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외톨이 흡혈 공주의 고뇌 02 - S Novel+ 외톨이 흡혈 공주의 고뇌 2
코바야시 코테이 지음, 리이츄 그림, 고나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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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웃 나라와의 전쟁은 어느새 10연승에 이르렀습니다. 덕분에 여주는 오늘도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부하들은 여주가 유능하여 이기는 중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죠. 사실은 부하들이 유능했고 여주는 본진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명령만 했을 뿐인데도요. 사실 부하들은 여주의 능력이 안 되면 하극상 일으키려 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습니다. 그녀는 귀여우니까요. 마스코트니까요. 굿즈를 만들었습니다. 게슴츠레 웃는 얼굴의 여주 사진이 박힌 티셔츠를 만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부하들은 정상인들이 아니었죠. 싸울 때는 저돌적으로, 삶에서는 응원봉을 흔드는 여주빠돌이로서. 이 작품은 개그물입니다. 오늘은 신작 동인 소설을 썼습니다. 변태 메이드에게 놀림을 당해도 굳건하게 쓰고 있죠. 때론 협박도 당합니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구석에만 처박혀 소설만 쓰는 주인(여주)을 염려한 메이드는 무슨 짓이든 저지릅니다. 밤에는 여주 침대에 숨어들기도 하죠. 그녀(메이드)도 여주빠돌이입니다. 내색은 잘 안 하지만, 손가락을 빨고 싶어 하고(약간 각색), 가능하면 결혼도 하고 싶고(약간 각색), 옷 갈아입히면서 보고 싶은 것(무얼?)도 마음껏 봅니다. 주인(여주)이 자고 있을 때도 예외는 아니죠. 그래서 그녀(메이드)의 이명은 변태입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여주를 사랑하기에 목숨을 겁니다.



나라가 뒤숭숭합니다. 테러리스트가 활개를 치며 정부 고간...아니 고관들이 살해당하는 일이 일어납니다. 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칠홍천도 꼴까닥 했습니다. 일 마치고 귀가하던 여주 아빠(재상이던가 하여튼 정부 고위 관리)도 배에 바람구멍이 났습니다. 하지만 안심하십시오. 이 나라(저 나라에도 있음)에는 마핵이라는 유물인지 뭔지로 보호받고 있어서 죽어도 되살아 나거든요. 시체는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게 내버려두지만요. 아빠 시체도 방치 플레이 되죠. 전쟁은 시시때때로 일어나지만 아무도 죽지 않습니다. 그저 이긴다, 졌다라는 자존심만 걸려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되살아난다 해도 통증과 고통까지 무마되는 건 아닙니다. 칼에 찔리면 억수로 아프죠. 사실 여주는 죽도록 싫은 칠홍천 자리에서 내려와도 됩니다. 폭사라는 아픔만 견디면 됩니다. 하지만 바늘에 찔려도 아픈데 폭사라니. 죽도록 싫거든요? 황제가 불러서 갔더니 테러리스트 잡으랍니다. 여주 왈: 내가 왜? 10연승 하면 휴가 1주일 준다며? 메이드 왈: 뻥인데요? 메이드가 뻥카침. 황제는 개그를 관람하며 흐뭇해합니다. 여기까지는 정말 개그 만담을 보는 듯한 흐뭇함이 있었습니다. 이번 2권 히로인 '사쿠나'가 나오기 전까지는요. 청순가련한 낭랑 16세, 이제 막 칠홍천이 된 새내기. 전임 칠홍천(사쿠나 직장 상사)을 폭사 시키고 승진.



