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용사는 복수의 길을 웃으며 걷는다 3 - L Books
키즈카 네로 지음, Sinsora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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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받은 만큼 돌려주고, 맞은 게 있으면 때려주는 게 사람 사는 인정 아니겠어요. 날 보호해주지 않는 법 따위에 기대어 눈물만 찍어내봐야 변하는 건 없어요. 복수는 복수를 낳을 뿐 인생에 있어서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껄이는 사람은 갈가리 찢어지는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또 다른 가해자일 뿐이라 생각해요.라는 게 이번 에피소드를 요약하면 그렇습니다. 좋아서 용사가 된 것도 아니고 좋아서 이세계를 구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하게 살아갈 뿐인 사람을 억지로 불러다 마왕을 무찔러 달라고 하니 이 미치도록 공허한 마음 달랠 길 없네...

 

향수병이 도져서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을 달랠 길 없이 미치도록 마물을 사냥하고 돌아다닌 끝에 니들이 그토록 바라는 마왕을 무찔렀더니 돌아오는 건 등에 칼이라... 이 정도면 악에 받치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그래서 주인공 카이토와 히로인 미나리스가 벌이는 복수극은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지 분간을 힘들게 합니다. 복수할 당사자에게만 국환 되지 않은 주변 인물까지 싸잡아 괴롭히고 끝끝내 자비 없는 죽음을 내리는 카이토, 마술사 '유미스'를 맞이해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최대한의 고통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끝에 고문은 양반으로 치부되는 그녀의 주변 인물들을 잡아다 고통 속에 죽이는 모습에서 혀를 내두르게 해요.

 

그리고 유미스의 이복동생 슈리아를 복수 대행자 즉 동료로 끌어들이죠. 미나리스에 이어 두 번째 동료인 슈리아는 언니 유미스의 꾐에 빠져 마법 의식 제물이 된 소녀이죠. 그리고 그녀의 엄마와 여동생은 일찌감치 유미스의 먹이가 되어 버렸고요. 이후 그녀 역시 유미스의 먹이가 될뻔한 걸 카이토가 구해주며 동료로 들어오라 꼬드기고 그렇게 카이토의 동료가 되어 언니에게 복수극을 펼칩니다. 가히 그로테스크가 따로 없을 정도로 카이토와 연합한 그녀의 복수극은 한편의 드라마 그 이상으로 다가와요. 그리고 복수 끝에 찾아오는 건 허무일까 또 다른 희열일까.

 

'광기' 이 작품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이 단어일 것입니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애꿎은 사람들까지 희생 시키며 복수 당사자에게 최대한의 고통을 주는 것, 이것은 복수 그 이상에서 오는 광기일 뿐 그 무엇도 아니게 돼요. 결국은 아무 죄 없는 유미스가 좋아하는 사람까지 희생 시키며 유미스로 하여금 좌절과 고통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모습과 그런 그녀가 눈물을 흘리며 카이토에게 용서를 구하는 장면은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지 모르게 되죠. 용서는 없다. 내가 받은 고통 그 이상을 줄 것이다.라는 게 카이토의 생각이죠. 그 과정에서 타인의 희생 따위 그에겐 별것 아닌 것에서 명분은 찾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런 주제에 마왕 레티시아와의 에피소드는 뭐가 그리 애틋한지 마치 사랑의 열병을 앓는 것처럼 과거를 회상합니다. 향수병이 도지고 이세계에서 용사로 살아가는 것에서 환멸을 느껴가던 어느 날 던전에서 만난 레티시아, 첫 만남은 좋아하는 이성에게 장난을 치고 싶은 초등학생처럼 둘은 앙숙같이 으르렁대며 티격태격 해댑니다. 서로의 단점을 까발리며 주먹다짐하는 초딩 커플처럼 대머리니 뭐니 하며 오랜만에 핑크빛을 자아내요. 그런 둘이 던전을 돌파해 지상으로 나가기 위한 시련을 부여받아 서로의 어깨를 빌리며 노력을 해가요. 그러다 카이토는 문득 그녀에게서 잿빛투성이였던 이세계서 만난 희망이라는 불빛을 보게 되죠.

