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의 하극상 제5부 : 여신의 화신 2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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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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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귀족원(귀족들만 가는 학원)에서 빼어난 실력으로 최우수를 따내며 종횡무진을 펼쳐가는 '마인(이하 여주)'은 다른 영지(領地)를 끌어들여 의식(儀式)에 관한 연구와 그에 따른 가호(加護)의 실험을 하며 바쁘게 지냅니다. 그 와중에 주인공 버프로 여주는 엄청난 가호를 받는 건 덤이고요. 하루라도 얌전히 지내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지 그토록 멀리 하라 했던 왕족들과 어울리고, 어떤 의식을 치르면서 마력이 폭주해 반짝반짝 온몸에서 네온사인이 뿜어져 나오는 무녀가 되어 사방팔방 성녀 전설을 더욱 퍼트리는 통에 보호자인 페르난디드의 이마에 핏대는 가실 날이 없고, 양부모의 위는 더욱 쪼그라들기만 합니다. 거기에 여주는 정변으로 소실된 왕(王)이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증표가 있는 곳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인물이기도 해서 페르디난드는 전전긍긍, 페르디난드가 왕의 서자가 아닐까 하는 복선까지 합쳐져서 만일 여주가 증표를 손에 넣는 날에는 피바람이 불게 되겠죠(페르디난드가 반란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측면에서). 정변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왕은 정통 후계자가 아니라는 의심을 받고 있어서 왕의 증표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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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는 페르디난드는 왕의 증표(전문 용어 있지만 어려워서 패스)에 다가가지 못하게 여주를 단단히 단속하려 하지만 그게 통할 리 없다는 것과 길베르타 상회 '벤노'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현장을 그립니다. 페르디난드가 왕족과 어울리지 말라고 하는 건 그와 그녀(여주)가 속한 영지 에렌페스트는 왕족이 기침만 해도 훌렁 날아가 버리는 약소 영지라서 고삐 풀린 망아지(여주)처럼 미쳐 날뛰다 왕족의 심기라도 건드리면 여주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죠. 거기에 왕족은 사라진 왕의 증표를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어서 지금은 하나라도 많은 정보를 얻으려 하고, 마침 도서관 지하 숨겨진 서고에 그 증표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어 버렸는데요. 그 서고의 열쇠 관리인이 하필 여주. 페르디난드는 죽어도 지하 서고엔 가지 말라고 해두었지만 왕족의 명령은 신(神) 다음으로 지엄해서 훅 불면 날아가는 영지의 영주 후보생(여주)에게 거부할 권리 따윈 애초에 없었죠. 웃긴 게 이미 여주는 여주의 마력으로 왕의 증표 일부분을 구현 시킬 수 있다는 것, 왕족이 이걸 알면? 이게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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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흥미로운 점은 여느 판타지 작품처럼 친구 같은 왕족, 친구 같은 귀족(여주는 친구같이 지내지만) 아니라 실제 중세 시대나 조선시대같이 왕족과 귀족의 권력은 절대적이라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가족이라도 서로 호위 기사를 두며, 먹을 것도 독이 없다는 증거로 내가 먹어보고 상대에게 권하는 세상이죠. 귀족은 평민을 사람으로 안 보고, 영주의 자리를 놓고 친자식들 간 경쟁을 하며, 왕족은 정변을 일으켜 왕좌를 찬탈하는 실로 판타지 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중에 필자가 가장 큰 점수를 주는 부분은 위생 상태와 영아 사망률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부분이군요. 여주는 이세계에 전생하고 집 밖으로 나왔다 길거리에 널려있는 똥과 그에 따른 냄새, 길거리에 파는 식재료의 위생 문제, 집돼지를 잡는 모습 등에서 졸도를 하기도 했죠. 옷은 누더기를 기워 입고, 7살이 넘으면 자신의 앞가림을 해야 하며, 문맹률은 매우 높습니다. 그나마 한 3부 넘어오면서 이런 점은 다소 누그러들었긴 합니다만, 여전히 암살과 납치가 횡행하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선 남을 끌어내리는데 주저하지 않는 모습들을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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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번 5부 2권의 핵심이 되는 이야기를 언급해 보자면요. 초창기 1부 때 길베르타 상화 '벤노'가 처음 여주의 가치를 알았을 때 필사의 각오로 여주의 정체를 숨겼었죠. 벤노를 떠나 페르디난드에 거둬진 후에도 그(페르디난드)가 정보 규제를 해주었고, 이후 영주의 양녀가 되면서 영주도 어느 정도 정보를 숨겼기도 하였는데요. 그 이유는 권력자들로부터 여주를 지키기 위함이었죠. 영주의 양녀가 되기 직전 납치될 뻔하였고, 그로 인해 친가족과 헤어지게 되었으면 자신의 가치라 얼마나 큰지 알아야 되지 않을까. 이 부분이 이 작품에서 유일한 옥에 티로 다가옵니다. 이 작품의 여주는 배움이 없는 거죠. 