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순이 어디 가니 - 봄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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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딸아이를 위해 세밀화로 된 그림책을 샀었다. 그리고 이후로 나는 아이 키우는 엄마들에게 항상 보리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사라고 그 책들은 다 좋다고 하며 다녔다. 그런데 막상 이 책을 신청해서 열어보는 순간, 나는 정말 울 뻔 했다. 산골에서 자란 내가 본 풍경들이 모두 이 책에 있는 것이 아닌가? 서둘러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고 나는 오랫동안 먹먹해진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엄마의 고무신과 순이의 운동화, 복숭아꽃 살구꽃, 노란 주전자. 밭을 가는 소, 쟁기, 지게. 한 마디로 이 책은 살아있는 박물관이기도 하고 지독한 향수를 일으키게 하는 옛날 영화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돌 담 앞에서 쑥을 뜯는 할머니와 아이들의 풍경부터 책 전체의 풍경들이 봄을 흠씬 느낄 수 있다. 쑥이 막 돋아나고 살구꽃 복숭아꽃 꽃이 피고 여러 나무들이 새싹을 피우지만 참나무 많은 아직 마른 가지를 드러내고 있는 봄. 섬세한 그림만큼 봄의 풍경도 아주 사실적으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특별함을 엿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 봄을 가르쳐주기에 참 좋은 책이다. 더불어 엄마와 요즘 아이들간의 정서적인 차이를 좁혀주는 좋은 가족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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