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 율곡 선생의 인생 가르침
이율곡 지음, 이민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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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몽요결  
 
조선시대의 대학자이자 정치가인 율곡 이이 선생님이 집필한 정신 수양서로 오랜 고전 분야 부동의 베스트셀러다. 
 
격몽요결~ 
 
그의 대표 저서 #성학집요 가 제왕의 학을 위하여 1575년에 저술한 정치서라면
격몽요결은 제자를 가르치기 위한 후학 교육서라고 할 수 있겠다. 
 
학문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뜻을 세우고, 몸을 삼가며 ,부모를 모시고, 남을 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마음의 도를 향한 기초를 세우도록 돕고 있는 격몽요결은 4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표적인 유학 입문서로서 마음 수양의 대표적인 저서로 남아있다. 
 
격몽요결은 "학문을 하지 않은 사람은 마음이 막히고 소견이 어둡게 마련이다." 로 시작하는  '입지장' 을 서두로 묵은 습관의 개혁에 대한 '혁구습장', 부모 섬김의 효도에 대한 '사친장' ,책을 읽는 방법과 독서의 순서를 제시하는 '독서장' 등 총 열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동양철학 교수님과 식사를 하면서 이 책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는데 책에 너무 좋은 말씀이 많아 중학생인 아들에게도 이 책을 읽도록 권했다고 하신다. 
 
이 책은 전편에 걸쳐 권선징악이나 효에 대한 강목이 어느 책 보다 강하다.
얼핏 딱딱해 보일 수도 있으나 옮긴이 '이민수' 선생님의 해설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어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다음 학기 수업때는 학생들에게 부 교재로 이 책을 읽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대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마음이 힘들 때 이 구절을 읽었는데 ........ 
 
"남에게 비방의 소리를 들었을 때는 나에게 그런 허물이 있으면 그것을 고칠 것이요,
그런 허물이 없으면 더욱 힘써 허물이 없도록 노력하면 되니,
이런 것들은 모두 나에게 유익한 일이다....... 자기 몸을 스스로 닦는 것이 제일이고, 만일 비방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 말해 달라고 청하고 변명하지 말 것이다." 
 
군자의 덕목이 틀린 말이 없다. 
 
"대체로 사람이란 자기 몸에 이로운 일을 하려고 하면 필경 남이나 다른 물건을 침해하고 해치는 결과를 낳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는 자는 먼저 자기를 이롭게 한다는 마음부터 끊어 없앤 뒤에 라야 가히 어진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군자는 발 한 번 옮기는 데도 부모를 잊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악한 말이 입에서 나오는 일이 없으며, 노여워 분해하는 말이 내 몸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그 몸을 욕되게 하지 않고, 그 부모를 부끄럽게 하지 않으면 이것이야 말로 과연 '효도' 라 할 것이다." 
 
율곡 이이는 어머니 신사임당이 용꿈을 꾸고서 탄생했다고 하는데 아명은 '현룡' 이다.
13세 때 진사 초시에 장원급제 할 만큼 뛰어난 학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학문과 도를 배우는데 어머니 신사임당 외에는 사사를 한 바 없고 오직 독학과 수도로써 심오한 학문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의 학문에 대한 배움은 끝이 없어서  성학의 이름으로 군주를 교도하여 그 기질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일종의 군주 개조론인 '성학집요' 를 저술하여 선조에게 올리기도 한 대단한 정치가 이기도 했다. 
 
격몽요결에서는 학문에 대한 그의 사상이 총 집대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학문을  닦지 않고 서는 올바른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그의  지론을 따라 유효한 지침들을  삶에 적용하여 일상을 이어간다면 세상은 지혜와 어진 덕으로 가득한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지는 구절들도 있지만 그의 가르침을 따라 이 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은 마음이 정화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자라는 청소년들이 이러한 책을 가까이 하고 우리와 같은 교육자들이 후학에 이러한 지침들을 자연스럽게 교육에 녹여 가르친다면 조금은 괜찮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마음을 세우고 삶의 품격을 높이는 것은 한 순간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책을 통해 스승님의 말씀을 통해 덕을 쌓아가는 과정을 통해 좋은 품격이 서서히 몸에 배어 나는 것이다. 
 
어리석은 욕심과 남을 비방하는 시간이 있다면 책에 정진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누군가를 칭찬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 현실에서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삶에서 채득하게 된다. 
 