그만큼 책(모든 사건의 발단)에 환장하고 있다는 아이덴티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지만, 결국 이번 5부 2권에서 여주의 가치는 약소 영지에 놔둘 인물이 아니라는 상위 영지의 영주 후보생이 여주를 빼앗으러 오면서 결국 우려한 일이 터지고 맙니다. 문제는 왕족까지 연루되는 이런 큰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여주는 사과나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옛날부터 그랬죠.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사과와 반성은 뒷전으로 밀려나서 좀 거식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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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하얀 가루를 이 작품에 비유하자면 책입니다. 여주는 책을 무척 사랑하죠. 그래서 쩝쩝 맛을 봅니다. 그리고 중독되어 끊지도 못하고 사방팔방 하얀 가루를 뿌려대죠. 뒷일은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꽃(책)을 피우면 보기 좋잖아? 그래서 미친 듯이 다른 영지에 인쇄 기술을 퍼트리고 다 같이 길동무로 삼아 가죠. 책이 퍼지면 문맹률도 낮아지고 모두가 책(꽃)을 보면 얼마나 좋아? 뒷감당은 남에게 다 떠넘기면서. 그로 인해 자신이 속한 영지가 얼마나 위험해지는지(약소 영지 따위 밟아 버리고 기술을 빼앗자), 자신의 행동(고삐 풀린 망아지)으로 인해 다 같이 사이좋게 단두대에 올라설 수 있다는 자각도 없이, 이번에 왕(王)을 알현하면서 평소대로 하는 행동을 보고 있으면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섭다는 걸 알게 되죠. 현실 지구에서 20살쯤까지 살았으니 왕이나 이웃집 아저씨나 다 똑같은 사람인걸요. 다른 사람이었다면 삼족이 멸족 당하고도 남았겠지만 그녀의 가치(신문물, 인쇄, 마력, 성녀) 때문에 살아 있다는 걸 여주만 모르고 있다 할 수 있는데요. 이래서 기술을 배워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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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영지가 여주 빼앗으려는 장면들은 좀 갑작스러웠지만 꽤 흥미진진합니다. 권력은 이런 거라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그렇다고 마냥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듯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오징어 게임의 줄다리기처럼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장면들이 흥미롭죠. 다만 이런 흐름까지 오게 된 원인이 여주에게 있음에도(주변의 통제를 듣는 둥 마는 둥)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에서 다소 실망스럽기도 합니다. 왕의 증표는 아직 떡밥만 흐르고 본격적으로 언급되는 건 한참 지나야 되지 않을까 싶군요. 이번 5부 전체의 주된 이야기가 되는 만악의 근원 아렌스바흐의 실질적 권력자가 된 '게오르기네(여주에겐 고모쯤 되려나요)' 관련해서는 골방에 틀어박혀 뭔가 꿍꿍이를 펼치는 복선이 투하되고 중앙 기사단이 애들 노는데 들이닥쳐서 여주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게 슬슬 뭔가 터질 거 같은 분위기를 뿌려댑니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있었던 여주 납치 미수 사건 이면엔 고모가 자리 잡고 있기도 했죠. 아무튼 이제 여주는 어느 정도 자라게 되어 귀여움은 거의 없어져 버렸군요. 페르디난드가 데릴사위로 떠나면서 둘이 보여줬던 캐미도 많이 줄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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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비지팽 레이디 1 - 사상 최강의 용병은 사상 최악의 잔학 영애가 되어서 두 번째 세상을 무쌍한다, Novel Engine
아카시 칵카쿠 지음, 카야하라 그림, 이승원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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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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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작품은 노블엔진에서 신작으로 발매한 '새비지팽 레이디'입니다. 정보가 적어 구입을 망설였습니다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읽기에 무난한 작품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 작품은 환생물로서 비슷한 작품을 꼽으라면, "돼지 공작으로 전생했으니까, 이번엔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 "왕녀 전하는 화가 나셨나 봅니다", " 전생 왕녀와 천재 영애의 마법 혁명", "티어문 제국 이야기"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분위기만 놓고 보면 '전생 왕녀'와 비슷하다 할 수 있겠군요. 내용적으로는 '왕녀 전하'와 좀 비슷하고요. 작중 주인공이 파탄뿐인 미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돼지 공작'과 '티어문 제국'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중에 하나라도 접하신 분이라면 본 작품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물론 그 반대(흥미 없다)도 있겠죠. 