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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순이 어디 가니 - 봄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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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딸아이를 위해 세밀화로 된 그림책을 샀었다. 그리고 이후로 나는 아이 키우는 엄마들에게 항상 보리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사라고 그 책들은 다 좋다고 하며 다녔다. 그런데 막상 이 책을 신청해서 열어보는 순간, 나는 정말 울 뻔 했다. 산골에서 자란 내가 본 풍경들이 모두 이 책에 있는 것이 아닌가? 서둘러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고 나는 오랫동안 먹먹해진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엄마의 고무신과 순이의 운동화, 복숭아꽃 살구꽃, 노란 주전자. 밭을 가는 소, 쟁기, 지게. 한 마디로 이 책은 살아있는 박물관이기도 하고 지독한 향수를 일으키게 하는 옛날 영화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돌 담 앞에서 쑥을 뜯는 할머니와 아이들의 풍경부터 책 전체의 풍경들이 봄을 흠씬 느낄 수 있다. 쑥이 막 돋아나고 살구꽃 복숭아꽃 꽃이 피고 여러 나무들이 새싹을 피우지만 참나무 많은 아직 마른 가지를 드러내고 있는 봄. 섬세한 그림만큼 봄의 풍경도 아주 사실적으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특별함을 엿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 봄을 가르쳐주기에 참 좋은 책이다. 더불어 엄마와 요즘 아이들간의 정서적인 차이를 좁혀주는 좋은 가족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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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동시 이야기쟁이 꾸러기 주머니책 5
윤석중 외 지음 / 웅진주니어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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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섯 살 된 남자아이와 이제 막 네 살 된 여자아이의 엄마다. 큰 아이가 아직 한글을 모르는데다 나를 닮았는지 기억력도 별로 인 것 같아 한글도 가르칠 겸 기억력도 좀 증진시킬겸 해서 동시외우기를 결심했다. 여러 책들 중에 이 책을 고르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동시를 잘 이해할까 의문이 가기도 했다. 그런데 동시를 읽어주자 아이들이 슬픈 표정, 즐거운 표정들을 번갈아 가며 감상하는 것이 아닌가! 내친김에 나는 비교적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있고 장단이 쉬운 동시들을 골라 외워보기를 시도했다. '다람다람 다람쥐/알밤줍는 다람쥐/보름보름 달밤에/알밤줍는 다람쥐'

큰 아이가 재미있어하며 잘 따라해서 참 사주길 잘 했다고 만족하고 있었는데, 30개월도 안된 작은 애가 그 자리에 앉아서 동시를 몇 개를 외는 것이 아닌가! 나는 너무나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나서 한참 생각해보니 큰 아이도 그 맘때쯤에 짧은 책을 몇 권 외웠던 기억이 났다. 두 아이를 키워보니 26개월에서 30개월 사이 아이들이 특히 언어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이때 엄마들이 한글나라다 영어나라다 하는 교재들을 선생님까지 불러다가 공부를 시키는 경우가 많다. 외국어도 아니고 우리말은 적어도 엄마가 가르쳐야하지 않을까? 예쁜 동시집 한 권 사서 때때로 읽어줘서 아이들이 우리말의 즐거움도 알게 하고 표현력도 늘이고, 정서도 안정시키고.

세 살된, 네 살된 아이들이 동시를 외우고 다니면 그 아이에게도 좋겠지만 온 가족이 그 아이때문에 더 행복하고 즐거워진다. 세 살, 이제 막 말을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기억력이 약간 부족한듯한 우리 큰 아이는 외우는 것은 잘 못하지만 이해력만큼은 참 좋다. 어느 날 남편이 지방에 가서 저녁이 되도 돌아오지 않자 우리 아들 울먹이며 '아빠가 보고 싶어서 별이 반짝반짝거려요' 하더니 한참을 목 놓아 우는 것이었다. 방정환의 '형제별'을 읽은 탓이려니하며 나는 속으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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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 2단계 문지아이들 8
수지 모건스턴 지음, 김예령 옮김, 미레유 달랑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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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아들 녀석이 하루는 자기는 유치원에는 다니지만 학교는 다니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이후로 학교 이야기만 나오면 가지 않겠다니까 왜 자꾸 학교 이야기를 하느냐고 화를 낸다. 이유인즉 자기는 공부를 못하기 때문에 학교를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이가 말하는 공부는 한글인데 다섯 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이들이 한글을 읽고 쓰는데 자기는 그렇지 못하니까 어린 맘에도 열등감이 생겼나 보다. 우리 아이가 계속 이런 맘으로 커서 매일 학교에 가기 싫다면 어쩌나, 카드놀이를 전혀 모르는 나는 조커가 뭔지도 모르고 언제 쓰는 건지도 모른다. 사탕이나 매같은 거려니 하고 충고나 받아볼까하고 책을 구입했다.

카드놀이에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을 때 쓰는 것이 조커라고 한다. 모르긴 해도 단 한 번 밖에 쓰지 못하는 것일까 싶다. 학교 가기 싫을 때, 수업 듣고 싶지 않을 때,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 기타 등 등의 조커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조커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위베르 노엘 선생님에 의하면 사람은 태어나면서 자동적으로 조커를 갖는데, 그것들은 살기 위한 것, 걷기 위한 것, 사랑하기 위한, 울기 위한, 행복해지기 위한 수많은 조커들처럼 수시로, 혹은 항상 꺼내 써야 할 것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고 보면 이 책에서의 조커는 사람이 자기를 행복하게 할 권리나 자유로 읽힌다. 조커는 자기를 존중하는 방법이고 사랑하는 방법이다. 결국 노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가르치려 했던 것은 삶이고 또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나는 이 책을 아이들보다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많은 지식을 가르치기 위해 정신적, 물질적 노력을 아끼지 않는 반면 정작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는 소홀한 것 같아서이다. 예를 들면 노엘 선생님이 인생의 시련을 가르키기 위해 우체국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고, 거기서 인내심을 배우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머리가 좋고 재주 많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들의 학습을 받아온 우리 아이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자. 나에게는 노엘 선생님과 같은 선생님이 왜 없었는가, 우리 아이들도 그런 선생님을 만날 수 있을까 원망도 기대도 말자. 우리 부모들이 먼저 우리의 아이에게 노엘과 같은 선생님이 되어 보자. 아이와 나를 위한 조커를 만들어 보자. 노엘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우리들에겐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을 때 쓰는 조커'가 있다고. 그리고 잔소리처럼 덧붙이신다.

' 인생에는 조커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너희가 사용하지 않는 조커들은 너희와 함께 죽고 마는 거야. 조커를 꼭 써야 할 때 써라. 모든 건 때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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