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우리를 이어 줄 거야 - N권의 책 속, 길을 내는 질문들 생각하는 10대
박현희 지음 / 북트리거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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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한 세상, 수많은 길 가운데
꿈을 찾아가는 너를 위한 '오늘의 책'들"

고등학교 사회 선생님이자 독서 클럽 운영자인 작가님은 서론에서 이른 질문 두 개를 던진다.

1) 고등학교 대학 기간 중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2)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노력한 경험과 이를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인지.

하지만 이는 아래처럼 바꿔볼 수도 있다.

1️⃣ 당신이 사는 동안 당신의 목표와 관련하여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경험과 활동 중심으로 생각해 보기.
2️⃣ 지금까지의 삶에서 타인과 공동체를 위한 노력과 경험, 그리고 그를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인가?

내 머리를 치는 질문이었다.
나는 얼만큼 노력했는데, 어떻게 살고 있는가?
고등학생들을 위한 질문에 나의 뼈를 때리는 채찍이 숨어있을 줄이야.

북트리거 출판사에서 출간한 박현희 작가님의 『책이 우리를 이어 줄 거야』다.



📖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28권의 책과 함께한다.

세상을 온전히 보기 위한 1부 [제대로 알다]
- #좋아보이는것들의배신 #공정하다는착각 #공감의배신 #가짜뉴스의고고학 등

마음의 세계를 확장하기 위한 2부 [새롭게 보다]
- #여자를위한도시는없다 #휴먼카인드 #인생의역사 등

'다름'을 이해하기 위한 3부 [경계를 넘다]
- #타인이라는가능성 #실격당한자들을위한변론 #신데렐라는없었다 #잔류인구 #사이보그가되다 등

함께하는 연대의 힘, 4부 [손을 잡다]
- 내친구압둘와합을소개합니다 #타인의신발을신어보다 #작별하지않는다 등

그리고 각 책의 끝에서 함께 읽으면 좋은 책 3권을 더 소개한다.


➡️
10대를 위한 책이지만 결코 10대만을 위한 책은 아니었다. 정체성의 혼란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어른에게,

또한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는 책, 『책이 우리를 이어 줄 거야』였다.


-
책을 한 권 읽었을 뿐인데, 꼬리책이 100권이나 생겼다. '읽고 싶어요' 목록이 부쩍 늘어나 기쁘기도, 언제 다 읽지 하는 마음에 슬프기도 하며 책을 덮는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책장에 꽂아놓고 두고두고 보며 나를 확장하기 좋은 책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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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먹는 아이
도대체 지음 / 유유히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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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을 무척 좋아합니다. 왠지 모르게 힘들고 지친 상황일 때 떠오른 것들이거든요." _p.249

혼자 하염없이 산길을 걸은 후에, 오래된 카페 구석에서, 퇴근 후 옥상에서 맥주를 마시며, 요란한 연애의 끝에서, 지독한 짝사랑의 한복판에서, 오랫동안 함께한 개 태수'를 떠나보내며.

작가 도대체가 써 내려간 기묘하고도 따뜻한 이야기들.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그의 책, 『기억을 먹는 아이』.


📖
"나는 기억을 먹을 수 있어요. 그 기억도 내가 삼켜줄게요. 다시는 꺼낼 수 없게 먹어줄게요, 내가." _p.33

꽤 기묘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치아가 뾰족뾰족해서 바위도, 표지판도, 가로등도, 사람의 기억까지도 먹어 치우는 어린아이.

통곡하는 사람들이 들어가 있는 움막, 복수를 설계해 주는 남자, '지옥', 별을 갖고 싶던 왕자와 왕비에게 잘 보이고 싶던 광대.

총 24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보따리가 『기억을 먹는 아이』에 들어있었다. 어떤 이야기는 절묘하게 이어지고, 어떤 이야기는 궤를 달리한다.

짧고도 긴 이야기 끝에 기묘함과 여운이 남는다.


🪑
도대체 작가님이 2007년부터 2023년까지 쓴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으로,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함께 들어있어 도대체 작가님의 어떤 마음을, 삶을 따라가는 기분도 들었다 :)

도대체 작가님의 이야기를 따라 아주 먼 옛날 어느 왕이 통치하던 시절부터 현대의 어느 마을,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따라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던 2시간.