이렇게 써놓고 보니 무슨 짬뽕 같은 작품인가 오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작품만의 분위기와 이야기도 있으니 편견은 가지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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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시놉시스 형식으로 언급해 보자면, 우수한 용병으로 내전에 참여했던 '엔빌'이라는 남자가 시대의 흐름을 거역하지 못하고 죽은 뒤 환생해 보니 사상 최악의 귀족 영애 '밀레느'의 몸이더라라는 게 일단 기본 플롯입니다. 일단 뭔가 좀 획기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환생이라 하면 남자=남자, 여자=여자인 게 보통이잖아요. 근데 이 작품의 주인공(남자)은 여자로 환생하죠. 여기까지 보면 뭔가 좀 남녀 신체 차이에서 오는 좌충우돌을 보여줄까도 싶었는데 작가가 뒷심이 부족했군요. 획기적인 건 남자가 여자로 환생했다까지 만입니다. 그보다 미래에서 국가 멸망 원인이었던 '밀레느'의 몸에 깃들었다는 게 주인공에게 있어서 더 큰 문제라는 것인데요. 미래에서 밀레느는 독재자도 울고 갈 정도로 악정을 펼치고 있었다는 것, 그래서 폭발한 민중은 밀레느를 단두대에 세웠더랬습니다. 주인공에게 있어서 밀레느는 고향을 짓밟고, 그가 자랐던 고아원을 불살라버린 인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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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눈 떠보니 아직 악정을 펼치기 전의 13세 밀레느의 몸이었지만 성격은 이미 미래의 밀레느 못지않게 주변의 두려움을 사고 있었습니다. 자, 여기서 그럼 자신이 깃든 밀레느의 평판을 올바르게 하고 미래에 악정을 펼치지 않게 지금부터 성격과 행동을 바꿔 가는 내용일까?라고 하시겠지만 주인공은 그런 거엔 관심이 없어요. 그저 힘을 길러 집을 나와 길을 떠나는 걸 목표로 하게 되죠.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인생은 언제나 내 뜻대로 되지만은 않는다고 하잖아요. 주인공에겐 약혼자가 있었고, 약혼자는 이 나라의 왕자라는 것, 쓰레기 아빠의 등쌀에 약혼자 만났는데 괜히 힘을 과시하는 바람에 미저리같이 들러붙기 시작하고(이게 압권), 그게 또 소문이 나서 이웃 나라 황녀 '콜레트'의 눈에 찍혀버리죠. 그리고 그녀(콜레트)를 만나 투닥 거리고, 이후 학원에 같이 다니자는 제안에 집을 나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학원에 입학했지만 차라리 쓰레기라도 집에 있을 걸 같은 일들을 겪는 이야기를 1권에서 풀어내고 있는데요. 뭔 뚱딴지같은 이야기인가 싶지만 진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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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권이고 하니 등장인물 소개와 약간의 흥미로웠던 점을 언급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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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주인공의 약혼자인 왕자는 내청코의 '토츠카' 같은 포지션으로 '여장'이 매우 잘 어울립니다. 심약하지만 강단이 있어서 무서워하면서도 주인공 말은 드럽게 안 들어서 발암으로 다가올 때가 있죠(토츠카는 반대지만). 그러나 그게 정답일 때도 있어서 미워할 수만은 없습니다. 이웃 나라 황녀 '콜레트'는 미래 내전에서 주인공을 죽인(어쩌면 안식) 당사자로서 주인공에게는 원수와 같은 존재인데요. 그러나 지금은 미래도 아니고 일어나지 않을 일로 척을 저 봐야 좋을 것도 없고 해서 사이좋게 지내기로 합니다. 까지는 좋은데 주인공은 그런 그녀에게 휘말려 학원에 가게 되고, 콜레트는 역시나 미래에서 나라를 이끄는 황녀답게 나대다 흑막에게 납치되고 주인공에게 구해진 이후로 뿅 가서 백합을 찍을 기세가 되죠. 여기서 흥미로운 건 겉모습은 여자라지만 내면은 남자인 주인공이 약혼자인 왕자와 나중에 결혼하면 잠자리를 해야 하나? 하며 질색하는 것과 호감도가 하늘로 치솟기 시작하는 콜레트와는 같은 여자인데 그렇고 그런 사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죠. 그러니까 내면이 남자인 주인공과 왕자는 BL이 될까, 주인공의 내면은 남자이지만 겉모습은 여자이므로 백합이 될까 이게 가장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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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신(神)의 총애를 받는다는 증표인 [스루베리아 머리칼(색)]을 가진 밀레느, 용병으로서 우수한 자질을 보여주며 [새비지팽(야만적인)]의 이명을 가진 주인공, 마력을 갖지 못했던 주인공이 신의 총애를 받아 마력이 충만한 밀레느로 환생하면서 괴물이 완성되었다.라는 게 1권 평이 되겠습니다. 여기에 집을 나가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었던 주인공은 자신의 뜻과는 반대로 주변과 엮이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나가게 되죠. 