 

뭐랄까 레티시아는 기가 상당히 쎄다 할 수 있어요. 마왕이니까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사람을 굴려 먹으려는 심보가 고약해요. 하지만 그녀에게 악의는 없어요. 카이토에게 주방장이라는 직함을 내리고 매일같이 그에게 밥을 대령하라 호령을 합니다. 카이토는 투덜거리며 밥을 만들어 대령하죠. 보고 있으면 흐뭇함에 절로 미소가 떠올라요. 꼬맹이 같은 모습에 외견으로 놀리면 방방 뛰는 모습이 귀엽죠. 카이토는 그런 그녀에게서 지처 버린 마음을 치유했던 게 아닐까 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매번 레티시아 앓이를 할리가 없거든요. 하지만 두 번째 삶을 살게 된 지금은 아직 그녀를 만나기 전, 다시 만나게 되면 첫 번째 생에서 느꼈던 희망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맺으며, 레티시아 에피소드를 거치며 유일하게 제정신인 사람은 레티시아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돼요. 왜 그렇게 주인공 카이토가 레티시아 앓이를 하는지 알 거 같은, 등장인물 면면들이 하나같이 정신병을 앓고 있는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정상인처럼 나오지만 이것도 카이토의 과거 회상일 뿐인지라 미화되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쨌건 이 구역에서 미친X은 나다라며 강렬한 첫인상을 보여주는 성녀의 등장으로 더욱 그녀의 평범함은 부각되고 있다 할까요. 그건 그렇고 작가가 분량 조절을 잘 못하는군요. 이야기를 좀 질질 끄는 면을 보여줍니다. 유미스를 괴롭히는 장면도 그렇고 레티시아와의 에피소드는 던전 탈출이라는 이야기로 도서 절반을 차지해버리는지라 읽는데 좀 고역이 아닐 수 없었군요. 그래서 레티시아와의 인연은 결국 뭔데 같은 뜬구름 잡는 격이 되어 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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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할 수 있는 몰래 돕는 마왕토벌 3 - Novel Engine
츠키카게 지음, bob 그림, 정대식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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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크게 이렇다 할 이야기는 없어요. 그래서 이번엔 리뷰가 아니라 감상 정도로 끝낼까 합니다. 용사가 소환되고 3개월, 참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야 용사 레벨업 프로젝트는 본 궤도에 올라 가게 되었군요. 토도를 위시한 그의 파티는 이번엔 마음잡고 골렘 벨리에서 레벨업을 목표로 수련을 시작하죠. 그리고 이들이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했던 아레스는 여전히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이들을 바라보며 서포트에 매진하고요. 여기에 신규 캐릭터이자 감초역으로 '스테판'이라는 덜렁이 마도사+승려가 나와요. 아레스는 교회 본부에 인력을 파견 해달라는 주문을 넣었는데 하필 도착한 게 교회에서도 두 손 다 들어버린 스테판이 오게 되죠. 이번 이야기는 그런 그녀가 아레스의 가르침 아래 좌충우돌 활약기를 그리고 있어요.

 

스테판, 얼마나 덜렁이 짓이 심하면 주변에서 그녀의 변명을 스테이(stay!)로 지을 정도인데요. 얘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엎어지고 잘 가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져요. 한눈팔면 금세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도 없어요. 누가 찾아주지 않으면 평생을 밖에서 헤맬 그런 아이가 바로 스테판이라는 소녀랍니다. 그러다 결국 아레스는 어디 못 가게 그녀의 손을 붙잡아 끌며 용사 뒷바라지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죠. 그런데 레벨은 용사의 두 배나 되는 70을 넘기고 모든 정령 마법을 마스터해서 아레스 다음으로 강하다는 시추에이션을 보여 줘요. 그래서 낭떠러지에 떨어져도 죽지 않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죠.

 

아레스는 골치덩어리인 그녀를 써먹을 수 있게 수련 시키는 등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안쓰럽게 다가와요. 용사가 이제야 마음잡고 레벨업에 매진하는데 덜렁이 스테판으로 인해 고생길은 여전하죠. 거기에 스테판에 대항해 캐릭터가 엷여저버려 존재감이 희박해져버린 에밀리아도 나 좀 봐주세요. 하고 아레스에게 어필하는 게 개그로 다가와요. 그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면서도 질투심은 얼마나 강한지 아레스의 곁에 여자가 있는 걸 싫어하면서도 내색을 잘 안 하고 그러다 자길 안 쳐다봐주면 삐져서 찬바람 횡횡하는 게 아레스에게 있어서 여난도 이런 여난이 없지 싶어요. 사실 알고 보면 용사의 정체도 그렇고 교회에서 내로라하는 이단 심문관 꼴이 말이 아닙니다.

