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로맨스 판타지의 독자들은 지은이나 라스타처럼 낭만적 사랑 하나만으로 매력적인 남성 곁의 빛나는 자리를 차지하는 신데렐라에 이입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들처럼 사랑만으로 손쉽게 높은 지위를 얻는 이들을 일종의 ‘무임승차자’로 본다. (…) 그래서 억울한 것이다. 이것이 한국사회의 과도한 경쟁 심리와 불안정성 때문이라는 해석은 유혹적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로맨스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문제 제기라고 본다.
이제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아무도 신데렐라의 결혼식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듯이, 남성과의 낭만적 사랑은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 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