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의 주인님 6 - S Novel
히구레 민토 지음, 나포 그림, 이서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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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기껏 사람들 구한다고 싸웠더니 왜 쫓기는 신세냐고. 주인공 일행은 어찌어찌 사람들이 사는 성채에 도착하여 한숨 돌리나 했더니 같은 반 친구였던 '쿠도'가 인간들은 다 죽어야 된다며 대규모로 마물떼를 조정하여 성채를 박살 내버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도 '쿠도'랑 같은 마물 조종 능력자라는 게 밝혀지면서 쫓기는 신세가 되어 버렸죠. 근 5년 만에 6권이 나왔습니다. 하나의 학급인지 학교 전체인지는 이제 와 생각 안 납니다만, 아무튼 주인공이 속한 반 전체가 이세계로 전이를 해버렸죠. 처음엔 다소 당황했어도 문명인답게 누군가가 리더가 되어 마을을 만들고 아이들을 보호하는 등 나름대로 착실하게 살아가는 듯했었습니다만. 발현되는 치트에는 격차가 있었고, 현대의 법이 통용되지 않는다는 세계라는 걸 알게 된 순간, 아이들은 원초의 본능에 눈뜨고 말았습니다. 힘이 있고, 법이 없는 세상이 도래했다면 뻔한 결과만 있을 뿐이라고, 1~2권에서 인간들의 추악한 이면을 참 잘 표현하기도 했었죠.



주인공 '마지마'는 그런 상황의 희생자로서 광기에 찬 아이들에게 두들겨 맞으며 도망은 쳤습니다만, 죽어가며 자신을 먹으려 드는 슬라임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못하는 절망감에 휩싸인 채 기절했다 깨어나 보니 그 슬라임이 테이밍 되어 있었죠. 주인공 능력은 테이밍. 뭔가 대단할 거 같지만 본채인 주인공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노멀 바디. 이후 슬라임에게 '릴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같이 살아가게 되죠. 이제 해피한 치트 생황이 기다릴까 싶지만 아닙니다. 보통 최약 치트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먼치킨이 되어가는 반면에 본 작품의 주인공은 6권이 되어도 여전히 노멀 바디죠. 온전히 테이밍한 마물의 힘으로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하고, 여러 마물을 테이밍 하면서 조금씩 전력을 키워가지만, 문제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의 적으로 나오는 인물들은 같은 반 친구들이라는 거고, 그 친구들은 하나같이 먼치킨급으로 강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채 공방전에서도 마음 아픈 상황을 접해야만 했죠.



이번 6권에서는 '릴리'가 주인공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라는 존재까지 버려가며 헌신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성채 공방전 이후 간신히 도망은 쳤습니다만, 이세계로 전이된 후 '용사'라는 칭호를 받은 '이노 유나(히로인)'가 그를 범인으로 보고 잡기 위해 쫓아왔죠. 막강한 그녀의 힘에 거의 자폭에 가까운 반격으로 어느 정도 대미지를 주었으나 그로 인해 주인공과 릴리는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다시 재회하던 순간. 1권에서 언급만 된 '미즈시마 미호(이하 미호)'의 소꿉친구가 '릴리'를 공격하여 기절 시킨 후 납치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미호'는 겁탈 당하고 죽임 당한 여학생입니다. 그리고 릴리는 버려져 있는 그녀를 흡수하였죠. 미호의 소꿉친구는 그녀가 살아 있을 적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그녀를 남겨두고 길을 떠났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도움을 요청하는데 성공은 하였지만, 정작 지키고 싶었던 그녀는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죠. 그 상실감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까, 헌신하는 릴리와 더불어 6권의 최대 포인트가 됩니다.



다들 미처갑니다. 온전한 아이들은 진작에 다 죽어 버렸죠.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아이들을 사냥했던 '쥬몬지', '쿠도'는 치트가 각성되면서 뭘 봤기에 인간들을 다 죽이고자 합니다. 미호의 소꿉친구는 미호가 죽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그녀의 겉모습을 하고 있는 '릴리'에 엄청나게 집착하게 되죠. 주인공은 세상에 좋아서 악인이 된 사람은 없다고 성선설을 유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달을 일어나게 한 '이노 유나(소꿉친구를 달고 있거든요)'는 말하면 통한다는 마법 소녀가 내뱉을법한 정신 나간 말만 해대고 있죠. 주인공 보고 성채 박살 낸 범인이 아니라면 가서 재판을 받으라 하는데, 주인공이 벙쪄있자, 왜? 쫄? 이러는데 공정한 재판이 내려질 거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게 여간 흥미로운 게 아니죠.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릴리를 되찾아야 하는데, 그 소꿉친구가 여간 강한 게 아니라는 설정을 넣는 바람에 주인공은 사면초가에 빠집니다. 노멀 바디로 가봐야 그냥 양단될 거고, 이노 유나 때문에 현재 다른 권속들은 망가졌거든요.



