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우맨 암실문고
마틴 맥도나 지음, 서민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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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마틴 맥도나의 연극 대본 필로우맨 
 
소름 끼치도록 천재적인 작품이다.
연극 시나리오도 이렇게 독자들을 몰입하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작품이다. 
 
이야기가 너무 충격적이면서도 완성도가 높아서 
책을 다 읽고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더니 이미 국내 여러 지역의
연극 무대에 올려진 작품이다. 
 
이야기는 가상의 전체주의 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잔혹하면서도 공포스러운 이야기를 쓰는 작가 카투리안과 지적 장애를 가진 그의 형
마이클이 연쇄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어 취조를 받는 이야기다. 
 
카투리안은 어린 시절부터 잔혹한 이야기를 써왔으며, 그의 이야기들은 섬뜩하고
불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마을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이 사건들의 범행 수법이 카투리안이 쓴 책의 이야기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또한 카투리안의 집에서 아이들의 살인 사건과 관계되는 증거물이 발견되었다. 
 
카투리안은 경찰들에게 연행되어 심문을 받게 된다. 
 
경찰은 카투리안을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하고 그를 체포해서 심문 중이다. 
카투리안을 취조하고 있는  옆 방에는 그의 형 마이클이 참고인 겸 공범으로 잡혀와 있다. 
 
형사들은 카투리안이 쓴 책의 이야기가 실제 살인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고 의심하고, 그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파헤치기 시작한다. 
 
책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취조 과정에서 카투리안은이 자신이 쓴 이야기와 현실 사이의 연결 고리를 부정하며, 형사들의 질문에 끊임없이 맞서 싸운다.
동시에 그의 형 마이클은 자신의 과거와 동생의 이야기들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시작하며 이야기는 반전을 거듭한다. 
 
예술가의 창작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그리고 잔혹한 이야기가 현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예술과 폭력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카투리안의 잔혹한 책 이야기는 단순한 상상력의 산물이 아닌, 현실의 어두운 면을 반영하며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사회, 정치, 인간의 심리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작가는 과연 자신의 작품으로 인해 발생한 끔찍한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일까요?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떠오르는 질문이었다.
한편으로는 예술가의 창작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게도 한다. 
 
이야기가 끝으로 향할수록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의 상처와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행동은 때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동시에 인간의 다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반전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독자들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하고 진실의 문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게 한다. 
 
제목  '필로우맨'이 시사하는 것은 예술, 인간, 사회, 그리고 진실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잔혹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의 머리는 원형 베개였어, 그리고 머리에는 단추로 만든 두 눈과 미소 짓는 커다란 입이 있었는데, 항상 미소를 짓고 있어서, 항상 이빨이 드러났어, 이빨도 베개로 만들어졌어. 작고 하얀 베게들" 
 
카투리안은 베개를 사용하여 7년 동안 형 마이클을 고문했던 그의 부모르 살해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취조실에서 잠든 그의 형 마이클을 베개로 입을 막고 살해한다. 
 
비극적인 내용이지만,
인간이 가진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성향을 깊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경찰이 취조해 나가는 과정에서 카투리안이 쓴 이야기들이 전개되며 그의 가정사가 하나 둘 드러나는 장면과 그러한 모든 것이 그와 그의 형 마이클의 삶에 미친 영향, 그리고 사회적 파장까지...... 
 
이러한 소재를 창안해서 작품으로 만든 마틴 맥도나의 필력에 찬사를 보낸다.
베스트셀러는 독자들의 마음에 강한 흔적을 남긴다. 
 
21세기 최고의 천재 극작가 마틴 맥도나의 대표작이라는 명성이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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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수면 큐레이션 - 잠이 당신의 마음에 대해 알려주는 것들
서수연 지음 / 김영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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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수면 큐레이션 
 
일상이 바쁘다 보니 피곤해서 눕는 자리가 꿈나라 행인 나에겐
불면증이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들렸다. 
 
왜 잠을 못 잔다는 것이지? 
 
그런데 몇 해전 지인과 함께 해외 여행을 가면서
지인이 앓고 있는 불면증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직업을 바꾸고 밤에 일을 하게 되면서
낮과 밤이 바뀐 지인은 여행지 숙소에서 홀로 독방을 사용하며
긴 밤 다른 일행을 깨울까 봐 하얀 밤을 지새웠다. 
 