작가님이 언제까지고 이런 따뜻한 이야기를 쓰는 삶을 살아가기를, 그리고 나는 그 책을 계속 읽겠다고 다짐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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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퍼스널브랜딩 - 나만의 가치를 브랜딩하여 평생 월급 통장을 만든다
정진호 지음 / 애플씨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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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자신의 가치와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든 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_p.7

지금도 글을 쓰고 있는 이곳, 이 세계.
바로 '인스타그램'.

요즘 좋은 기회를 통해 이런저런 무료 강의를 듣고 있다. 주제도, 방향성도 전혀 다른 강의를 마구잡이로 듣는 식이지만 그 모든 강사님에게 깊은 감명을 받고는 한다.

나이 불문, 성별 불문.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 오픈 채팅,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만의 '퍼스널 브랜드'를 쌓아 올리고 계신 수많은 분들.


📱
2월부터 공부하겠다, 하겠다 하고 책을 야금야금 읽어왔지만(업로드 스케쥴로 인해 인스타에는 기록하지 못하고 있지만🥲), 딱 이렇다! 하는 책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책들의 한계일까(인스타 마케팅 도서 부족). 게시글을 만드는 아주 기초적인 방법부터 설명하는 책이 많았다.

그러던 중 전부터 읽고 싶었던, 그러나 읽지 못했던
앤디파파님의 인스타그램퍼스널브랜딩 을 만나게 되었다 :)


📖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건,
기본 단계를 넘어 정말 인스타 '브랜딩'을 제대로 시작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실용서에 가깝다는 점이다.

퍼스널 브랜딩에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짚어주고, 콘텐츠 기획, '데이터'를 보고 활용하는 법, 그리고 수익화에서 매우 중요한 '협업 방법'까지.

퍼스널 브랜딩을 넘어 하나의 고유한 브랜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이야기가 가득했다.

앤디파파, 정진호님은 말한다.
"꾸준함과 실행력이 가장 중요한 학점이다."라고.


-
세상에 흥미로운 거,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스스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휩쓸려 다니는 요즘.

읽고 있는 책들을 바라본다. 인스타그램 마케팅, 퍼스널 브랜딩 책들이 꽤 많다. 어쩌면, 이게 내가 갈 방향인 걸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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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알 환상하는 여자들 1
테스 건티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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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엄마에게 현대 삶을 요약해 보라고 하면, 그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모두가 하지도 않은 일로 서로에게 벌을 주는 시대." _p.15

영어로 The Rabbit Hutch, '토끼장'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작품 『우주의 알』.


🐇 🐓
좁고 열악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아파트를 '토끼장'이라고 부른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닭장'이라고 표현하는 게 조금 더 와닿는다. 닭만 한 케이지에 닭을 넣어 기르는, 상상만 해도 끔찍한 닭장.

(15년쯤 전에 양계장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충격받아서 동물복지 달걀만 사먹는 1인)

『우주의 알』은 그 아파트에 사는, 혹은 연관된 수많은 인물의 삶을 매우 디테일하게 묘사한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인간의 '삶'을 잘 담아낸 작품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인물들이 모여 이루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사회의 모습도. 개인적으로 살짝 『피프티 피플』이 생각나기도 했다. 물론 『우주의 알』이 500%쯤 더 매운, 마라 맛 사회를 그려내고 있었지만 .


🌪
블랜드 왓킨스가 육체에서 빠져나온다. 이제 겨우 18세, 죽음의 끝자락에서 시작된 유체 이탈로 영혼은 바카베일을 떠돈다.

죽음이 그 시작이어서 더 이렇게 느껴지는 걸까, 기묘함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현실과 환상이 교차한다.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을 정도로 몰입하다가도, 깊은 한숨과 함께 덮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다.

수미상관(首尾相關).
결국 이야기는 블랏쳇이 자신의 몸을 빠져나온,
몸에서 빛이 나는 오십대 발광체 아저씨가 함께 있는 C4호로 돌아온다.