사쿠나 왈: 그건 실수랍니다. 그런 사쿠나와 야간 경비를 서게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아빠 원수를 갚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소득은 없습니다. 왜냐고요? 스포일러라서 말씀드릴 수는 없고요. 이제 이야기는 사쿠나의 처절한 인생을 비춥니다. 그녀가 어릴 때 가족은 몰살 당했습니다. 그녀(사쿠나)의 능력은 정신 조작. 이 나라에는 마핵을 없애서 진정한 평화를 만들겠다며 테러를 일으키는 뒤집힌 달이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사쿠나는 포섭되었죠. 그러니까 등잔 밑이 어두운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뒤집힌 달도 제정신이 아닙니다. 사쿠나의 능력(정신 조작)을 이용해 마핵을 찾으려 하죠. 찾는 건 좋은데 문제는 뒤집힌 달이 사쿠나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그녀(사쿠나)를 정신 지배를 하며 극한으로 몰아붙이죠. 도망갈 구멍도,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비는 것도 철저히 막습니다. 그래서 사쿠나는 망가져 가죠. 누군가가 자신을 구해주길 바라며, 거짓 가족을 만들며 현실 도피를 하고, 여주 코마리를 만났습니다. 이야기는 여주가 사쿠나를 구할 것인가를 가늠하기 시작합니다. 여주는 사실 똑똑하지 않습니다. 그저 방구석에 처박혀 동인 소설이나 쓰고 싶은 글러먹은 인간(아니 흡혈귀)이죠. 하지만 처음만 만났을 때부터 사쿠나는 소설 쓴다고 놀리지 않고 이해해 주고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맺으며: 2권 히로인 사쿠나가 등장하면서 진짜 소름 돋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가령 가족을 만들기 위해 죽인다는 발상은 아무나 못하죠. 여기서 죽인다의 의미는 빼앗는다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쿠나의 능력 정신 조작의 의미는 여기에 있죠. 가족이 너무나 그리워서 가짜 가족을 만들어 가는 것. 그걸 이용해 끔찍할 정도로 사쿠나를 괴롭히는 뒤집힌 달의 잔학함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꿈도 희망도 없고, 그저 어른들의 악의를 홀로 받아내며 망가지는 이야기입니다. 보통 양지의 작품들은 히로인의 정신을 붕괴 시키지 않는,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는데 본 작품은 끝없는 질주를 합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절박함이 있죠. 그러나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면 구해주는 게 도리. 여주는 무능력자죠. 하지만 1권부터 여주가 흡혈귀이면서 왜 피를 마시지 않는가 하는 물음을 던졌고 동시에 복선이 되었었습니다. 그게 이번 2권에서 회수가 됩니다. 울고 있는 친구에게 손을 내밀어 준다는 것. 그 의미가 무엇인지 진짜 절절하게 보여줍니다. 개그물에서 처절한 시리어스로 바뀌어버렸습니다. 리뷰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분노한 칠홍천에게서 주인(여주)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지는 변태 메이드. 주인(여주)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했던 메이드가 칼침을 맞고도 주인(여주)을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눈앞에서 친구(사쿠나)가 곤죽이 되어가는 모습을 본다면, 능력이 없어도 생기겠다라는 이야기를 브레이크 없이 집필하는 솜씨가 대단합니다. 아무튼 초중반에 여주를 시기한 누군가가 여주를 탄핵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리뷰가 길어져서 패스하고, 본 이야기는 사쿠나 구원이기에 여기에 초점을 맞춰 봤습니다. 친구 하나 없던 여주에게 친구가 생기고, 평화를 위한답시고 테러를 자행하는 뒤집힌 달이라는 단체가 부각되고, 여주의 진짜 실력이 드러나는 흥미로운 2권이었습니다. 브레이크 없는 변태 개그도 괜찮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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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황금의 경험치 03 황금의 경험치 3
하라쥰 지음, fixro2n 그림, 김장준 옮김 / L노벨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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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마왕 되었다고 우쭐해하다가 플레이어들이 들고 온 아티팩트에 쪽도 못 쓰고 죽어버린 여주. 쉽게 말해서 레이드 당한 건데, 분해서 눈물까지 보이다니 게임은 게임일 뿐 좀 즐기며 하면 안 되나? 싶은 게 지금까지의 느낌이었는데요. 자기는 NPC든 플레이어든 킬하러 다녀 놓고 정작 자기가 당하니까 억울한가? 아무튼 어떻게 하이엘프에서 마왕으로 테크트리 탈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실에서도 그렇게 머리를 쓰면 기업을 몇 개나 설립했을 텐데 하는 지능을 게임에 올인해서 지금은 누구보다도 빠르게, 넘볼 수 없는 마왕이 되었습니다. 게임 오픈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성질 급한 건 마치 한국인 게이머를 보는 듯했다니까요. 이렇게 하면 저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게임 시스템 파악 능력도 탁월해서 솔직히 게임사 입장에서는 탐탁지 않은 유저라 할 수 있죠(콘텐츠 소모율이 높음). 이에 게임 운영진은 예상보다 빠른 성장을 해대는 여주에게 황당함을 보이며 이렇게 된 거 우리 손잡고 게임 내 콘텐츠로서 활약해 보실 의향 있음?라며 컨택을 해왔죠. 여주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고요. 왜 마다할 이유가 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하는 건지, 누굴 지배해서 희열을 느끼는 건지 이런 부분은 전혀 언급되고 있지 않으니까요. 마침 있으니까 쓰는 것이고, 거기에 따른 만족감 같은 것도 없어요.



