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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없·는 KBS - KBS 9시 뉴스 앵커가 직접 TV 수신료를 걷는 이유
김철민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7월
평점 :
'재수없는 KBS'는 공영방송 KBS의 현실을 날카롭게 들여다보는 내부자 경험담이자, 시대와 권력의 그림자 아래서 방송인이 겪는 고뇌와 저항을 담아낸 책이에요. 30년간 KBS에 몸담으며 겪은 저자의 내부적 경험과 더불어, 정권 교체에 따른 인사 개편과 정치적 압박이 어떻게 방송 현장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생하게 증언하는 기록이기도 하죠. 특히, 수신료 징수라는 미묘한 사회적·정치적 문제를 다루면서, 그 이면에 숨겨진 부조리와 권력의 개입이 얼마나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의 이익을 위협하는지에 대해 풀어내는 내용은 기존에 몰랐던 부분이었는데, 이번에 이 책 덕분에 알게되었어요.
KBS라는 기관이 여전히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받고 있는지 의문이 들 만큼, 권력에 휘둘리고 내부 정체성에 흔들리는 모습에 깊은 우려를 느끼게 되더군요. 저자가 이야기하는 정치권력에 대한 저항과 내부의 저항자가 겪는 갈등..., 잠시 잊혀졌던 언론의 독립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됩니다.
저자가 고백하듯, 수신료국에서의 경험은 한 사람이 직업적 소명 이전에 얼마나 개인적 희생과 고뇌 속에서 일하는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내부자 시각이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이 이야기는, 일상에서 무심코 접하는 공영방송 서비스 이면의 복잡한 현실을 폭넓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충성’을 다했던 정권의 방송이 어떻게 내부적으로 붕괴해 가는지, 그리고 이 과정을 지켜보며 느끼는 허탈함과 아쉬움은,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책임성에 대해서도 again & again 생각했어요!
이 책은 단순한 내부자 증언을 넘어, 우리 사회가 공적 가치와 권력의 관계를 성찰하는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해요. KBS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그리고 공영방송의 진정한 역할을 다시 찾기 위해 이 책이 제기하는 문제들을 곱씹으며, 우리 모두가 방송의 독립성 유지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 같아요. 비판적이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이 담긴, ‘재수없는 KBS’는 여러 의미에서 많은 분들이 읽어봤으면 해요!
*문장수집
[1]
우리가 오랜 세월 공동체라고 여겨 왔던 공간에서, 함께 얼굴을 맞대고 고락을 나누었던 동료들에 의해, 광기로 얼룩진 야만과 모욕의 역사가, 정의와 배려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자행되고 있음을 흔적으로라도 흐릿하게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 가르고 갈라치고 낙인찍는 분열과 차별, 갈등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적대적인 조직 문화가 고착화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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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삶은 걷기와 비슷하다. 작은 걸음을 뚜벅뚜벅 옮기듯 하루하루를 옹골차게 살아 내면 우리는 어느덧 생각지도 못했던 곳까지 다다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