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쓸 때만 정의롭다
조형근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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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을 쓸 때만 정의롭다 
 
'정의'  
 
학생들을 가르치며 대학 강단에 서다 보니 하나의 개념을 정립하는데 무수한 방법적 논의라는 절차와 비유가 뒤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정의' 라는 개념적 접근에 잠시 망설였다. 
 
모든 개념은 항상 열려 있다.
개인 각자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개념의 정의가 달라지는 사례를 무수히 봐 왔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에서 작가가 의도하는 내용을 어렴풋이 느끼기도 했지만 사회학자가 쓴 글들의 난해함이라는 선입견에 책을 받고도 즉각적으로 책을 손에 잡지 못했다. 
 
일상의 산재해 있는 일에서 탈출하고 싶어 책의 머리말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는 생각들이 좁혀지며 책 속에 몰입되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글을 쓸 때만 정의롭다....... 
 
사회학자 조형근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우리 사회에 대해 정치에 대해 다소 무 감각적이고 무관심한 나와 같은 독자들을 일깨움의 시간 속으로  초대한다.  
 
잊을 수 없는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투쟁에서 경쟁으로 달려온 86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합리적 보수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20대 남성의 보수화에 대한 이야기와 한국 우파의 혁신 가능성에 대해서도 탐색한다. 
 
대학 강단에서 강사로 지내다 50대에 정규직 교수가 되었으나 1년 만에 그 직책을 버리고 대학을 떠나온 그의 삶이 글속에 녹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작가 조형근은 글을 쓸 때만 정의로운 사람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정의로운 사람이다. 
 
매의 눈으로 우리 사회 곳곳의 문제점을 제대로 고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광복 이후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50대 이상은 한국전쟁을 꼽지만 40대 이하는 세월호 참사를 꼽는다. 
 
세월호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못하고 권력과 보수언론의 유족 폄훼는 대국민 촛불시위로 이어졌고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엄중한 정치적 사건의 결과를 낳았다. 
 
조롱 받는 지식인에 대해  한탄하며 지식인이 존중 받는 시대가 다시 올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머리말에 "세상은 참 뜻대로 안된다. 삶도 그렇다. 이 책이 세상을 비판하는 시론이면서 나를 성찰하는 고백록이다." 고 했다. 
 
"글을 쓸 때면 정의를 찾게 된다. 내 삶이 글처럼 정의롭지 않다. 그 격차를 부끄럽게 고백하되, 그 사이 긴장과 모순을 잊지 않으려 애쓰는 수밖에 없다." 
 
작가는 이야기 한다.
진보나 민주주의를 자처하는 이들 대다수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사회에 대해 정치인들에 대해 그동안 분노했던 나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글에 몰입되어 마음이 정화되는 순간을 경험한다. 
 
우리 사회의 병폐를 누군가는 정의라는 이름으로 필력을 이용해 사회를 고발하기도 한다. 이런 지식인들이 많아진다면 사회는 우리나라는 조금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 
 
문체부가 발표한 국민 의식 조사 결과에서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 한다." 는 질문에 81.9%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통일 시기 서두를 필요가 없다." 는 응답에도 61.9%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양극화의 고통을 인식하면서도 남한 단독의 현대사를 긍정하는 의견이 부상하고 있다. 
 
이 책은 날카로운 눈으로 우리 사회를 직시하는 조형근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글 로 가득하다. 우리가 말하지 못했던 사회의 부조리를 정치의 부조리를 정권의 부조리를 속 시원하게 성토하고 있다. 
 
조형근 작가의 글은 한 마디로 살아있는 '정의' 다. 
 
그래서 독자는 이 글에 매료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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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 코펜하겐 삼부작 제1권 암실문고
토베 디틀레우센 지음, 서제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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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베 디틀레우센을 만나다~

며칠 아름다운 문장들에 빠져서 나의 밤과 새벽을 몽땅 그 문장들에 투자한다.


머리가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운 글을 쓰는 그녀는 도대체 누구인가?


코펜하겐 삼부작 '어린 시절'은 디틀레우센의 회고록 중 가장 아름다운 문장들로 채워져 있다.


책을 통해 그녀의 어린 시절을 함께 따라가 보는 여정은 중독에 가까운 몰입의 시간이다.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삶의 이야기와 ''의 세계를 향해 간절한 감정들을 숨기고 살아가야 했던 그녀의 애환이 글 전체를 압도한다.


독자는 글 속에서 매혹 되고 그녀의 삶에 스며든다.



'어린 시절은 관처럼 좁고 길어서, 누구도 혼자 힘으로는 거기서 나갈 수 없다.'