이것은 미래에 내란이 일어날까 말까는 오롯이 주인공에게 달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내란의 중심이었던 '밀레느'의 몸에 깃들은 내가(주인공) 올바른 행동을 해서 내란을 비켜가게 하면 되지 않을까도 싶지만 이런 작품이 다 그렇듯 흑막은 존재하고, 미래에 내란이 일어난 원인이 혹시 흑막 때문은 아닐까 하는 조금은 클리셰적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왜 밀레느로 환생하게 되었을까 [스루베리아 머리칼]의 의미는 무엇일까 같은 고찰도 해나가는데 이건 2권 리뷰에서 언급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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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전체적으로 보면 좀 아쉬움이 남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밀레느로 환생하면서 여자 몸에 대한 것과 생태를 이해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게 일절 없어서 현실적이지 않다고 할까요. 그리고 환생할 때부터 밀레느의 주변 평가는 최악인데도 이걸 개선하는 장면이 미비하다는 것(요컨대 개연성 부족), 판타지하면 빼놓을 수 없는 학원 라이프, 그 과정에서 틀에 박힌 내가 누군 줄 알아? 하며 시비를 거는 양아치들, 그걸 뭉개는 주인공, 나라를 파탄으로 이끌려는 흑막들, 거기에 엮이는 주인공. 물론 일본 작가들이 좋아하는 신(神)에 대한 것도 나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만 있는 건 아니고, 좋았던 점은 일러스트가 상당히 고차원 예술적으로 그려졌다는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구입 가치는 있어 보였군요. 그리고 주인공은 간간이 용병 때의 버릇으로 아앙?! 하며 양아치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데(특히 왕자가 말 안 들을 때) 귀족 영애와의 모습과는 괴리가 있어서 이게 또 귀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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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 모드 1 - ~파고들기 좋아하는 게이머는 폐급설정 이세계에서 무쌍한다~, L Books
하무오 지음, 모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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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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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입니다. 사실 제목 때문에 구매를 엄청 망설였는데요. 시놉시스도 게임을 하다가 이세계로 전생하는, 이젠 개도 물어가지 않을 설정을 보여주고 있으니 더더욱 망설일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도 L노벨(발매사)은 가끔 이런 우려에 허를 찌르는 작품을 내주고 있어서 이번에도 눈 딱 감고 구매했더랬죠. 다 읽고 난 소감은 '제목을 잘못 지었네'였습니다. 기본적인 플롯은 게임 오타쿠 35세 노총각(동정인지는 안 나옴)이 온갖 게임을 섭렵하고 지금 하던 게임도 섭종에 이르자 새로운 게임을 찼던 중 마치 다단계 같은 게임사의 홍보 글자에 낚여 게임을 실행했더니 이세계 전생이더라라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동안 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라노벨은 꽤 있었죠. 이 작품도 게임의 세계관이고 레벨과 스킬과 능력치(스테이터스)를 정석적이게도 친절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작품의 세계관에서는 능력이 곧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없어도 살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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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담 주인공의 능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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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주인공이 가게 되는 게임 세계관(이세계)은 강한 직업을 얻을수록 낮은 신분계급 밖에 고를 수 없어요. 이렇다는 설명을 다 들었음에도 주인공은 신룡 소환하면 재미있겠다는 이유로 '소환사'를 선택했고, 소환사는 용사와 마왕보다도 더 강한 직업이라 신분 계급은 농노(노예보다 약간 나은 수준)밖 고르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선택, 그리고 난이도 설명을 들었음에도 헬 모드로. 요때까지는 자신이 이세계로 날려갈 거라는 걸 꿈에도 몰랐겠죠. 유저 편의성에 집중된 요즘 게임 시장에 오만 정이 떨어진 주인공은 즐겨 보겠다고 헬 모드를 선택했고 헬 모드에선 레벨 UP이나 각종 스킬 수련이 극악의 수준으로 노멀 모드보다 100배는 더 노력해야만 하죠. 요컨대 도끼로 자기 발등 찍어버렸지만 이때까진 몰랐죠. 이세계에서 개고생 할 거란 것을요. 그렇게 스타트 했더니 어머니 뱃속 양수에서 시작하는 이세계 라이프라는, 듣도 보도 못한 전개는 허를 찔려 줬습니다. 보통 4~5살이나 15세쯤부터 시작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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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여기서 '제목을 잘못 지었네'를 설명해야겠죠. 이 작품과 비교할 수 있는 작품을 꼽으라면 '무직전생'을 들 수 있습니다. 