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근대의 개막과 종교의 도래

하지만 1973년 내털리 제이먼 데이비스(Natalie Zemon Davis)는 그의 유명한 글에서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양쪽 모두 성경에 의지하여 거행한 대중적 의식, 예배의식, 적을 비인간화하는 민간 전통을 검토한 결과 프랑스 내전이 "본질적으로 종교적"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이후 학자들은 종교의 역할을 재강조했지만, 그렇더라도 이 시기에 ‘정치적인’ 것을 ‘종교적인‘ 것과 분리하는 것은 여전히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한다. - P383

로크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가 사물의 본성 자체에 새겨져 있다고 가정했다. 물론 이 생각은 급진적 혁신으로서 같은 시대 사람들은 대부분 로크의 생각이 특이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여겼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근대의 종교는 전에 있던 어떤 것과도 완전히 다른 것이 된다. 그러나 로크는 종교가 격한 감정을 분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종교를 정부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평화로운 사회를 창조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로크에게서 우리는 서양의 에토스에 깊이 뿌리를 내리게 되는 ‘종교적 폭력 신화‘의 탄생을 본다.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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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십자군과 지하드

지하드는 이슬람에 내재하는 폭력적 본성이 아니라 서방의 지속적인 공격 때문에 부활했다(살라딘). 훗날 서방의 중동 개입은 모두, 아무리 그 동기가 세속적이라 해도, 제1차 십자군 원정의 광적인 폭력의 기억을 불러내게 된다. - P332

교회에 계속 충성하면서도 기독교 세계의 체제 폭력이 복음의 가르침을 위반하는 과정에 주목하던 사람들은 불가피하게 갈등을 겪었다. ‘이단‘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딜레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들에게 격분했으며, 이런 정서를 밖으로, 괴기하고 비인간적인 형태로 투사했다.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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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사람이 읽은 동양 사상. 너무 당차서 읽다 보면 말림. 간혹 오기도 눈에 띄나, 워낙 잘 쓰는 분이라 술술 읽히기는 함. 암튼 3장 읽으면서 피식피식 많이 웃었다.

천의 영향력은 인간의 일을 통해서만 땅에서 실현될 수 있었기 때문에 농업, 개간, 도로 건설은 천이 시작한 창조를 완성하는 신성한 과제가 되었다. 중국인은 저 너머의 초월적인 거룩함을 찾기보다는 자신들이 사는 세상을 성스럽게 만드는 데 관심이 더 컸던 것이 분명하다. - P128

전쟁은 오랑캐의 침입을 물리치거나 반란을 진압하여 천도(天道)를 복원할 때에만 정당성이있었다. 이런 ‘징벌적 전쟁‘은 행동을 교정하는 형벌의 시행이었다. 따라서 반란을 일으킨 중국의 도시로 군사 원정을 가는 것은 매우 의례화된 일이어서, 대지의 제단에서 제사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하고 끝을 맺었다. 전투가 시작되면 양편은 서로가 고상한 면에서 더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별난 친절의 행동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 그러나 오랑캐와 전쟁을 할 때는 그런 제약이 없었다. 오랑캐는 야생 동물과 마찬가지로 쫓아가 죽여도 상관없었다. 문명화된 ‘우리‘와 짐승 같은 ‘저들‘ 사이의 전쟁에서는 온갖 종류의 배반과 기만이 허용되었다. - P132

중국 제국은 전쟁, 대대적인 살육, 여러국가를 차례로 멸망시키는 과정에서 이룩되었다. 제국은 군사적 팽창과 내적인 억압을 통해 권력을 유지했고, 이런 방식을 신성하게 만들기 위해 종교적 신화와 제의를 발전시켰다. 여기에 현실적인 대안이 있을까?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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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깊게 들으면 해가 물에 닿을 때 나는 지지직 소리가 들릴 거야."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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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후자[미루기는 감정 조절 실패와 관련 있다]를 지지한다. "만성적으로 일을 미루는 사람에게 ‘그냥 하라‘라고 말하는 건 우울해하는 사람에게 ‘이봐, 기운 내!‘ 하는 것과 같습니다." - P57

내가 생각해낸 이론 중 하나는(또는 나를 정당화하는 방법 중 하나는) 미루기가 반드시 필요한 의례이자, 성취로 향하는 길에서 반드시 견뎌야 하는 과정으로 이미 정착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거다. 다른 모든 의례와 마찬가지로, 미루기는 혼란스럽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삶을 조금은 통제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 P62

존스와 버글러스도 비슷한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자기 인정과 자기 미화의 판타지를 위한 공간을 남겨두기 위해 특정 종류의 애매모호함을 필요로 한다." - P65

다른 사람의 미루는 습관을 얼마나 나쁘게 보느냐와는 상관없이 내가 일을 미뤄야 하는그럴듯한 이유는 언제나 찾아낼 수 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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