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요동칠 때 자존감보다 회복력 -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삶의 중심을 잡는 법
스티븐 사우스윅 외 지음, 장혜인 옮김 / 김영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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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요동칠 때 자존감보다 회복력 
 
회복력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볼 때 회복력은 역경을 헤쳐나가고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능력이다. 
 
삶은 우리 모두에게 도전을 던진다.
점점 쇠약해지는 몸, 자연 재해, 사랑하는 사람과의 죽음과 이별.....
삶에서 이러한 현실과 마주할 때 사람마다 이에 대응하는 방식은 다르다. 
 
이 책은 회복력과 관계되는 다양한 지혜를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인 알카에다에 의해 자행 된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건, 베트남전 전쟁포로,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상황에서 심각한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를 견뎌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삶의 중심을 잡는 법을 이야기 한다. 
 
특히, 지금은 저 세상 사람이 된 이 책의 저자 중 한 사람인 심리학자 스티븐 사우스윅의 죽음에 맞서는 회복력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 감동적이다. 
 
인생의 어려움에 마주한 사람들은 어떻게 그 상황을 보낼까? 
 
유전자는 모든 사람을 같은 인간으로 만드는 한편 각자 조금씩 다르게 만든다.
인생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정서적 웰빙을 이끄는 것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비슷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러나 회복력에는 유전적 요인보다 환경적 요인이 조금 더 영향을 미친다. 
 
우리 대부분은 학습과 훈련을 통해 회복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그러나 비관주의자 보다 낙관주의자의 회복력이 더 강할 뿐 아니라
어려움에 정면으로 맞서는 용기를 가진다. 
 
"낙관주의자는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본다.
하지만 비관주의자는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본다." 
 
한편으로 회복력을 높이려면 두려움에 맞서야 한다.
두려움은 사람의 기본 감정이다. 
 
남아프리카의 넬슨 만델라는 억압에 맞서 투쟁하다 수감되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용기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겨내는 것이다.
용감한 사람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그 두려움을 극복한 사람이다." 
 
책에서는 두려움을 들여다 보려면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두려움은 누구나에게 닥치는 경험이다.
그러나 두려움은 우리가 위험할지도 모를 상황을 피하도록 도우며,
계속 안전하게 머물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두려움을 헤쳐나가는 것이다. 
 
책에서는 회복력과 관계 된 이야기와 그에 관계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내려진 결론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 보다 더 큰 힘(종교적 신앙)에 의지하는
이야기를 다루고도 있고, 
서로 연결될 때 강해진다는 논리도 펼치고 있다.
 
삶의 모든 부분에서 모범을 보이는 자신만의 롤 모델을 가지는 것과 
트라우마 상황에서 벗어나는 데 신체의 건강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한다. 
 
바꿀 수 없는 것은 그저 받아들이고, 실패에서 배우고, 슬픔과 분노 같은 감정을 연민과 용기의 원동력으로 삼고, 역경 속에서 기회와 의미를 찾고 문제에 맞서 새로운 해결책을 연구하길 바란다. 
 
회복력은 그저 개념이 아니다.
생각만으로 저절로 생기는 것도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과 시간과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연습해야
기를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은 단 한번 뿐이다.
회복력은 운명과 자유의 차이를 이해하고,
자기 삶에 책임지는 방법을 배우며,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기간에 직장 내의 일로 상심하고 있는 후배의 전화를 받았다.
나는 후배에게 책에서 읽은 내용을 전해 주었다.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면 받아들이고, 두려움을 직시하고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맞서라" 
 
실패를 통해 배운다고 생각하고 끈기 있게 이 시간을 버티라고..... 
 
세계적인 세 명 권위자의 통찰력으로 완성한 10가지 회복력을 읽으며
책에서 주는 지혜의 기쁨에 몰입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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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안개초등학교 1 - 뻐끔뻐끔 연기 아이 쿵! 안개초등학교 1
보린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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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안개초등학교: 뻐끔 뻐끔 연기 아이 
 
연기 아이가 살고 있는 안개초등학교 
 
달 없는 낮, 해 없는 밤
문 닫아라, 도깨비 온다.
슬슬 스르르...... 
 
안개초등학교 3학년4반에는 특별한 네 명의 특별한 아이가 있다. 
 
도래오는 얼마 전까지 연예인었던 아이로 활짝 웃는 얼굴로 
미운 소리를 소나기처럼 쏟아 내는 재주가 있다.
단, 한 친구 조마구에게 
 
우유주는 3학년 4반 반장이다.
그런데 걸핏하면 수업 시간에 딴생각을 해서 선생님에게 야단을 맞는다.
그러나 선생님이 질문하면 언제나 정답, 입만 열면 맞는 말을 한다. 
 
묘지은 이상한 것들이 꼬이는 체질,
어느 날부터 연기 아이가 묘지은의 등에 붙어서 산다. 
 
