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동시 이야기쟁이 꾸러기 주머니책 5
윤석중 외 지음 / 웅진주니어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여섯 살 된 남자아이와 이제 막 네 살 된 여자아이의 엄마다. 큰 아이가 아직 한글을 모르는데다 나를 닮았는지 기억력도 별로 인 것 같아 한글도 가르칠 겸 기억력도 좀 증진시킬겸 해서 동시외우기를 결심했다. 여러 책들 중에 이 책을 고르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동시를 잘 이해할까 의문이 가기도 했다. 그런데 동시를 읽어주자 아이들이 슬픈 표정, 즐거운 표정들을 번갈아 가며 감상하는 것이 아닌가! 내친김에 나는 비교적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있고 장단이 쉬운 동시들을 골라 외워보기를 시도했다. '다람다람 다람쥐/알밤줍는 다람쥐/보름보름 달밤에/알밤줍는 다람쥐'

큰 아이가 재미있어하며 잘 따라해서 참 사주길 잘 했다고 만족하고 있었는데, 30개월도 안된 작은 애가 그 자리에 앉아서 동시를 몇 개를 외는 것이 아닌가! 나는 너무나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나서 한참 생각해보니 큰 아이도 그 맘때쯤에 짧은 책을 몇 권 외웠던 기억이 났다. 두 아이를 키워보니 26개월에서 30개월 사이 아이들이 특히 언어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이때 엄마들이 한글나라다 영어나라다 하는 교재들을 선생님까지 불러다가 공부를 시키는 경우가 많다. 외국어도 아니고 우리말은 적어도 엄마가 가르쳐야하지 않을까? 예쁜 동시집 한 권 사서 때때로 읽어줘서 아이들이 우리말의 즐거움도 알게 하고 표현력도 늘이고, 정서도 안정시키고.

세 살된, 네 살된 아이들이 동시를 외우고 다니면 그 아이에게도 좋겠지만 온 가족이 그 아이때문에 더 행복하고 즐거워진다. 세 살, 이제 막 말을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기억력이 약간 부족한듯한 우리 큰 아이는 외우는 것은 잘 못하지만 이해력만큼은 참 좋다. 어느 날 남편이 지방에 가서 저녁이 되도 돌아오지 않자 우리 아들 울먹이며 '아빠가 보고 싶어서 별이 반짝반짝거려요' 하더니 한참을 목 놓아 우는 것이었다. 방정환의 '형제별'을 읽은 탓이려니하며 나는 속으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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