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2023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
황승희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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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일할 사십 대에 조기 은퇴, 퇴직금으로 땅을 사 부모님과 함께 흙냄새 맡으며 밭농사를 짓고 있는 작가, 황승희님의 에세이 『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작년 즈음에 '귀농'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주택에서 작게 밭농사를 지으면서 마당을 가꾸고 싶다는 아버지의 말 때문이었다.


🌾
『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는 이 생각의 길을 쭉 걸어 부모님과 함께 귀농한 작가님의 이야기다.

전혀 모르던 농사라는 걸 배우고, 여러 지원 사업을 찾아다니고, 초보 농사꾼으로 좌충우돌 군산 라이프를 보낸다.

귀에는 보청기, 발목에 철을 박은 어머니.
틀니를 한 아버지, 임플란트를 한 딸까지.
어딘가 한 구석 사이보그 같은 세 사람과
고양이 두 마리의 소소하고 따뜻한 힐링 에세이가 펼쳐진다.

가족이라는 관계는 참 복잡하다.
한없이 가깝지만, 가까워서 불편할 때가 있으며, 쌓인 시간들은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다.
그렇기에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하고 일궈 나가는 작가님의 삶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
언젠가 나도 작가님처럼 귀농하게 될까?
다시 나의 이야기로 돌아가 본다.

아버지는 귀농에 꽤 진지하셨고, 귀농 유튜버들을 열심히 챙겨보시다가 가끔은 나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30대 초반에 귀농한 디자이너라며, 이 사람도 처음에는 엄청 게으르고 벌레라면 기겁을 했는데 지금은 매우 성실한 만능 일꾼이 되었다며 '다른 삶'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요즘은 생태 유튜버들을 보며 작은 연못 만드는 법을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다. 이제는 아예 산으로 들어갈까 한다며 가끔 땅을 보러 강원도를 오가시는 것도 같다.

내가 무언가 도움이 되기는 힘들지만, 안 좋은 무릎과 허리가 더 나빠지기 전에, 아버지가 하고 싶은 걸 해보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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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어떤 삶일지라도,
선택했다면. 꼭 하고 싶다면, 시간을 더 보내지 말고 도전해 보길. 좌충우돌해도 온전히 잘 살아낼 수 있는 당신임을 당신만은 알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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