그래서 본 작품의 존재 의의가 항상 궁금하기도 합니다. 여주는 대체 무얼 위해서 게임을 하는 것인가. 사회생활에 찌든 회사원이 스트레스를 풀려고? 게임이 취미라서? 캐릭터를 키워 유저들의 정점에 선다는 목표는 있는 거 같긴 한데, 목적이 없어요. 1권에 나와 있나? 기억이 안 나는군요(마법의 단어). 아무튼 플레이어들에게 레이드 당하고 깨어나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더욱 꼼꼼하게 캐릭터를 육성해가는 여주. 부하들도 엄청 만들어 대고, 지금은 같은 성향을 가진 플레이어들과 합심해서 몇 개의 나라를 멸망 시키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순식간에 재앙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죠. 이제 두 번 다시 레이드 당하지 않으리라. 좀스럽게 레이드 한 플레이어를 찾아내 묵사발 내주는 건 덤. 한 성깔 합니다. 3권에서는 장악한 필드와 멸망 시킨 나라를 던전화 해서 플레이어들을 유혹합니다. 내 경험치가 되어줘. 경험치가 곧 화폐 같은 거라 많이 벌어야 합니다. 이에 게임 운영진의 묵인하에 여주가 던전 콘텐츠 만들어 가죠. 본 세계관은 자유도가 엄청 높아서 게임사는 기틀만 제공하고 활용도는 전적으로 유저에게 맡기는 편입니다. 그래서 여주는 몬스터를 육성하고 지능을 높여 지역 관리도 맡기는 등 대기업처럼 사업을 문어발식 확장 중이죠. 여기까지 와서도 여전히 떠오르는 의문, 그녀는 대체 무엇을 위해?



맺으며: 이번 3권을 요약 하라면, 던전이라는 콘텐츠를 위해 치밀한 계획을 짜고 부하들을 육성해서 던전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던전마다 난이도를 매기게 해서 유도를 하고, 난이도 강약을 조절하여 맛집으로 소문나게 해서 자주 찾아오게 하자. 본 작품은 이렇게 하면 저렇게 되지 않을까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가능성을 점검하고, 실행에 옮겨 성공 시키는 결단력이 제법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물론 실패한다고 게임을 못하는 건 아니고, 여주는 결벽증이 있고 성질이 좀 급한? 한번 생각한 건 실행에 옮겨야 직성이 풀리는? 플레이어들에게 한번 레이드 당한 게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정성을 들이죠. 여기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과제 하나를 놓고 고찰을 엄청 해댄다든지, 설명이라든지를 과할 정도로 열심히 한다는 것인데요. 사실 뭘 하든 계획은 철저히 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예능이 되어야 할 이야기가 다큐멘터리가 되어 버린다는 것은 웃지 못할 일이죠. 이걸 굳이 독자가 알아야 될 필요가 있나? 같은 느낌? 전략이자 전술을 표현하려고 했던 거 같은데 정작 처치 대상인 플레이어들은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쪼렙이라는 것. 플레이어들이 여주와 비등한 실력이라면 고찰이든 설명이든 개연성으로 보고 이해라도 할 텐데. e북 기준 580여 페이지나 되는 이야기 내내 웃음기 하나 없는, 요리로 비유하자면 퍽퍽한 돼지 등심(뒷다리살) 같은 이야기라서 콜라가 엄청 마려워지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필자는 며칠에 걸쳐 읽으며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읽지 못해 콜라 사 오기도 했고요. 전체로 보면 비록 게임이 바탕이지만 주인공이 마왕이 되어 용사(플레이어)들을 무찌르는 이야기라서 신선한 느낌이 있는데, 용사 처치라는 목적을 위해 수단에 너무 집착하는 느낌이 강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흔한 청춘 러브 코미디는 눈 씻고 찾을 수도 없고, 개그라도 있었으면 몰입이라도 될 텐데, 읽다가 어느새 잠든 게 몇 번인지... 근데 왜 읽냐고요? 2권에서 하차했는데 어느새 3권이 e북 리더기에 있더라고요. 아마 잠결에 구매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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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숲 변두리의 꼬마 마녀 01 - S Novel+ 숲 변두리의 꼬마 마녀 1