"사이렌 소리가 들렸어요. 발소리가 들렸어요. 노크. 목소리. 당신네들 목소리. 그러고는 모든 게 현실이 됐어요." _p.446


🗡
"난 승인의 형태로 가장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정말
지긋지긋해요." _p.385

『우주의 알』은 은행나무 출판사의 해외 '여성 문학' 시리즈이다. 열악한 토끼장 속, 그 속에서도 결국 누구보다 힘들게 살아가는 건 사회적 약자, 여성과 아이, 임산부와 부모, 무언가 책임져야 할 게 있고, 밟히는 게 있는 이들이었다.


💌
책과 함께 도착한 편집자 여우님의 레터에 이런 글귀가 있다.

"사실 어느 쪽도 이 책에 적합한 설명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은 이렇게 소개하고 싶어요.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라고요.


-
인친님이 이전 『우주의 알』 게시글에 '환장하는 여자들'이라고 보았다는 댓글을 달아주셨다. 그리고 책을 덮고는 생각했다. 어쩌면 '환장'이라는 말도 잘 어울렸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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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번의 금요일 -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2014~2023년의 기록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사단법인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 온다프레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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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1, D-3632

2014년 4월 16일, 수요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많은 분들이 이날을 어떤 방식으로든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날짜, 시간, 요일은 잊었을지언정 거대한 배가 서서히 침몰하는 모습, 바닷가에서 오열하는 가족들, 실종자 수색에 너도나도 뛰어든 구조대와 봉사자들까지. 어떤 한 조각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D-514

2022년 10월 29일.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잊을 뻔한 기억도 있다. 친구들을 만나고 귀가하던 길, 어렴풋이 '무슨 일이 생겼나보다'했던 뉴스가 그 아픈 참상을 드러냈을 때가 떠오른다.


📖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정확히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냥 그런, 지나간 10년이었겠지만 결코 그럴 수 없는 이들이 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10주기 공식 기록집, 『520번의 금요일』이다.

유가족을 포함하여 117명과 함께한 148회의 인터뷰가 들어있는 책. 2022년 봄에 시작된 기록이 452페이지에 꾹꾹 눌러 담겨있다. 겨우 452페이지로 모두 할 수 없었을 마음과 사건들이 차고 넘쳤을 게 선연하다.


✒️
"이 기록은 지난 10여 년 세월호의 시간을 되짚어보는 동시에 세월호에 관한 집단기억을 만들고, 우리를 다시 구성하는 첫 걸음인지도 모르겠다. 방금 이 이야기 속에 들어온, 어쩌면 새로운 질문과 마주할 당신과 함께." _p.15

나는 책을 시작하면 목차에서 한참 머물고는 한다. 이 책이 어떻게 진행될지,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미리보기 같은 느낌이라서 목차를 읽으며 책의 내용을 상상한다.

하지만 미처 목차로 넘어가기도 전에 손이 멈췄다.

간지, 속표지 1과 2, 그리고 그 뒤에는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단원고 희생자와 생존자의 부모님들의 이름이 여전히 누군가의 '아빠', '엄마'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그리고 희생된 아이들의 어린 형제들, 그 배에서 살아남은 아이들, 수많은 활동가들, 10년 사이 세상을 뒤로한 이들의 이름이 이어졌다.

바로 그 다음 장이 목차였는데.
목차로 넘어가지 못하고 책장을 덮었다.


🛳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차마 적을 수가 없다.
책 속의 여러 문장들이 떠오르지만 쉬이 옮길 수 없다. 그렇게 가볍게 옮길 수 있는 말들이 아닌 것 같아서.

결국 현재의 모든 사회적 안전장치들은 피의 역사 위에 세워졌다는 걸 안다. 사건이 벌어진 후에야, 누군가 죽고 난 후에야, 그리고 그걸 많은 사람이 알게끔 1인 시위라도 한 후에야 사회는 움직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회가 너무나도 혼란스러워서 그 피해로 울부짖는 사람 옆에서 그에게 돌을 던지는 이들도 있다. "유난이다", "주작이다" 같은 소리를 짖으며 손수 2차 가해자가 되길 자처한다.


-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지만 그 누구한테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 재난참사입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에서는 참사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고, 그 참사의 한가운데 있는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참사를 해결해야 할 국가와 사회로부터 추모와 위로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2차 가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_p.403, 수진 아빠 김종기님

잊지 말자. 우리에게는 앞으로 나아가고, 상처 입은 이들에게 온기를 건넬 시간만 세어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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