독서는 책을 읽는 사람에게 매력과 품격을 주는 것으로 이 점을 노리는 독서야 말로 참된 독서다.
책을 읽을 의지만 있다면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읽을 수가 있다. 
 
"황금과 구슬이 제 아무리 보배라도 쓰고 또 쓰면 남지 않는 것, 학문을 몸에 간직하면 몸 있는 동안 쓰고도 남는다......." 
 
교육 지상주의를 주장했던 그는 교육가이자 구국제민을 위해 몸소 실천한 위대한 정치가이며 철학가였으며, 한편으로는 애국자로서 세월이 흘러도 영원한 사상가로 함께 할 것 이다. 
 
참 좋은 책을 2022년이 가기 전에 읽게 대한 감사한 일이다. 
 
#부드러운독재자 #도서협찬  #을유문화사 #격몽요결 #고전 #교육 #베스트셀러 #독서 #율곡이이 #이민수 #동양고전 #독서 #독서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좋은글귀 #글귀스타그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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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기쁨 혹은 가능성 - 세상의 미로에서 헤매지 않기 위해 지금 필요한 공부 굿모닝 굿나잇 (Good morning Good night)
김민형 지음 / 김영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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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기쁨 혹은 가능성~ 
 
수학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인생' 이라고 답해드립니다. 
 
나는 사실 책 편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어려운 철학서이던 난해한 과학책이던지 
일상의 바쁨에 대한 유일한 탈출구로 책을 읽는 그 순간 만큼은 몰입속에 침잠하여 
책과의 대화에 빠진다. 
 
#수학의기쁨혹은가능성 
 
책 머리에서 저자가 밝힌 제 1장의 난해함에 대한 변론에 부담 없이 접근 했는데
수학자가 풀어놓은 수학에 대한 에피소드는 보편적인 나 같은 사람에겐 꽤나 인내가 필요했던 챕터였다. 
 
수학자인 저자가 오래전부터 생각해오던 수식들을 정리한?
그러니!!
전문적인 접근이다. 
 
책을 읽고 있으니 어떠한 문제에 대해 일상의 보편적인 개념들 보다
딱 !
떨어지는 답이 나오는 학문인 수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일상이 궁금해진다. 
 
어려운 공식들을 연구하고 끊임없이 가설을 세우고 파고들고 체계화하며 진화과정에 참여하는 삶이라!! 
 
책을 읽다 보니 수학이라는 학문은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다. 
 
플라톤은 '선에 관한' 강연을 할 때도 수와 기하, 천문학 이야기를 해서 청중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한다.
철학과 정치 리더십에 수학 교육의 강조성을 언급했다고 하니
나는 이 과정이 꽤나 흥미로웠다. 
 
수학이 윤리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고대 철학자들의 해학에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든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시리즈의 작가 중 17세기 여류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가 있다.  
 
적장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해 술에 취하게 만든 다음 그의 목을 베는 끔찍하면서도 영웅적인 장면을 그림으로 담아 내었는데 그림 속 칼로 베는 각도가 갈릴레오의 최신 탄도학 이론을 반영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게 된다. 
 
자연철학은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수학 언어를 사용하고 그 언어의 문자는 삼각형, 원, 그리고 다른 기하학 도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독서를 하던 중 지인이 내 책을 슬그머니 훔쳐보더니 책을 다 읽고 본인에게 넘기란다~ 
 
수학을 좋아하는 완전 본인 스타일의 책이라고!! 
 
양자역학이 나오고 디랙 방정식이 나오고 아티야의 #기하물리학과 #물리기하학이 나온다. 
 
내 눈높이에서 굉장히 혼란스러운 책이었지만 
우리 일상에 수학이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수학에도 수학적 영감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과학 발전은 대체로 여러 사람이 구체적인 문제에 집중하면서 이루어진다. 
 
수식이 단지 특정 주장을 표현하는 문장이라는 수학자들의 세계를 엿보는 시간! 
 
세상의 현상을 이해하는 학문으로 수학만한 학문이 없다는 작가의 생각에 점점 마음이 간다.
산의 높이를 측정하고 지구의 깊이를 계산하는 과정까지
자연의 핵심은 눈에 보이는 현실보다 더 깊은 곳에 있다. 
 
저자는 수학이란 학문은 세상의 진리와 관련해 일종의 겸손을 가르쳐 준다고 한다.
세상사는 어는 것 하나 결론을 내리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을 결부해서! 
 
"내가 아는 것은 내 무지밖에 없다" 고 한 소크라테스의 교훈을 가장 잘 깨우쳐주는 학문이 수학이다. 
 
