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깔끔한 옷차림은 낯선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할뿐, 꾸미지 않은 모습이야말로 친밀함의 상징이라고.
평온한 나날은 늘 유난히도 짧은 법이다.
그해 유불망은 산을 내려와 목홍금을 만났고, 꽃 파는 노부인이 말하는 ‘평생‘이라는 말에 코웃음을 쳤다. 그때는 일생이 길줄로만 알았다. 사실 몇 사람을 만나고, 몇 곡의 노래를 듣고, 몇 번의 만남과 이별을 겪고 나면 일생도 그리 지나가는 것을.
상대가 배신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과거의 정분을 깨끗이 잘라 버렸다는 뜻이다. 남이 신경 쓰지 않는 것을 혼자 애틋하게 품고 있는 건 선량한 게 아니라 스스로 천대하는 것이다. 그녀는 절대 스스로 자신을 낮추지 않을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