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유희에 굶주려있다 4 - L Novel
사자네 케이 지음, 토모세 토이로 그림, 김덕진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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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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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의 장점은 앞에 권을 읽지 않아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등장인물과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1권만큼은 읽어야 하겠지만요. 분명 3권을 읽고 리뷰를 썼다고 생각했는데 구입조차 하지 않은 채 4권을 읽었고, 전혀 위화감 없었다는 것에 본 작품의 진입 난이도가 얼마나 낮은지 잘 알려주는 대목이 아닐까 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신(神)들과의 게임은 고도의 심리전과 추리를 요한다지만 정작 그걸 표현하는 부분은 그런 설정은 찾아볼 수 없기도 하니까요. 거기에 등장인물들 개개인 개성도 초장부터 알기 쉽게 확립 시켜놓은 것도 무리 없이 읽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역시나 핵심이 되는 신(神)들과의 게임은 노 게임 노 라이프라는 작품의 열화판도 되지 못할 정도로(필자 주관적) 놀이 수준이고, 진짜 중요한 건 늘어나는 하렘이 아닐까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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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권은 클리어 불가능 게임에 강제 참여하게 된 주인공 일행과 전 세계 게이머들이 힘을 모아 클리어 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자신이 만든 미궁에서 최종 보스로 자리 잡아야 될 신(神)이 너무 지루한 나머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어떤 현상으로 인해 강제로 미궁에 끌려간 전 세계 게이머(명칭은 따로 있지만 알기 쉽게)들은 최종 보스(神)의 부재로 인해 평생을 미궁 안을 헤매다 죽거나 다신 게임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이 시대는 게임을 통해 신(神)들로부터 재능을 부여받고, 그 재능을 이용해 도시를 지키거나 개발해나가는 세계관으로서 게임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건 곧 멸망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에 주인공 일행에게 미궁에 갇힌 미귀한 자들을 구하고, 클리어 불가능한 조건을 클리어 가능으로 바꿔야 하는 전대미문 오더가 내려지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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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실 이런 이야기는 딱히 상관없습니다. 게임에 참여해서 실패한다고 죽는 것도 아니며, 미궁에서 마물에게 죽임 당해도 현실에서 죽는 것도 아니기에(쉽게 설명하면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 같은), 이들에게 중요한 건 10승해서 신(神)들이 들어준다는 소원과 승리에 따른 부와 명예뿐이니까요. 물론 주인공처럼 게임이 즐거워 그 자체만으로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래서 게임 자체는 머리를 쓴다고 해도 초등학생 수준이고 추리는 코난 발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건 작가의 능력 문제이기도 한데, 달리 말해보면 머리 아프게 생각하며 보는 것보다 다 같이 즐겁게 즐기는 놀이 같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 예가 이번 4권에서 보스로 등장하는 아누비스(히로인) 왈: '역시 놀이는 즐거워'를 들 수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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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에서 게임을 클리어 해나가는 장면들도 어딘가 코믹스럽고, 최종 보스(神)도 제멋대로 행동하는 등 인류 존망을 건 심각함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게임하는 도중 전멸해도 세이브 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하면 되고(다만 보스전은 전멸 판정 시 패배), 그걸 이용해 게임 분석을 하고 클리어 해나가는 방식을 보여주죠. 그래서 같은 장면이 몇 번 반복되다 보면 지루한 감도 없잖아 있습니다. 그걸 의식했는지 작가는 펄(히로인)의 백치미를 이용해서 분위기를 띄우고, 하렘을 자꾸만 늘려서 주인공을 선망의 대상으로 만들어 갑니다. 그리고 최종 보스와 결전을 치르게 되는데... 