작품 자체가 호불호 갈리지만 무직전생이 효평과 인기를 끄는 주된 이유는 가족애(愛)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농노의 자식(직업 때문에 신분 계급은 농노로 고정)으로 태어나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자랐지만 주인공은 일단 기본적인 가족 관계는 유지하였으나 어딘가 남일처럼 가족을 대했고 그러다 아빠가 크게 다치는 기점으로 비로소 가족이 무엇이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 갑니다. 이후 자나 깨나 스킬과 능력치 연습과 고찰에 빠져 있었던 주인공이 정신 차리고 가족을 보살피기 위해 어른들이 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고 솔선하는 부분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죠. 그리고 아빠가 다치면서 식량은 거저 생기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고, 영주에게 작물과 사냥물 6활을 세금으로 바쳐야 되는 등 농노의 삶은 꽤 비참하다는 걸 알아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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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점을 꼽자면, 이세계 전생했다고 단숨에 먼치킨이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신룡을 소환하면 재미있겠다고 선택했는데 현실은 메뚜기와 벌레만 소환해대죠. 그것도 엄마의 발에 밟혀 힘 한번 못 쓰고 소멸되기 일쑤고요. 헬 모드로 시작해서 스킬 수련은 극악이고, 레벨 UP은 요원하기만 하고, 알고 봤더니 나만 헬 모드네? <- 사실 이게 백미입니다. 헬 모드라고 해서 이세계 모든 사람이 헬 모드가 적용된 줄 알았더니 주인공만 헬 모드죠. 그러니까 주인공만 100배 노력해야 되는 처지가 상당히 측은하게 다가옵니다. 결국 이상(신룡 소환?)은 하늘을 뚫을 기세인데 현실은 시궁창(소환자 말도 안 듣는 메뚜기). 이점은 제목대로 이긴 하군요. 그리고 결정적이게도 소꿉친구인 '클레나(히로인)'는 직업이 검성이라는 것이고 이대로 성장하면 왕족에게 고용되는 특급 엘리트 코스이건만 주인공은 쩌리 취급. 그러나 '이세계에서 무쌍한다'는 부제목처럼 언젠가 주인공은 크게 성장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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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그렇담 제목을 무엇으로 해야 되었을까. 이게 참 어렵단 말이죠. 필자도 리뷰 쓸 때 도입부를 어떻게 쓸까만으로 2~3시간 고민한 적도 있거든요. 주인공이 성장하면서 소환사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는 복선을 제법 있었습니다만, 작중 주인공이 겪는 스킬 수련이 헬 모드라는 점, 그리고 농노로서의 삶이 더해져 이 작품의 본질은 '헬 모드'가 될 수밖에 없었지 않았나 싶긴 합니다. 사실 이 두 가지(스킬 수련, 농노의 삶)를 절묘하게 섞어 두기도 했고요. 결국 제목은 잘 지었다는 결론? 아무튼 완벽한 작품은 없다지만 좀 아쉬웠던 부분도 눈에 띄었습니다. 주인공이 사는 마을은 개척촌으로서 이제 생긴 지 몇 년 안 된 신생 마을이죠. 그럼 위생 상태는 말할 것도 없고 유아 사망률이 꽤 높을 텐데도 언급이 없다는 것(마법이 있는 거 같지만 마법사 고용할 돈이 없어요), 잡은 멧돼지를 해체하는 장면은 작가의 사전 조사가 미흡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멧돼지는 기생충의 온상인데도 이거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마물이니까 없나?), 책벌레의 하극상이라는 작품에서는 집돼지를 잡는데도 여주는 기절을 해버렸죠. 위생 상태와 유아 사망률을 적나라하게 표현해 주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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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품에서 하렘이 빠질 수 없는데 특이하게도 이런 부분에서는 느릿한 전개를 보여줍니다. 동갑 소꿉친구인 '클레나'는 오로지 칼만 휘두르며 걸핏하면 주인공을 찾아와 대련하자고 졸라댈 뿐이고 후반부에 등장하는 영주의 딸 '세실'이 좀 부뚜막 고양이처럼 만나자마자 주인공에게 호감을 품는 거 같지만 어떻게 될지는 좀 두고 봐야겠습니다만, 그러고 보니 이들 관계에서도 무직전생의 편린을 볼 수 있는데요. 주인공 '알렌'은 말할 필요도 없이 '루데우스(심지어 비슷한 나이에 전생, 아기부터 시작)', 클레나는 '록시(나중에 만나는 역할)', 세실은 '에리스(나중에 떠날지는 두고 볼 일)', 전개도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주인공이 영주의 시종으로 가게 되면서 클레나와 헤어지고 세실을 만나죠. 세실은 에리스만큼이나 말괄량이고요. 부모님으로 넘어가면 주인공 아버지는 무직전생의 아버지만큼이나 주인공에게 많은 영향을 줍니다. 엄마의 존재는 좀 약했지만요. 요약하면 19금 요소가 없는 무직전생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아류작 같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흥미롭다는 뜻입니다. 무직전생을 흥미롭게 보셨다면 이 작품도 흥미롭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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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연금술사의 점포경영 3 - S Novel
