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 P14
어떤, 상징.
숨은 신(deus otiosus)의 쓸모와 쓸모 없음.
모두가 되는 대로 아무 말이나 떠들어대면서 나를 곁눈질하고 내가 하는 말을 엿듣고 이어서 곧 그 말을 왜곡할 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마도 나를 바라보지도 않으며 십중팔구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도 않을 누군가에게 속내를 털어놓는다는 건 얼마나 큰 휴식인지요. - P49
당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럴 수도 있다고 해요. 하지만 이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니 그건 부당하군요. - P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