작가는 4권까지 오면서 같은 이야기를 우려먹을 생각은 없나 보더군요. 인류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신들이 선사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그걸 부정하기 시작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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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하렘, 하렘, 하렘. 이제 인터넷 밈으로도 떠도는 영화 강철중에서 어느 검시관인지 누구인지 하튼 이런 욕을 했죠.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C8'. 1권부터 그런 낌새는 있어 왔지만 4권까지 오니까 진짜 필자도 저 욕이 육성으로 튀어나오더군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하렘이 생성됩니다. 신(神)들은 죄다 여신이고, 동료도 여성, 주인공 일행 수속을 맡아주는 사무장도 여성, 엑스트라도 여성, 다른 도시에서도 여성, 이번에도 여신, 베일을 벗어가는 흑막도 여성, 아침 일찍 주인공이 기거하는 남자 기숙사에 쳐들어가는 하렘 군단, 이제는 개도 안 물어갈 침대 몰캉몰캉 클리셰, 주인공 하렘을 스카우트하려는 사람도 여성, 수영복 클리셰, 게임을 풀어가는 장면들은 무미건조, 클리어 불가능 게임이라는 조건을 걸어놓고 그걸 풀어내는 건 주인공뿐이라는 영웅 조장, 그래놓고 해답은 허망하기 그지없는 시추에이션. 용케도 4권까지 나왔다 싶습니다. 물론 필자 주관적. 딱 15세 청소년에 맞는 이야기로서 이상보다는 현실을 보는 성인이 볼만한 이야기는 아닌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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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따위로 도망칠 수 있을 줄 알았나요, 오빠? 2 - L Novel
카미시로 쿄스케 지음, 키린 카케루 그림, 송재희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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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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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도 소용없는 존재가 쫓아온다면 그 공포는 얼마나 클까요. 그것도 모습을 바꾸고 나이를 바꾸는 전생을 거친다면? 그게 엄마(사망하고 안 계시지만)가 될 수 있고, 이웃 아줌마, 소꿉친구, 학교 선생님, 옆집 할머니 등 이세계 모든 여자가 여동생 일 수 있다는 공포. 본 작품은 울트라 슈퍼 얀데레 여동생에게 쫓기는 오빠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러브 코미디 같은 요소는 없으며 얀데레 여동생이 히로인이 되는 요소 또한 없습니다. 얀데레 여동생은 철저한 빌런(악당)으로 등장하며, 이세계 먼치킨을 기본 바탕으로 깔고 있으면서 얀데레를 통한 호러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소소한 개그는 있을지언정 여동생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성인물급 꽤 잔인한 장면들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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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5년 동안 여동생에게 감금되어 고문 당한 끝에 간신히 도망치나 했더니 트럭에 치여 이세계로 전생한 주인공은 1살 때 이쪽 세계에 먼저 환생해서 기다리던 여동생과의 처절한 사투를 벌여야만 했습니다. 사투 끝에 겨우 물리치긴 했으나 여동생은 포기하기는커녕 숨넘어가는 순간(사망)에서조차 다음번엔 숨어서 지켜보겠다는 선언을 하죠. 그로부터 7년 후, 도적단에 납치된 주인공은 탈출하는 과정에서 다시 환생한 여동생의 기척을 느끼게 됩니다. 그로부터 다시 1년 후, 주인공 나이 9살인 현재 숲에서 아사 직전이던 스승(엘프녀)을 주운 그는 소꿉친구 필리네와 함께 그녀(엘프녀)로부터 정령술을 배우며 실력을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두 번 다시 여동생으로 인해 주변이 희생되는 걸 막겠다는 일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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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권은 1년 전 도적단 퇴치에 일등공신이었던 주인공과 소꿉친구 필리네가 그 능력을 인정받아 정령술 학원에 스카우트되어 학원 생활을 영위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세계물 하면 학원이 빠질 수 없고, 학원 하면 높은 확률로 미모의 여학생들과 썸을 타는 등 근본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본 작품은 이세계하면 이런 클리셰는 빠질 수 없지 하면서도 그걸 배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특징이기도 합니다. 