조마구는 가장 이상한 아이다.
까맣게 탄 얼굴에 작은 키, 어른이건 언니 오빠 건 눈을 똑바로 보고
따박따박 말대답을 하는 버릇이 있다. 
특히나 자기 눈을 떼었다 붙였다 하기도 하고
혼이 나면 몸이 커지고 혼낸 사람을 한입에 꿀꺽 삼켜 버린다. 
 
도래오에게 의자를 빼앗긴 조마구는 
어느 날 불에 탄 의자를 교실로 가져온다.
이후로 교실엔 온통 탄 냄새가 난다.
탄 냄새와 함께 연기도 난다. 교실 문을 열면 연기는 복도로 새어나가서
학교 구서구석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언젠가 부터 연기는 사람 모양을 하고 연기 아이가 되어
묘지은의 등에 업혀있다. 
 
묘지은의 등에 붙은 연기 아이는 아무리 해도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
연기 아이는 어느 날 데려다 달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아이들은 과학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과학 선생님이 준 나침반을 따라 
학교 안의 오래 된 창고로 가면서
아이들은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과거로 돌아간 학교에서 금동이와 아기와 개울이를 만나게 되는데
그들은 전쟁으로 엄마, 아빠를 잃은 고아들이다. 
 
폭격을 맞아 쓰러져가는 낡은 교실에서
조마구의 이름이 적힌 의자를 발견하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탄과 총알을 피해 
아이들은 혼비백산 달아난다. 
 
달아나는 아이들 앞을 가로막은 군복 입은 요괴들
그들은 금동이와 개울이의 선생님인 김동구선생님을 잡으려고 한다. 
 
군복 입은 요괴의 총에 맞은 조마구는 땅에 쓰러지고
쓰러졌던 조마구가 살아서 일어나면서 몸이 점점 커진다. 
 
오묘하고 기묘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
과거로 출동해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 그들 앞에
맛있는 소떡소떡 한 접시가 놓여있다. 
 
그리고 과학 선생님이 남긴 쪽지 한 장~ 
 
 안개초등학교 네 명의 학생들의 모험은 계속된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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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죽는가 - 노화, 수명, 죽음에 관한 새로운 과학
벤키 라마크리슈난 지음, 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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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죽는가 
 
철학적이면서도 전문적인 책 한 권과 함께 한 1주일이다.
노화, 수명, 죽음에 관한 과학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왜 죽는가?
이러한 명제와 마주하고 보니 모호성이 있는 질문 같다는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론 왜 이러한 명제를 한 번도 고민해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마도 질문 자체의 광범위한 포괄적 영역이 범인의 지식으론 감히 넘볼 수 없다는 
사전 차단 효과가 우리를 이러한 명제 앞으로 감히 나서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저자 벤키 라마크리슈난은 미국과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벨화학상 수상 분자생물학자다.
그는 서두에서 인간의 삶이란 영원히 계속되는 축제와 같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한 개인이 죽어도 삶 자체는 계속된다. 
가족, 지역 공동체, 사회는 우리가 없어도 계속 굴러간다. 
 
나비의 수명은 대개 한 달 미만이다.
짧게 사는 종은 일주일에 불과하다.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나비는 순간을 살다 갈 뿐이지만 삶의 짧음을 탓하지 않는다." 고 했다. 
 
인간이 태어날 때 그 사람의 수명이 정해져 있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
아니, 만약 우리가 시한부 판정을 받아 우리에게 살아 있는 시간이 단 하루라면! 
 
중국 전국 시대 진(秦)나라의 제31대 왕으로, 춘추전국 시대를 끝내고 중국 역사상 최초로 대륙을 통일한 인물인 시황제는 영원히 살고자 불장생을 꿈 꾸었지만 수은 중독으로 뇌가 완전히 망가져서 49세로 단명했다. 
 
생명에 대한 욕구는 본능이다.
불과 몇 시간만 살고 죽는 생물이 있는가 하면, 한 세기가 넘을 정도로 긴 수명을 지닌 생물도 있다. 
 
인간의 수명에 제한이 있는가? 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 된다.
100세까지 사는 사람은 계속 늘고 있지만,
1997년 프랑스 남부 아를의 요양원에서 사망한 잔 칼망 이후로 25년 간 그의 기록을 깬 사람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2022년 119세로 세상을 떠난 일본 여성 다나카 카네라가 그 뒤를 잇고,
현재 시점으로 최고 고령자는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니아스 모레라이가 116세로 살아있다. 
 
대규모 연구에서는 100세인들은 세 가지 범주 중 하나에 속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첫째, 38%는 80세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연령 관련 질병 진단을 받았다.
둘째, 43%는 80세 이후에 한 가지 이상의 질병 진단을 받았다.
세째, 19%는 100세가 될 때까지  가장 흔한 연령 관련 질병 열 가지 중 한 가지도 진단 받지 않았다고 한다. 
 