여행을 하는 낮 동안 버스 안에서 잠시 잠을 청하는 듯 보였으나
그것 또한 잠시라도 자기 위해 눈을 감는 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여행의 날들이 지나면서 수면제를 통해 
억지로 잠을 청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 책을 보고 불면증이 얼마나 심각한 병이 될 수 있는지 깨달았다. 
 
국내 1호 수면 심리학자 서수연 교수가 지필한 이 책은 잠과 관련한 습관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자기 전까지 하루를 무엇을 하며 보내는지 들여다보면 본인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는데 사용한다.
또한 잠을 못 자는 이유의 많은 부분이 마음의 문제와 관계가 있다. 
 
불면증은 인지행동치료를 비롯한 비약물적 심리치료를 통해 치료할 수도 있다고 한다.
수면학자들은 주중과 주말의 기상 시간 차이가 두 시간 이상 나면 '사회적 시차'가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가 다른 시간대의 나라로 해외여행을 가면 시차에 적응하느라 피곤하듯이, 사회적 시차가 발생하면 우리의 몸은 언제 잠을 자야 하는지 혼란스럽고 피곤해 진다는 것이다. 
 
또한 잠을 한숨도 안 자면 죽을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게 되었다. 
 
수면의학이라는 분야가 만들어지기 전 1894년 러시아의 생물학자가 강아지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했다.
강아지 10마리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 강아지 중 일부는 잠을 한숨도 안 재우고, 나머지 강아지에게는 밥을 전혀 주지 않았다고 한다. 
밥을 먹지 못한 강아지는 20~25일 정도 생존했지만,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한 강아지들은 모두 4~5일 만에 죽었다고 한다. 
 
경제학자들은 한 시간 적게 자는 것의 기회 비용을 약 2 만원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수면의 가치는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잠만큼 우리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없으며,
잠을 가치 있게 여길 때 비로소 인생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불면증과 관련하여 취침시간 지연 행동을 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1위가 정서조절이라고 한다. 
정서조절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감정 컨트롤과 비슷한 말이다.
마음의 조절로 잠 들기 전 불안, 우울, 분노와 같은 너무 깊은 감정을 느끼면 잠과 점점 멀어지게 된다. 
 
2위는 보상이라고 한다.
이것은 복수를 위한 취침시간 지연 행동으로 바쁜 일상에 대한 보복으로 자는 것을 미루는 행위로 일상의 시간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라고 한다. 
 
3위는 사회적 소속감과 친밀감을 갖기 위한 것으로 sns 를 통해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연결감을 느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것들이 잠과 연관된 것이들이라니 !! 
 
또한 저녁형 인간은 불면증에 취약할 수 있다.
그동안 잠과 관련해서 몰랐던 많은 부분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잠만 자는 침대 만들기, 주말에 몰아서 자도 괜찮을까?
가장 좋은 낮잠 타이밍 찾기 등등 
 
무엇보다 우리 삶에서 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 시간이다. 
 
우리의 잠은 모두 다르고 사연이나 극복 방법도 다르다.
누군가의 방법을 무분별하게 따르기 보다 본인의 성향과 수면 습관을
잘 들여다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수면 장애는 심리적 측면과 많은 부분 연관되어 있다.
또한 치매의 대표적 증상 중 하나가 기억력 저하인데 불면증이 기억력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불면증을 심각하게 앓게 되는 사람들의 예를 보면 
 
여러 달과 해에 걸쳐 잠에 대한 걱정이 천천히 진행되며,
점점 잠을 못 자게 되면서 하룻밤 잠을 잘 자고 싶은 욕구가 그 사람의 주요 관심사가 되면서 본인의 모든 삶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고 한다.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깝고 성공을 위해 잠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이 책은 과학적 근거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잠에 관한 지침들을 전하고 있다.
수면을 통해 몸 건강 뿐 아니라 마음 건강도 챙기기에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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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 - 조선 유학의 분수령 창비 한국사상선 5
이황 지음, 이봉규 엮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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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상선 이황 
 
창비에서 지원 받아 경상대 교육대학원 교육철학 전공학생들과 함께하는  '사유의 정원' 철학동아리에서 한국사상선 '이황' 편을 함께 읽었다. 
 
1학기 때 동양교육철학을 공부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공자의 유학사상과 한국의 유학에 대해 공부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 창비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국사상선은 우리 전공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2026년 창비 60주년이 되면 총 30권이 완간 된다고 하니 벌써 기다려진다. 
 