학원에 들어가지만 무능력은 아니며, 여학생을 만나지만 썸을 타는 건 없습니다. 그래서 근본 없는 호감도 상승 같은 짜증 나는 장면들이 없어서 매우 진지하게 읽을 수가 있죠. 그리고 학원 장르를 넣으면서도 풋풋한 청춘 러브 코미디 따윈 내 사전에 없다는 듯이 무사히 졸업하려면 급우들과 피 터지는 배틀을 해야만 하는 그런 이야기들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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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읽다 보면 본말 전도된 듯이 이런 학원 이야기가 여동생과 무슨 상관일까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요. 여동생을 대비해 수련을 한다든지 대비를 한다든지 그런 이야기 보다 마치 대학의 학점 이수처럼 다른 학생들과 싸워 승률을 올려야만 졸업할 수 있는 스파르타식 교육을 보여준다는 것이고,주인공은 그에 편승해 내가 최고야를 외치며 정보를 모으고 그걸 이용해 다른 학생들과의 배틀에 대비하는 등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시켜준다는 것입니다. 읽다 보면 이게 뭐지 싶어요. 근데 이런 슈퍼 울트라 호러 얀데레물에서는 이런 생활들이 하나의 장치로 작용하곤 하죠. 가령 주인공이 학원에서 이룩해놓은 모든 것을 여동생이 부숴 버린다면? 여동생은 이미 주인공의 학원 생활을 지켜보고 있기도 하거든요. 본 작품은 희망보다는 절망을,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호러물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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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고리타분한 학원물 같으면서도 파격적인 장면들이 제법 들어가 있어서 이게 또 흥미롭단 말이죠. 왕족에게 빵 셔틀 시키는 양아치 녀라든지, 로리 할매 학원장은 클리셰 중에 클리셰지만 이게 또 장면들과 잘 어울려서 식상하지가 않습니다. 학생들이 벌이는 배틀은 작가가 준비를 많이 했는지 식상한 소재이면서 집중을 할 수 있는 필력을 보여줍니다. 그러고 보면 무능력은 주인공이 아니라 주변이라는 역전된 상황을 보여주는 것도 특징입니다. 하지만 주인공 혼자 다 해먹는 잘난 이야기는 아닌데요. 여타 학생들도 작은 사회인 학원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은 졸업하기 위해 정보를 모아가고 그로 인해 주인공도 위협받게 되는 능력제를 도입함으로써 한시도 안심할 수 없는 학원 생활을 보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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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1권에서 보여줬던 여동생의 광기는 이번 2권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1권에서 선언했던 대로 숨어서 지켜보고 있을 뿐이고, 주인공은 그런 여동생을 찾기 위해 단서를 모아가죠. 학원에서의 생활도 그 일환이고요. 아마 3권에서 조우하지 싶은데, 문제는 그 임팩트를 최고치에 도달 시켜야 할 이번 2권에서 깔아 놓은 복선들이 너무 밋밋하다는 것입니다. 입학하자마자 졸업을 대비해 배틀(학점 이수와 비슷)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될지 그걸 중점으로 보여주고 있거든요. 물론 이런 과정을 거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합니다만. 지켜보고 있는 여동생은 그런 오빠를 마치 부처님 손바닥 위라는 양...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작가의 필력이 우수해서 클리셰적인 부분들이라도 흥미를 돋게 한다는 것이군요. 배틀을 위해 무대로 올라가는 주인공을 향한 시선을 한 몸에, 주목받는 주인공 같은 방구석 폐인들이 바라는 이상향도 제법 들어가 있는데 이게 싫지만은 않다는 게 무엇보다 신기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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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티처 16 - S Novel+, 완결
네코 코이치 지음, Nardack 그림,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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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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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잃은 남자가 일으킨 복수극의 최종판이자 본 작품의 최종회입니다. 사실 좀 더 극적인 장면을 바랐으나 그런 건 없고요. 