 

정말 이번 리뷰는 쓸게 없군요. 이전엔 그나마 용사가 뻘짓 해줘서 쓸만한 게 있었는데 용사의 정체가 밝혀진 데다(아레스는 아직 모르지만요.) 이제야 마음잡고 레벨업에 매진하고 있어서 크게 이벤트 다운 이벤트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도 이대론 망하겠다 싶었는지 덜렁이 스테판을 기용하지 않았나 싶더군요. 시종일관 그녀가 내뿜은 덜렁이 짓 개그로 인해 몰입도는 좋습니다. 거기에 대항해 에밀리아도 존재감을 과시하며 4차원적인 짓을 벌이는 게 매련 포인트로 다가와요. 아레스는 여난을 피하기 보다 기회로 삼아 스테판을 팔아선 부족한 물자를 충당하는 등 합리주의자 같은 성격을 보여주죠.

 

맺으며, 딱히 의미하는 것도 없고 시사하는 것도 없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있다면 평소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것 정도?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앞뒤 생각 안 하고 돌진하는 용사를 돌봐야 하고 덜렁이를 맡은 것도 모자라 새침데기 에밀리아를 보살펴야 하는 지경에 이른 주인공의 불쌍함이 있어요. 레벨은 90대로 마왕도 씹어먹을 수 있지만 용사 인자(?)가 없다 보니 그러지 못하는 불운함, 모든 게 부족한 물자와 빈약한 인력으로 최선의 결과를 내놔야 하는 샐러리맨의 비애가 있죠. 그래서 그런지 삐뚤어진 성격으로 인해 아룡 글레샤를 협박해서 용사 파티에 집어넣어 스파이로 써먹고 스테판을 굴려서 돈을 만들어 내요. 써먹을 수 있는 건 무엇이든 써먹는다는 그의 주의엔 좀 섬뜩한 면이 있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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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4부 귀족원의 자칭 도서위원 1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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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인이 영주의 양녀가 된 이후 이 작품에서 뭔가를 건질만한 건 없어져 버렸습니다. 여기서 건질만한 거란 리뷰어에게 있어서 내용적인 의미를 말하는데요.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를 꼽으라면 없는 살림과 부족한 인프라에 기죽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뜻을 관철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는 마인의 노력이라 할 수 있어요. 거기서 따라오는 귀여움은 덤이죠. 그런데 영주의 양녀가 되고 나서는 부족함이라는 단어는 없어져 버린 거나 다름없게 돼요. 물론 사적인 일에 영주의 공금을 쓸 순 없어서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 가령 종이나 책을 만들어 돈을 버는 일을 계속하지만 권력을 손에 넣은 뒤론 이것도 순탄하기만 하죠.

 

특히 어머니(엘비라)의 뒷바라지라던가 루츠와 길을 갈아 넣고 벤노를 바지사장을 내세운 지금 그녀의 사업은 번창하기만 할 뿐입니다. 책을 만드는 일도 중급이나 하급 귀족 자녀들을 달달 볶아서 이야깃거리를 가져오게 하고 그걸 고아원 공방에서 찍어냅니다. 이제 그녀가 하는 일은 별로 없어요. 이렇게 놓고 보니 악덕사장이 따로 없군요. 신분 세탁을 통해서 상급 귀족 딸이 되었고 마력을 인정받아 영주의 양녀가 된 지금 그녀를 거스를 사람은 별로 없어요. 페르디난드도 겨우 그녀의 고삐를 쥐고 있을 뿐이죠. 어른들이 한눈만 팔면 뭔 저지레를 할지 모르는 게 지금의 그녀인데요. 그래도 뭐 대가는 확실하게 지불하고 있으니 칼 맞는 일은 아직 없긴 합니다.