야나기 지음, 히하라 요우 그림, 현노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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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올해 13세가 되는 '미샤(이하 여주)'는 숲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엄마와 단둘이 생활 중이죠. 아빠는 한 달에 한 번 방문해서 며칠 머물다 떠납니다. 아빠의 제정 지원으로 궁핍한 삶은 살지 않습니다. 엄마는 뛰어난 약학으로 고도의 의술을 펼칠 줄 아는 숲의 백성이라 불리는 일족 출신입니다. 엄마는 매일 같이 약을 만들어 남편에게 몽땅 줘버리는 일을 반복 중이죠. 그래서 처음엔 남편에게 버려질까 봐 맹목적이 되어 가는 느낌도 없잖아 있습니다만. 엄마가 원해서 숲으로 들어와 살고, 약학으로 약을 만들어 내다 팔아도 배는 굶지 않기에 굳이 남편에게 기댈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머나먼 땅에서 남편 따라 아는 이 하나 없는 곳에 왔으니 의존증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약간 분리 불안 증세도 보이죠. 딸(여주)에게는 자신이 가진 약학 대부분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많이 다쳤다는 비보가 날아듭니다. 그리고 이 모녀와 아빠의 관계, 아빠의 집안 사정이 밝혀지죠. 엄마가 어떻게 남편을 만나게 되었는지, 그들이 어떤 사랑을 키웠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본 작품의 메인 주연은 여주(미샤)니까요. 이제부터는 여주의 시각으로 진행이 됩니다. 아빠는 전쟁에 나섰다가 크게 다쳤습니다. 오늘내일하는 중이었죠. 엄마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간신히 목숨은 건지게 되었으나 여주에게 시련은 지금부터입니다. 아빠는 공작가의 가주로서 본처가 있었습니다. 이복남매도 있고요.



귀족이 첩을 들이는 건 자연스러운 거라서 엄마도 이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본처의 성깔이었죠. 그 성깔을 이어받은 이복 남매도 본처에 뒤지지 않는 성깔을 보여줍니다. 여주는 완전 콩쥐가 되었죠. 자신의 아빠를 살리러 왔고, 살려 주었는데 고맙다는 말보다 어서 빨리 숲으로 꺼지라고 합니다. 아빠가 잘못되면 처형해버리겠답니다. 본처는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게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시샘의 대상인 여주의 엄마를 받아들일 리 없었고, 결국 다리를 분질러 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고 숲으로 쫓아내 버렸습니다. 사실 처음엔 엄마와 단둘이 숲에서 사는 여주의 이야기라는 파스텔 동화 같은 이야기인가 했습니다. 표지도 딱 그렇잖아요. 주변 마을을 돌며 약으로 사람을 치료하고, 매일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약사의 혼잣말의 여주 마오마오처럼 약에 미처 사는 그런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콩쥐팥쥐 이야기로 넘어가버리는 바람에 적응을 못 했습니다. 남편을 살려준 건 안중에도 없고 어서 빨리 여주와 엄마를 숲으로 쫓아낼 궁리만 하는 본처. 남편 살리느라 자신의 피까지 뽑았던 엄마. 이러고 있으니 처음 남편 만났던 일들이 떠오릅니다. 첫눈에 반했고, 길을 떠나며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남편. 그런 남편을 믿고 머나먼 이국까지 따라온 엄마. 그리고 현재 남편을 돌보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했고, 뽑은 피 때문에 빈혈까지 찾아온 여주의 엄마를 역겨워 하며 계단에서 밀어버리는 여주의 이복 언니.