동아시아 사상의 흐름은 크게 유교와 불교, 도교인데,
한국은 이러한 세 가지 사상을 모두 흡수하며 발전시켜 왔다.
특히 중국과 지역적으로 인접한 까닭에 고대로부터 유교사상이 한국에 들어와
민족정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유교는 중국을 발상지로 하고 그것이 여러 나라로 전해졌다.
삼국시대 이전의 한국사상에 관해서는  문헌 부족으로 자세히 알 수 없으나
한자와 더불어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며, 삼국시대 당나라의 학제인 국학을 받아들인 때를 그 기원으로 삼는다. 
 
당시의 유교는 유능한 관리를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었고,
부차적으로는 지도 계급으로 하여금 경사에 통하게 하고 사부와 문장을 능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특히 조선의 유교는 철학이 중심이었고 그 철학은  실제 행동으로 민중을 움직였다.
국정의 부패를 규탄하는 유생들의 상소가 있었고,
국권이 침해되었을 때 항거하는 의로운 행동이 있었다.
 
선조때는 많은 유학자가 배출되고, 리기 심성(理氣 心性)의 신유학(宋學)이 크게 일어나 조선 유학의 전성 시대를 이루었다.
그 중에도 이황과 이이는 가장 뛰어나 한국 유학사상의 대표적 유학자다.  
 
한국사상이라는 표현 자체가 조금은 낯설었지만 이황편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역사에서 지성들의 사상과 철학이 재조명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조선 시대 유학은 연구와 실천에 있어 이황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이황은 조선 유학의 분수령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이황은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 슬하에서 자랐다.
그러나 12세 때 숙부로부터 논어를 배웠고 20세에는 건강을 해칠 정도로
'주역' 등의 독서와 성리학에 몰두했다고 한다. 
 
이황의 성리학은 정자와 주자가 체계화한 개념을 수용하여 '이(理)를 보다 독자적으로 발전시켜서 '이기이원론'이란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는 이를 모든 존재의 생성과 변화를 주재하는 우주의 최종적 본원이자 본체로서
규정하고 현상세계인 '기(氣)'를 낳는 것은 실재로서의 이라고 파악했다. 
 
이황은 토론을 좋아했고, 자신의 주장에 대하여 남의 평론을 즐겨 들었다고 한다.
학문에서 자신하는 태도가 지식의 확장을 가로막는 장애가 된다고 이를 경계했고,
타인과의 논변을 통해 칠정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수정하고 학문적 관점을 넓혀나갔다. 
 
1549년 풍기군수를 사직한 뒤 줄곧 학문에 전념했는데
자신이 벼슬에 맞지 않다고 여겼다. 
 
이황의 업적들을 읽으면서 이 시대에 오직 학문에 증진하는 이황과 같은 진정한 학자가 많지 않음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그의 사상적 측면에서 '선'을 실천하다가 당하는 비방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명성에 부끄럽지 않게 처신하기를 당부한 부분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즉, 그의 논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때로 비방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조선의 사림이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맞서는 주요한 전통이자 계승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황의 이기이원론은 한 번 읽으면 따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몇 번을 읽고 있으면 그 뜻이 이해가 되고 그 가르침이 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늘은 곧 이(理)다. 그 덕은 네가지가 있다.
원, 형, 이, 정으로 원은 시작함의 이다. 형은 형통함의 이다, 이는 완수함의 이다, 정은 종결함의 이다. 사덕이 순환하여 쉬지 않은 것은 진실하여 속임이 없는 것의 정묘함이 아님이 없다" 
 
옛 선비와 학자들은 글귀 하나 문장 하나에도 이렇게 철학적 함축성을 담아내고 있다. 
 
한국사상선 이황편은 한편으로는 난해하고 어렵고 따분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정독하면서 그 뜻을 알아가는 시간은 새로운 길을 알게 되는 기쁨의 순간을 맞이함과 같다.
 
 "공자는 계속 잇는 것은 선함이고 이루는 것은 성이라는 논의를 했다.
주자는 무극이면서 태극이라는 주장을 했다. 이들은 모두 이와 기가 서로 따르는 가운데 이를 따로 꺼내어 단독으로 말한 사례다" 
 
문장 하나 풀이하는데 많은 시간이 든다.
도 닦는 심정으로 더운 여름 날 읽은 책이다. 
 
양명학 비판, 사칠논변, 서원과 향악의 선도, 군자의 길........ 
 