가장 뛰어난 지도자는 무지의 바다속에서도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 '앎'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수학적 시각이 사람과 자연, 사회를 대하는 관대한 포용력을 키워 삶을 겸허하게 대하는 자세를 배우는 것~ 
 
세상의 미로에서 헤매지 않기 위해 지금 필요한 공부가 '수학' 이라고 책 표지에서 저자가 한 말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따라 다닌다. 
 
수학적 세상은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일상에 많은 부분 스며들어 있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수학이란 학문에 우리의 삶이 인생이 도덕적 인성관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었는지 조금은 이해를 해 본 시간이었다. 
 
그래도 근래에 읽었던 책 중에서는 최고로 난해한 책 이었음을 숨길 수는 없다. 
 
세계 최고의 수학자 김민형 교수가 쓴 책인데 내가 쉽게 이해했다면 그것도
거짓말일터! 
 
수학 언어의 세계에서 아장아장 걸어보며 그 속에서 삶의 지혜와 마주한 시간~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필독서가 될 것 같은 책!
인생에 수학이 침잠해 있다는 논리와 마주한 시간이다. 
 
 
#부드러운독재자 #도서협찬 #통영 #김영사 #수학 #수학자 #자연철학 #인생론 #수능 #수리 #만점 #김민형교수 #이과 #지구 #놀이 #수학놀이 #책 #독서 #독서모임 
#책추천 #수학의기쁨혹은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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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쫓아오는 밤 (반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14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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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쫓아오는 밤~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괴물이 폭풍이 몰아치는 밤 사람들을 공격한다. 
 
창비의 영어덜트소설상 수상작인 #폭풍이쫓아오는밤 가제본을 받고 단숨에 읽었다. 
 
창비의 영어덜트소설상은 학생들과 독서캠프를 진행하면서 단골로 사용하는 책이다.
소설의 주제와 스토리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도 몰입하게 한다. 
 
최정원 작가의 이번 책도 스토리 구성이 너무나 흥미진진하여 책의 마지막장을 넘길 때 까지 다른 일을 하지 못했다. 
 
소설에는 '신이서' 와 '남수하'  라는 고등학교 1학년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각자 내면에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아이들이다. 
 
이서는 자신의 왼팔에 있는 흉측한 화상 자국을 볼 때마다 엄마를 떠올린다.
자신의 투정으로 사고가 나면서 엄마를 하늘 나라로 보냈다. 
 
지금은 엄마와 재혼을 한 새 아빠와 동생 이지와 함께 살고 있다. 
 
수하는 한 때 축구선수였다. 엄마와 함께 살며 가정폭력을 행사했던 아버지를 피해 매번 주소를 옮기면서 살고 있다. 
 
이들은 내면의 아픔을 밖으로 감히 뱉아내지 못해 상처가 안으로 곪아가고 있다. 
 
이서는 아빠와 여섯 살 난 동생 이지와 함께 하늘뫼 수련원에 여행을 왔다.
수하는 다니는 교회 친구들과 함께 주말 캠프로 이곳에 왔다. 
 
수련원의 숙소에 도착한 날 밤 이서의 아빠는 회사와 통화를 하던 중 전화와 인터넷이 끊기면서 관리동에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나간 이후 행방불명이 된다. 
 
커튼이 쳐지지 않은 창문을 통해 시커먼 물결이 창틀 바로 아래서 넘실거린다.
그 정체모를 괴물은 철사처럼 억센 섬유가 통나무 벽에 비벼지는 순간 형용할 수 없는 마찰음을 내며 이서의 방 창문을 지나간다. 
 
수련원 옆 방에서 술을 마시며 떠들던 여행객들의 숙소에서 아비규환의 비명 소리가 늦은 밤 들려오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의 사람 눈을 닮은 흰 눈동자와 마주하는 순간! 
 
이서는 동생 이지를 안고 달린다. 
 
교회 청소년들과 신나게 놀던 자리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온 수하는 숲 속을 걷다가  천식환자들이 사용하는 흡입기를 줍게 되고 분실물을 맡기기 위해 관리동으로 간다. 
 
관리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서와 수하!
그리고 그들의 눈 앞에서 거대한 괴물의 먹이감이 되는 직원의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 이들~ 
 
괴물의 공격으로 위험에 빠진 순간 나타난 박사장이라는 인물~ 
 
학생들이 다간 학원에서  이 부분을 읽고 있다가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도저히 퇴근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다 넘기고 집으로 퇴근했다. 
 