본 작품은 잔혹동화입니다. 상당한 충격을 안겨 주죠. 여주는 졸지에 엄마를 잃었습니다. 이게 머선 일이고? 읽다가 두 눈을 의심했다니까요. 그러나 놀라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본처의 충격적인 행보가 시작되죠. 아무리 평민(여주 엄마)이라지만 자기 딸이 사람을 죽였는데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되레 딸이 상처받아 풀이 죽었다고, 딸이 피해자라고 우깁니다. 눈꼴 시련 여자(여주의 엄마)가 없어졌다고 좋아합니다. 나아가 한술 더 떠서 여주를 이웃 나라 왕에게 첩으로 팔아버릴 계획까지 짭니다. 이거 인간 맞나? 근데 이 상황이 황당한 건 여주의 아빠죠. 사경을 헤매다 눈을 떠보니 사랑하던 여자(여주의 엄마)가 불귀의 객이 되었네. 그 범인이 자기 딸이네? 여주에게 코가 땅에 닿도록 빌어도 모자랄 판에 피해자 코스프레 중이고, 본처는 죄책감도 없이 여주를 팔아버리자네? 이게 대체 머선 일이냐고. 하늘이 무섭지도 않나?. 작가는 숲의 백성에 대해 서술하기 시작합니다. 숲의 백성을 괴롭힌 자에게는 썩어 문드러지는 저주가 내린다는걸. 이제 본처와 그 딸에게 저주가 내리는 걸까? 사실 제일 문제는 여주의 아빠죠. 여주의 엄마를 대려 왔을 때 한 성깔 내비치는 본처를 내치지 않은 우유부단함이 일을 이렇게까지 키웠으니까요. 사랑하는 여자 다리를 분질렀을 때도 그냥 넘어가고, 여주가 팔려 가는 걸 끝끝내 막지 못하는 발암 역할도 해주십니다. 그래서 작가는 여주의 아빠도 원죄가 있으니 본처의 목을 치지 않는 건가?



맺으며: 여주의 엄마 사망 사건은 사실 스포일러이긴 합니다만, 이후 여주의 행보에서 더 이상 엄마는 없고, 엄마와 떨어지고 싶어 하지 않아 했던 여주가 여행길에 오른 연유에 대해 언급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e북 기준 580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분량 중에 엄마의 사망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을 만큼 다른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이웃 나라까지 가는 여행길에서 여러 사건과 사람들을 만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보이죠. 동족이자 엄마의 소꿉친구도 만나기도 하고, 처음 본 바다가 신기하고, 친구들도 사귀는 등 소소한 일상생활도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고 해결하는 등 어째 코난급 재난이 시작되는 그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어서 빨리 기운차리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낫다고는 하지만, 그 사건으로부터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여행하며 산해진미를 즐기고 가고 싶은 곳에 다 가보는 들뜬 마음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엄마에 대해선 방금 생각났다는 식으로 짤막하게 언급될 뿐. 아빠는 완전히 잊혔고. 엄마와 살던 숲의 집을 더 걱정하는 장면은 어이가 없었군요. 작가의 필력은 중상급 정도? 약초에 대해 그렇게 빠삭하게 아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건성으로 집필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들게 해주죠. 다만 여주에 대해선 조금 여유를 주고 행동하게 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13살이면 아직 어린 애인데, 하는 행동은 어른이고. 그러다 보니 개그 같은 어깨에 힘 빼는 이야기가 부족한? 조금 더 아이 같은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힐링물로도 손색이 없었을 텐데... 초반 잔혹 동화를 보여준 건 어쩌면 여주로 하여금 어서 빨리 어른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긴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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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계 종언의 세계록 1 - 재림의 기사, Novel Engine 세계 종언의 세계록 1
