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신’이 높으신 분들의 거짓말이라면 ‘귀신’은 불쌍한 사람들의 서글픈 환상일 뿐이다. 사람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해도 좋다는 각오를 하고 몸을 던져 악귀가 되면, 생전에는 얻지 못한 능력을 손에 넣어 정의를 구현할 수 있으리라는 환상을 품는다.
쉬엔지는 정서적으로 매우 안정된 사람이었고 뭐든 쉽게 툭툭 털고 일어나는 성격이었다. 어떤 일에 맞닥뜨리면 우선은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해결이 안 될 것 같으면 자신의 태도를 해결해 버렸다.
하지만 성령연은 태어나면서부터 집안이 몰락한 불운아였던 터라, 되는 일 하나 없는 것에는 일찌감치 익숙해져 있었다.
주작은 향불을 하도 받아먹어 배가 부른 나머지 정말로 자신들을 신이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번 터진 전쟁은 온 백성이 도탄에 빠질 때까지 한없이 늘어지기도 한다. 이를 한 평범한 인간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