산 속 사유지에서 농장 관리인으로 일하는 박사장의 행동이 너무나 수상하다.
이서의 동생 이지와 교회 청소년 캠프팀이 무사히 하늘뫼 수련원을 빠져 나가는 것을 보고 이서는 아빠를 찾기 위해 차에서 뛰어내리고 수하도 이서의 뒤를 따른다. 
 
한 기업 회장의 수집품으로 길러진 괴물~ 
 
비정규적으로 괴물의 몸을 갈라서 그 고기를 먹고 몸을 보양한다는 회장! 
 
외국의 오지 마을에서 데려온 이 괴물은 그 오지 마을의 사람들을 다 잡아먹고 수십 구의 시신이 마을 중앙에 쌓여 있던 산더미 같은 시신 위에서 배를 보인 채 한가로이 낮잠을 자고 있다가 어떠한 경로로 나이 들어 노쇠한 회장의 수집품으로 한국으로 반입되어 외딴 산속에서 길러지고 있었다. 
 
전설에 의하면 정숙하지 못한 행동을 했거나 나쁜 행동을 한 사람들을 공격한다는 괴물~ 
 
이서는 괴물의 최종 목적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미끼가 되는 것을 자처한다. 
 
괴물에 맞서 사우면서 이서와 수하는 내면에서 곪아가던 자신들의 마음을 내 보이기 시작한다. 
 
 
"운명이 존재한다면, 마법도 존재할 것이다.
간절한 마음만이 이루어진다면,
이 보다 간절한 마음은 있을 수 없었다." 
"살고 싶어"
 
자신은 늘 죽고 싶다고 생각 했는데 괴물 앞에서 죽음을 목전에 두자 이서는 자신이 살고 싶었던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 
 
죽음의 강을 건넌 그들은 그 날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마음으로 무서워했던 감정들과 그리고 다시 같은 마음으로 이어 갈 수 있을지를 조심스럽게 고민한다. 
 
늘 자신은 진짜 가족이 아니라느니, 친딸이 아니라느니, 혼자 겁 먹고 물러서기도 했었지만 이서는 단 한 번도 지금의 아빠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은 늘 사랑받지 못하게 될 까 두려웠다는 속 마음을 내 보인다. 
 
수하는 다시 운동장으로 나가 훈련을 시작한다.
이제는 누구도 두렵지 않고 누구도 증오하지 않는다. 
 
그들의 긴 이야기는 이제 시작되려고 한다.  
 
폭풍이 쫓아오는 밤 거대한 괴물이 그들을 쫓아온다.
그놈보다 더 빨리 도망쳐야 한다! 
더 빨리!
 
흥미진진하면서도 참 감동적인 내용이다.
중간에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져 온다. 
 
17세를 지나는 아이들의 고민을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장전하면서~ 
 
17세의 너희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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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 강화의 자연 속에서 삶을 그립니다
김금숙 지음 / 남해의봄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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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소박하면서도 정감이 가며 그 가운데  삶으로 향하는 여행길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와 마주한 시간이었다.  
 
'그래픽노블'이란  장르의 만화를 그리는 작가의 글이다. 
 
프랑스에서 예술을 공부하고 만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김금숙 작가의 첫 에세이집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은 작가가  경험한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이야기들을 모티브로 써 내려간 글이다. 
 
이미 그래픽노블 분야에서는 '하비상(만화계의 오스카)' 수상 작가로 그의 작품 '풀' 과 '기다림' 은 프랑스, 미국, 스페인, 일본, 아랍 등 2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이 되었다. 
 
그래픽노블은 자전적인 이야기나 사회적 이슈의 서사를 개성 있게 그려 낸 출판 만화책을 지칭한다. 
 
문학작품처럼 깊이가 있고 예술성이 넘치는 만화다~ 
 
전남 고흥의 시골집에서 여섯 살이 되던 해 서울로 올라온 작가는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 
 
이 책은 작가의 삶에서의 모든 시간들을 기록하고 있다. 
 
16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현재 강화에 살고 있다.
당근이와 감자를 키우며~
당근이와 감자는 작가와 함께 살고 있는 애완용 개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와 유학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작가와 살고 있는 당근이와 감자의 이야기
조금 더 나아가서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다. 
 
 책을 읽고 있으면 작가가 살고 있는 강화의 시골 마을이 눈에 그려지는 듯 하다. 
 