본 작품 자체가 주인공이 제자들에게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들을 가르쳐 주었기도 하고 주인공 자체도 워낙 강해서 누가 리타이어 되는 일은 없었죠. 14권에서 어떤 히로인의 사망 플래그를 남겨 15권이 기대되었고, 15권에서는 마물떼를 몰고 온 주범과 대치하며 16권이 어떻게 끝날까 기대를 하게 하였습니다만. 솔직히 작가가 뒷심이 많이 부족하다고 할지, 상상력이 좀 부족하다고 할지 그냥 무난하게 끝납니다. 사실 본질을 들여다보면 부조리하게 모든 것을 빼앗긴 남자의 복수극을 다룬 슬픈 영화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으레 이런 작품이 다 그렇듯 복수의 대상을 그르치면서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되어 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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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그런 복수의 화신이 된 남자와 대치하며 무엇을 전하고 무엇을 해야 할까. 항상 이런 작품의 난제는 이것이죠. 복수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너로 인해 너와 같은 희생자만 생길 뿐이라며 원론적인 말만 전해야 할까요? 그래서 주인공은 아무나 못하는 것이라는 걸 이 작품이 보여주는데, 주인공은 복수의 화신이 된 남자에게 무엇도 호소하지 않고 전하지도 않습니다. 그게 전해졌다면 복수 따윈 애초에 하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주인공에게 남은 선택은 온 힘을 다해 맞서는 것뿐. 그리고 독자의 관심은 그 싸움을 어떻게 표현해줄까죠. 필자의 주관이긴 합니다만, 이런 방면으로는 던만추가 으뜸이었는데 본 작품은 그걸 뛰어넘을 수 있을까. 그야 하나의 나라를 넘어 대륙 자체가 마물떼에 삼켜지느냐 마느냐의 싸움이거든요. 스케일로 보면 본 작품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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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돈값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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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원래 본 작품의 본질은 제자들을 가르치며 유랑하는 이야기이니까 싸움이 메인이 되어선 안 됩니다. 이걸로 접근하면 작품성은 10점 만점에 9점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워냈으니까요. 그러나 그런 이야기들이라면 책은 팔리지 않겠죠. 그래서 텍스트로 된 소설류는 작가의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게 아닐까 합니다. 표현력이 풍부하다면 유유자적 여행길이라도 디테일 있는 풍경의 설명이라든지 감정의 희로애락 등 서정적인 글들은 얼마든지 쓸 수 있을 테니까요. 이렇게 써 놓고 보니 고도의 돌려까기 같은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만. 솔직히 본 작품은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한 마리만 겨우 건진 무난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아덴티티를 잊지 않겠다는 듯이 끝까지 제자들의 훌륭함이 표현되고 나아가 더 많은 제자들을 만들어가는 엔딩들이 붙잡은 토끼라면, 놓친 토끼가 담당했던 건 표현력이고 그래서 많이 아쉽다고 할까요. 표현력 토끼까지 잡았다면 굉장한 작품이 탄생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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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요즘 리뷰 쓰는 데 있어서 신랄한 비판은 자제하고 있는 편(그럼에도 못 참고 비판하게 만드는 작품도 있지만)이라서 좋게 좋게 마무리 지으려니 머리와 손에 쥐 나겠군요. 솔직히 본 작품도 표현력 무엇?으로 신랄하게 비판하고 싶은 류에 속합니다. 하지만 본질을 들여다보면 작가가 바라는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어서 차마 그러지 못하는 작품이기도 하군요. 필자의 주관적인 느낌이긴 합니다만, 1권부터 줄곧 해오는 아이덴티티는 제자들의 육성이고 그 끝이 이번 16권이죠. 주인공의 가르침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이 올바르게 자라난 제자들이 마물떼에 맞서 사람들을 지키려 고군분투하고 끝끝내 달성해가는, 주인공으로서는 걱정 없이 후방을 맡길 수 있는 그런 제자들이 되었죠. 문제는 그런 제자들을 키워서 어쩌고저쩌고... 이러니까 라이트 노벨은 라는 욕을 들어먹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들이라서 좀 씁쓸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다른 라이트 노벨에서는 잘 하지 않는 엔딩까지 완벽하게 마무리 지어주어서 애프터케어는 확실합니다. 이것도 높은 점수를 줄만한데 뭔가 대충대충 그런 느낌이라서 끝까지 표현력 무엇?