여름 
 
아침
새벽 일어나면 빈 뜰 대나무마다 이슬 선명하여
창문 밀치고 멀리 푸른 산빛 마주하지.
어린 동자 익숙하게 물 한병 따라 부을 때
얼굴 씻는 대야에 탕왕 날마다 새겼던 좌우명. 
 

조용한 한낮 산속 강당으로 햇살 맑아
옥빛으로 빼어난 나무들 처마와 기둥 둘러싸고,
북쪽 창 아래 한가롭게 누워 태곳적 사람 되면
서늘한 바람 한마리 새소리 실어오지. 
 
저녁
석양의 고운 빛 계곡과 산 진동할 때
바람은 자고 떠도는 구름 사이 새들은 저대로 돌아오고,
그윽한 그리움에 홀로 잠기니 누구와 더불어 말하랴
바위 언덕 고적한 사이로 물 소리만 졸졸. 
 

고요한 뜰 빈산에 달 절로 밝고
짐을 벗은 이부자리 꿈속 혼도 맑지
깨어선 혼잣말 고하지 않으니 무슨 일인지 어찌 알랴
누우면 들리는 건 한밤중 학 우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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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 세상 모든 것의 성장과 한계, 변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
바츨라프 스밀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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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E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크기'라는 개념은 일상에서 어떠한 영역을 담당할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크기'라는 개념은 
사실 알고 보면 우리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쳐왔다. 
 
바출라프 스밀의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어떤 특정 개념을 연구하고 논의 하는 데는 한계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완벽하게 측정하든 명확히 잴 수 없든 크기는 일상생활에서 온갖 방식으로 중요하다.
현대사회는 크기를 표준화 함으로써 다양한 부분의 오류를 사전에 예방해 왔다. 
 
그러나 크기라는 말은 추상적인 단어도 아니고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도 아닌데,
우리가 이 단어를 두고 무언가 크게 논쟁할 거리를 찾기 또한 어렵다. 
 
그러나 바출라프 스밀은 책에서 인류가 생각하고 상상하고 접하고 다루는 모든 크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몸의 신체적 한계는 사물의 크기를 명백하게 제한하고, 
그러한 한계를 깊이 내면화 한다.
우리가 모든 크기를 자신의 몸과 비교하고 기존에 접한 자연환경과 
인공 환경에 대한 경험 및 기대를 활용해 상대적인 관점에서 지각한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라는 네덜란드다.
현대 유럽에서 키의 성장은 대부분 1870~1980년대에 이루어졌다.
이 기간에 남성의 평균 키는 약 11cm 커졌다고 한다.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고 소득이 더 높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키가 더 컸으며,
키와 IQ 사이에 어느 정도 상관 관계가 있다는 주장은 몇 세대 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키가 클수록 기대 수명도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지금은 키가 더 작고 더 마른 사람이 키 큰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는 데 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키와 암과의 연관성도 이야기 하고 있는데 
몸에 세포가 더 많을수록 그만큼 암유발 돌연변이의 표적도 늘어나며,
이것은 키가 클수록 여러 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점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이 책은 인류가 관찰할 수 있는 모든 크기 범위가 나와 있다.
원자보다 작은 크기에서부터 계속 팽창하고 있는 우주의 크기까지. 
 
인류가 어떤 크기를 선호하고,
어떤 크기를 기준으로 삼고,
어떤 크기에 감명을 받는지도 모두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여러 챕터에서 걸리버의 여행을 예로 들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오류들을 파헤치기도 한다. 
 
 작가는 크기는 근본적으로 하나의 물리적 속성이라 얘기한다.
우리는 작은 것과 큰 것 사이에 있는 많은 크기 범위도 날카롭게 인식한다.
작은 쪽을 선호하는 것들도 있고, 더욱더 큰 쪽을 선호하는 것들도 있다.
대체로 우리는 큰 쪽으로 상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열망은 점점 더 큰 크기를 향하도록 진화했다. 
 
미술가는 본인의 관점으로 작품의 크기를 이용해 왔고,
전자 기기는 갈수록 축소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크기는 언제나 상대적 관점에서 보이며,
비례는 시각적 매력을 결정하고 성능 한계를 설정한다.
회화와 조각은 이런 이상을 반형하며,
대칭에 주의를 기울인다.
대칭은 어디에나 있다.
자연의 설계와 인류 최초의 도구에도,
가장 유명한 건축물에도 있다. 
 
