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렇게 일찌감치 복선 줬던 거냐. 길이가 길이다 보니 의심도 했는데, 다 계획이 있었던 거구나. 별말 아닌데 찡하다.
"봤지. 온 하늘에 눈이 흩날리는데 반짝이는 복숭아꽃을 보았지."
여기서 핵심은 문화가 집단 내에서 ‘공유’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것은 공유된 관심이다. 이 말은 반대로 ‘공유된 무관심’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정 문화권에는 무관심의 영역, 보고도 보지 못하는 영역, 혹은 보아야 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영역이 집단 안에서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 P22
당시의 기억은 같은 몸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것은 단순히 부주의나 관점의 차이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것을 좀 더 적극적인 선택과 배제의 문제라 생각한다. 개인의 수준에서는 편견에 그칠 수 있지만, 집단의 차원에서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암묵적) 합의 혹은 (자연스러운) 학습의 결과일 수도 있다. - P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