추억이 일상을 자연스럼게 매우고 있을 때 먼 발치에서 그녀가 더 성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워한 만큼 그녀를 염려하는 마음도 커진 그는 그 얘기를 듣고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본인도 그녀처럼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며 현실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오슬로..... 
 
문득 책을 읽다가 이 특별한 가게의 손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부엉이 자자가 갖다주는 꿀차를 마시고 스르르 꿈나라로 떠나는 상상을 해보았다. 
 
책에서 매일 숙면을 갈망하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하는 이야기를 여러 편 만난다. 
 
지친 일상에 고요한 평화와 함께 찾아오는 눈부신 꿀 잠의 세계
오슬로가 추천해주는 꿀 잠 아이템까지! 
 
시간은 정말 빨리 흘러간다.
1년의 시간 안에도 주위의 풍경과, 사람과, 그리고 생각은 시시각각 변한다. 
 
여느 날과 다를 것 없다고 써둔 문장이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여느 때와 같지 않은 아주 특별했던 날 들이다. 
 
 마지막 책 장을 덮으며 오늘도 꿀잠 선물 가게 쇼파에서 잠을 자고 있는 주인공 청녕 오슬로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평화와 고요가 깃든 행복한 표정이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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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 - 탈레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위대한 철학자 34인의 생애와 사상
빌헬름 바이셰델 지음, 안인희 옮김 / 김영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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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만나는 지름길/ 철학의 뒷계단 
 
책을 읽는 즐거움, 지식의 세계로 들어가는 즐거움,
나는 이러한 즐거움을 추구한다. 
 
나의 박사 과정은 교육철학이다.
그리고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교육철학적 접근을 할 때 교과서 외의 다양한 이야기를 가미한다. 그러나 지식이란 끝이 없다. 
 
김영사에서 이 책이 나왔을 때 줄 곳 관심을 두고 있었다.
내가 상상했던 이상이다. 책 한 권에 내가 알고 싶었던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토요일 대학원 강의를 마치고 학교 도서관에서 몇 주를 읽었다.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학부생들에게 루소의 자연주의 교육 사상을 이야기 할 때 가끔은 나의 사심이 들어갔다.  
 
위대한 교육 사상가의 이면에 역기능적인 부분을 발견하고 실망했던 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책에서는 그의 행적을 더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는 언제나 매독 걱정을 하면서 그들과 상종했다. 그러다가 호텔에서 단순한 일을 하는 아가씨와 알게 되었고, 몹시 애를 써서 그녀에게 읽기를 가르쳤다. 
 
그리고 23년 동안이나 함께 살고 난 다음 마침내 그녀와 결혼했다.
위대한 교육이론가인 루소는 자기 가족에 대해서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래서 자신의 다섯 아이를 모조리 고아원으로 보냈다.
아이들이 너무 시끄럽게 굴고 또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그가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 학문적 성과를 거두었던 점은 정말 아이러니컬하다.  
 
우리는 흔히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를 악처로 기억한다. 
 
남편의 철학 활동을 못하게 하려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창문에서 남편의 머리 위로 더러운 물을 쏟아 붓거나 남편의 뒤를 따라와 사람 많은 시장에서 외투를 벗겼다.   
 
소크라테스는 크산티페를 다룰 수 있게 되면 다른 사람도 잘 다룰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다고
지인들에게 이야기했다. 
 
크산티페는 남편 소크라테스에게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결과적으로 그녀는 무엇을 얻었을까? 
 
소크라테스는 크산티페의 악행을 피해 못마땅한 집을 떠나 더욱 열심히 철학적인 토론에 몰두했다.  
 
만일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서재에 틀어박혀
있었다면 그는 절대로 유명한 사상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그의 아내가 소크라테스에게 철학하기를 방해하려고 한 일로 그는 더욱 더 깊이
철학할 수 있었다. 
 
17세기 초의 가장 중요한 철학자이자
근대철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데카르트는
이렇게 말했다. 
 
"배우들이 이마에 부끄러움이 나타나지 않도록 가면을 쓰고 등장 하듯이 나도 세계라는 무대에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 
 
데카르트는 수수께끼의 철학자다.
오늘날 까지도 그의 가면은 완전히
벗겨지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에 속한 소아시아지역의 상업지역 밀레토스 출신의 영리한 남자 탈레스가
2500년 전에 최초로 철학을 시작한 이래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파스칼, 스피노자, 비트겐슈타인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을 대표하는 34명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을 압축해 놓은 책이다. 
 
많은 사상가 중에는 이전에 깊이 알지 못했던 철학자도 있다.
한 권으로 압축된 분량 속에서 대표적인
사상과 철학 세계가 너무 쉽게 풀이되어 있다.  
 
소설을 읽듯 한 시대를 풍미한 사상가의
내면으로 들어가 본 시간이었다. 
 
철학이란 용어의 딱딱함과 지겨움에 대한 고민을 지워버리는 책이다.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로워서 학부생들의 시험기간 그리고 토요일을 포함한 주말의 시간을
이 책과 함께 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수업 내용과 곁들여서 첨가해 줄 내용은 요점을 정리해 저장해 두었다. 
 
삶에서 철학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교육 철학 이란 학문을 만나면서
나에게 철학은 삶의 전반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철학 사상가의 전기나 그들의 저작을 통해 통찰의 순간을 맞이하길 원하기도 한다. 
 
우리의 삶은 길다고 해도 짧기만 하다.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바뀌어 있을 무상한 것들을 잠시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무모한 짓도 서슴지 않았던 순간을 돌아보게 된다. 
 
언젠가 우리는 죽음이란 마지막 목표를 앞에 당도할 것이다.
본인의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세상일을 다시 본다면 아마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 
 
소크라테스의 조산술, 산파술,
플라톤의 형이상학
돌이켜보면 사물의 본질에서부터
우리는 질문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철학자의 길을 따라가며 이어진 질문들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사상을 해석하는
시간은 엄청난 즐거움이었다.  
 
철학적 물음과 사유의 시간, 논리학을 파고드는
길고 긴 여정.
수학적인 정교함을 갖춘 논리체계의 철학에
언제나 매료 된다. 
 
철학은 우리의 삶을 지탱한다.
자신의 세계와 정면으로 마주하고 싶다면
이 책 읽기를 권한다. 
 
많은 사유의 시간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순간들은 
학문의 즐거움에 빠져있었던 나날이다. 
 
2500년 서양철학사를 대변하는
사유의 전사 34명과 함께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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