작가는 이 책에 크기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담았다.
수십 년의 크기에 관한 연구가 이 책에 모두 담겨 있는 느낌이다.
우리가 크기를 논할 때 생각할 법한 이야기는 이 책에 모두 있는 느낌이다.
 
 수학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이 책의 '크기' 이야기는
사실 따분하고 지루할 수 도 있다.
아니면 난해한 부분을 읽을 때는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바출라프 스밀의 '크기'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크기에 관한 이야기를 다 담아내고 있는 것 같아
책을 읽을 수록 몰입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범인이 생각하지 못했던 모든 대상을 크기로 이야기하고 있는
작가의 천재성이 유독 돋보이는 책이다.
방대한 분량의 자료와 추론과 논의를 거치면서
결론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세상 모든 것의 성장과 한계,
변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이 책을 통해
조금 알게 되는 느낌이다. 
 
미약한 지식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책이지만
자연과 환경, 인간과 사물, 사회와 경제를 결정하는
크기의 방대한 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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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김영사 #추천도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모임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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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해킹 - 사교육의 기술자들
문호진.단요 지음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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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의 기술자들 수능 해킹 
 
옛날의 시험은 인재를 얻으려는 방법이었지만, 
오늘날의 시험은 그 반대다. 
 
수능의 왜곡을 비판하는 문구가 안타깝게 다가온다.
시험을 잘 치기 위해 시험 잘 치는 법을 배우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책 속에 비판적 사례로 담겨져 있다.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가끔은 너무나 기초적이고 상식적인 문제들에 관한 부분도 이해가 부족한 학생들을 만날 때면 어떻게 수능을 치고 들어왔나?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학문 탐구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시험을 잘 치기 위한 퍼즐식 사고가 만연한 현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습 방법에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많은 고민을 한다. 
 
그렇다고 뾰족한 수도 없다.
학생들은 수능을 치고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
지식암기형도 아니며, 사고력 평가도 아닌 시험에 공교육 현장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그 틈새를 타고 사교육이 빠르게 교육의 우위에 서 있다. 
 
매년 수능이 끝나면 잡음들이 생긴다. 
불스능이다. 물수능이다.
시험이 과하게 쉬워져서 만점자가 10%씩 나오면 비난이 쏟아진다. 
쉬운 난이도와 높은 분별력이라는 보조가 맞지 않는 두 날개를 달고 해법을 찾아 나선다.
수능은 암기가 아닌 사고력 평가이며, 이해와 응용이 중요하지만 사교육 시장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유사 문항을 수백개씩 만들어 그 접근법을 외우게 하면서 수능 본연의 의미는 사라지고 있다. 
 
시험만 잘 치면 된다?
언제부터인가 학생들도 학부모도 교사의 내면에도 이러한 생각이 들어와 있다.
시험은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학생들의 기초 학력은 갈수록 떨어진다. 
 
이 책에서는 수능이 어떤 시험이 되어야 하는지,
그 변화에는 무엇이 필요할지를 논하며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그 가운데 사교육과 한국사회라는 더 넓은 영역으로 논의를 확장하고 있다. 
 
시험은 수험자를 판단하는 도구이기 이전에 수험자를 돕는 도구다.
자신의 현 상태를 돌아보고 부족한 면을 점검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목적을 위한 역량을 키워준다. 
 
그러나 지금의 수능은 본질에 반하는 만큼 낭비적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대학교육을 소화할 역량을 검증하고,
최종적으로 현실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이 실종되는 상황에서 파생되는 문제는 수능의 시스템을 향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한국 사회의 경쟁 과열은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한국의 교육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과감한 결단력 앞에서 지나온 관행들은 우리 삶에 너무나 깊게 뿌리 내리고 있다. 
 
책에 예시로 나와있는 수능의 지문과 문제들을 읽으면서 
수능의 변화에 관한, 아니 나아가서 한국의 교육 제도, 대학에 관한 인식 문제까지 다양한 고민이 산재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수능은 바뀌어야 한다.
나아가서 한국 교육 제도는 과감하게 개선되어야 한다. 
 
책을 통해 수능과 입시의 작동원리, 시험과 함께 늘어만 가는 사교육의 기술자들의 편법, 대입만 잘 넘기면 입시 고민은 끝난다는 마음가짐에 이제는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은 사교육 한복판에서 활동해온 사설 모의고사 출제자 소설가 단요와 의사 문호진이 입시 사교육의 작동 원리와 수능의 본질을 낱낱히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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