책을 통해 사람의 수명과 관련해서 열량 제한과 운동과 수면이 생명 연장에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단식이나 절식이 열량 섭취 감소를 넘어 건강에 유익한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반복되고 있다.
특히 수면이 부족하면 심혈관 질환, 비만, 암, 알츠하이머병 등 많은 노화 관련 질병의 위험을 높인다고 한다. 즉, 수면이 부족하면 세포 손상의 축척을 막는 복구 기전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노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세포가 건강하게 수행하려면 다양한 단백질이 조화롭게 작동해야 한다. 노화는 결국 세포 노화와 직결된다. 
 
지금도 세계의 부호들은 불로장생을 꿈 꾸며 사후 전신 냉동보존기술을 이용한다.
세계 부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화성에서 죽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인체냉동보존술 설비를 건설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병으로 사망하자마자 즉시 냉동했다가 나중에 완치법이 발견되면 해동한다는 아이디어다. 
 
 거대한 노화 과학 산업계가 죽음의 문제를 풀기 위해 지금도 연구 중이다.
과연 무엇인 정답인지는 각자의 생각과 신념에 달렸겠지만 삶의 모든 순간을 아름다움으로 채우며 살아가는 나날이 최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난해한 책이라고 잡았는데 나에게는 너무나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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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없던 감각 - 보는 법을 배운 소년, 듣는 법을 배운 소녀 그리고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
수전 배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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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없던 감각 
 
내 몸 에 없던 감각이 생기면 어떤 느낌일까?
우리는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접할 때 마다
가끔 아주 놀라운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어린 시절 사시 증상으로 세상을 입체가 아닌 평면으로 보게 된 이 책의 작가 '수전 배리'는 40대 중반에 새로운 치료를 통해 세상을 평면이 아닌 3차원으로 보기 시작했다. 
 
선천적으로 앞을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시력을 되찾게 되고 청력을 되찾게 된다면 그들 앞에 찾아 온 기적 같은 일을 행복하게 받아들일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새로운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릴 때 백내장으로 시각장애인이 된 어떤 사람은 중년에 백내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이제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보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으며,
수술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병에 걸려 시력을 잃었다. 
 
30년 넘게 청력을 잃고 지낸 어떤 사람은 인공와우를 이식 받아서 소리를 경험하게 되지만, 소리를 듣게 된 후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은 느낌에 압도되었다. 새로운 상황은 견딜 수 없었다. 
죽고 싶은 기분이었다."고 이야기 했다. 
 
왜 눈이 안 보이던 사람이 시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왜 귀가 안 들리던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무작정 반기지 않을까? 
 
새로운 방식으로 보는 것과 처음 보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난생 처음으로 시각이나 청각을 갖게 된 성인이나 청소년은 
새로운 감각이 오히려 그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들은 오랜 시간 그들만의 방식으로 본인의 장애에 적응해 왔기 때문에  
수술 후 시력을 되찾아도 보이는 것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계속 손으로 세상을 탐색하거나 의도적으로 보지 않으면 새로운 감각 정보를 자신의 지각 세계에 병합하지 못한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놀랐다.
생애 초기 중요한 발달 시기에 감각을 잃으면 평생 돌이킬 수 없는 감각 장애로 이어진다. 
 
이 책은 선천적 시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소년 리엄과  청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소녀 조흐라가 감각을 회복하기 위한 수술을 받고 이에 적응해 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놀라운 신경과학의 세계를 들려준다. 
 
책에서 전해주는 놀라운 이야기에 완전 몰입해 버렸다. 
 
아기는 태어나 9분이 지나면 인간의 얼굴에 대한 선호를 보인다고 한다.
게다가 생후 48시간이 되면 아기는 다른 여성의 얼굴 보다 어머니의 얼굴을 선호하는데, 이틀내에 아기는 자궁에서 듣던 엄마 목소리와 어울리는 얼굴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작가는 소년 리엄이 수술을 통해 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지켜본 세월 동안 어린 아이가 처음 세상을 발견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과 같은 신비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선천적 시각, 청각 장애인은 수술 후 쏟아지는 그들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보이는 것, 들리는 것 같은 감각 정보에 압도되어 혼란을 겪게 된다. 
 
그들이 보고 듣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세상을 지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하고, 보이고 들리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인간의 시각과 청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책을 통해 탐구하며
그동안 몰랐던 이 분야의 새로운 지식에 경이감이 들 정도다. 
 
세상에는 많은 오류가 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변화 시킨다고 하지만
이렇게 학문과 지식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학자들이 있어
세상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책을 통해 놀라운 경험을 한 시간이었다. 
 