사자네 케이 지음, 이승원 옮김, 후유노 하루아키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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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300년 전, 세계를 구한 영용(이하 영웅)을 쏘옥 빼닮은 주인공. 세계는 옛 영웅을 그리며 추억하고 노래하고 떠받듭니다. 그런 세계에서 영웅과 똑같이 생긴 주인공이 등장했을 때, 세계는 기대했을 테죠. 실상은 평범한 범부에 지나지 않았지만요. 그러니 사람들은 옛 영웅과 비교하며 무시하고 바보 취급 하는 건 당연하다는 듯이 굽니다. 뭘 멋대로 기대하고 뭘 멋대로 실망하는 걸까. 여기는 성 피오라 여학원(旅學園) 여자들만 다니는 학원이 아니라 군사학을 배우는, 인류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에덴의 동산같이 싸움에 근원을 둔 뭐 그런 학원 같은데 실상은 제 잘난 맛에 사는, 먼저 인간부터 되어라라고 말해주고 싶은 군상들이 있는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학원의 당면 목표는 300년 전 영웅이 남긴 수기(세계록). 그에 따라 아이들을 가르쳐 세계로 내보내 수기를 찾게 하는 것. 수기의 가치가 대체 얼마나 크길래 찾으면 300년 전 영웅에 준하는 영웅의 칭호를 주겠다는 당근책을 제시하는 걸까. 주인공은 3년째 이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3년 동안 옛 영웅과 닮은 주제에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온갖 괴롭힘을 당해왔습니다. 부조리도 이런 부조리가 없을 정도로요. 1년 유급한 것도 어쩌면 괴롭힘의 일종이 아닐까 싶을 정도죠. 주인공은 어릴 적부터 영웅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고 동경을 하게 되어 이 학원에 입학은 하였습니다만, 아무리 실력을 갈고닦아도 옛 영웅의 발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범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딴에는 노력한다고 했는데도 그보다 뛰어난 학생들은 얼마든지 있었고, 그런 학생들의 결투를 받아 처참하게 발리는 일상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무시당하고 바보 취급 당하고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두들겨 맞아도 학원에 계속 있는 이유는 옛 영웅을 동경해서일까? 아님 세계로 떠나는 걸 두려워한 걸까. 노력해도 틀에 박힌 수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면 옛 영웅이 그랬던 것처럼 여행을 하며 자신을 키워가는 건 어떨까. 초반에는 다소 발암적인 요소를 보여줍니다. 한발 내딛는 걸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죠. 3년 동안 시달렸으면 마음이 망가져 소심해지고 패배자 근성이 되는 것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어느 날 그런 그에게 변화의 바람이 불죠. 학년 선배인 피아(히로인)가 졸업도 하기 전에 옛 영웅이 남긴 수기를 찾아 세계로 여행을 떠나겠다고 주인공에게 알려옵니다. 처음엔 아무리 무능력 주인공이라도 히로인이 붙는 클리셰일까 했습니다만, 때에 맞춰 키리셰(메인 히로인)가 학교에 찾아와서 피아와 같이 하게 됩니다(우연이 아니라 예정된). 그리고 그녀들은 주인공에게 같이 갈 거냐고 제의를 하죠. 이것은 전설의 시작. 피아는 줄곧 주인공을 지켜봐 왔습니다. 옛 영웅의 환생이 아닐까 하고, 아니어도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보고 싶어 했습니다. 키리셰는 마을에서 우연히 주인공과 마주했습니다. 그녀들은 옛 영웅과 똑닮은 주인공을 봤을 때 얼마나 가슴이 뛰었을까. 그야 그녀들은 300년 전 옛 영웅과 함께 했던 무희들이니까요.



그리고 그녀들과 함께 세계로 발을 내딛는 주인공.



본 작품의 주인공은 영웅으로서 기대를 받지만 영웅에 한참 못 미치는 힘으로 인해 무시를 당합니다. 사실 이건 표면적인 거고 주인공 나름대로 조금씩 성장해가는 중이었고, 그걸 못마땅히 여긴 주변이 이러다 진짜 옛 영웅처럼 되는 거 아니냐는 질투심에서 비롯된 괴롭힘이라는 음습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죠. 그 이면에는 옛 영웅이 남긴 수기를 찾아 그걸 근거로 자기가 영웅이 되고 싶어 하는 이기심이 있습니다. 그로 인해 대악마가 나타났을 때 협동심은 개나 줘버리고 서로 공을 차지하겠다고 대악마에게 덤볐다가 갈려 나가는 웃지 못할 이야기를 보여주죠. 물론 대악마를 처치하는 건 주인공이 된다는 흔한 클리셰이지만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그 과정이죠. 패배자 근성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영웅으로, 힘이 없다고 멀뚱멀뚱 다른 사람에게 기대는 것보다 자신이 나서서 힘이 없어도 사람들을 구하고, 진정한 영웅이 누구인지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말로만 구할거야라며 발암적인 모습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죠. 그리고 절대 이길 수 없는 대악마를 상대로도 기죽지 않고 영웅에 준하는 용기를 보여주는, 하지만 주인공이니까 반드시 이기겠지 하는 클리셰는 또 보여주지 않는 게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조금씩 성장 중이라지만 아직은 풋내기에 지나지 않는 정도의 길을 보여주죠. 그렇담 주인공은 죽는 건가? 사자네 케이 작가의 작품에는 어떤 특징이 있습니다. 적, 아군 가리지 않고 히로인들은 주인공에게 무르다는 것.



