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사람이 읽은 동양 사상. 너무 당차서 읽다 보면 말림. 간혹 오기도 눈에 띄나, 워낙 잘 쓰는 분이라 술술 읽히기는 함. 암튼 3장 읽으면서 피식피식 많이 웃었다.

천의 영향력은 인간의 일을 통해서만 땅에서 실현될 수 있었기 때문에 농업, 개간, 도로 건설은 천이 시작한 창조를 완성하는 신성한 과제가 되었다. 중국인은 저 너머의 초월적인 거룩함을 찾기보다는 자신들이 사는 세상을 성스럽게 만드는 데 관심이 더 컸던 것이 분명하다. - P128

전쟁은 오랑캐의 침입을 물리치거나 반란을 진압하여 천도(天道)를 복원할 때에만 정당성이있었다. 이런 ‘징벌적 전쟁‘은 행동을 교정하는 형벌의 시행이었다. 따라서 반란을 일으킨 중국의 도시로 군사 원정을 가는 것은 매우 의례화된 일이어서, 대지의 제단에서 제사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하고 끝을 맺었다. 전투가 시작되면 양편은 서로가 고상한 면에서 더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별난 친절의 행동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 그러나 오랑캐와 전쟁을 할 때는 그런 제약이 없었다. 오랑캐는 야생 동물과 마찬가지로 쫓아가 죽여도 상관없었다. 문명화된 ‘우리‘와 짐승 같은 ‘저들‘ 사이의 전쟁에서는 온갖 종류의 배반과 기만이 허용되었다. - P132

중국 제국은 전쟁, 대대적인 살육, 여러국가를 차례로 멸망시키는 과정에서 이룩되었다. 제국은 군사적 팽창과 내적인 억압을 통해 권력을 유지했고, 이런 방식을 신성하게 만들기 위해 종교적 신화와 제의를 발전시켰다. 여기에 현실적인 대안이 있을까?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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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깊게 들으면 해가 물에 닿을 때 나는 지지직 소리가 들릴 거야."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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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후자[미루기는 감정 조절 실패와 관련 있다]를 지지한다. "만성적으로 일을 미루는 사람에게 ‘그냥 하라‘라고 말하는 건 우울해하는 사람에게 ‘이봐, 기운 내!‘ 하는 것과 같습니다." - P57

내가 생각해낸 이론 중 하나는(또는 나를 정당화하는 방법 중 하나는) 미루기가 반드시 필요한 의례이자, 성취로 향하는 길에서 반드시 견뎌야 하는 과정으로 이미 정착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거다. 다른 모든 의례와 마찬가지로, 미루기는 혼란스럽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삶을 조금은 통제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 P62

존스와 버글러스도 비슷한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자기 인정과 자기 미화의 판타지를 위한 공간을 남겨두기 위해 특정 종류의 애매모호함을 필요로 한다." - P65

다른 사람의 미루는 습관을 얼마나 나쁘게 보느냐와는 상관없이 내가 일을 미뤄야 하는그럴듯한 이유는 언제나 찾아낼 수 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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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시대

시베리아의 이누이트는 눈을 수많은 이름으로 부른다. 아푸트(땅에 내려앉은 눈), 아키틀라(물에 내려앉은눈), 브리클라(단단하게 뭉쳐진 눈), 카피틀라(얼어서 유리처럼 반들반들한 눈), 크리플리아나(새벽녘에 푸르게 빛나는 눈), 소틀라(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눈), 틀라잉(진흙에 섞여 지저분한 눈), 틀라파트(소리 없이 내리는 눈), 콰나(펑펑 쏟아지는 눈). 그언어를 모르는 사람은 며칠째 계속눈이 왔다고만 말한다. 이누이트는 어제와 오늘이 달랐고, 그제와 그끄제는 또 달랐다고 말한다.
언어에 생각이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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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과1사이

시간여행기는 처음에 사람들이 과거를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생겨났을 거야. 늙은 사람들이 과거를 그리워하며 돌아보았기 때문에, 그 마음이 병을 만들고 시간선을 휘게 만들었을 거야. 이제는 어느 쪽이든 알 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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