맺으며: 납치된 상황에서 되레 노멀 바디 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릴리의 헌신이 눈물겹습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 그녀의 행동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마물에서 인간의 영역으로. 소꿉친구에게 두들겨 맞는 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인간의 영역에 진입하여 치트를 발현 시키면? 어쩌면? 하지만 그녀는 마물이고 인간이 아니죠. 주인공이라는 인간을 사랑하는 마물. 그런 마물을 구하기 위해 노멀 바디를 다 쓴 비누처럼 자신의 몸을 갈아버리는 주인공. 뭔가 막 러브 스토리 영화 한편 뚝딱 나올 정도로 순애를 그립니다. 하지만 그래서일까요.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너무 힘을 썼는지 이야기가 엄청나게 지리멸렬해집니다. 하나의 가정을 놓고 고찰을 몇 페이지나 해대는지 질러 버렸습니다. 그리고 소꿉친구를 퇴치하고 릴리를 탈환하는데 250페이지 넘게 쓰고, 그렇게 쓰고도 기승전결로 이어지지 않는 고구마는 트럭째로 몰려오게 해서 아주 환장하게 합니다. 했던 말 또 하고, 뭔가 고찰하고 설명하고 마음을 표현하는데도 하나의 감정을 두고 몇 페이지나 소모하는지, 지루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학생들이 겁탈당하고 죽임 당한 걸 눈앞에서 보고도 사람은 본디 착하다는 성선설을 입에 올린다는 게, 솔직히 주인공이 제일 미친 거 아닐까 싶었군요. 아무튼 처음엔 재난 등 시리어스를 표방하며 독자의 시선을 끌다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하나같이 지리멸렬해지는 공통이 있던데 본 작품도 비슷하게 흘러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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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 6 - L Books
바바 오키나 지음, 키류 츠카사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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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마왕과 숨바꼭질하면서 세상 구경 중이었는데, 관리자의 도움을 받아 워프해온 마왕에 의해 분자 레벨로 분해가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었죠. 하지만 영악한 여주는 스페어를 준비해두었단 말씀. 어쩌다 보니 산란 스킬을 입수한 여주는 엄마(마더)가 그랬던 것처럼 엘더 대미궁에 알을 무진장 낳아 두었더랬죠. 그중 하나에 혼인지 뭔지를 이동시켜 어쩌고저쩌고 특촬물 찍듯이 해서 부활에 성공은 했습니다만. 여전히 마왕은 두렵고 어찌할 수 없는 존재. 근데 부활하고 보니 낳아둔 알들이 부화하여 여주 주니어가 한가득 있더란 말이죠(종말에는 호러급 번식). 남편 없이 무성 생식하듯 낳긴 했다지만 그래도 자신의 새끼이건만 좀 보살펴주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엄마(마더)가 그랬던 것처럼 여주도 방임주의로 일관. 사실 얘가 정이 좀 없긴 했죠. 이게 이번 6권 내내 소피아에게도 이어집니다. 부활하여 그토록 바랐던 아라크네로 진화한 여주는 다시 '소피아'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근데 소피아 집이 습격 받고, 도시는 불타고 있네요.



습격자는 엘프 족장, 소피아는 절체절명의 순간, 아라크네로 진화했겠다 너 죽었어하며 엘프 족장에게 덤볐다가 쌍코피 터지는 여주. 마왕의 난입으로 3각 구도가 되어 또다시 위기를 맞았지만 어쩐 일인지 마왕은 엘프 족장을 한 컷으로 보내버렸죠. 근데 죽은 건 분신이라네요. 다시 마왕과 독대하게 된 여주는 땀 삐질. 마왕은 마왕대로 이뇬(여주) 분명 분자 레벨로 소멸 시켰는데 왜 살아 있지? 6권까지 기준으로 관리자 이외엔 적이 없는 마왕으로서는 이 정체 모를 뇬(여주)이 아주 두려운 겁니다. 죽여도 죽여도 죽지를 않으니까요. 근데 웃긴 게 마왕은 여주의 할머니란 말이죠. 여주의 엄마는 마왕의 딸이고. 손녀가 딸을 죽이고, 할머니를 못살게 굴고, 할머니는 딸 복수한답시고 손녀를 죽이려 하고, 거미 집안은 부모 자식도 몰라보는 폐륜 집안인가? 지금 엘더 대미궁에 증손주들이 바글바글 거린다는 걸 마왕이 안다면 무슨 심정이 될까? 이 두려운 애를 어찌하면 좋을까 했던 마왕은 결국 여주와 동맹을 맺게 됩니다.