맺으며: 옛 영웅과 똑닮은 주인공과 여행을 떠나는 히로인들(나중에 10살 마왕도 합류함). 옛 영웅의 발자취를 쫓고 그가 남긴 수기(세계록)를 찾는다. 찾아서 뭐 하려는지 모르겠지만(여러 가지 정보가 담겨 있긴 함) 주인공으로서는 굉장히 가슴 설레는 이야기죠. 풋내기(주인공)에게 손을 내밀어 같이 가자고 해주었던 히로인들. 있을 곳이 없고, 사람 취급 안 해주는 학원이라는 우물에서 벗어나 세계를 여행한다는 것. 하지만 집 나오면 개고생이라고 대악마를 만나 죽을 위기를 맞아가고, 자퇴하면서까지 밖으로 나왔는데 선배라는 놈들은 왜 아는 척하는지, 예쁜 히로인들과 같이 여행을 한다는 두근 거림보다는 치근덕거려서 귀찮은 일이 더 많은 여행이 과연 행복할까? 피아(히로인)는 밤에 하는 레슬링 가르쳐 줄까 이러고, 키리셰(히로인)는 대놓고 침대에 숨어들어 같이 자고, 라이트 노벨에서 빠지지 않는 클리셰 이야기는 사실 좀 마이너스가 아닐까 싶죠. 게다가 이세계물에서는 흔한 마법의 주머니도 없어서 짐을 짊어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도 있고요. 17살이 되도록 여자 손 한번 못 잡아 봤는지 동정 티 팍팍 내는 주인공도 좀, 어른스럽게 굴면 좋겠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또 아쉬운 건 학원에서 괴롭힘당하는 주인공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군요. 어떤 괴롭힘이 있었는지를 설명으로 대충 때우고 실질적인 장면들이 없다는 것인데 그러다 보니 여행에 나서는 동기가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게 하죠. 설정 부분에서는 여러 복선을 깔면서 조금 탄탄한 면을 보여주는데 이건 앞으로 조금씩 언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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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이세계 피크닉 07 - 달의 장송, S Novel+ 이세계 피크닉 7
미야자와 이오리 지음, shirakaba 그림, 심희정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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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괴담의 지식을 간파하고 문맥에 따른 현상을 출력한 후 공포를 베이스로 한 소통. 즉 본 작품은 괴담 공포를 이용해 현실과 접촉하려는 이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세계 자체가 의지를 가지고 현실과 접촉 내지는 접속하기 위해 괴담 공포를 구현하여 현실 사람들과 소통을 하려 든다는 건데요. 말이 소통이지 공포를 베이스로 하고 있으니 당연히 현실 사람들에게는 좋을 리 없는 현상이죠. 이세계로 끌려가 실종되거나 미쳐 버리거나 잡아먹히거나, 우루미 루나같이 정신병자 되거나.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 8~90년대에 유행했던 홍콩 할매 귀신 괴담을 들 수가 있는데요. 이 작품에 빗대 보자면, 할매가 아이들을 희생 시키는 걸로 현실과 접촉 방식으로 삼는다 뭐 그런 공포라 할 수 있습니다. 작중에서는 이미 제법 많은 현상이 일어났고, 거기에 대항하는 기관도 있습니다. 물론 도시 괴담 수준이어서 사회 현상까진 아니고, 아는 사람만 아는 수준에 머물러 있긴 합니다. 여주 소라오는 일반인으로서 처음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혼자 있고 싶다는 일념으로 어느 낡은 건물의 문(게이트)을 통해 이세계에 발을 들였고, 평온하다는 느낌도 한순간 자신이 지금 있는 곳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곳인지 깨달아야만 했죠. 평생의 반려가 되는 토리코(히로인, 백합도 장르에 들어가 있음)도 이때(이세계) 만났고요. 이세계는 소라오가 가진 괴담의 지식을 이용해 팔척귀신을 출현 시키고, 그 외 여려 괴담을 현실화하면서 소라오와 토리코를 궁지로 몰아넣기도 했습니다.



