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왕휘지라는 사람이 갑자기 흥이 나서 멀리 있는 지인을 보러 갔어. 꼬박 하루나 걸려서 갔지. 그런데 막상 지인의 집 문 앞에 도착하니까 별로 안 보고 싶어진 거야. 그래서 왕휘지는 그 지인을 보지도 않고 다시 집으로 되돌아갔대. 어떤 이가 왕휘지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그가 ‘본승흥이래, 흥진이반(本乘興而來, 興盡而返)’이라고 답했어. 본래 흥이 나서 왔으나, 이제 흥이 떨어졌으니 돌아가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