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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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다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지요. 당신도 알다시피,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애를 쓰지요. 돌이켜 생각해 보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그 길이 그렇게 어렵기만 했나요? 단지 어렵기만 했던가요? 또한 아름답지는 않았나요? 당신은 혹시 보다 더 아름답고 더 쉬운 길을 알고 있었던가요? (...)

언제까지나 지속되는 꿈은 없어요. 어떠한 꿈이든 새로운 꿈으로 교체되지요. 그러니 우리는 어느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_p.198, 에바 부인


📖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영원한 고전,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문예춘추사 세계문학으로 새로운 번역의 옷을 입고 출간되었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처음 읽고 번역의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만족스러운 번역본을 찾기 위해 출판사 별로 4권을 읽은 적도 있어서,
문예춘추사의 데미안 소식이 더욱 기뻤다 :)


🍃
데미안에서 유독 좋아하는 몇 구절은 소장하고 있는 다른 번역본과 비교하며 읽었는데, 이『데미안』은 보다 감성적·서술적으로 극을 전개하고 있었다.

특히 싱클레어의 떠나간 지도자, 피스토리우스를
두 번역가가 전혀 다르게 해석한 점이 흥미로웠다.
첫 데미안을 읽으며 상상했던 피스토리우스와
180도 다른 인물이 되었기에.

그의 대사 한 구절을 옮겨보자면 아래와 같다.

-
"대다수의 사람이 가는 길은 가기 쉽지만, 우리가 가는 길은 힘든 것이지. 그렇지만 한번 가보기로 하세." _p.158, 문예춘추사

"대다수가 가는 길은 편하지만 우리들의 길은 힘든 거요.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갑시다." _p.166, 더스토리
-

개인적으로는 피스토리우스가 싱클레어보다 나이가 많고, '지도자'라는 역할을 맡고 있기에 문예춘추사의 번역처럼 평어를 사용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만, 둘 다 각자의 매력이 있기에 비교하며,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


🪺
"모든 인간의 삶은 자기 자신으로 향하는 길이고, 하나의 길을 가는 시도이며, 하나의 작은 여정을 암시하는 것이다. 일찍이 어느 인간도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다. 그러나 각기 인간은 자기 자신이 되려고 어떤 사람은 우둔하게, 어떤 사람은 명료하게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은 노력한다." _p.8

데미안에 대한 각종 해석이 존재하지만, 내가 생각한『데미안』은 결국 자아에 관한 이야기다.

불안정했던 꼬마 싱클레어는 유독 어른스러워 보이는 데미안이 되고 싶었고, 이윽고 그 자아는 에바 부인의 얼굴을 하게 되었으며, 끝내 싱클레어 본인의 모습을 찾아간다.

알을 깨고 나와 새 세상을 맞이하고자 한다면 응당 그 정도의 노력과 고통, 방황은 감수해야 하는 거겠지.

그러니 오늘도 길을 걷는다. 뚜벅뚜벅.
이러나저러나 뚜벅이 신세는 벗어나지 못하여 한없이 느리지만, 돌이켜보면 어려우면서도 아름다운 길이 될 테니 :)

나의 세상을 깨고 날아갈 그날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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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그러나 더 나은
디터 람스 지음, 최다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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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우리 세상을 관찰하며 우리가 세상에 해놓은 짓을 보는 누군가가 있다면 틀림없이 인류와 삶에 대해 이와 똑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질 겁니다.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지?" _p.151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
무려 1955년부터 1995년까지 40년간
독일의 가전 브랜드 브라운(Braun)에서 근속한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책 『최소한 그러나 더 나은』

그가 한 강의에서 소수의 제자와 동료들을 대상으로 했던
이 이야기를 동료 디자이너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책으로까지 펴내게 되었다고 한다.

'디자인'이라는 말도 정착되지 않아서
'조형 설계(Formgestaltung, 당시에 디자인을 칭하던 용어)'라 부르던 시대부터 시작한 그의 미니멀리즘 디자인 이야기가 무려 A4 판형의 154페이지 가득 담겨있다.


