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괘로는 오직 일을 물을 뿐 사람은 묻지 않으니, 바로 ‘운명은 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말 때문이다.온전히 천도의 지배만을 받는 사람은 없다.
꺄 ><
"노력할 줄 아는 바보를 얕보지 마라."청년은 눈을 내리깔았다. 다른 누군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 것인지 가을 강물처럼 깊은 눈동자에 아름답고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전에도 그런 바보를 봤는데, 지금은 3품 무장이거든."
이그드라실은 동떨어진 세계로 뿌리를 내릴 만큼 거대한 나무지만 잎사귀는 사슴에게, 뿌리는 용에게 갉아 먹히며 고통받는다. 그래서 우르드의 샘물 근처에 사는 여신 노른들이 매일 같이 샘물과 주변의 진흙을 퍼 담아 나무 위에 뿌려서 줄기가 마르거나 썩지 않도록 돌봐준다. 세계를 가로지르는, 혹은 세계 그 자체이기도 한 거목도 고통을 피할 수는 없는가 보다. 이는 세계 자체가 항상 위험에 처해있다고 보는 생각의 표현이기도 하다.
우리가 코나투스의 상상계를 넘어서야 할 현실적인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더 확장되지 않고, 더 팽창하지 않고, 더 성장하지 않고, 더 강해지지 않고, 더 먹지 않고, 더 마시지 않고, 더 소비하지않고, 더 움직이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 그런 존재를 긍정하고, 그런 존재들의 공존에 기초한 사회를 상상하고 구축할 수 있는 사회철학적, 사회윤리적, 사회사상적 가능성은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가? - P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