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하늘과 땅이 보이지 않았고 해와 달, 별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광원을 찾을 수 없었고 사람이건 물건이건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 서 있자니 과거는 빛이 바랜 듯하고 미래는 안개 속에서 꽃을 보는 것처럼 희미했다. 오직 이 찰나만이 이토록 명료하여, 시간은 흐른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그저 망연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