 

2년이라는 공백 동안 주변은 그녀만 놔두고 많이도 흘러갔습니다. 언제까지고 어린애 같았던 루츠와 길은 어른이 다 되었고, 시종들도 모두 성장해서 자기 갈 길을 가고 있는 지금,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녀에겐 귀족으로써 본격적인 시련이 시작됩니다. '귀족원' 귀족들만 가는 학원에 입학할 날이 멀지 않았는데요. 귀족원을 졸업해야만 진정한 귀족이 된다는 관례에 따라 그녀도 10살이 되는 올해 입학 통지서가 날아와요. 귀족 중에서도 정점에 있는 영주 후보자인 그녀가 귀족원에 안 간다는 선택지는 없어요. 파란만장한 학원 라이프가 시작되는 건가 필자는 두근거리지 않을 수 없었군요.

 

보통 이런류의 신데렐라성 작품은 항상 주인공은 무대가 옮겨지면 신데렐라나 콩쥐가 되기 마련이죠. 그러니까 영지에서나 상급 귀족으로써 우대를 받지 전국에서 모이는 학원에서도 그녀가 대우를 받을 리 없어요. 거기다 정보에 능한 귀족들이라면 그녀의 장체를 알고 있을 테니 더욱 그녀의 앞 길을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지금까지 있어왔던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진 않는군요. 여전히 책을 사랑하는 그녀는 귀족원에 입학하자마자 도서관의 존재를 알게 된 후 거기에 가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일과만 보내게 돼요.

 

도서관에 갈 수 있는 조건, 일단 시험에서 모두 합격할 것. 노력파인 그녀에게 뭘 던져주던 소용이 없다는 걸 그동안 배우지 못했는지 이복 오빠인 빌프리트는 그녀의 고삐를 잡겠다고 조건을 제시했지만 거기에 좌절할 그녀가 아니었죠. 되레 같이 입학했던 중급과 하급 귀족들까지 덩달아 공부에 매진해야 되는 물귀신 작전까지 구사하면서 주변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가요. 하지만 상급 귀족이자 영주의 양녀인 그녀를 탓하거나 고삐를 잡을 귀족 자제는 없어요. 그래서 그녀는 폭주를 이어가죠.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어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변을 못살게 구는 마인은 콩쥐가 아니라 팥쥐가 되어 갑니다.

 

온통 이런 이야기만 들어가 있어요. 도서관 노래를 부르며 우리 공부 열심히 하자? 넌 하면 할 수 있어! 찍소리 못하는 아이들이 불쌍해집니다. 그리고 기어이 성취하고 말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안 되는 것 없는 그녀의 모토 아래 루츠와 길을 갈아 넣은 것도 모자라 이젠 자신의 밑 서열 귀족 자제들을 갈아 넣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귀족 세계에서 아는 것이 곧 힘인 세상에서 그녀를 탓할 수만은 없는 현실, 거기다 정보료랍시고 돈까지 주니 채찍만 때려대지 않는 그래도 좋은 주군으로 자리 잡는 모습에서 씁쓸하게도 합니다. 그래서 그녀가 영주의 양녀가 되었을 때 누가 그녀에게 권력을 쥐어눴냐고 울부짖는 사람도 있었죠.

 

맺으며, 온통 공부 이야기만 들어가 있습니다. 공부를 잘해서 도서관에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녀의 무서움이랄까요. 그런데 책을 향한 그녀의 집념은 한결같긴 한데 이젠 노력하는 무대가 옮겨지다 보니 없는 것에서 출발해서 얻는 성취감 같은 게 좀 줄어버려 아쉽더군요. 아장아장 걷는 귀여움이라던지 달달한 일상 같은 이야기가 전무해서 이야기 자체도 좀 식상하고요. 하지만 원래 이 작품 자체가 책을 향한 마인의 집념을 그리고 있는지라 엄밀히 따지만 지금의 모습이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도 있어요. 저지레를 통해 영주의 양녀가 되긴 했지만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것도 그녀의 노력의 결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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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용사의 복수담 3 - S Novel
우사키 우사기 지음, 시라코미소 그림, 손종근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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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계에서 용사가 된다는 건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일 겁니다. 사람들을 구하고 세계를 구하고 공주와 결혼해서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 누구나 꿈꿔보는 이상향이죠. 주인공인 이오리도 그런 부류였을 겁니다. 일본에서 이세계로 불려와 마왕을 무찔러 달라는 공주(?)의 부탁을 받고 동료를 모아 여행을 하였어요. 치열한 공방전 끝에 드디어 다다른 마왕이 산다는 마왕성, 난전과 일전을 벌이며 마왕을 타도하고 곧 세계의 평화를 목전에 두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로 마왕만 무찌르면 세계 평화는 올까? 그럼 오고 말고', 한때 그런 마음을 품었던 적이 내게도 있었어요.