있을 곳이 없어진 소피아와 그녀의 종자는 마왕과 여주를 따라나섭니다. 이때 소피아 나이 1세. 말은 염화로만 가능. 전세에서 여주와 같은 반이었으나 접점은 없음. 하지만 엄친아급 이뻤던 여주와 다르게 소피아는 평범 이하 쭈구리. 못생긴 외모에 콤플렉스를 느꼈던 그녀는 여주에게 엄한 분노를 저장주이었는데 이세계로 전생하고 보니 부모가 존잘이네요. 그럼 나도 존잘이라며 마음에 뽕을 엄청 쑤셔 넣고 있었더니만 만끽하기도 전에 부모님 사망, 그리고 엘프들에게 쫓기는 신세. 지금은 여주가 뽑아낸 실에 묶여 강제로 걷는 중. 여주는 자신의 모습 때문에 당당히 대로를 걷지는 못하고 산으로만 싸돌아다녀야 하는데 지루하고 심심하다며 소피아를 실에 매달아 인형 놀이 삼매경입니다. 같은 전생자를 만나 기쁨의 몸부림이라도 칠 줄 알았더니 저기 굴러다니는 돌멩이 취급. 마왕과는 동맹을 맺었지만 언제든 뒤통수칠 준비 만땅. 지금은 당장 어찌할 수 없으니 겉으로는 미소 지을 뿐이죠. 마왕도 여주를 어떻게 죽여야 되나 고심 중이고요.



그런 살벌한 동거를 이어가며, 이야기는 소피아 위주로 진행이 됩니다. 여주에게 인형 취급받으며 신세 한탄하다 전세 기억이 새록새록 튀어나왔고 분노를 주체 못 하여 엄한 마왕에게 쏟아내는 일이 벌어집니다. 5권에서 자신을 구해준 여주에게 충성을 다할 줄 알았더니 이 배은망덕한 경우가 또 있을까? 아직 어리다는 증거죠. 1세니까 어리긴 어리지만요. 근데 그 분노의 시작점이 잘생긴 여주에 대한 질투다 보니, 그러니까 전세에서 나는 쭈구리인데 여주는 반 친구들이 우러러볼 정도의 미모에서 오는 불합리 등등. 감정을 주체 못 해 '저딴뇬' 취급했다가 마왕에게 팩폭 당하고 급쭈구리 되는 인생 성장기를 그려 갑니다. 사실 여주는 지금 '거미'의 모습이죠. 엘더 대미궁에서 태어나 개고생 하고, 그녀(소피아)를 몇 번이나 구해준데다 지금은 한사람 몫을 하게 한답시고 훈련을 시켜주는 애에게 저딴뇬이라니. 근데 정작 여주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것이지만요. 소피아를 구해준 것도, 지금 훈련하는 것도 다 흥미 본위일 뿐. 이걸 소피아가 안다면?



그런데 엘더 대미궁에 낳아둔 자녀들이 반란을 일으키네요. 여기에 대해 뭔가 복선이 있지만 나중에 차차...



맺으며: 소피아의 종자도 자아를 잃어버려 찾는다고 지면을 엄청 써대는데 솔직히 다 큰 남자의 자아 찾기는 별로 흥미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일단 이번 6권에서는 종자 포함해서 에반게리온의 신지처럼 한 사람의 인격 완성이라는, 소피아도 그렇고 지금의 삶을 받아들이지 못해 방황하는 걸 마왕이 케어해줌으로써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얘(마왕)가 이렇게 착하고 선한가 싶을 정도로, 괜히 할머니(겉모습은 10대 초반 여자애) 아니라는 듯 인자하게 소피아와 그녀의 종자를 어른으로 키워가는 게 조금 흥미롭죠. 여주는 아무런 생각 없고요. 그냥 재미로 살고, 재미로 소피아 훈련 시키고, 그걸 진짜 자신을 챙겨준다고 오해한 소피아가 점점 여주에게 빠져드는 형국이 되어 갑니다. 그리고 심심함을 주체 못 한 여주에 의해 시작된 마왕의 직속 부하 퍼펫 타라렉트의 마개조는 거미를 인간 여자애로 승화 시키기에 이르는데요. 퍼펫은 한창 마더와 싸울 때 마왕이 파견한 4천왕급의 먼치킨으로서 마더보다 더 죽음을 직감하게 할 정도로 강적이었죠. 근데 지금은 여주의 손에 개조되어 여자애 되어 버렸으니, 라이트 노벨이니까 가능한 뭐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