글 문장들을 음미해 보는 시간은 독자들에게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선사한다.


그녀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삶 속에서 태어난 ''는 그녀를 시인으로 소설가로 인정받게 하는 모태가 되었을까?


글을 쓴다는 것은 아름다운 작업이다. 한 문장의 글로 전 세계 독자들을 감동 시키는 

위대한 일을 한다.

디틀레우센의 글은 독보적인 아름다움 속에 그녀만의 바르고 냉정한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벌써 내 마음을 아찔하게 흔들어 된다.


'아침이면 희망이 있었다. 희망은 내가 감히 만져 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 

어머니의 부드럽고 검은 머리칼 속에, 금세 사라질 듯 반짝이는 빛처럼 어려 있었다.'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했던 소녀는 삶의 비뚤어진 사고의 길을 인내로 견디고 

아름다운 여정으로 떠나는 의지를 선택한다.


어린 시절 사회주의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보던 책을 통해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글을 깨우쳤지만 그 시대 여자들의 삶에서 그것은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이었다.


여자가 글을 쓰거나 시인이 된다는 말은 세속의 세상에서는 '금기어'로 자리 잡았지만 

그녀는 불행 속에서 언젠가 자신이 시인이 될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당신은 당신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은 나쁜 냄새처럼 몸에 달라붙는다....... 

각각의 유년기는 특유의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디틀레우센의 어린 시절을 따라가 보는 시간은 암담함 이란 단어로 표현해 볼 수 있다.


공장에서 해고를 당한 아버지로 인해 가족은 실업수당으로 겨우 하루를 살아가고 어린 그녀의 감정들을 이해해 줄 사람은 가족들 중에 아무도 없다.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그녀의 어린 시절 삶에서 그녀는 항상 '시인'을 꿈 꾸고

 습작 노트를 통해 결과물을 채워간다.


아버지가 없는 시간 집안에 다른 남자를 불러들여 갑자기 들이닥친 아버지를 피해 외간 남자를 옷장 속에 숨게 했다는 이야기를 이모와 서슴없이 나누는 어머니의 삶을 들으며 그녀의 어린 시절은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세계를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은행의 도산으로 평생 저축한 500크로네 전재산을 잃은 그녀의 외할머니는 그 돈이 자신의 죽음 후 묘지로 세상에 다시 남겨지는데 쓰여지길 원했지만 그 꿈은 죽어서 한 줌의 가루로 항아리 안에 봉안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외할머니의 죽음으로 그녀의 어머니가 물려받은 재산은 살아 생전 할머니가 덮었던 이불 한 조각이다.


그 이불은 어린 외손녀에게 물려지고 그녀는 어두운 밤 그 이불에서 할머니의 냄새를 맡고 장례식에서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을 결국 쏟아내게 하며 그제서야 그녀로 하여금 무슨 일이(할머니의 죽음) 일어났는지 받아들이게 한다.


'초월적인 행복의 흔적을 찾아보려는 헛된 노력을 한다

나는 부풀어 오른 가슴 속에 달콤하고 갈망에 찬 샘 하나를 지니고 다니네!'


그녀의 어린 시절 삶은 이 한 문장으로 종결된다.


'나는 진실을 드러나게 하려면 이따금씩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걸 안다.'


견지성사를 받고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가정 형편과 그녀의 부모는 앞으로의 삶에 결코 희망적이지 않다.


그녀는 10대의 나이에 가정부로 들어간다.


'내 어린 시절의 마지막 봄은 춥고 바람이 세계 분다. 먼지 같은 맛이 나고, 고통스러운 출발과 변화의 냄새가 난다.'


그녀의 어린 시절 삶은 이러했다.


'이 세상 속의 나는 이방인 같다. 미래를 생각할 때마다 내 안을 가득 채우고 짓누르는 문제들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출간 후 50여 년이 지나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10 선에 선정된 그녀의 이 회고록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그녀의 아름답고 냉정한 문장들 속에서 한참이나 길을 헤맬 것이다.


코펜하겐 삼부작 2권이 벌써 내 눈 알에 아른거린다.


#부드러운독재자 #도서협찬 #코펜하겐삼부작 #어린시절 #에세이 #에세이스트 #글쓰기 #작가 #을유문화사 #암실문고 #디틀레우센 #서평 #독서 #독서모임

#문장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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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스탄불 - 아는 만큼 보여주는 인문기행
이재천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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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래서 이스탄불~

이스탄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한 권의 책과 함께 한 일주일이었다.