🟧
"특정 물건의 미적 가치는 튀는 형태와 색상이 주는 자극이 아니라 조화에서 우러나는 평온함에서 비롯된다." _.p.141

1950년대부터 시작된 브라운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은, 현대 생활 곳곳에도 녹아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애플, 드롱기 가전들, 오늘의 집만 열어도 나오는 수많은 미니멀 제품들, 심지어 네이버 쇼핑에 '디터 람스'라고 검색만 해도 수많은 미니멀 제품들이 등장한다.

'디터 람스' 그 이름 네 글자는 몰랐을지언정,
우리는 그가 정립한 미니멀리즘 세계에 살고 있다.


🕯
"기나긴 디자인 역사 속에서 내게 영감을 주거나 내 신념이 강해지도록 도와준 무언가가 전혀 없다면 오히려 놀라운 일일 터다. 요즘 많은 디자이너가 역사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내게는 결점으로 보인다."_p.147

학교에서 디자인의 역사를 자꾸만 가르쳤던 이유가 이걸까? 아쉽게도 그때는 그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몰랐다. 시키니까, 과제를 해야 하니까, 시험을 봐야 하니까 했고, 그렇게 잊었다.

디터 람스가 정한 디자인의 열 가지 법칙 또한 그렇다. 1부터 10까지 한 줄씩으로만 배웠던 그 원칙이 이 책 154페이지에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


✅️
삶에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생각하는 디자인,
'지속 가능한 가치'를 고민하는 디자인.

A4 양장본인 이 책, 대체 어디에 꽂아놔야 하지?
읽기도 전에 고민부터 했던 나인데,
다 읽은 지금은 고민 없이 책장 한 가운데 액자처럼 놓아놨다.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기에.

세상을 보다 더 조화롭게 만드는
디터 람스만의 생각과 가치가 담긴 책,
위즈덤하우스의 『최소한 그러나 더 나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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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이야기 역사인물도서관 5
강영준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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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로 알고 있는,
시인 '백석'의 이야기가 소설로 담긴 강영준 작가님의
『흰 바람벽이 있어』를 함께하게 되었다 :)
 
개인적으로 백석의 시를 배울 중·고등학생들,
혹은 그 부모님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
이 책의 작가, 강영준님은 상산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분으로, 문학과 역사를 엮어 이야기를 쓴다.

개인적으로 나는 어렸을 때
'이해되지 않으면 하지 않는' 학생이었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줄줄이 외우라고 시키는
조선시대 관료들 이름, 정확한 연도와 날짜, 시의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 같은 것들을 외우기 어려워했다.

그래서 이런 책을 만날 때마다 내가 어릴 때 이런 책을 읽었다면, 더 국어나 역사에 재미를 붙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남는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에게, 혹은 그 부모님들에게
다시 한번 더 추천하는 작품😌


📖
<조선일보> 교정부에서 일하며
다른 동료들이 삶에 지쳐 초췌한 몰골로 출퇴근할 때,
항상 말끔하게 넘긴 머리에 반듯한 양복을 입고 다녔던 당대의 '모던 보이' 백석.
 
그가 절친 허준과 신현중, 첫사랑 박경련, 연인 자야, 그리고 가족을 일구고 전쟁의 포화를 지나 '북'에서 생활하기까지 그 모든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었다.


🔴
백석은 우리나라가 둘로 분열할 때, 사회주의를 선택하고 북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백석이 생각했던 그런 '이상적인 사회주의'가 존재하는 곳이 아니었고, 그는 글을 쓰지 못한 채
러시아어로 된 이론서만을 번역하며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 한설야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애수에 찬 표현을 조선에서 가장 잘 쓰는 사람을 알지요. 아무리 사회주의 소설을 번역한다 해도 어딘가에는 감정을 앞세운 부분이 있을 테고, 아마 그 사람은 그 장면을 물 만난 고기인 양, 진짜 고독하고, 슬프고, 안타깝게 조선말로 바꿔서 읽는 사람의 마음을 울릴 텐데, 그런데 누군가는 그 감동을 나약한 부르주아의 퇴폐적인 감상으로 비난할 거란 말이오. (...)