아무튼 종교 전쟁을 벌이려는 교황에 의해 여주의 위치가 중요해져 갑니다. 미궁의 악몽(여주)이 어느 편에 설지에 따라 전쟁의 판도가 달라니까요. 여기에 엘프도 제3세력으로서 참전하는 기류가 퍼지게 되고요. 마왕도 처음부터 마왕은 아니었던 듯하지만 마왕이 되어 인족을 치는 역할을 다 하려 하죠. 작초반 언급되었던 세계가 망가진다는 의미가 이게 아닐까 싶더군요. 누군가가 세계를 구해야 한다는 복선도 있었고. 이런 세상에 내던져진 소피아(나이 1세)와 그녀의 종자는 누구 편에 서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소피아는 여주와 마왕과 같이 여행하며 끊임없이 고뇌를 해야만 하죠. 전세의 쭈구리 경험 때문에 방어 기제가 작동되어 가시 돋친 말을 내뱉으면서도 여주와 마왕에게 버림받으면 어떻게 살아가지? 같은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해가면서도 그걸 자각하고 고쳐 나가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죠. 여주의 심심풀이로 시작된 고행의 수련은 그녀를 단련 시켜주었고, 마왕의 케어로 정신도 성장하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갑니다. 그러나 세계의 정세는 이들의 사정에 상관없이 혼돈으로 흘러가고, 엘프와 인족은 미래에 왜 멸망의 기로에 서는지 스스로 증명해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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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 5 - L Books
바바 오키나 지음, 키류 츠카사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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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마왕 너무 강했습니다. 휘두른 팔 한 방에 몸은 조각조각, 머리만 바다를 둥둥 떠다니는 호러, 몰려드는 피라냐(수룡), 자동 회복 스킬로 어떻게 몸뚱어리를 재생 시키고 대륙에 상륙. 다행히도 마왕은 여주의 기척을 감지하지 못하는지 엄한 곳을 뒤지고 있습니다. 아니 처음엔 조각조각 났으니 죽은 줄 알았지. 이참에 행동반경을 넓히던 여주는 도적들에 의해 공격받고 있던 마차를 구해주었죠. 그리고 엄마의 품에 안겨 마차에서 내리는 아기를 감정한 순간. 그리고 미래, 필자가 남주로 취급 중인 용사의 나라를 멸망 시키고 많은 이들을 세뇌하여 용사를 궁지로 몰아넣었던 '유고'의 편에 서서 막강한 힘을 행사했던 '소피아 케렌'. 아이들이 이세계로 전생하고, 성장하여 각자의 길을 걸을 때까지의 역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이번 5권에서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합니다. 4권 리뷰 말미에 배신자라고 언급했던 인물이 '소피아'인데요. 일단 히로인이고, 얘도 반 친구 중 하나입니다. 선생님에 따르면 관리자는 이세계인들을 키워 잡아먹으려는 아주 나쁜 신(神)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소피아는 왜 그런 관리자 편에 서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시하였었죠.



과거이자 현재, 그 '소피아 케렌'이 갓난 아기인 채로 어느 아줌마의 품에 안겨 있었습니다. 이것은 운명적인 만남일까. 여주는 소피아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기에 인족을 배신하고 관리자 편에 섰는가. 그런데 배신자라고 칭한 건 잘못되었다고 5권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래, 간신히 엘프 마을에 도착한 용사 일행은 '유고'가 이끄는 대군을 맞아 싸워야 하는 입장에 놓입니다. 선생님은 여전히 뭔가를 숨기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제약이 있어서 알려 주고 싶어도 못 알려주는 처지이고, 그래서 엘프 족장(그녀의 아버지)에게 이용당하는 처지에 놓여 있고, 그거와 별개로 선생님이라는 책임을 다하려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눈물겨운 모습은을 보여주었지만 한편으로는 가식으로 느껴지기도 했군요. 그리고 용사 일행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소피아 케렌'. 엘프 몰살을 선언합니다. 이때까지의 서술 트릭에 농락 당해서 엘프는 좀 막무가내지만 관리자에 대항하는 선(善)의 편이라고 필자는 멋대로 착각을 했었는데요. 여전히 착각 중일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5권에서 엘프들이 그녀(소피아)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나오면서, 선(善)의 행방은 180도 바뀌게 됩니다.



다시 과거이자 현재, 갓난아기 소피아를 구해주었던 여주는 어쩐 일인지 그녀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죠. '소피아'는 전생자입니다. 선생님은 반 아이들을 보호하려 하는 중이었죠. 그러니 '소피아'도 보호하려 할 테고, 근데 이 시기 선생님도 아직 아기였던 시절인지라, 선생님의 말을 듣고 대신 보호하러 온 엘프가 있었으니. 이전부터 엘프는 전생자들을 보호한다기 보다 관리자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가둬둔다는 느낌이 강했죠. 근데 굳이 보호할 필요 없이 죽이면 더 편하잖아?라고 생각하는 엘프가 있었고, 그런 일이 소피아'에게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녀의 곁에는 여주가 있었죠. 여기서 서로 좋게좋게 끝났으면 사실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필자는 여기서부터 역사가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몸은 마물이라도 아직 사람의 마음이 남아 있었던 여주는 위기에 처한 그녀(소피아)를 못 본척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소피아를 죽이려던 엘프는 가공할 실력을 보여주었죠. 구하러 왔다 되려 위기에 빠지는 거미녀. 절체절명의 순간에 난입해오는 마왕. 엘프 하나로도 힘든데 마왕까지. 인생 아니 거미생 잣되었다는 게 바로 이 순간이었을 겁니다.



