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19 - 문 크레이들, J novel
카와하라 레키 지음, abec 그림, 김준 옮김 / 서울문화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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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를 무사히 리얼월드(현실세계)에 보내고 남겨져버린 키리토와 아스나의 이야기지만 이번 19권은 로니에 1인칭 시점에서 진행이 됩니다. 로니에는 키리토가 수검 학원에 다닐 때 그를 보좌했던 초등 연사입니다. 키리토는 학원 시절 로니에를 무척이나 잘 돌봐줬고 그런 그에게 로니에는 연정을 느끼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티제와 더불어 상급 귀족에게 몹쓸 짓을 당할뻔한 그녀를 그가 구해주었고 키리토는 그때부터 세상 부조리에 맞서 기나긴 전쟁에 몸을 던지게 되었죠.

 

전쟁의 끄트머리에서 앨리스를 현실로 보낸 직후, 500만 배 배속이 시작된 언더월드에서 키리토는 반란을 일으킨 4제국을 평정하고 귀족 제도와 여러 가지 악습을 뜯어고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스나 또한 여신으로 추앙받으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고요. 전쟁의 상흔은 이제 보이지 않게 되었고 나아가 다크 테리토리와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인계에 여행을 오는 아인족도 많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안고 있는 파나티오, 그때 앨리스를 지키려 했던 기사장 베르쿨리의 마음은 결실을 맺고 있었습니다.

 

전쟁 이후 이런 일련의 일들을 키리토 곁을 묵묵히 지켜온 게 로니에입니다. 수검 학원 이후 끝이 났을 이들의 인연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는데요. 참고로 아스나는 엑스트라급 분량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여튼 어느 날 금기 목록에 묶여 살인 같은 강력범죄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인계에서 아인족에 의한 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로니에는 그걸 해결하기 위해 키리토를 도와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요. 그러다 그의 어깨를 바라보며 줄곧 가슴속에 품어 왔던 연정을 애잔하게 풀어 놓습니다.

 

그리고 다시 감도는 전운, 척박한 땅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아인과 퐁요로운 땅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사이는 가진 자와 없는 자의 차이만큼 심각한 갭을 불러오고 있었는데요. 키리토는 머지않아 또다시 인계를 차지하기 위해 아인에 의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단언하고 그의 말을 뒷받침하듯이 아인에 의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간신히 평화를 손에 넣었는데 또다시 악의를 가지고 다크 테리토리와 인계 간 전쟁을 획책하는 무리가 나타나면서 사태는 예사롭지 않게 흘러갑니다.

 

어쨌건 18권에서 이미 엔딩을 내놨는지라 심각하게 흘러가지는 않을 거라 봅니다. 그래서 딱히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건 없고요. 그런데 말이 왜 미래형이 나면 이번 19권은 상편이고 하편으로 20권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19권은 여전히 남 말 잘 안 듣고 미워할 수 없는 언동으로 사람 신경 건드리는 키리토에게서 입꼬리를 올라가게 하고, 그를 바라보며 콩닥콩닥 거리며 그와 맺어지지 않을 바엔 평생 독신으로 살아가겠다는 로니에가 귀엽기도 하고 애처롭게 했군요.

 

맺으며, 18권을 읽고 언더월드에 남겨져버린 키리토와 아스나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19권이 나오길 학수고대했는데 90% 정도로 기대에 부응해주었습니다. 여전히 주위에 민폐를 끼치는 키리토와 달관한 아스나, 키리토를 바라보는 눈빛이 더욱 강렬해진 로니에, 그리고 서로의 마음이 결실을 맺어 내어난 벨체와 리제타의 귀여움이라는 보너스, 여담으로 파나티오의 아이 벨체 일러스트가 귀엽게 나왔군요. 하지만 표현은 애가 자고 있다는데 일러스트엔 눈을 뜨고 있어서 좀 무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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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2부 신전의 견습무녀 2 -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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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에 들어가 귀족만이 될 수 있다는 청색 무녀 견습이 되어 만사형통 순항을 거듭하는 마인, 신전 부설 고아원의 원장이 되어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아이들을 거둬들여 먹이고 씻기며 일 거리를 줘서 자립의 길을 걷게 하는 것도 순항 중에 있습니다. 시종을 두 명 더 들여 평민에서 귀족의 품위를 배우며 껍질뿐이지만 귀족으로써의 행동거지도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가니 엄마가 셋째의 소식을 전해오고 마인은 동생에게 줄 동화책 제작에 들어가겠다는 등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이번 2부 2권은 크게 세 가지 이야기가 들어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마인에게 닥칠지 모를 암울한 미래인데요. 마력을 가진 자들끼리 2세를 가질 수 있다는 특이한 설정 때문에 마인이 귀족들의 씨받이로 이용당할 수 있다는 것(1)이 부각됩니다. 거기에 2세는 모(母)계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방대한 마력을 가진 마인의 경우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다나요. 하지만 아직 마인이 어린데다 자주 쓰러져서 돈이 많이 들어갈 거 같아 귀족들에게 노려지지는 않고 있지만 시간문제라고, 그래서 소문이 옆 마을까지 퍼지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복선이 나와버렸습니다.