2019년 나는 이희수 교수님의 책 '터키 박물관 산책'을 읽고 바로 이스탄불행 항공권을 끊었다.


아들과 함께 더운 여름날 떠났던 이스탄불 여행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일상의 많은 것을 바꾸면서 

하늘 길도 막혀 버렸다,


이스탄불 여행이 너무 좋아 20202월 계획했던 모스크바와 노르웨이 여행은 타의에 의해 차단되고 우리의 항공권은 현재까지도 바우처로 남아서 사용 기한인 20232월을 목전에 두고 있다.


~ 이스탄불~

나에게 이스탄불은 그 이름만으로도 찬란한 곳이다.


사막의 나라 두바이에서 2박을 보내고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숙소가 있는 이스탄불 최고의 번화가 이스티클랄의 언덕길을 올라가는 순간 보았던 모스크의 이색적인 풍광~

그렇게 나는 이스탄불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하루 다섯 번 이스탄불 곳곳에서 울려 퍼지던 아잔 소리에 일상의 모든 상념을 떨쳐버렸고 관광지를 찾아 헤매다 늦은 저녁 찾아갔던 쥬베이르 오작바쉬 (Zübeyir Ocakbaşı)의 양고기와 가지 볶음의 맛은 두고두고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이스탄불'

제주대학교 의과대학에 근무하시는 이재천 교수님께서 코로나 펜데믹이 한창이던 20219'터키에서 한달 살기'로 떠났던 일정들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나에게 이스탄불의 향수를 마구마구 불러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했던 책!

한 권의 책은 누군가를 낯선 곳으로 안내한다.


내가 그러하였듯이 아마도 또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이스탄불로의 여행 짐을 꾸릴지도 모른다.

이 책은 작가가 경험한 한 달 동안의 일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내가 가보지 못했던 사프란볼루와 카파도키아,에디르네의 이야기도 있다.


이스탄불을 여러 번 방문했던 저자의 경험이 녹아든 이 책의 여정은 누군가를 이스탄불의 향수에 빠지게 하기에 충분하다.


내가 갔을때 박물관이었던 아야소피아는 2020726일을 기점으로 다시 모스크로 환원되었다는 내용도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아야소피아를 구경하기 위해 입구의 삼엄했던 통과 검색도 없어지고 무엇보다 입장료가 없어졌다는 소식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모스크로 환원되고는 2층의 모자이크화를 감상할 수 없게 되었다는 소식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야소피아 내부의 미흐랍이 메카 방향을 고려하지 않았던 의문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여행을 통해 기록으로 남겨진 한 권의 책은 저자에게는 창작의 고통으로 이어졌을 시간이지만 독자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되는 시간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나는 이 책에 소개된 전쟁과 관계된 유럽의 역사와 더불어 아시아의 역사까지 두루 섭렵할 수 있어서 좋았다.


형제의 나라 터키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결론에 동의하며 이스트탄불의 곳곳을 함께 떠나보는 시간이었다.


저자의 머릿말에

"짧지 않은 기간 고독하기도 했으나 외롭지는 않았다. 자유로운 삶에도 고독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상의 쳇바퀴 안에서 느끼는 고독과 낯선 나라를 벗으로 삼는 고독은 느낌이 다르다........가슴이 떨릴 때는 떠나라 ! 다리가 떨릴 때는 그냥 있어라."


저자의 여정이 부럽기도 하고 낯선 타국에서 즐겼을 고독과 새로운 곳을 탐색하는 즐거움이 교차하는 시점을 거쳐 저자가 통달한 마지막 구절이 왜 이렇게 가슴에 와 닿는지~~~~


많은 사람들의 글이 오류와 수정을 거쳐 팩트로 전달되는 순간은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스탄불'은 이스탄불을 동경하거나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정보를 제공해 줄 것 같다.


이스탄불의 문화적 경험이 한 사람의 성장에 소중한 계기가 되었듯 한 권의 책은 누군가에게는 다시금 이스탄불 여행을 계획하는 계기가 되게 한다.


언젠가 일상의 바쁨을 털어내고 다시금 그곳으로 갈 꿈을 꾸어본다.


나에게 여행은 일상의 모든 것을 과감하게 벗어던지는 용기이다.


12월까지 짜여진 강의 일정과 책 출판을 눈 앞에 두고 다시 나는 갈등 속에 빠진다.


나에게 이스탄불은 그리움이다.