불타는 도시, 엘프에게서 자신(소피아)을 지키기 위해 산화해간 부모님, 엘프와 결사적으로 싸우며 자신을 구해주었던 거미녀. 여주를 만난 소피아는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작가가 나쁜 겁니다. 앞에선 악(惡) 하게 표현 해놓고(필자가 선하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이런 반전을 보여주다니. 그녀(소피아)는 갓난아기 때부터 인생 하드모드였고, 어쩌면 여주가 그녀를 구해준 건 그녀에게서 자신(여주)의 처지를 봤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주도 태어나자마자 거미생 하드모드였죠. 아무튼 보답해 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아군이 되어준 거미녀에게 충성을 다하지 않으면 인간이 아닌 것이죠. 시종에게 안겨 처음으로 입을 연 소피아에게서 담담한 말투임에도 왠지 모르게 가슴을 울리는 슬픔을 느꼈었군요. 그리고 거미녀를 부모 이상으로 따르지 않을까. 소피아에게 있어서 엘프와의 악연은 여기서부터 시작이고, 여기가 엘프 몰살을 마음먹은 시작점. 사실 리뷰에선 뺐습니다만, 도시가 불타는 것도 인간들 때문이었으니 인간에게도 좋지 않은 감정을 이때 가지게 되었을 테고, 미래에 유고의 편에 선 게 아니라 꼬드겨 엘프와 같이 망하게 하려고 했던 게 아닐까 싶은 것도 있습니다.



잠깐 밖에 나가 있었던 마왕, 이 작품에서 제일 극적으로 성격이 바뀌게 되고, 여주에게 가장 최악으로 당하게 되는 개체 1호가 됩니다. 구구절절 언급하는 건 귀찮으니 패스하고, 신(神)에게서 치트를 받은 전생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막강한 먼치킨이었던 마왕은 여주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일로 인해 맥없이 무너지고 말죠. 무너졌다고 해서 죽었다는 의미는 아니고, 대충 표현하자면 여주가 가진 능력이 멋대로 저지른 음흉하고 교활하고 비겁한 방법에 당했다고만. 그것도 여주의 의지와 무관하게 공격하고 있어서 질이 더 안 좋다는 것. 아무튼 간에 마왕 입장에서는 여주를 죽어라 죽여도 부활하는데다(주인공 치트), 안 본 사이에 점점 강해지니까 소름이 막 돋는 겁니다. 그래서 가장 강하면서 가장 추악하게 당하는 웃지 못할 캐릭터가 되어 버리죠. 정신이 피폐해진 마왕은 두 손 두 발 다 들고 여주에게 동맹을 제안합니다. 소피아와 더블어 핵심이니까 꼭 보시길. 근데 알고 보니 여주의 할머니네? 엄마는 딸에게 죽고, 할머니도 손녀에게 처맞는 상황, 이처럼 유쾌하게 콩가루 집안을 표현하는 작품이 또 있을까요. 그런 그녀들에게 둘러싸인 '소피아 케렌'은 과연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맺으며: 그러니까 이번 5권의 요점은 악(惡)이라 생각했던 인물이 사실 피해자였다는 말씀. 소피아는 용사의 나라가 멸망하는 계기가 된 인물로서 용사가 이끌어가는 정사(正史)에 큰 영향을 준 인물로 각인시켜 주었었죠. 선생님도 그녀를 관리자 편에 선 배신자 취급도 했었고. 그러니 보는 입장에서도 당연히 악의 이미지를 가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만. 이번 5권에서 그녀가 왜 엘프 말살하려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이미지를 180도 달라지게 만들어 버립니다. 물론 이후 다른 관리자 편에 서서 진짜로 나쁜 짓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녀가 부르는 '주인님(선생님이 관리자라 부르는 인물)'이 누구인지도 이번에 밝혀지면서 그럼 그렇지 하는 납득과 주인님을 배신하는 일은 절대 없겠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유고'는 그냥 정사(正史)에 끼지 못하는 쓰레기. 아무튼 불타는 도시를 뒤로하고 여행을 떠나는 여주와 마왕 그리고 갓난아기 소피아의 장면은 조금은 진부하면서도 조금은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필자가 주인공 취급해 주는 용사는 어쩐 일인지 갈수록 발암이 되어 갑니다. 어찌할 수 없는 강적을 만나 후퇴해서 지킬 사람은 지켜야 함에도 무모하게 닥돌 하려는 거나, 사람 말을 은근히 안 들으려 하고, 엘프들이 전생자와 자신들에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알면서도 지켜주려는 건 용사답다 싶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발암 그 자체였군요. 외에도 관리자와 만나 담판을 짓는 거나 여러 가지 정사(正史)에 미치는 이야기가 있지만 지면 분량상 뺐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단 5권까지의 기준으로 엘프들은 여느 판타지와 다르게 엄청난 악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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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세계에서 부여마법과 소환마법을 저울질한다 6 - S Novel
요코츠카 츠카사 지음, 신동민 옮김, 마냐코 그림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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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중등부, 고등부 학생들 전원이 이세계로 단체 전이된 판타지물입니다.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는 사회 고위층 배설물 같은 곳으로서 문제아들 천지였죠. 하지만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 평범하게 진학하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이런 학생들은 그들(배설물들)의 이지메 표적이 되곤 하였는데요. 주인공 또한 평범하게 진학을 하였지만 '시바'라는 학생이 주도하는 이지메에 엄청나게 시달려야만 했죠. 오죽하면 학교 뒷산에 베트콩들이 즐겨 쓰던 부비트랩을 설치해놓고 그를 유인하여 죽이려 준비하였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그 순간 학교 전체가 이세계로 전이하는 사태가 발생하였죠. 그리고 도착한 곳은 빈말로도 좋은 곳이 아니었습니다. 대규모 오크 떼의 습격으로 남학생들은 몰살, 여학생들은 보이는 데로 능욕 당하고 몰살. 호러 몸통 분할 콥스 파티에 능욕이 더해진 지옥도가 펼쳐지는,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였습니다. 이들이 왜 이세계로 전이했고, 그들에게 뭘 시키려는지 6권인 지금도 밝혀지지 않은 채, 남은 아이들은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그러다 우연히 스킬이라는 능력을 얻으면서 점차 오크 떼에 대항하기 시작하였었습니다.



