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 1월 다녀왔던 미국 시애틀 여행을 다시 상기한다.
이 책은 책이 정식으로 출판되기 전 출판사로 부터 가제본으로 받은 책이다.
책 내용의 60%만 담겨 있지만 문어를 매개체로 이어지는 일상의 보편적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으로 전해진다.
이 책에 나오는 장소는 미국 워싱턴주에서 30km 떨어진 작은 마을 '소웰 베이'다.
물론 책에 나오는 소웰 베이라는 곳이 실제로 워싱턴주에 있는 마을인지는 알 수가 없다.
이 소웰베이 아쿠아리움의 수족관에는 지능이 높은 마셀러스라는 거대 문어가 살고 있다. 사람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글도 읽을 줄 아는 그 문어는 5억 개의 뉴런이 퍼져 있는 여덟 개의 팔을 자유롭게 흔들며 유리 수조 너머 밖을 관찰한다.
그리곤 이 아쿠리움에서 주는 먹이에 만족을 못해서 매일 밤 수족관 밖으로 나와서 먹이를 찾는다.
이 아쿠아리움에는 야간 청소부 할머니 토바가 일하고 있다.
어느 날 밤 토바는 수족관 밖에서 온몸이 전선에 뒤엉켜 꼼짝을 못하고 있는 문어를 발견하고 구조하게 되면서 둘은 서로 가까워지고 토바와 문어는 그날 이후 친구가 된다.
토바에게는 슬픔이 있다. 그는 오래전 아들 에릭을 잃었다. 또한 몇 해 전에는 남편 윌 마저도 암으로 세상을 떠나 보냈다.
소웰베이 고등학교에 다니던 18살의 아들 에릭은 여름 방학 동안 매표소 아르바이트를 하던 어느 날 밤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에 의하면 작은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는 것이다. 에릭의 시체를 찾기 위해 몇 주나 수색을 했지만 닻만 발견되었고, 아들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
그녀는 오래 전 일이지만 그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모범생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아들이 자살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야간 청소를 하며 거대 문어 마셀러스에게 자신의 숨겨 놓은 슬픈 이야기를 하던 날 그녀는 수조 안을 청소하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당분간 아쿠아리움 야간 청소 일을 못하게 된다.
한편으로 캐머런 캐스모어는 미성년자일때 자신을 낳은 약물 중독자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멀리 떠나면서 자신의 엄마 보다 10살 많은 진 이모의 손에서 자랐다. 이모는 법원에 캐머린에 대한 단독 친권을 신청했고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조카 캐머린을 아들처럼 키웠다.
캐머린은 현재 여자 친구 엘리자베스와 동거를 하고 있지만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하는 버릇 때문에 그녀에게서 버림을 받고 쫓겨난다.
무일푼에 하는 일이 없는 캐머린은 하루 아침에 노숙자 신세가 되고 진 이모가 자신에게 준 엄마의 물건 박스 안에서 엄마의 패물 몇 가지와 소웰베이 고등학교 졸업 반지를 발견한다.
반지를 둘러싼 종이를 펴니 그것은 한 장의 사진이었고 그 사진 속에는 10대 시절 엄마와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자가 서로 몸에 두 팔을 두른 채 웃고 있었다.
캐머린은 한 번도 아버지에 대한 존재를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사진 속에서 엄마와 나란히 있는 그 남자가 시애틀 타임지에도 실렸던 시애틀의 유명한 부동산 개발업자 '사이먼 브링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캐머린은 혹시나 그 자가 생물학적 아버지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시애틀로 향한다.
그러나 저가 항공을 탄 그는 엄마의 패물을 넣어둔 수화물이 엉뚱한 비행기에 실려가는 사고를 당하며 아버지를 찾기 위해 시애틀에 머물 경비를 벌기 위해 우연히 알게 된 이선을 통해 토바가 근무했던 아쿠아리움 야간 청소부 일을 임시로 맡게 된다.
이 책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은 인간에게 염증과 분노를 끼는 괴팍한 문어 마셀러스와 인간을 연결 시키며 수많은 이야기로 연대된다.
문어 마셀러스는 인간을 뛰어넘는 뛰어난 통찰력과 관찰력으로 얼마 전 부터 아쿠아리움의 야간 청소를 하게 된 젊은이(캐머린)가 수조를 닦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현재는 쉬고 있는 여자 청소부(토마)의 직계 자손이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토바와 캐머린이 손자 관계인 것은 글 어디에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많은 암시가 글 곳곳에 숨어있다.
토바의 아들 에릭이 정말 자살을 했는지?
아니면 지금쯤 어딘가에 살아있는지?
한 외로운 노인 토바가 문어와 친해지면서 친구가 되고 그 가운데 여러가지 이야기로 연결되는 소재가 독자들로 하여금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가제본에서는 책 내용의 60% 만 보여주고 있다.
1,341일째 수족관에서 감금된 생활을 하고 있는 문어 마셀러스의 독백과 함께 어우러지는 그 주변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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