이츠키 미즈호 지음, 후미 그림,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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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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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으면 죽어야지, 별 수 있어?" 이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이 단어를 들 수 있는데요. 표지의 '돈이 없어?'도 사실 이런 맥락이죠. 이 작품에서 여느 판타지처럼 성녀가 나타나 다친 사람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고, 보살펴주는 건 있을 수 없어요. 왜냐고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알기 때문"이죠. 이 작품은 이런 설정을 넣으며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1권에서 아이리스(히로인)와 케이트(히로인)라는 채집자(모험가)가 대수해에 들어갔다 마물의 공격을 받고 빈사 상태로 여주가 운영하는 연금술사 점포에 오게 됩니다. 연금술사는 포션을 만들어 팔아요. 부상자는 지금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죽습니다. 하지만 공짜로 치료해 줄 수 없는 없습니다. 일단 살리고 봐야지 같은 나이팅게일 선서나 히포크라테스 선서 같은 건 이 세계에 없어요. 그래서 너 님들이 평생을 일해도 못 갚을 포션이 있는데 쓸까?라고 묻는 장면은 이x(여주) 돈독 제대로 올랐네 같은 감상을 가지기에 충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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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 말만 해놓고 설명이 없으면 여주를 돈독 오른 x이라고 욕할 수 있으니 변명 좀 써보자면요.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이 세계는 교육의 부재가 있고, 거기에 거친 일을 하는 채집자들 사이에서 여주는 피죽도 못 먹고 자라서 어린애로 밖에 보이지 않아 얕보이면 어떻게 될지는 자명하거든요. 그래서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고, 더불어 내 행동(무료 봉사)으로 인해 동종업계가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죠. 요컨대 쟤는 공짜로 주던데 너는 왜 공짜 아님? 이러면 대책 없잖아요. 왕명으로 금지해둔 것도 있지만요. 근데 여기서 흥미로운 건 거기에 편승해서 받아낼 건 다 받아내려는 여주의 수전노 같은 성격이라 하겠습니다. 재료와 품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를 들어 공짜로 해주는 건 내켜 하지 않죠. 그런 모습에서 언젠가 등에 칼 맞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게 솔직한 감상인데요. 그래도 다 죽어가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 못 본 척은 하지 않고 싸구려라도 포션을 만들어주긴 한다는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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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평생을 갚아도 못 갚을 포션으로 살아나긴 했지만 그로 인해 빚을 지게 된 아이리스와 케이트는 매일을 대수해에 들어가 소재를 채집해오는 신세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번에 이 둘은 벌꿀을 따러 갔다가, 가공해서 먹어야 함에도 독이 있는 원본 꿀을 무턱대고 시식한 덕분에 폭풍 설사를 경험하게 되는데요. 여주는 이 둘을 위해 정상적인 포션은 비싸서 안 되고, 벌레를 갈아 넣어 맛이 극악인 싸구려 포션 만들어 먹이는 모습이 참 일품이죠. 그녀 사전에 공짜는 없습니다. 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건 폭풍 설사 중에 하나뿐인 화장실 쟁탈전이 벌어지고 쟁탈전에서 탈락한 쪽은 뒷마당 구석에서 쪼그리고... 돈 앞에서는 여자의 존엄이고 뭐고 없다는 공식이 만들어지는 장면은 이때까지 접해온 작품들에서 찾을 수 없었던 쇼크를 선사하였군요(이후 싸구려 포션으로 나아지긴 함). 물론 이런 설정이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것이 아닌... 남의 불행을 유쾌하다고 할 순 없지만 아무튼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간다는 게 이런 건가 싶은 따스함(?)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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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파란만장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 낯선 방문객이 찾아오면서 여주의 돈독 행각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아이리스 집안이 빚을 져서 몰락하게 생겼다는군요. 사실 아이리스는 귀족가 영애이고, 영주이자 그녀의 아버지는 기근으로 인해 고통받는 영민을 보살피기 위해 빚을 내었던 게 화근이 되어 빚은 도저히 갚을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난 상태였죠. 결국 찾아와서 한다는 말이 빚 갚아주는 대신 정략결혼. 여기서 대비되는 게 있습니다. 여주는 철저히 무료 봉사를 외면함으로써 빚을 지지 않았고, 아이리스의 아버지는 무료 봉사 덕분에 빚이 늘어나버렸습니다. 그로 인해 둘(여주와 아이리시의 아버지)은 얻은 것이 무엇인가. 작중에서는 표현이 없지만, 돈독 오른 여주는 인간관계가 얄팍해지고, 아이리스의 아버지는 그 반대가 되겠죠. 아쉬웠던 건 작가가 빚덩이 설정을 만들면서 인간관계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같은 시사점을 넣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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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딸내미도 거액의 빚이 있는데 아버지까지 찾아와 빚 얘기하니, 진짜 여주가 사람 착하게 살았다면 어땠을지(도와주다가 패가망신?) 