주인공은 버프를 거는 부여 마법과 소환수를 불러내 싸우게 하는 소환마법을 얻었습니다. 그는 이지메 주동자를 죽이려고 판 함정에 오크가 걸려 죽는 바람에 레벨 업을 했고, 그렇게 힘을 얻어 여자애들을 구해 전위로 내세우고 자기는 뒤에서 버프를 걸어주는 포지션을 완성 시키죠. 메인 히로인으로 '아리스', 서브 히로인으로 '타마키', 스페어 히로인으로 '미아' 이 3명을 전투 베이스로 하며, 두뇌 역할이자 주인공을 이용하려는, 겉은 멀쩡하지만 정신이 망가진 히로인 '시키'가 있고, 그 외에 여럿 엑스트라 히로인들이 있습니다. 남자들은 다 죽었거나 작가의 관심을 못 받고 있죠. 그리고 위기에 빠지면 사랑이 싹튼다고, 사태가 벌어진 지 2일도 지나지 않아 주인공과 메인 히로인이 서로 눈이 맞아 동침하는 파격적인 작품이기도 하죠. 이세계 전이 전에는 학년 자체가 달라서 누가 누군인지 모르는 상태였건만. 이후 히로인들은 좋게 말하면 서로 허물이 없고, 나쁘게 말하면 그런 행위에 대한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해대서 작품 자체를 굉장히 저렴하게 만들기 시작한다는 것인데요. 서로 좋아하면 그럴 수는 있지만 풋풋함이 아닌 저렴하게 느껴지니까 문제고,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갑툭튀처럼 해대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죠.



아무튼 죽을 사람은 다 죽었고, 살아남은 아이들을 규합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킨 주인공 일행은 미처 피난하지 못하고 고립되어 버렸습니다. 이번 6권은 고립에서 벗어나 이세계 주민들과 합류하고, 마물들에 대항해 그들과 힘을 합쳐 싸워 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알고 봤더니 이세계는 마왕군과 싸우고 있었고, 주인공의 학교는 누군가에 의해 그 싸움판에 전이된 것이죠. 요컨대 휘말린 것입니다. 아직 원래 세계로 돌아갈 단서는 없고, 이세계에서 살아가려면 이세계 주민들의 도움이 필요하고, 도움만 받아선 끝이 없기에 아이들도 전장판에 서게 되죠. 이제 콥스 파티의 무대가 된 학교에서 전형적인 이세계 판타지물로 넘어갑니다. 초반에 보여 주었던 신체 절단과 능욕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이들도 나름 성장해서 적 사천왕도 상대할 수 있을 만큼 되었거든요. 오크 따윈 이제 조무래기입니다. 이세계 전이 4일도 안 돼서 엄청난 인플레를 보여줍니다. 덩달아 이야기는 굉장히 지리멸렬해집니다. 마물과 싸운다 - 레벨 업 - 능력을 뭘 올리지 정한다. 이게 무한 반복됩니다. 이세계에 관한 얘기보다 능력 설명이 더 많아요.



맺으며: 6권 리뷰를 쓰면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거의 안 하고 있는데, 사실 쓸 게 없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마물과 싸운다 - 레벨 업 - 능력을 올려서 다시 싸운다. 틈틈이 색드립을 날린다. 말이 좋아 색드립이지, 거의 음담패설이고. 그러다 잊은 게 생각난 것처럼 또 마물과 싸운다. 이번엔 고위 마물이네? 애들에게 버프 걸어주고 소환수를 불러내 싸우게 하자, 또 레벨 업이네? 능력 뭘 찍을지 어디 보자. 이 과정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세계 주민을 만나기도 하지만 이세계 상황이라든지 거점을 탈환해야 된다든지 같은 삭막한 이야기만 나오죠. 히로인들은 전투에 임하면서도 위기감은 없고, 적은 강하다면서 그렇게 보이지 않고, 주인공은 전술을 분석한다면서 별 영양가 없이 지면 다 깎아 먹고,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위기를 맞아가며 흥미진진한가? 그런 거 없다니까요. 1권하고 분위기가 180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렇다고 히로인들과의 풋풋한 러브 코미디를 찍나? 이미 할 거 다했는걸요.