#부드러운독재자 #통영시 #그래서이스탄불 #바른북스 #여행책 #이스탄불여행 #에세이 #수필 #독서 #독서스타그램 #글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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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이후의 세계
김정희원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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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이후의 세계~ 
 
"이건 공정하지 않아!"라고 누군가가 외치면 다른 의제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우리 모두가 공정한가? 불공정한가?를 따지는 세상~ 
 
이 책은 최근 한국 사회에서 지배적 가치로 부상한 '공정' 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 삶에서 우리 사회 구조에서 우리는 '공정'이란 개념과 자주 마주한다. 
 
그러나 우리가 공정이라고 주장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개인적인 생각에서 그것을 공정이라고 밀어붙이고 선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발견하며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에게 '앞지르기'를 권유하는 사회를 '가로지르기'로 맛서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사유의 도구들, 실천의 방법들을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비록 작은 생각들이지만 여럿이 그 생각들을 더한다면 힘 있는 이론적 실천적 가능성이 열린다는 희망을  책에게 발견한다. 
 
각자도생이 만연한 이 사회적 구도 속에서 우리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기대할 수 있을까?  
 
'공정'의 이름으로 과대 포장한 법안으로 불공정에 대한 억울함과 '을들의 대립'만 계속 증폭 시키는 정치가 우리의 삶을 개선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공정성의 의미는 체계적으로 왜곡되어왔다는 사실을 책의 곳곳에서 발견한다. 
 
공정성에 대한 담론은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이들이 동등하게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효과적으로 차단해왔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도대체 우리 사회에서 '공정'이란 진정 무엇을 의미하고 공정이 우리 삶을 정말로 변화시킬수 있을까? 
 
단순하게 생각했던 '공정'이 사실은 많이 왜곡되어왔고 우리는 그 왜곡 속에서 공정을 함부로 사용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는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능력 주의'에도 얼마나 많은 모순과 허구가 있는지!! 
 
'공정'에 가려진 가진 자들의 차별과 혐오! 
 
경제적 계급과 구조적 불평등에서 능력이 소수자와 약자에게 어떻게 차별적으로 적용되는지에 대해 이 책은 근원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밝혀지는 많은 편견과 혐오와 차별의 현 주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재원도 정책도 약자들을 위해 쉽게 배려하지 않는다는 사실! 
 
'번아웃 증후군'으로 몰고 가는 사회적 구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아파도 꾹 참고 일하는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우리'......... 
 
소득, 지위 등에 무관하게 누구에게든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거나 권리를 보장하는 보편적 정책은 우리를 공정의 세계에 안주할 수 있게 할까? 
 
경쟁하는 개체들의 군집이 아니라 함께 연대하는 신뢰와 우정의 공동체로 우리 모두가 연대하는 삶 속에 공정은 조심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다. 
 
자신만의 능력으로 홀로 서기를 할 수 없는 현실에서 구조적 불평등을 '자유'와 '공정'의 이름으로 정당화 하고 개인의 '무능'과 '무책임'의 세계를 무너뜨리고 경쟁과 능력주의로는 결코 성취할 수 없는 공동 선의 세계~ 
 
우리 모두의 정의와 원칙을 만들고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한 의미 있는 목표와 기준을 세울수는 없을까?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지를 생각하게 한다.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할까? 
 
정의는 추상적 이념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는 구조와 문화이자 일상의 실현이라고 작가는 이야기 한다.  
 
그러면 예민한 시선과 따뜻한 손길로 우리의 관계와 공동체를 되살려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의 미래는 결국은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기득권 바깥의 삶을 한번쯤 생각해 볼 수는 없는가?
'공정은 오직 윤리적일 때만 공정이다'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기득권의 인신록적 한계를 변화 시키는 힘!
법과 제도의 편견과 고정관념들~ 
 
일상 속의 작은 움직임 속에서 우리는 공정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디딜 필요가 있다. 
 
우리의 몸과 정신에 새겨진 낡은 이데올로기를 떨쳐내고 크고 아름다운 버전을 그리며, 이 시대의 한계를 깨닫고 미래를 실천하는 스스로의 정신! 
 
공정은 각자의 실천과 생각의  힘의 연대로 나아갈 때 우리의 것이 되고 정착될 수 있다. 
 
여전히 손을 잡기가 망설여진다면 미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말하는 저자! 
 
우리가 지금 조금씩 움직이며 해나가는 것!
더 이상 누군가 해주기를 !
구원자를 기다리며 미래를 지연 시키는 어리석음을 이제는 멈추어야 한다. 
 
그래서 '너와 내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작가의 마지막 말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에 울림으로 남는다.  
 
이 책은 한국 사회 공정 담론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미래는 지금이다."  
 