내가 왜 이런 이론서를 주는지 알겠어요? 이론에 감정은 없잖소." _p.253


"한설야는 문득 백석의 시구를 떠올렸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한설야도 생각했다. 천생 시인에게 시를 쓰지 말라는 것이 어떤 고통인지를." _p.255


✒️
자신의 아이를 떠올리며 동시를 쓰기 시작한
백석은 북에서도 꽤 인정받고, 작품집을 내지만
결국 절친 허준은 탄광으로, 그는 개마고원의 농장으로 돌아오지 못할 유배 생활을 떠난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렇다. 아무리 외롭고 쓸쓸해도 나무는 중력을 거슬러 오른다. (...) 지금 당장 비와 바람이 거세서 마치 금방이라도 가지가 휘고 꺾일 듯하지만 높은 곳을 향해 뻗는 힘은 생이 다하는 날까지 계속되지 않는가.

아, 어쩌면 그 힘을, 중력을 이겨 내는 나무의 힘을 긍정한다면, 결코 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살아 있는 한, 중력을 이겨 내고 바로 설 수 있겠지." _p.276


🔅
그가 남쪽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그러면 1970년, 80년, 90년까지 쭉 이 대단했던 시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덧없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그만큼 따뜻한 문장들이 좋았던 책,
강영준 작가님의 『흰 바람벽이 있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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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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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부족하다며 늘 전전긍긍하고, 재미있는 일이 없다며 항상 따분해하는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다. 날마다 벌어지는 사소한 기쁨들을 가능한 한 많이 경험하고, 거창하고 짜릿한 쾌락은 (...) 조금씩 맛보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지친 몸을 추스르고, 일상의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거창한 쾌락이 아니라 사소한 즐거움이기 때문이다."_p.21, <작은 기쁨> 中

『데미안』, 『싯다르타』 같은 작품들로만 만났던,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은 작가 헤르만 헤세의 문장들이 담긴 『삶을 견디는 기쁨』이다 :)

헤세의 일기장 같기도 한 문장들이 307페이지로 펼쳐진다. 뒤에는 약 20페이지에 걸친 필사 노트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그 디자인만큼이나 감각적인 책이었다. (악필이 문장을 망칠 것만 같아 한 페이지 적고 아껴두는 중😋)


📖
짤막한 시부터 철학, 심리학에 관한 이야기, 한 도시의 역사, 마음의 심연까지 다양한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그중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행복'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행복을 찾아 헤매는 동안 그대는 행복해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 이미 잃어버린 것을 안타까워하는 동안 당신은 목표를 갖고 쉼 없이 달리지만 무엇이 평화인지 알지 못한다.
행복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으면, 일어났던 수많은 일들이 당신의 마음을 괴롭히지 않고, 당신의 영혼은 쉴 수 있게 되리라." _p.102-3, <행복> 中


🎠
"조바심을 내는 것이 우리가 겨우 여가 시간을 누리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이, 가능한 한 빠르게'가 되었다. 그 결과 쾌락은 점점 더 많아졌지만 즐거움은 오히려 줄어들었다."_p.12

현대인들은 지나친 쾌락주의에 빠져있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세상이 온통 자극적인 것 투성이어서, 점점 더 자극적인 걸 찾다 보니 비윤리적인 선을 넘기도 하고, 과거에는 일반적이었던 결혼이나 출산, 육아 같은 안정적인 삶을 바라지 않게 된 것이라고.

가끔 하루에 영화 3편을 연달아 본 날이면 '나도 쾌락의 노예구나'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즐겁지'는 않았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의무적으로 영화를 봤을 뿐,
남는 건 공허함 뿐이었다.

헤세의 말처럼 작은 기쁨들을 찾아보려고 한다. 감사 일기를 쓰겠다, 인스타에 몇 번을 선언했음에도 여태 미루고 있었지만, 오늘은 일기장을 펼쳐보았다. 한 글자씩 감사한 마음도 함께 꾹꾹 눌러 담기 위해.