이라는 감상을 품게 만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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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5부 : 여신의 화신 3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정규 옮김 / 길찾기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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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5부 3권까지 합치면 총 권수가 몇 권인지는 세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올 동안 본 작품을 높게 평가하는 것 중 하나가 정말 한결같은 여주인공의 행동을 들 수가 있습니다. 책에 미쳐서 주변을 돌아보지 않은 채 폭주한 끝에 자신의 목숨 하나만 끝나는 게 아닌 부모를 부모라 부르지 못하는 계약을 맺어 강제로 가족과 떨어지게 되었으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고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모습을 5부 3권까지 올 동안 한결같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량을 멈출 생각 없이 악셀만 주구장창 밟아대는 꼴이죠. 그 과정에서 고장 난 차량을 세우려는 사람들과 길가는 무고한 사람들을 마구 치어버리기도 하고요. 더욱 문제는 그렇게 사고를 치면 나로 인해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실제로 있음) 반성이라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게 없다는 것이고(있기야 있지만), 틈만 나면 고장 난 차량에 탑승해 레이스를 펼치려는 통에 주변인들의 위장은 남아나질 않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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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고, 할애비도 못 알아보는 여주인공 '마인' 때문에 주변인들의 고생을 담고 있는 리얼 다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이라는 목표를 관철하기 위해 아무것도 없는 이세계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기반 시설을 닦아 이젠 어엿한 출판물을 펴낼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냈죠. 비단 책만이 아닌, 현대 신문물을 이세계에 퍼트리는 우행도 감행했고 그 바람에 그 이익을 바라는 자와 지키려는 자들의 사투와 암약은 일개 나라를 무너트릴 수 있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반대 파벌을 제거하는 숙청의 바람이 불고, 그것에 휘말려 친가족이 몰살 당할 뻔하고, 자신(마인)은 팔려가듯 귀족의 양녀로 들어가야 했으면, 거기서도 여동생이 납치될 뻔하고 그 과정에서 독으로 인해 2년이나 혼수상태에 빠졌다면 좀 자중해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입니다. 그럼에도 고쳐지지 않는 한결함은 이 작품의 특징으로서 어떻게 보면 엄청난 발암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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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점이 이번 5부로서 결국 상위 영지에서 보물덩어리인 여주인공 '마인'을 빼앗기 위해 싸움을 걸어왔고 그 틈을 이용해 중앙 기사단의 개입, '마인'의 활약으로 인해 사면초가에 빠져가는 이웃 영지의 암약은 앞으로 나라를 전란에 빠트리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투하하기에 이릅니다. 무릇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의 법을 따르라는 말이 책에 실려 있었지 싶은데도 책을 좋아하면서도 자기 좋아하는 것만 보는 것인지 그 법을 따르기보다는 현실 상식을 들이밀며 중세 시대 상식에 머물고 있는 이세계에서 개혁(혹은 혁명)에 가까운 행위를 하면서도 자각이 없고, 그로 인해 적들이 늘어나기만 하는데도 개의치 않는 통에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왕족이 있는 시합장에서 테러가 일어나는 일도 벌이지게 되죠. 연결 고리를 찾아보면 그 바탕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마인'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그녀의 보호자들은 뒤처리를 하느라 거의 사망 직전까지 내몰리게 됩니다. 정말 조마조마하다는 느낌이 장난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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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번 5부 3권에서는 다른 영지들과의 합동 연구와 발명으로 시끌벅적해지는 가운데 전란이라는 복선이 보다 구체적으로 투하되기 시작합니다. 