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틀어박혀서 일하는 인간은, 일상 속에서 자신이 ‘살아 있다’고 실감하는 순간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호기심이나 감동은 해마다 줄어들고, 내면에 있는 뭔가가 착실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실감도 없죠. 그런데 그들과 함께 있으면 시간이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들은 지난주까지 몰랐던 걸 이번 주에는 자신의 피와 살로 만들고 있죠. 우리는 그와 반비례하듯이 어느 부분은 쇠퇴하고 급기야 죽음에 가까워지고요. 그들 둘과 지내는 시간에는 똑같은 시간이 절대 없다는 것을, 나는 절감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