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무력증에 빠진 이후에도 나는 꼬박꼬박 그 일을 거르지 않았다. - P75
260쪽을 읽다가. 웃기시네. 모든 희생은 헛되거든?
만약 아니라면, 방향이 완전히 잘못됐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상관없어. 어차피 지금까지 한 일도 다 헛수고였으니까.’ - P151
이 연꽃들이 그리 소중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 깨달았다. 이것은 연꽃의 시체일 뿐이란 걸. - P157
입만 열면 거짓말인 사기꾼인 줄 알았는데, 세상에 자신의 진심을 적나라하게 쪼개어 상대에게 똑똑히 보여 주는 사기꾼도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남자든 여자든, 감정에 있어서는 온갖 방법으로 마음을 감추려 하고 떠보려 한다. 상대에게 자신의 진심을 들키기 싫어서, 먼저 말해버리면 자신이 지는 것이 될까 봐. 오직 눈앞의 이 사람만이, 당당하고 분명하게, 아무런 기교도 수단도 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 마구 휘두르는 주먹에 노련한 사부도 맞아 죽는다고, 터무니없게도 이렇듯 거침없고 서툰 고백에 어느새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