특히 차기 왕의 자리를 놓고 하필이면 마인에게 있어서 최악인 사람이 선정되면서 이야기는 상당히 시리어스 해지죠. 그럼에도 자각은 해가는데도 여기서 멈출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듯이 여전히 책이라면 누가 죽든 간에 개의치 않겠다는 양, 그러고 보면 적지나 다름없는 이웃 영지에 데릴 사위로 가게 된 '페르디난드'도 그녀의 행위로 인한 희생양임에도 전혀 양심의 가책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 귀족원 졸업식 관련으로 페르디난드가 찾아오게 되는데, 자신의 행위로 쫓기듯 갔다는 것에 반성하기 보다 몇 년 만에 만난 사랑하는 이를 대하듯 애틋한 마음을 표출하는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어집니다. 사실 마인과 페르디난드가 고난을 극복하고 맺어진다는 복선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없잖아 있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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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크게 보면 이세계 먼치킨 계보를 따르고, 우매한 이세계인들에게 신문물을 전파한다는 선민사상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책을 보급하며 글자를 깨우치게 하고, 인프라를 개척하면서 물동량을 증가시켜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신문물을 퍼트려 보다 편한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근데 이런 흔해빠진 양산형 이세계물이라도 그 본질은 여주 마인이 오로지 책을 읽기 위함이라는 자기만족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세계가 발전하는 건 그 부산물일 뿐이라는 뉘앙스가 강합니다. 그러니까 차별을 두고 있다는 뜻으로 경차 티코에다 커스텀 튜닝을 통해 몇억에 해당하는 가치로 끌어올린 그런 느낌이 있는지라 그래서 마냥 폄하하지도 못하는 게 본 작품의 특징이기도 한데요. 문제는 일이 너무 커졌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기득권과의 알력 다툼, 그 이익을 바라는 자와 지키려는 자들의 충돌로 인한 전란으로의 발전을 야기함에도 그런 건 모르겠다는 식으로 저돌맹진하는 여주의 모습에 한편으로 자기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눈부시기도 하지만, 반대로 주변의 입장에서는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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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스킬 【지도화】를 손에 넣은 소년은 최강 파티와 함께 던전에 도전한다 4 - L Novel
카모노 우동 지음, 시즈키 히토미 그림, 이경인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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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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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권은 중반까지만 놓고 본다면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할 길이 없었던 주인공이 그나마 의지했던 소꿉친구에게도 배신 당하고 술로 나날을 지세다 겨우 제 몫을 할 수 있는 파티에 몸을 의탁했나 했더니 어릴 적부터 동경했던 모험가라는 꽃을 채 피우기도 전에 져야만 하는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죠. 제목만 놓고 본다면 흔히 어디에나 있는 무능력 먼치킨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크게 보면 무쓸모였던 주인공이 최강이라 일컬어지는 파티에 들어가 성공 가도를 달린다는 이야기는 흔히 이세계 무능력 먼치킨 계보를 잇는다고도 할 수 있죠. 하지만 본 작품은 제목을 잘못 지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최강이라는 파티는 4권을 기점으로 해산하게 되거든요. 이후 다시 뭉친다 한 들 홍철 없는 홍철 팀이 완성될 뿐, 파티의 본질이었던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면 최강이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쓸 수 없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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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계층을 돌파하고 미답파 구역인 21계층에 들어선 주인공이 속한 파티 [어라이버즈]는 싱겁게 이 세상에서 리타이어 해버립니다. 리뷰 초반부터 이렇게 스포일러질 해도 되나 싶긴 한데, 이번 이야기의 최대 핵심은 파티의 해산이 아니라 해산으로 인해 주인공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이고 누굴 만나느냐, 누구와 함께 하느냐입니다. 