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만큼 성 엑스페디투스 숭배가 흥한 곳도 없는데, 이 아이러니는 너무나도 빤해서 법석을 떨기도 뭣하다. 시간을 잘 지키는 게 어떻게 신앙의 토대가 될 수 있는지 이해하려면, 왜인지 몰라도 환락과 쾌락의 수도로 가야 하는 것이다. - P73
성 엑스페디투스의 가장 대단한 점은 그가 한 번도 세상에 존재한 적 없이 이 모든 신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이다. (…) 고대 기독교는 미루기에 반대하는 교리를 전파하려는 4세기 마케팅 캠페인의 중심인물로 성 엑스페디투스를 이용했다. 성 엑스페디투스의 이미지는 자기 구원을 미루지 말고 너무 늦기 전에 즉시 개종하라며 이교도를 설득했다. - P75
엑스페디투스와 아우구스티누스와 포는 미루기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 미루기는 기분이나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이나 형편없는 시간 관리 능력의 문제를 넘어 삶과 죽음의 문제가 될 수 있다. - P89
내일을 향한 믿음은 일종의 신앙이다. 내일까지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이 새로 태어나고 희망이 부활할 것이다. 일을 미루는 사람에게 있어 희망은 언제나 경험을 이긴다. 내 생각엔 이것이야말로 꽤 적절한 신앙의 의미다. - P92
투두 리스트는 일을 미루면서 더 큰 만족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데 그 존재 가치가 있다. 지금 미루고 있는 일의 리스트를 먼저 작성하지 않는다면 그 일을 안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도 못할 텐데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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