공정 이후의 세계~
정의롭고 새로은 세계로의 발걸음~ 
 
#부드러운독재자 #공정이후의세계 #창비 #논평 #책 #도서 #공정 #공평 #인문교양 #교양 #사회 #도서협찬 #서평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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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고 싶다는 말 - 공허한 마음에 관한 관찰보고서
전새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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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고 싶다는 말~ 
 
 
"내게는 잉여 시간이라는 게 별로 없다.
항상 뭔가에 쫓겨 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며칠째 이 책의 
원고 마감에 쫓기고 있다......." 
 
바쁜 일상에 쫓겨 겨우 얻은 휴가!
이번 휴가 기간에는 에어컨 빵빵한 카페에서
그 동안 밀린 독서를 해야지........ 하고 
 
휴가 첫날 외출하면서 가방에 넣고 갔던 책~~~~ 
 
눈부신 햇살과 속이 꽉 찬 솜사탕 같은 하얀 구름
그리고 눈을 돌리면 사방에서 바다 뷰가 시야에 들어오는
공간에서 이 책을 네 시간째 잡고 있다가 눈에 들어온 글귀~~ 
 
잉여 시간!!
내게도 잉여 시간이라는 것이 있었나? 
 
왜 이렇게 쫓기며 삶을 사는 걸까? 
 
우리를 괴롭히는 걱정 중 대부분은 쓸데없는 것이란 걸 알면서도
나는 이 책의 작가처럼 매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책을 읽고 있으니
에이스로 불리는 사람으로 살고 있었던
나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살려 달라고 누군가 내민 손을 
나름의 잘못된 해석으로  거절했던 기억이 스치기도 한다.  
 
"사랑은 살려 달라고 하는 일이 아니겠나........" 
 
저자의 얘기대로
마음이 곰팡곰팡하다고 느낄 때 이 책은
참 좋은 마음 처방전이 될 것 같다. 
 
시간은 타인의 기억에서 내 존재를
희석 시키기 때문에 그들을 향한 나의
존재 증명은 주기적으로 반복적으로.......
 sns의 하트를 통해 확인했던 순간이
내게도 있어지? 
 
어느 날 갑자기 일상이 무척 권태롭고
외롭게 느껴지기 시작하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한다. 
 
작가의 글에 공감의 발자국을
찍으며 따라가는 시간~ 
 
삶에서 재미나고 새로운 것들을 향해,
권태와 외로움과는 먼 것들에게,
나를 다정하고 의욕적으로 만들어주는 것들을 향해,
닿고 싶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누군가에게 닿고 싶다는 말을 하는 중이라면......... 
 
그리고 
우리가 누군가와 손을 잡는다는 것은.......
옆 에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외로움을 이겨내고
삶을 살아가는 용기가 되어주었다는 것인데
우리의 마음 속은 그 사실을 모르고 살아간다. 
 
손을 잡는다는건
그동안 말 못하게 외로웠다는 
내밀한 고백이자
'너도 힘들었지'라는 공감의 제스처란다........ 
 
모든 깨달음은 항상 너무 늦게 온다. 
 
몸 안에 눈물이 쌓인 상태
눅눅하고 곰팡곰팡한 상태
마음에서 악취가 날 지경인 상태를
작가는 자신의 우울한 기억을 끄집어내어
'우울'이라는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이 책은 
겨울이 오기전 공허가 가득한  마음들을 
토닥여주며 눈물을 걷어가는 손길 같은
따뜻한 책이다. 
 
 
소중한 것과 별로 소중하지 않은 것들이 뒤섞여 있는
일상에서 벗어나면
소중한 것들만 떠올리는 시간을 갖게 된다는데........ 
 
이 책은 소중한 것들에게
닿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이란다. 
 
익숙한 곳을 떠나는 글 여행~
낯선 곳엔 무언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없기 때문이라는 정석을 배우고.......  
 
익숙하지 읺은 장소와 풍경과
소리는 권태로 무뎌졌던 감각을 
정교하게 만든다는 진리를
배우면서~~~~
 
마음 속에 우울이 들어오지 못하게
나를 활짝 열고 볕 속에 두는 것
그저 볕이 치유하게 두는 것
그 외의 일은 생각하지 않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혼자서 울 공간을 만들었던
책 속 누구의 이야기처럼~ 
 
텅 빈 마음에 응원의 문장을 채워 넣는 시간~ 
 
휴가 첫 날의 소중한 시간을
공감 가득한 책 한 권과 함께 한다. 
 
책에 몰입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카페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떠나간 시간이다.  
 
 
어느 바닷가 2층 무인 카페에서
마음 속의 모든 잡념을 내려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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