보여주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여주의 수전노는 여주 자체를 살리는 길이었다는 걸 알리기도 합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는 세상에서 패가망신하지 않았으니까요. 이 과정들은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뜻이 아니니 오해 없길 바라고요. 아무튼 이번 3권은 여주에게 향후 인간관계를 결정짓게 하는 분기점이 됩니다. 생판 남인 아이리스의 아버지를 공짜로 도와줄지 돈 받고 도와줄지. 물론 작중에 그런 집적적인 언급은 없고, 내 행동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바뀌어 갈 수 있다는 메시지만 던집니다. 여주에게 있어서 손해를 안 보면서 인간관계도 잃지 않으려면 어떤 길이 최선일까. 아이리스와 케이트 둘과 같이 지내며 정이 들어버린 여주의 결정은, 3권에서 바로 답이 도출되었지만 이건 핵심 스포일러니까 언급은 안 하겠습니다. 아무튼 이런 점들을 보면 사람이 살아가면서 익혀야 될 사회성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그건 그렇고 파스텔톤 같은 작품이라고 아기자기한 면만 있는 건 아니고 적대 세력도 꾸준히 나오는군요. 이건 다음에 언급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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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내 세계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가? 5 - 강철의 묘소, Novel Engine
사자네 케이 지음, neco 그림, 이경인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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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으로는 자기 마음대로 세계를 덮어쓰기(윤회) 하는 존재가 있다. 그는 5대 종족 간 서로 싸우는 걸 부추기고 그걸 즐기고 있다. 세계가 덮어쓰기 되면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기억이 리셋된다. 고로 그 존재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추측 중. 각 종족엔 영웅이라고 불리는 보스(인간은 시드)가 있으며, 어째선지 인간을 제외하고 죄다 여자다(엘프족은 남자였지만 사망). 주인공은 인간족 영웅 시드가 남겼다고 알려진 무기 덕분에 윤회 되어도 기억이 리셋되지 않았다. 메인 히로인 '린네'도 어째서인지 기억이 리셋되지 않았다(이번에 그 이유 밝혀짐). 나머지 4종족 영웅도 기억이 리셋되지 않았으며 세계 덮어쓰기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주인공은 세계 덮어쓰기를 하는 놈과 그 이유, 그리고 인간족 영웅 '시드'를 찾아 윤회된 세계에서 3종족 영웅들(엄밀히 따지면 만신족은 공석, 서브 히로인 레이렌이 대신함)과 진실을 파헤쳐 간다. 나머지 1종족(환수족)은 지금 설득 중인데 너무 호전적이라 애먹고 있다. 이쪽 윤회된 세계에서 '시드'라 불리는 인간족 영웅은 주인공이 아는 시드가 아니며, 나머지 4종족 말살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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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족(수인족) 영웅 '라스이에'와의 전투에서 전이진에 휘말려 처음의 인간 도시로 날아온 주인공 일행은 다시 라스이에가 있는 서쪽을 향해 출발합니다. 주인공 일행보다도 이 세계 윤회에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라스이에'는 자기가 문제(윤회)를 해결하겠다며 악마(이쪽 악마 종족 말고 다른 쪽의 악마 )에게 영혼을 팔아 힘을 손에 넣은 뒤 귀를 닫고 설치는 중인데 아무래도 빈 깡통이 요란하듯 절망을 깨닫고 조만간 주인공 진영에 몸을 의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작품이 그런 분위기를 많이 풍기는데요. 첫 번째로 악마족 서큐버스는 주인공에게 제일 먼저 깨지고 드래곤 볼의 베지터가 그랬듯이 지금은 흥~ 흥~ 새초롬하게 힘을 빌려주고 있고, 엘프의 레이렌은 동맹이었던 만신족(엘프, 천사, 드워프, 정령 연합)의 영웅이 비명횡사하자 대리로 나서서 처음엔 진짜 적의 드러내며 으르렁 거렸지만 지금은 주인공에게 찰싹 붙어서 온갖 귀여운 짓은 다 하고 있죠. 그런데 슬라임 소녀는 의외로 아저씨가 타입이었는지 주인공은 거들더도 안 보고 사자왕이라고 불리는 인간족 중년 지휘관에 마음을 많이 두고 있군요(이게 좀 눈물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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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세상이 멸망할지 모르고 또 윤회돼서 리셋 될지도 모르는 절망의 상황이라도 사랑은 꽃을 피우나 봅니다. 그게 풋풋한 사춘기 애들의 츤츤 거리는 사랑이라도 보고 있으면 흐뭇하긴 하더라고요. 거기에 '린네'와 '레이렌'이 주인공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만담이 볼만하죠. 린네는 주인공에 들러붙는 레이렌을 납짝한(가슴이) 엘프라고 부르고 레이렌은 그럴 때마다 발끈 하긴 했지만 이젠 스스럼없이 잠도 같이 자는 친구가 되었죠. 악의 없는 저지래(둘이 밤새 무전기를 가지고 놀다 배터리 방전 시킨다거나)를 저질러 주는 등 이 둘은 이 작품의 유일한 개그로 다가옵니다. 이번엔 악마족의 영웅 오른팔인 '하인마릴(히로인)'이 동참하는데요. 