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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베첸토 ㅣ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최정윤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평점 :
#김영사 #노베첸토 #피아니스트의전설
#알렉사드로바리코 #도서서평 #책추천
영화'피아니스트의 전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설
노베첸토!!
1900년, 유럽과 미국을 오가는 버지니아 호에서 태어나 평생을
바다위에서 살아온 천재 피아니스트 노벤첸토의 감동이 다시한번
내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감동 소설이다.
나는 노베첸토를 몇 년전 영화로 먼저 만났다.
물론 1월에 22년만에 피아니스트의 전설이 재 개봉되어
관객들에게 다시 다가온 작품이지만
음악을 전공한 나는 피아노 소재 영화를 검색하다
이 작품을 만났다.
물론 당시에는 피아니스트의 전설이 이탈리아 출신 소설가이자
음악학자,극작가, 영화 감독 등.......
이름 앞에 거창한 수식어가 붙는 알렉산드로 바리코의
1994년 모놀로그 '노베첸토'원작임을 알지 못했다.
영화에서 만난 노베첸토는 많은 사람들의 인생영화인
'시네마 천국'의 쥬세페 토르타토레 감독과
영화음악계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함께 한 덕분에
음악을 좋아하는 관객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노베첸토 !!
소설 속의 인물이지만 그를 생각하면 가슴 한곳이 아려온다.
태어나서 아무에게도 피아노 레슨을 받아본 적이 없지만
그는 천재 피아니스트임에 틀림없었다.
배는 그의 삶의 터전이고 배를 벗어난 삶은 그에게 상상할 수 없는
공포였을지도 모른다.
노베첸토는 음악으로 그의 욕망을 길들인 독특한 아우라를 풍기는
굉장히 멋진 인물이다.
1900년 기회의 땅 미국으로 가기 위해 유럽의 노동자들이
부푼 꿈을 안고 버지니아호에 올랐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그들에게 배에서 태어난
아이는 걸림돌이다.
노베첸토는 버지나아호 일등실 연회장의 그랜드피아노 위
작은 상자에서 태어난 지 열흘만에 버려진 채로 발견되었다.
노베첸토의 삶은 그렇게 시작된다.
노베첸토의 정식 이름은 대니 부드먼 T.D. 레몬 노베첸토 !
노베첸토를 발견할 당시 아기 바구니 안에는 "T.D. 레몬스" 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었다.
필라델피아 출신 버지니아호의 흑인 선원 대니 부드먼이
그를 발견하고 그의 아빠가 되었다.
노베첸토 ! 1900년이라는 새로운 세기의 첫해에 발견된 아이!
이탈리아어로 900을 의미하는 '노베체토'
그의 이름은 그렇게 붙여지게 되었다.
대니 부드먼 T.D. 레몬 노베첸토 !
그가 연주한 곡은 그가 연주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는
음악이었으며
그가 피아노에서 일어나면 그 음악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어마어마한 다이너마이트
폭탄 상자 위였다.
그는 버지니아호에서 태어나 마지막 순간을 버지니아호와
함께 했다.
이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음악을 연주한 전설의 피아니스트로
노베첸토는 우리에게 남아있다.
노베첸토의 유일한 가족은 배에서 자신을 제일 먼저 발견해준
흑인 선원 대니였다.
그러나 노베첸토가 8살이 되었을때
그의 유일한 가족은 세상을 떠난다.
또한 유일하게 그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한 사람
트럼펫 연주자 투니 !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시선으로 인생을 바라본다.
노베첸토는 배에서 내리고 싶은 욕구와 두려움,
평범한 삶을 살아보고 싶은 욕망과 새로운 세상에 직면해야 하는
공포감 사이에서 갈등을 한다.
그리고 육지로 내려가겠다는 용기를 가진다.
하지만 ~
그는 끝내 육지에 발을 내딛지 못했다.
노베첸토에게
육지의 세계는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의 존재였다.
그가 일생을 살아온 버지니아호는 88개의 피아노 건반처럼
건반의 시작과 끝이 있는 유한의 세상이었다.
그는 그런 유한의 세상에서 유한한 건반으로 무한한
음악을 연주했다.
노베첸토에게 음악은 실존 이었다.
피아노 연주는 그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게 해 준 것이다.
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 그의 유일한 친구인 트럼펫 연주자 티니와
같은 생각을 하며그를 재촉했다.
"육지에 내려서 당신의 재능을 많은 사람에게 선 보이세요
그리고 영광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세요"
누군가는 음악에 완전히 몰입해 미치광이가 되었다고
그를 욕할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만의 방식으로 그만의 삶을 택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에게 음악은 누군가 처럼 성공이나 경쟁의 도구가 아닌
삶의 이유였다.
배에서 태어나 배 선원들과 지내며
아침에 눈을 뜨면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를 보았고
매번 바뀌는 배의 승객들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노베첸토 자신만의 삶을 상상했다.
원작자 알렉산드로 바리코는 소설 '노베첸토'를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전달하려 했을까?
배에서 태어난 불완전한 삶을 음악이란 위대한 장르로 승하한
노베첸토의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겨줄까?
사람의 인생, 삶!!
태어남과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조건이다.
노베첸토는 평범한 인생을 포기하고 실현될 수 없는 욕망을
음악으로 극복하는 삶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알렌사드로 바리코는 노베첸토를 통해 그 만의 방식으로
우리의 힘든 인생 여정에서의
두려움과 불안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라는
삶에 대한
자세를 우리 스스로 생각해 보게 했을지도 모른다.
책은 세상을 여는 문이다.
알렉산드로 바리코의 언어의 힘이 이 소설을 통해
내 마음을 움직인다.
무엇으로 인생의 부족함을 극복하며 삶을 살아갈지
오늘부터 나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로 한다.
너무나 감동적인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