이세계가 왜 현실과 접촉하려는지에 대한 이유는 아직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무언가의 메시지를 던지는 거 같긴 합니다만. 이번 7권에서는 토리코가 그토록 찾고 싶어 했고 라스트 보스 느낌을 주었던 우루마 사츠키와의 결별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츠키는 사람을 매료 시키는 능력을 가졌고,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해 여러 사람을 농락하였죠. 토리코도 그중 하나이지만, 자신이 피해자라는 자각은 없고, 소라오를 만난 이후 사츠키에 대한 미련은 버렸으나 여전히 첫사랑 같은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소라오 만나기 전) 사츠키가 이세계에서 실종되었고, 찾으러 다니다 소라오를 만났었죠. 이후 사츠키는 이세계 주민이 되어 이들 앞에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실종된 사람과의 만남에서 감동스러운 상봉은 없었습니다. 이 작품은 공포물이거든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세계는 괴담 공포를 구현해서 현실 사람과 조우하는 방식으로 소통을 하는지라 이세계에서 무언가와 만나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도망치거나 싸워야만 하죠. 소라오와 토리코는 다행히 이세계와 접촉하면서 이세계 주민을 없앨 수 있는 능력을 얻었죠. 그렇다고 쉽게 쉽게 해결되는 건 아니고요. 물리 공격을 해올 때도 있지만, 대부분이 정신 공격이어서 까딱 헛발 디뎠다간 이세계에 먹혀버리는 숨 막히는 전개가 펼쳐집니다. 사츠키는 이세계 주민이 되어 있었죠. 생전 기억은 거의 없는 듯하고, 물리와 정신 공격을 해오기 시작합니다.



이번 7권에서 우루마 사츠키는 소라오를 이세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접촉을 해옵니다. 가봐야 좋을 거... 지금은 거의 표현이 없지만 사실 이세계에는 현실에서 비싸게 팔리는 아이템이 드랍 되는지라 내성적으로 아르바이트도 잘 못하는 소라오에게 있어서 노다지 같은 이세계이긴 합니다만, 그만큼 위험도 따르는 곳에 굳이 갈 필요는 없겠죠. 아무튼 어떻게 어떻게 사츠키를 이세계로 다시 돌려보내긴 했지만 문제는 토리코에게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 종교로 가정이 박살 나고 혼자 살아온 소라오에게 토리코는 어느새 버팀목으로 자리 잡았죠. 그 버팀목이 백합으로 승화해서 지금은 이런저런 일도... 그래서 이대로 두면 토리코에게 영향을 더 끼칠 거 같으니 사츠키를 없애기로 마음먹게 됩니다. 이제야 사츠키에 대한 미련을 간신히 떨쳐 냈는데 왜 또 그녀 앞에서 알짱대냐 이겁니다. 사츠키는 이세계 주민이 되어 기억은 거의 없어졌다지만 사람 홀리는 능력은 그대로여서 여러 경험을 통해 성장한 소라오도 자칫 넘어가 끌려갈 뻔하였었죠. 강적이라는 뜻이죠. 이에 결판을 낼 때가 되었다며 없애려 하지만 사실 본심은 토리코를 잃고 싶지 않다는,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질투심도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처음엔 금발 양아치(토리코는 혼혈) 인상이어서 엄청 싫어했는데 어느새 내 마음속에 쏘옥. 이세계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으니 사랑이 싹 트는 건 당연하겠죠. 내성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소라오를 나서게 했으니 사랑의 힘이란...



맺으며: 이번 7권은 그동안 둘에게 영향을 끼쳐왔던 우루마 사츠키와의 결별을 다루고 있습니다. 결별이라고 해서 아름다운 이별은 아니고요. 그렇다고 드래곤 볼처럼 사생결단식 전투 또한 없습니다. 소라오가 좋아하는 사람(토리코)이 좋아했던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것보단 예우를 갖춰 성불 시켜가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죠. 그 준비 과정이 좀 지리멸렬한 게 흠이지만요. 사실 사츠키는 사람 현혹하는 능력이 살아 있고, 이세계 주민으로서의 능려도 있어서 이제까지의 괴담 출연진(팔척 귀신같은)과 같은 방식으로 없애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도 했으니 준비 과정은 개연성이 있다는 거고, 문제는 그 개연성이 계륵 같은 느낌이라는 것이군요. 약간의 일상생활 같은 느낌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아무튼 콜라를 데워먹는 겁쟁이 코자쿠라(히로인)는 여전히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고, 사츠키와 본질은 같아도 성질은 다른, 언령으로(강제적으로) 사이비 신도를 만들 수 있는 우루미 루나의 활약도 소소하지만 재미를 더해 주었습니다. 개그는 없지만 상황상으로 웃음을 짓게 만들 수 있고, 사랑하는 데 있어서 그 형태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다름의 기준을 백합으로 표현하는 작가의 필력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이번 7권에서는 사츠키와의 결별과 둘(소라오와 토리코)의 마음을 완성 시키는 이야기이기도 했군요. 참고로 동성애 물씬 풍기는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랬다면 위에서 작가의 필력이라는 언급은 하지 않았을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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