보고 듣는 것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간의 회복 탄력성과 학습하고 적응하는 능력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오래도록 머리 속을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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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매일 거대도시로 향하는가 - 교통지옥에 갇힌 도시생활자의 기쁨과 슬픔
정희원.전현우 지음 / 김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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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매일 거대도시로 향하는가 
 
노년내과의사와 철학을 공부한 학자의 시선으로 바라 본 지속가능한 사회에 관한 이야기로 주말의 시간을 보낸다. 
 
책 제목에서 느껴지는 따분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책의 한 챕터를 넘기면서 책 속에 몰입한 나를 발견하게 한다. 
 
거대도시 서울에 몰려드는 사람들과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출퇴근 길의 이동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오늘도 거대도시의 길 위에는 버스 수 십 대가 기차처럼 늘어서 있다." 
 
운전 면허 없이 장거리 출 퇴근과 업무적인 일로 이동 하는 것이 일상인 이 책의 공동 저자 전현우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거대도시민이 가지고 있는 삶의 지향점과 가처분 시간, 그 속에서 소득이 만드는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내며 우리가 이동에 쓰는 시간과 노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민하고 있다.
오늘의 노력이 얼마 가지 않아 지속가능하지 않게 되리라는 것을, 그럼에도 별일 없는 것처럼 자동차 지배가 이어지고 있는 오늘의 교통 상황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어 노년 내과의사로 근무중인 정희원과 함께 이 문제들을 이야기 한다.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약 16%다.
이 중에서 12%가 도로 교통에서 나온다.
 현재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가장 각광 받고 있는 것이 전기차다.
그러나 이것도 옛말이 되어 버렸다.
1980년대 부터 급증해 버린 SUV는 세단형 자동차 보다 25%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전기차 시장에도 SUV 바람이 불었다. 대형화된 SUV의 배터리가 갈수록 커지면서 온실가스 배출에 도움을 주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이 책은 자동차 이야기를 하고 전기차 이야기를 하고 대중 교통 이야기를 하고 걷는 이야기도 한다.
모두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고민이다. 
 
책에서 차량 구입에 필요한 취득권리증의 가격이 1억에서 1억5천만 원인 싱가포르의 정책을 살펴보았다.
작년에 중국 선전시에 갔을 때 대중 교통의 90% 이상이 전기차로 전환된 선전시의 도심에서 공기가 참 깨끗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선전시는 전기차가 아닌 일반 휘발유 차를 등록하려면 굉장히 까다로운 절차 뿐 만 아니라 등록도 잘 안 해준다는고 했다.
그들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한 발 앞서가고 있었다.
사회주의 국가의 어느 면이 한편으론 꽤 괜찮은 정책을 일구어낸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책을 통해 싱가포르의 자동차 정책을 알게 되니 이제 우리나라도 심각하게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싱가포르는 차량 구입비 보다 차량 취득 관리 비용이 더 들어간다.
10년 단위로 차량 소유주는 차량 등록 관리비로 나라에 1억~1억 5만천을 납부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강력한 억제 정책으로 인구 천 명당 자동차 등록대 수가 2022년 기준 한국은 487대, 싱가코르는 98대다.
그러나 차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환경이니깐 가능한 정책이다.
싱가포르는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대중교통에 막대한 돈을 투자해 자국 내에서는 어디든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는 자국인의 건강 개선을 위해 더 많은 신체 활동을 유도하는 다각적인 정책적 노력의 일환도 숨어있다.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참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부러운 것은 사실이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자동차 없이는 하루의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다.
자동차가 지배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지구는 불 타고 있다. 
내 집이 불 타고 있는 데 그 불에 기름을 붓는 것을 자랑하고 부유함을 과시하는 풍토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똥차 타고 왔다가 벤츠 타고 갑니다" 라는 말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니다.
현대인의 허구성을 가장 보편적으로 보여주는 말인 것 같아 씁쓸하다. 
 
여름이 다가온다.
올 여름도 지구는 활활 불타고 있을 것이다.
벌써 여름이란 단어만 떠올려도 괴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나 조차도 이러한 현실 탈환을 별로 심각하게 고민하지 못했다. 
 
이동을 어떻게 하느냐는 삶의 질을 결정한다.
하루 중 일하는 시간과 수면 시간을 빼면 우리 일상에서 이동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다. 
 
작은 점처럼 보이는 지구를 바라보며 기후 변화로 지구가 멸망하는 시점을 미루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는 노년내과 의사이자 이 책의 저자 정희원은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인 지구를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고 책의 결말에 이야기 한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왜! 우리는 매일 거대 도시로 향하는가? 하는 질문에 다시 선다.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책을 통해 내가 실천해야 할 방법이라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불타는 여름이 벌써 눈 앞에 보인다.
개인적으로 지금은 계절을 지나가는 지독한 감기를 앓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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