강화 온수리 우체국에서 외국으로 보낼 책을 부치면서 오래전 유학시절 한국의 어머니가 보낸 김장 김치를 떠올린다. 
 
 집으로 배달된 택배상자의 빈 테이프를 벗겨내는 분리작업을 하면서 플라스틱 삶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다. 
 
노란 산수유 꽃이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강화의 아침 감자 농사로 바쁜 강화마을 사람들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자신의 고향으로 강의하러 가던 날 어머니와 언니와 함께 가는 차 안에서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자신이 키우던 감자를 잃어버렸던 순간의 이야기와 노모에게 책을 읽어주며 '책 읽어 주는 직업' 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살포시 얹던 순간들.........
 
그래픽노블 장르의 만화를 그리며 취재했던 한국 원폭2세 환우회 한정순 사무국장의 이야기와 프랑스 파리로 입양된 J의 이야기........ 
 
김금숙 작가의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은 독자로 하여금 책 장을 넘길수록 정감가면서도 평범한 이야기가 교훈적인 시선으로 다가온다. 
 
공장주인이 이사를 가면서 버리고 간 두 마리의 개 형제!
이제는 아무도 돌보는 이가 없는 개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한 마리는 지나가는 트럭에 치여서 길바닥에 죽어 있고 남은 한 마리는 아무도 돌봐 줄 이가 없다. 
동물 보호소와 입양 단체에 연락을 했지만 속수무책이다. 
군청에서 데려가도 15일 내 입양되지 않으면 안락사를 시키는 현실! 
 
"아이야, 다음 생엔 새로 태어나렴. 바람으로 태어나렴. 별로 태어나렴. 다시는 아프지 말고 다시는 슬프지 말고 훨훨 자유로우렴." 
 
길에 버려진 개를 억지로 떼어 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이불 속에서 죄책감에 넋두리처럼 했던 작가의 혼잣말이 내게도 들려와서 가슴이 아파온다. 
 
강화 시골의 한적한 길에 개발이란 생채기가 생기면서
강화의 봄은 대형트럭에 실려온다. 꽃봉우리보다 빨리 인간의 욕망을 실은 봄이 달려오고, 중앙선을 넘어 질주하고, 흙먼지를 뿌리고 돌을 떨어뜨리고 달린다.
새싹 봄이 파이고 시멘트 봄이 솟는다........ 
 
"갈색 언 땅의 겨울을 뚫고 노란 봄이 기지개를 켠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연두색으로 물든다.
아무도 그 무엇도 너를 막지 못한다. " 
 
작가의 강화의 삶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위태로워도 보인다.
우리 삶에는 아직도 남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많이 부족하다.
누가 먼저가 아니라 내가 먼저 손 내밀고 다가서고 양보한다면
강화의 시골 마을은 아름다운 정경아래 감자와 당근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정취를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겠지...... 
 
강화 동네 책방 '국자와 주걱'도 궁금해지고, '딸기책방'도 궁금해 진다.
작가의 감자와 당근이도 궁금하다. 
 
"적당한 것이 좋다.
꽃에 물이 과하면 뿌리가 썩고,
비료가 과하면 병에 든다.
적절한 토양과 햇볕, 물로 키워낸 꽃들로
조화로운 정원을 가꾸고 싶다." 
 
썩은 튤립 구근을 통해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작가의 마음이
내게도 전해진다. 
 
썩은 튤립 구근을 키우는 사회가 곧 우리의 삶과 너무나 닮아 있어서........ 
 
한곳에 머무르며 안주하기보다 끊임없이 시도하는 예술가의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듯이,
좋은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나듯이
우리의 삶도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나는 삶이기를 기원하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다. 
 
#부드러운독재자 #남해의봄날 #시간이지날수록빛나는 #에세이 #그래픽노블 
#김금숙 #만화가 #작가 #독서 #봄날의책방 #시날빛 #동네책방 #만화인문학 
#독서모임 #책 #도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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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에세이&
백수린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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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행복은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깊은 밤 찾아오는 도둑눈처럼 아름답게 반짝였다 사라지는 찰나적인 감각이란 걸 아는 나이가 되었다........." 
 
백수린 작가의 에세이를 읽었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10월과 11월 지자체와 외부 기관의 밀린 강의 일정으로
하루에 세 건의 외부 강의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 동안
섬학교로 배를 타고 가는 공간에서
새치머리를 염색하는 미용실의 한 모퉁이에서
가을의 하늘을 조금이라도 들여놓기 위해
활짝 열어놓은 아파트  베란다의 작은 책상 앞에서
그렇게 이 책과 함께 했다. 
 