5권으로부터는 무려 5년 만에, 1권으로부터는 8년 5개월 만에 6권이 나왔습니다. 아주 그냥 시대를 풍미하는군요. 거의 강산이 변할 시간이라서 그런지 필자의 감정도 그때와 사뭇 달라졌다는 걸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아니면 눈이 높아졌는지 단점이 너무나 많이 보였군요. 종류는 능력 설명으로 점철된 '거미입니다만'과 유사한데, 개그나 복선,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는 거미입니다만의 1/10도 미치지 못합니다. 물론 필자의 주관이고요. 능력 설명이 주된 이야기임에도 작가에 따라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군요. 적어도 1~2권 분위기를 계속 이어 갔다면 희대의 콥스 파티 절단물이 탄생했을 텐데, 왜 스스로 흥미로움을 차버리는지. 거기다 주인공 성격도 남을 희생 시켜 승리를 거머쥐려는 소시오패스 성향이 강하더만요. 어떤 목표를 위해(그리 중요한 것도 아님) 이세계 주민들이 마물과 싸우며 죽어가는데도 모른척한다든지, 자신의 하렘 중 하나인 히로인을 희생 시키면 상황을 호전 시킬 수 있다든지, 읽으면서 눈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 제법 있었군요. 겨우 4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주인공에 맹목적이 된 히로인들, 6권이나 왔는데 얘들이 이세계에 전이된 이유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작가는 뭘 말하고 싶은 걸까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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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 4 - L Books
바바 오키나 지음, 키류 츠카사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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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드디어 지상으로 올라왔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다 잊고 새로운 출발을 기대해도 좋을 만큼 하늘은 푸르렀죠. 3권 마지막 페이지, 동굴 입구에 서서 하늘을 쳐다보는 여주의 일러스트는 참으로 많은 걸 생각하게 했습니다. 지구에서 죽어 이세계로 전생해 거미로 태어나고, 태어나자마자 엄마에게 먹힐 뻔했고,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를 던전에서의 생활, 그럴수록 살고자 하는 욕망과 오기. 온갖 위기와 고생을 뛰어넘어 드디어 지상으로 올라왔으니 이제 좀 편한 생활을 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그런 느낌. 하지만 이것도 잠시, 여주는 인생 최대의 적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중층에서 화룡과 싸울 때 위화감이 들어 근원을 찾아보니 엄마가 권속 지배로 여주를 컨트롤하고 있었다는 게 밝혀졌었죠. 이에 여주는 병렬 의사(다중 인격 같은 거)를 이용해 정신 공격으로 되받아 쳤고, 엄마는 형제, 자매 대군을 보내오면서 이제 결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만. 요리조리 잘 피해 다니며 어떻게 될 거 같아서 그런가 그동안 강적을 만나 어떻게 이겨 왔기도 했고 엄마와의 결전도 어떻게 되겠지 하는 여주의 안일함은 큰 대가를 불러오게 되죠.



한편 필자가 남주라고 칭하고 있는 용사(여주 반 친구) 쪽은 정사(正史)가 아닐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유고(용사와 여주 반 친구)'에 의해 나라와 여동생을 빼앗기고 도망자 신세가 된 용사는 엘프의 나라로 향하는데요. '유고'가 대군을 이끌고 엘프의 나라를 침공한다고 하니 막아야 하는 것도 있고, 엘프의 나라에서 보호되고 있는 전생자(반 친구들)들도 만나 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많이 절망적이죠. 마왕군도 엘프의 나라로 진군중이거든요. 엘프의 나라에 도착해 보니 그들도 인간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죠. 반 친구들을 보호한다고 해놓고 방치 수준이고, 아이들은 자급자족을 해야 할 정도로 상황은 열악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여기에 오게 된 경위도 납치, 인신매매 등 빈말로도 좋다 할 수 없었죠. 왜 이런 상황인지 설명을 해주어야 할 선생님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아 뭔가를 숨기고 있는 거 아닌지 하는 의심이 쌓여만 갑니다.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이 여주도 만나기도 했던, 이세계를 관리하는 관리자들의 손아귀에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는데, 그 사실이 좀 충격적이죠.



