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의 정치 혁명 - 버니 샌더스 공식 정치 자서전
버니 샌더스 지음, 홍지수 옮김 / 원더박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은 경제적 사회적 정의라는 비전을 간직하기 위해 벌이는 투쟁에 관한 책이요, 그 비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낙관주의에 관한 책이다. - P38

천 명이 각자 200가구를 직접 방문하면 버몬트 주 전체 가구를 방문할 수 있다. 솔직히 지금으로서는 이 꿈이 실현될 가능성도 없고, 나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간직할 가치가 있는 꿈이다. - P2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불 3
최명희 지음 / 매안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아오라, 혼백이여.
부르고, 또 부르고, 다시 부른다면, 몸을 벗고 떠나던 혼백이 어찌 다시 체백으로 깃들어 합하지 않으리오.
"아, 내 냄새."
혼백을 휘어감아 사로잡는 이승의 그리운 몸 애틋하여, 공기 중에 퍼지는 냄새의 길을 따라, 가시던 분 넋이여, 도로 이리 들어오시라고. 마지막 입었던 속적삼을 그렇게 널리 흔들어 부르는 것이다.
죽어서도 못 잊을 정다운 목소리, 내 맘 같은 사람이 부르는 것이다. - P124

기적이 운다.
저 소리의 이름을 ‘기적‘이라 지은 이는 누구였을까.
그는 어떻게 이 시꺼먼 몸뚱이에서 저토록 우람하게 토해 내는 증기의 산더미 구름을 보면서, 쉰 목소리로 토해 내는 저 엄청난 굉음 탁성을 가리켜 기적, 증기의 피리 소리라고 할 수가 있었단 말인가. - P2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옷의 세계 - 조금 다른 시선, 조금 다른 생활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인의 상상력이란, 정확하고 과학적인 증표와 징표를 통해 징후를 밝혀내는 논리적 과정이다. 그러니까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표현은 틀린 표현이다. 상상력이 정확하다라는 표현이 오히려 더 옳다. - P45

마음을 먹는다는 말은 어쩐지 마음을 간식 정도로 생각하는 말 같다. - P51

내게 이 아이는, 사랑은 어떻게 확인하고 표현하는지를 알려주러 온, 세상에서 가장 어린 남자다. ... 표현의 무능에 대한 고뇌를 아이와의 하루 동안 잠시 잊는다. - P7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사전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참함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정황이라면, 처절함은 차마 손댈 수 없는 정황이며, 처연함은 눈뜨고 볼 수도 있고, 손을 댈 수도 있지만, 눈길도 손길도 효력이 없으리란 걸 알고 있는 상태다. - P63

그래서 슬픔은 무방비 상태에서는 느낄 수가 없다.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을 때에 슬픔은 깨달음처럼 찾아온다. - P79

마지노선을 한없이 낮추거나 한없이 높이는 사람을 관전하는 일은, 내가 어느 쪽으로도 나의 마지노선을 옮기지 못하는 쩨쩨함과 근근함에 환기를 준다. - P85

이제는 다가갈까 기다릴까를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그냥 지켜보게 됐다. 이것은 살아온 날들이 만든 현명한 태도이지만은 않다. 정념의 불꽃을 다스렸다는 절제 또한 아니다. 소중한 것들이 내 품에 들어왔던 기억, 그 기억에 대해 좋은 추억만을 갖고 있진 않기에, 거리를 두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일종의 비애인 셈이다. ... 지켜보고 있음이 꽤 오랫동안 변치 않는 은은한 기쁨을 선사해줄 거라는 패배 비슷한 믿음도 또한 있다. 그러므로 바라던 것이 나에게 도래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게 되었다. 바라던 것들이 줄 허망함을 더 이상 겪고 싶지 않은 ‘외면‘이란 감정의 부축을 받으며. - P111

오지 않을지도 모를 그때를 위해서 혹은 오지 않아도 상관은 없기에, 마음에 들어온 사람을 이토록 지켜만 본다. 이 사업은 많이 적적한 일이지만, 이 적적함의 속살에는 견딜 만한 통증을 수반하는 훈훈함이 있다. - P112

엄살을 안으로만 삼켜온 자는 엄살하는 자의 엄살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다. ...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며 무의식중에 내뱉곤 하는 ‘으차!‘ 하는 기합과도 같은 그 엄살을, 오랜 숙고 끝에 내미는 구조의 요청으로 해석해버리는 습성이 있는 것이다. - P149

솔직한 사람은 사랑한다는 말과 미워한다는 말을 번복과 반복으로 발설한다. 반면, 정직한 사람은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을 정리하여, 사랑하지만 미워한다거나, 밉기도 하지만 사랑하고 있다고 말할 줄 안다. ... 믿음을 주겠다는 신념 아래에서 의도적으로 행해지는 것이 정직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더 믿게 되는 것은 정직함이지만, 진실로 더 믿게 되는 것은 솔직함이다. - P200

그러나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는 않아서, 헛일했다는 공허함으로 뱃속이 허하게 채워진다. 고통으로부터 도망치는 지름길을 알려주던 "술, 너마저....." 하는 배신감. 이 기분은 최후까지 믿었던 자에게 당하는 배신과도 같이 내 자신을 오롯하게 만든다. - P259

봄날의 경이에 예민해지는 자. ‘그는 사랑을 아는 자다‘ 라고 조심스레 적어본다. - P2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곤의 나무를 쏘아보다, 위스키를 꿀꺽 삼켰다. - P13

"다녀왔어."
돌아보며, 어서 와, 라고 말할 때의 쇼코의 웃는 얼굴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쇼코는 절대로 반갑다는 듯 달려나오지 않는다. 내가 집으로 돌아오다니 꿈도 꾸지 않았다는 듯이, 놀란 얼굴로 천천히 미소짓는 것이다. 아아, 생각났다, 는 말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나는 내심 안도한다. 내가 밖에 나가 있는 동안, 아내는 나를 기다리고만 있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 P32

이런 결혼 생활도 괜찮다, 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것도 추구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아무것도 무섭지 않다. 불현듯, 물을 안는다는 시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 P56

환자가 죽으면, 무츠키는 한동안 멍하게 지낸다. 식욕도 없어진다. 무츠키 자신은, 전문의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반대로 그 환자를 나무라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선량한 무츠키를 슬프게 만들다니. 물론 잘못된 일이지만, 나는 그 옛날의 불량 소녀들처럼, 그 사람(의 혼)을 체육관 뒤로 불러내어, 슬쩍 쏘아붙이고 싶은 기분이 든다. 죽고 싶으면 너 혼자서 죽어, 무츠키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 P1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