작가의 자전적인 일기를 읽는 느낌이라 
작가에 대한 상상과 
그녀의 일상을 살짝 엿보는 기분으로
나의 일상을 대입시키며 읽어 나간 시간이었다.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애완견 봉봉과의 이별이
어떻 게나 실재적인 아픔으로 다가오는지
개를 무서워하는 나도 
작가의 마음으로 돌아가 함께 슬픔을 나누고 온 시간이었다. 
 
인생이 집을 찾는 여정이라면
우리 집은 어디 있을까? 
 
언젠가는 그 집에 도달할 수 있을까? 
 
서울의 변두리 언덕위의 오래된 독채에서
살고 있는 그녀의 일상이 소박하면서도
정겨워 보여 서울의 또 다른 풍경과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삶에서 타인의 말이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 자신과 평화롭게 있을 수 잇는 상태를 찾아가는 여정....... 
 
그녀의 지인은 프랑스에서의 수녀생활을 접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그녀와 이웃이 되어서 살고 있다. 
 
삶에 대한 정답은 죽을 때 까지 찾지 못한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을 하던 중 욕조에서 외쳤던
'유레카'는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도 정확한 해답에 대한 응답으로
외칠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될까? 
 
지방에 살고 있는 내가 바라보는 시선이 
잠시 그녀가 살고 있는 언덕위의 마을로 돌려진다. 
 
폐지 줍는 할머니를 위해 언덕 아래로 폐지를 모아서
갖다 놓는 그녀의 마음이 
 
옥상의 물이 넘쳐 추운 겨울 
골목에 흘러내려 얼음이 된 빙판을 깨어 부수던 애처로운?
장면이 
그리고 무엇보다 성곽을 돌며 산책하는 그녀의 모습을
따라가는 여정이 정겨운 것은 
일상의 모든 삶을 그 시간속에서 보내는 많은 사람들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라는 공통점 때문이었을 것이다. 
 
학교에서 소설창작을 강의하면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들과 그 시간 속에서 논의되는 많은 모순들이
작가의 마음에 새로운 희망으로 자라나기를 바래 보았다. 
 
봉봉을 잃은 그녀의 슬픔이 얼마나 절절한지
책의 많은 부분을 봉봉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지만
오히려 더 인간적이란 느낌에서 같이 아파해 주었다. 
 
책을 통해 글을 쓰는 사람들의 일상이
바라다 보이고
그 생각들을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소설가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자신이 겪고 관찰한
현실에서 무언가를 취할 수밖에 없다면,
그리고 소설가가 사람인 한 다른 사람을 완벽히
이해하는 일이 영영 불가능하다면,
소설이란 것은 본질적으로 
대상화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장르인 것은 아닐까? 
 
그녀의 문장 중에 몇 문장을 골라본다. 
 
"초여름, 빛이 사그라지는 시간에는 특유의 정취가 있다.
모든 사물들은 윤곽이 흐려지고,
그 대신 냄새와 소리가 부풀어 오른다." 
 
"눈부시게 철없던 해맑던 우리의 날들은
어느 사이에 저만큼 멀리 달아났을까?
영원할 줄만 알았던 그 많은 날들은......" 
 
"생존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아야만 했던 한 인간이
세상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누군가의 귓가에 가닿는
목소리를 획득하는 과정을 목격하는 건
눈이 부시다." 
 
책의 내용으로 보아 
그녀는 이제 막 40대를 들어선 듯 하다. 
 
문장들을 꾸미지 않고 섬세하게 다듬지 않았으면서도
뭉퉁한 감정을 담아 내는 그녀의 글이 참 좋다. 
 
섬 학교로 강의를 가는 배 위에서 
거센 바다의 출렁이는 파도 소리와 갈매기 소리를 벗 삼아
읽었던 순간이
지금 와서 생각하니 '행복'이란 단어와 함께 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나의 매일을 빛으로 밝혀주는 지혜로운 책이 옆에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삭막한 세상에 유일한 벗으로 나의 인생을 응원한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문장이 주는 아름다움에 녹아 드는 순간이다, 
 
서울에 가면 그녀가 살고 있는 
사람 냄새 나는 그 동네가 어딘지 그곳을 잠시
엿보고 싶다는 충동이 인다. 
 
그녀의 모든 글 감이 탄생하는 그곳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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