 

동료들에게 뒤통수를 맞기 전에는 말이죠. 동화 같은 해피엔딩? 개나 줘버려요. 사람이 순진하면 눈뜨고 코 베이고 입에 들어가던 떡도 빼앗기는 게 현실의 잔혹함입니다. 주인공 이오리는 현실에서 아싸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순진하게 의심 없이 동료들을 너무 믿었고, 동료들은 그런 그를 속으로 비웃었죠.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세계 평화라는 꿈에 젖은 소리만 지껄이고 있었으니 동료들은 속으로 얼마나 웃었을까. 하지만 순진함은 죄가 아닙니다. 그걸 속이고 괴롭히는데 이용하는 놈들이 나쁜 것이죠. 이 작품은 아직도 진형형인 학교 왕따의 심각성을 꼬집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록 학교와 클래스메이트는 아니지만, 용사와 동료라는 관계에서 그와 유사성을 엿볼 수가 있어요. 세계 평화를 부르짖는 용사를 부추기면서 속으론 '꼴에 용사'의 마음을 품고 언제든지 배신할 생각으로 가득했던 동료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용사를 이용하고 있었을 뿐이죠. 옆에서 부추기고 입바른 말만 하는 동료들의 말이 진심인 양 그걸 곧이곧대로 믿고 앞으로 나아갔던 용사의 결말, 죽고 나서야 자기가 속았다는 것을 여행을 하며 동료들이 했던 말은 그냥 입바른 말이었다는 것을 깨달아 버립니다. 자, 그럼 여기서 문제 나갑니다. 용사와 동료들 중 누가 나쁘고 잘못 했을까요. 속은 용사? 속인 동료?

 

주인공 이오리는 두 번째 생을 부여받아 그런 동료들에 대해 복수를 진행 중입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마족에게 배신당한 전직 마왕 엘피와 함께요. 그전에 주인공 이오리는 잃어버린 힘을 되찾고, 엘피는 조각난 몸 파트를 되찾아 완성체가 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지만요. 그래서 이번에 맞이할 적은 한때 주인공 이오리의 검 스승이었던 귀족(오니) '디오니스'입니다. 그와의 싸움 자체는 예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서 자주 써먹었던 궁지에 몰린 후 기사회생하는 주인공에 의해 개박살이라는 코스를 타고 있어서 크게 설명할 건 없고요.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주인공 이오리의 변해가는 성격이라 할 수 있어요.

 

이들은 전직 용사와 전직 마왕으로 만나 자신들을 배신한 동료들을 찾아다니며 처단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죠. 사실 이오리는 배신 당했다는 과거가 있다 보니 엘피에 대한 믿음이 있을 리 없었어요. 그럼에도 같이 여행을 하며 정이 들어버렸는지 주인공 이오리는 엘피에게 특별한 감정을 쌓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해요. 엘피 또한 그런 그를 처음부터 의식 해왔고 배신하지 않겠다는 말까지 했던 그녀는 디오니스와 일전에서 궁지에 몰렸을 때 이오리를 살리려 무던히도 애쓰는 모습에서 엘피 또한 이오리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기 시작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받게 하죠. 하여튼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이오리의 가슴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오기 시작합니다.

 

배신 당한 끝에 세상 온통 적 밖에 없다는 인식, 하지만 바로 곁에 자신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려는 엘피와 첫 번째 생에서 구한 사람들의 덧없는 죽음 앞에서 그는 용사로써 돌아봐야 될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디오니스가 풀어놓은 마물에게서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카렌'이라는 여자의 모습을 보며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저 자기 만족을 위해 복수에 몸 담고 있었던 것뿐이지 않을까. 죽어가는 엘피와 만신창이 가 된 자신의 모습에서 지금 해야 될 것은 무엇일까. 저 가증스러운 디오니스를 어떻게든 무찌르는 것, 그때 살랑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온 엘피의 따스한 말 한마디...