"우리의 눈은 작은 것에도 기쁨을 느끼며, 사물을 보며 즐거움을 찾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 우리는 하루하루 살면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소한 일들과 그로 인해 얻은 작은 기쁨들을 하나하나 꿰어 우리의 삶을 엮어 나간다." _p.20


💛
헤세는 이 책 속 여러 작품에서 끊임없이 말한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는 행복을 다 놓친다'고.
행복은 어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지나가다 맡은 꽃향기, 아이들이 재잘재잘 떠드는 소리, 시원한 바람 같은 곳에 있다고.

나는 쉼 없이 달려본 사람이 아니기에 쉬이 소확행이나 '행복' 자체에 대해 논할 자격이 없는지도 모른다. 정말 치열하게, 열심히, 잘 산 사람들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인지도.

하지만 그냥, 지금의 이 시간이 그 소확행을,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달리고 있는 그 궤도로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이제는 흔들리지 않고 긴 꼬리를 달고 있는 기차로써.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도 오늘 하루만큼은, 가능하다면 내일도 조바심을 내려놓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앞으로 나아가되, 주변 풍경을 돌아보며 한 발, 한 발 내디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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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큘러티브 디자인 - 모든 것을 사변하기
앤서니 던.피오나 라비 지음, 강예진 옮김, 김황 감수 / 안그라픽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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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변하다 思辨]
1. 생각으로 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려내다.
2. 철학 경험에 의하지 않고 순수한 논리적 사고만으로 현실 또는 사물을 인식하려 하다. 직관적으로 인식하거나 지적으로 직관하는 경우도 있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
디자인회사에 다닐 적 팀장님이 자주 하시던 이야기가 있다. "디자이너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이다. 어느정도는 분명 맞다. 디자인이 필요한 이들에게, 자신이 가진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디자인은 훌륭한 문제 해결 방법이다.

문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속 시원히 하는 두 뉴욕 뉴스쿨 교수가 있다. 앤서니 던과 피오나 라비. 두 교수의 사변적 디자인 이야기, 『스페큘러티브 디자인』이다.



🔨
"오늘날 우리가 겪는 문제의 대다수는 고칠 수도 없고, 이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 가치관과 신념, 태도, 행동을 바꾸는 것 뿐이라는 사실이 점점 더 확실해진다." _p.16

하지만 디자이너들은 때로 문제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근본적인 원인(사람들의 가치관, 태도)를 간과한 채 세상의 단면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런 경향에 두 교수는 이야기한다.
"스타일 차원이 아니라 이념과 가치 차원에서 디자인의 다원성이 필요하다."고. 그렇게 스페큘러티브(사변) 디자인은 시작되었다.



📖
첫 장은 이론으로 시작하지만,
이 책은 전형적인 '디자인 서적'의 구조를 띈다.
다양한 디자인 레퍼런스를 소개하고, 짧은 설명 등이 덧붙여진다.

다소 비현실적이지만 '영감'의 원천이 될만한 디자인들이 나열된다. 대부분의 레퍼런스들은 2012년을 기준으로 하기에, 2024년 현재 실재로 존재하는 디자인들도 보였다. 우리가 익히 아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블랙 미러>나 <아바타> 같은 작품들도 언급된다.

"어쩌면 사람들은 제각기 유일무이한 세계, 사적인 세계, 다른 사람 누구도 거주하거나 경험해 본 적 없는 다른 세계에 살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궁금해졌다. 현실이 사람마다 다르다면 한 가지 현실만 말할 수 있을까, 그게 아니라면 여러 개의 현실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여러 개의 현실이 있다면 그 중에 다른 것보다 더 진정한(더 현실적인) 현실이 있을까?" _p.227, 필립 K.딕의 1978년 연설


🔏
디자이너라면 '스페큘러티브 디자인'의
개념을 위해서라도 꼭 한 번쯤 볼 만한,
SF적 영감이 필요한 이들도 한 번 쯤 보면 좋을 책,
『스페큘러티브 디자인』이었다 :)


"스페큘러티브 디자인은 의미와 문화에 관한 것이며, 변화할 삶에 무언가를 더하고, 현재의 삶에 도전하며, 꿈꾸는 능력을 구속하는 현실의 끈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대안을 제공하는 것이다." _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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