이세계를 관리하는 관리자들이 있고, 그 관리자와 적대하는 세력이 있고, 관리자들은 그들에 대항하기 위한 힘을 얻으려고 이세계를 사육장 같은 걸로 만들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져 옵니다. 관리자들이 이 세계인과 전생자들에게 스킬과 능력을 준 것은 마치 닭을 성장시켜 잡아먹으려는 것과 일맥 상통하는 게 있습니다. 그래서 엘프들은 전생자들을 보호하려고 한다는데, 진실성이 없는 것에서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들게 한단 말이죠. 그러니까 관리자급의 반대 세력이 있고 엘프는 그 산하 세력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관리자 세력하에 있는 유고와 마왕군처럼요. 뭐 본인들은 거의 인식 못 하고 있는 거 같지만요. 유고와 마왕군이 엘프의 나라에 쳐들어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관리자의 뜻에 반하니까. 그렇다면 여주는 어느 세력일까. 통칭 관리자 D라는 사신은 여주를 찾아와 왜 이세계로 전생하게 되었는지 알려주면서 이세계가 사육장이라는 것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알려 주었다면 여주도 유도되어 왔다는 것을 알게 될 테니까요. 중간중간 진화 때 내성 스킬을 미리 습득하지 않았다면 절대 진화 못하고 죽었을 거라고 사신이 언급한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여주의 상황. 그녀의 안일함은 엄마가 대지를 뚫고 솟아 올라왔을 때 공포로 되돌아옵니다. 움직일 때마다 대지가 초토화되고, 브레스 한 방에 산이 증발하는 미증유의 재앙을 접한 여주는 아무리 성장해도 무엇 하나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엄마의 요청에 여주를 요격하기 위해 찾아온 재앙X1000의 오리진 마왕은, 여주와 쏙 빼닮은 거미였고, 알고 보니 엄마는 마왕의 부하였다나요. 이 마왕은 사실 전생자(반 친구)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하였습니다. 신(神)에게 치트를 받고 주인공 버프를 받아 사기성 성장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룰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캐사기급이거든요. 마왕이 휘두른 팔 한방에 조각조각 나버린 여주. 절체절명이란 바로 이런 거라는 걸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 조각조각 난 상황에서 엄마를 퇴치하고 마왕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 캐사기급 마왕이 직접 엘프의 나라를 치러 간다는데, 엘프의 나라가 정말로 관리자급 대항 세력인가?라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다들 생각하겠죠. 그런데 이곳이 사육장이라면 마왕도 죽여 리소스로 써야 할 텐데 누가 죽이지? 씨수탉이라서 남겨두고 있는 건가.


맺으며: 이번 4권을 요약하면, 관리자와 관리자에 대항하는 세력, 그리고 관리자들에 의해 유도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것을 거부하려는 엘프. 그런 엘프를 말살하는 유고(반 친구)와 마왕군은 관리자 세력. 여주는 제3세력? 엘로 대미궁에서 용사를 만난 여주의 잔재(복제 같은 거)를 보면 그녀도 관리자가 되었지만 방관 세력이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했습니다. 덤으로 1~3권 사이드 스토리(S)에 등장했던 거미는 여주의 전재였다는 것, 서술 트릭으로 여주와 용사(외에 반 친구들과도)의 시간에 괴리를 느꼈었는데, 현재 여주는 아직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동물은 태어나고 얼마 뒤 성체로 성장한다는 점을 이용한 트릭이었다는 이제야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군요. 그러니까 여주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에선 여주는 성체에 가까워졌지만 1살이고, 반 친구들도 이제야 갓난아기라는 말씀(사실 이번 4권 작중에서 언급됨). 즉 사이드 스토리(S)에서 반 친구들이 청소년으로 성장했을 때 여주도 그에 맞게 나이를 먹었고 성장하여 신적인 존재로 성장해 있을 수 있다는 것.



아무튼 진(眞) 주인공은 여주라서 그런지 절체절명이라도 손에 띰을 쥐는 그런 상황은 없고, 마침 미리 준비했거나 숨겨둔 거 있는데 꺼내서 써야지 같은 느낌인지라 큰 흥미로움은 없었군요. 그보다 마왕과 여주의 조우씬이 대단했습니다. 여주가 성장하면 딱 저렇지 않을까 하는 무시무시함과 약간의 멍청함은 몇 초 등장에 비해 여운은 계속되는 신기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왕도 마왕이지만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엄마를 깨작깨작 공략하고, 어떻게든 살아가고파하는 그녀의 요망을 작가가 들어주는 장면이 인상적이죠. 그런데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갑니다. 판타지라면 진부하고 클리셰인 습격 받는 마차를 구해주었더니 반 친구(전생자)가 마차에서 내리네요? 위에서 언급한다는 게 잊어버렸습니다만, 유고 말고도 반 친구들 중에 배신자가 있습니다. 이 배신자 때문에 용사는 나라를 잃고 여동생을 빼앗겨야만 했죠. 다만 아직 배신한 이유는 나오지 않고 있는데, 여주(이때 1살)와 그 배신자에 해당하는 반 친구(현재 1살)와 여기서 만나다니 뭔가 운명적인? 이 배신자는 여주와 만나면서 뭔가 영향을 받았던 걸까, 아님 천성이 그런 걸까, 굉장한 궁금증을 낳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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