파티의 해산은 주인공에게 있어서 성장과 과거와의 청산에 필요한 스파이스이고, 그 해산을 하게 된 원인은 주인공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행동의 계기가 되죠. 그래서 행동으로 옮기게 되는 중반 이후부터는 해산의 원인은 잊혀지고 그 해산의 원인으로 인해 주인공은 성장의 길에 들어섬과 동시에 자신의 천직은 모험가 밖에 없다는 현실, 그리고 도망치다시피해서 다다른 도시에서 만난 인연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더욱 성장하게 만드는 걸 보여줍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핵심 스포일러라서 이걸 빼고 리뷰 하려니 난이도가 장난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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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언급해 보자면, 파티가 해산하고 길을 떠났던 주인공이 자신을 따라와 준 히로인과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하나같이 드라마 같았다는 것이군요. 모험가를 잊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소소한 삶을 영위하는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새로운 곳에서 자신과 히로인 둘만의 세계에서 새로운 직업을 가지고 일을 마치고 하는 데이트는 어딘가 흔한 이세계물처럼 헤퍼 보이지 않는 게 특징인데요. 이들이 보여주는 리얼한 생활상은 현실감이 상당해서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들이라면 몰입도를 최상으로 이끌어줄 거라 자신합니다. 둘이 꼭 붙어서 눈이 올 거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눈이 내리면 눈 싸움을 하자, 눈사람을 만들자 동화 같은 장면에 수줍게 홍조를 띤 히로인을 그린 일러스트가 더해져 분위기는 최고조에 다다르죠. 하지만 좋은 인연으로 시작된 관계가 아닌 도피성 관계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는 게 이런 작품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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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과거와 마주해야만 하거든요. 파티가 해산한 원인, 그리고 소꿉친구와 싸우고 배신당했던 과거는 청산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이야기는 이들만의 생활을 벗어나 주인공에게 있어서 삶의 본질은 무엇인지 묻게 됩니다. 주인공에게 있어서 삶의 본질은 모험가이고, 모험가로서 뼈아픈 일을 당했어도 내가 살아갈 곳은 결국 던전이라는 걸 깨달아가죠. 결국 강을 그리워하는 물고기처럼, 창공을 그리워하는 새장의 새처럼 썩어도 준치라는 듯 주인공은 모험가로서 다시 출발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소꿉친구(히로인)와 다시 재회를 하게 되는데, 이번 4권에서 주인공이 안고 있던 고뇌와 과거를 청산 시키려는지 한꺼번에 안 좋은 일들이 들이닥칩니다. 주인공에게 있어서 소꿉친구는 모험가로서의 인생에 최대의 트라우마이기도 하고 거의 용사급으로 사기성 스킬을 받은 소꿉친구와 거기에 기생하다시피 생활했던 주인공에게 있어서 그에 따른 파국은 잊지 못할 상처와 같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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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리뷰가 중구난방식인데, 원래 리뷰 쓰는 이 시각은 이미 취침에 들어갈 시간인지라, 그렇다고 다음날로 넘기는 건 석연치 않아 억지로 쓰다 보니 두서가 없군요. 결국 요점을 정리하면 모험가로서 성장은 던만추의 벨 하위 호환쯤 되고, 러브 스토리는 중2병을 뺀 진지한 내청코 같은 느낌을 보여여줍니다(하치만과 유키노가 이어지면 이런 느낌? 같은). 파티 해산의 원인이 되는 던전에서의 사투는 꿈도 희망도 없는 재와 환상의 그림갈을 보는 듯했고요. 분명 이세계 무능력 먼치킨 같은 작품이라는 느낌인데 막상 읽다 보면 그런 특유의 분위기(이세계 먼치킨 같은 가벼운)는 없고 삶에 대한 진지함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물론 라이트 노벨이라는 범주를 넘어서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는 듯 주인공과 히로인들 간의 관계를 제대로 엮지 않는 하렘 같은 분위기 또한 있습니다. 그래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점수를 주는 부분도 이 부분인데, 이들의 관계를 확실히 매듭을 짓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아무튼 5권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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