 

인싸면 어떻고 아싸면 어떠하리. 순수하다 해서 욕먹을 일 없고, 세계의 평화를 바라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라도 비웃지 않고 존중해주며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것, 옳은 일에 손뼉 치며 등을 떠밀어 주는 것, 용사라는 아싸가 인싸가되는 순간 세상은 빛으로 충만하리... 3권에 이르러서야 이오리는 복수만이 능사가 아닌 용사가 되어 누군가를 지킨다는 것을 새삼 깨달으며 대지에 발을 뻤습니다. 이걸 위해 나비는 고치가 되어 고된 겨울을 이겨낸 것일까. 디오니스와의 일전은 사실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습니다. 일방적으로 이오리와 엘피를 몰아붙이고 꼴에 시리어스를 부각 시킨다고 여러 가지 연출을 하지만 별로... 이오리의 각성은 한편으로는 눈물 날 것 같으면서도 중2병 같은 허세와 오글거림이 충만 그 자체로 다가옵니다.

 

맺으며, 복수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부각 시키는 에피소드였습니다. 복수에 눈이 멀고 어두워져 놓치고 마는 것도 있다는 걸 보여줘요. 주인공 이오리에게 있어서 그건 '엘피'가 되겠군요. 그녀의 무던히도 이오리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특공을 보고 있으면 과거 30년 전 그들에게 무엇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낳게 하더군요. 관련 복선은 하나도 없지만, 어쩌면 세상 단둘 밖에 없는 관계에서 외로움을 달래줄 인연을 소중히 하려는 것 같아 더 씁쓸하게도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갈수록 둘이 허물없는 관계를 보고 있으면 귀여운 커플이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개걸스럽게 뭔가를 먹는 엘피의 더러워진 입을 이오리가 손수건으로 닦아주는 모습이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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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1부 책이 없으면 만들면 돼! 2
카즈키 미야 원작, 시이나 유우 외 그림,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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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우라노가 책에 깔려 죽어 이세계로 넘어와 마인의 몸에 깃든지도 벌써 몇 달이 지났군요. 그래서 본편인 라노벨이 4부가 나온 마당에 코믹은 이제야 1부 초반을 달리고 있으니 라노벨을 최신판까지 본 분들이라면 갭이 좀 있을 거라 봅니다. 하지만 뭐 텍스트로 이뤄진 라노벨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장면을 볼 수 있으니 색다른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특히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중세 시대 서민층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여타 작품에서는 아무리 시궁창을 굴러도 주인공이라면 삐까번쩍 비단 옷을 입기 마련인데 이 작품의 주인공인 마인은 그렇지 않죠. 꼬질꼬질하고 기운 옷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입고 나옵니다. 먹는 것에서도 그렇고요. 이런 것들은 라노벨에서는 잘 느끼지 못해 신선하게 다가와요.

 

이번 이야기는 전생하고 나서 책을 찾다가 없다는 것에 좌절을 한 마인이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직접 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 초입을 그리고 있습니다. 식물줄기로 깨작 거리다가 늘어나지 않는 면적(?)에 좌절해선 밥상을 엎어 버리고 이어서 점토판을 만들었더니 폭발하지 않나... 벌써부터 주변에 대해 지뢰를 밟고 다닙니다. 그래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게 이렇게나 어렵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요. 결국 제풀에 못 이겨 앓아눕기도 하는 등 참 눈물겹다 할 수 있어요. 주변에서는 그런 기이한 행동을 하는 그녀를 멀리하거나 놀리거나 무시하지 않고 받쳐주는 것도 눈여겨볼만하죠. 특히 엄마의 극진한 보살핌은 마인으로 하여금 더욱 애달프게 하는 장면에서는 짠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마인의 보호자 역할을 하는 루츠 또한 마인에게 있어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기도 하죠.

 

맺으며, 일단 마인이 귀엽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라노벨에서의 텍스트로도 귀여웠는데 그림으로 표현되니 귀여움은 배가 되는군요. 허둥지둥 거릴 때나 얼버무릴 때 등 이런 장면 또한 라노벨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귀여움이 아닐까 싶기도 하군요. 다만 스킵이 좀 심합니다. 마인이 신식에 먹혀가는 과정이라던가 마력에 대한 복선이 미미하게나마 표현은 되어 있지만 라노벨을 안 보신 분들이라면 쉽게 지나칠 수도 있겠더군요. 사실 신식의 복선은 이 작품과 주인공 마인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죠. 이것으로 인해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자기가 바랐던 이상을 실현할 수 있었으니까요. 코믹은 이제 시작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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