자신의 보스(악마족 영웅, 참고로 히로인)를 쓰러트린 것에 대한 복수보다는 서큐버스답게 주인공에게 관심을 더 많이 보이며 서쪽으로 가는 주인공에게 이유를 붙여서 동행하는데요. 입만 열었다 하면 살벌하고 업신여기는 말들을 내뱉지만 그건 종족 차이와 대립관계에서 오는 흔한 견제구일 뿐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주인공을 놓고 린네와 레이렌하고 사이좋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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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잊으면 안 되는 게 이 세계는 종족 간 사활을 걸고 전쟁 중이라는 것이고, 그걸 조종하는 존재가 있고, 윤회에서 새로 태어난 제6종족 기강족(기계, 아마 한자는 氣腔가 아닐까 싶음. 기계다 보니 히로인은 없음)이 새로이 전쟁에 참여하고, 환수족 영웅(히로인)은 여전히 뻗대고 있다 보니 사태는 녹록지만은 않습니다. 인간 마을을 습격했던 기강족을 쫓아 들어간 그들의 본거지에서의 사투는 영웅만큼이나 최강이라고 일컬어지는 악마족 영웅 오른팔(하인마릴)도 상당히 고전해야만 했죠. 근데 주인공 활약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데요. 그러고 보면 이 작품은 주인공 소꿉친구 '잔'부터 해서 히로인들을 상당히 많이 고생 시킵니다. 이번엔 주인공이 그만큼 주의를 줬음에도 기강족 본거지에 쳐들어 갔던 하인마릴은 못 볼 꼴 당한 끝에 레이렌에게 구해지는 추태를 보이고, 레이렌도 하인마릴 구해주다 만신창이가 되어 버리죠. 그럼에도 흥미로운 건 비온 뒤 땅이 더 단단해진다고 고생한 히로인들끼리 우애가 돈독해지는 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존재(종족)라도 서로 이해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아닐까 싶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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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5권에서 대결 구도가 더욱 명확해지는데요. 환수족은 아직 뻗대고 있지만 주인공과 합류하는 건 시간문제 같고, 나머지 3종족(희한하게 죄다 히로인)은 이미 주인공과 같이 하고 있죠. 그래서 작중에서는 절대 섞일 수 없는 종족들을 규합하는 주인공이 세계의 왕이 되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두 번이나 투하합니다(이런 복선이면 사실상 기정사실이겠죠). 아닌 게 아니라 각 종족 영웅(슬라임 소녀는 중년 아저씨가 타입이라 일단 빼고)들이 주인공에게 들러붙는 거 보면 뭐 아주 없는 가능성은 아니더라고요. 아무튼 이렇게 주인공이 3종족(나중에 +1종족)이 연합하면 그럼 누구와 대결하게 되는가인데, 첫 번째는 이 세계를 덮어쓰기 하는 '대시조'라는 존재이고, 두 번째는 인간족 영웅 용병왕 '시드'와 또 하나 인간병기 '테레지아'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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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다른 종족과 같이 살아가는 방향을 바라고 용병왕은 인간 외에 모두 몰살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필연적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게 되었죠. 그래서 작중에서 주인공은 용병왕에 들킬까 레이렌, 하인마릴, 린네를 숨기느라 곤욕을 치릅니다. 인간병기도 인간 외의 존재를 말살할 분위기고요. 사실 이 둘은 이질감이 있어서 리뷰에선 언급 안 하려 했습니다만,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는군요. 결국 주인공(+4종족) vs 용병왕(+인간병기) 이런 대결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은데, 어쩌면 주인공 포함 모두가 대시조에게 놀아나고 있는 거 아닐까 하는 그런 느낌도 들게 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주인공도, 용병왕도, 인간병기도 예언신(神)의 인도를 받고 있거든요. 결국 이 말은 모두가 여언신(혹은 대시조)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걸 암시하는 거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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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리뷰 후반부는 갑작스러운 느낌이 드실 텐데 쉽게 말해서 리뷰 완급 조절에 실패했습니다. 처음부터 용병왕과 인간병기를 언급해왔다면 자연스레 녹아들었을 텐데, 앞 권 리뷰들에서 빼어버린 게 뼈아프군요. 아무튼 이 둘은 굉장히 강합니다. 괜히 인간족 영웅으로 추앙받는 게 아니지만 실상은 신(神)에게서 힘을 받은, 사실 이것 때문에 이질감이 있어서 앞 권 리뷰에서 뺐군요. 신체 능력물에 웬 신의 힘? 같은 느낌이었던지라... 알고 보면 이 모든 건 대시조에게 놀아나는 설정이 필요했고, 주인공을 성장시키기 위해 적대적인 인물이 필요했기에 넣은 게 아닐까 싶긴 합니다. 아무튼 이런 머리 아픈 건 접어두고, 히로인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하렘물을 지양하는 이 작품을 하차하지 않고 흥미롭게 보는 이유는 뜬금없이 호감도가 쓩쑹 올라가는 게 없고, 옷 벗겨먹는 것에 사활을 걸지 않으며, 적당히 거리를 두고 호감도를 조금씩 키워가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좋지만, 으르렁거리며 독설을 날리면서도 도울 땐 종족 간 이념을 벗어던지고 도와주는 훈훈한 모습들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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