 

두 번째로는 책 만들기와 고아원의 겨울나기 입니다. 우라노가 마인의 몸에 깃들고 3년여,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부단한 노력 끝에 종이를 만들고 드디어 책까지 만들게 되었습니다. 내친김에 잉크도 만들고요. 여전히 생활계 먼치킨답게 꼼지락거리며 잘도 만들어냅니다. 책을 향한 마인의 집념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고아원의 겨울나기, 없는 돈 탈탈 털고 고아원 아이들에게 공방에서 종이를 만들게 해서 파는 등 이쪽으로도 부단하게 노력합니다.

 

세 번째는 신관장과 마인의 미래에 대한 복선입니다. 미래라는 건 신관장과 마인이 서로가 이끌려 맺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인데요. 눈에 보이면 짜증 나고 안 보이면 그것대로 걱정되는 걸 이걸 두고 하는 말이라는 것처럼 신관장과 마인의 관계는 참 독특합니다. 마인을 청색 무녀 견습의 자리에 앉힌 건 신관장(2)으로 그는 마인에게 귀족으로써 품위를 배우게 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지만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데다 조잘조잘 거리는 마인 때문에 언제나 두통을 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지내다 보면 고향이고 싸우다 보면 정이 든다고 했던가요.

 

20살의 신관장, 7살(추정)의 마인, 키잡물이냐?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마인은 행동거지를 귀족에 맞춘다고는 하지만 평민이 하루아침에 그럴 수는 없는지라 늘 신관장은 그런 그녀의 행동거지에 태클을 걸고 마인이 뭔가 일을 저지르면 비밀의 방에 소환해 잔소리하는 게 일입니다. 하지만 계급사회의 절대적인 수직관계가 원칙인 세계에서 껍질은 귀족이라도 언제든 평민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인이 원래라면 귀족(신관장)과 이렇게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할 수 없는데도 대등하게 대해주는 신관장에게서 사람으로써의 됨됨이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늘 마주치기만하면 지적질에 눈을 홀기며 싫은척하면서도 열심히 마인을 챙겨주는 신관장의 츤데레가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거기에 마인은 자신의 기억을 보려는 신관장을 오히려 기억 속으로 초대까지 하는 것에서 신관장을 향한 그녀의 신뢰를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보통 기억을 본다고 하면 경계나 싫다고 하는 게 보통이 건만, 이것은 마인에게 있어서 시종 몇 명과 고아원 아이들을 제외하면 온통 적 밖에 없는 신전(3)에서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곳이라면 신관장 정도라는 것을 조금식 알려가기 시작하는 대목이 아닐까 했습니다.

 

후반부 신관장이 예사롭지 않는 기이한 행동을 하는 마인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그녀의 기억 속에 들어가서 보게 되는, 그녀가 안고 있는 전생의 가족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을 절절하게 표현하는 장면은 정말 눈물 없인 볼 수 없었습니다. 그녀가 걸어온 길, 그녀가 얼마나 책을 좋하는지, 전생의 집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전생의 엄마에게 이별의 말도 못하고 죽어버린 죄를 고하는 장면은 정말 애절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걸 봐버린 신관장의 정신적 대미지를 치료해주려는신관장을 안아주는 장면 또한 애잔하게 다가옵니다.

 

맺으며, 일상생활 이야기로 2/3을 차지하다 보니 이 작품을 어지간히 좋아하지 않으면 많이 식상하지 않을까 합니다. 책을 완성해가는 과정도 이때까지처럼 같은 레퍼토리에서 조금 더 진화했을 뿐 크게 벗어나질 않습니다. 꿈은 창대하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끼며 주변과 타협도 하고 좌절을 보이기도 하는 등 의미 없지는 않는데 역시나 먼치킨 계열이다 보니 특성상 말하면 이뤄지는 게 조금은 지루했군요.

 

여튼 이제 꿈에도 염원하던 책을 만들었고, 기반도 닦았으니 남은 건 신관장과 마인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 작품이 여성향이라서 그런지 밴노도 그렇고 마인은 은근히 성인 남자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습니다. 아버지나 오토, 밴노에 이어 신관장의 관심을 받게 된 마인, 토론베 토벌 때 마인을 괴롭히던 귀족 기사들에게 그녀는 내 보호 아래에 있으니 죽고 싶지 않다면 건들지 말라고 공언해버린 신관장, 자신의 기억을 보고 정신적 대미지를 받은 신관장을 꼬옥 안아주는 마인, 일상생활로 3/2나 되는 분량을 갉아먹었던 무미건조한 이야기를 신관장과 마인이 메꿔줬다고 할까요.

  1. 1, 마력은 귀족만의 전유물, 하지만 간혹 마인이나 프리다처럼 신식이라는 마력을 가진 평민의 아이도 태어나는 듯
  2. 2, 청색 무녀나 신관은 귀족만이 될 수 있음, 평민인 마인의 경우 부모님을 해치려던 신전장을 죽일려다 타협점으로 신관장이 제시한 것
  3. 3, 평민이 귀족만이 될 수 있는 청색 무녀 견습이 되었는데 좋아할 귀족따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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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가 된 너는 영원한 사랑을 시작한다 1 - Extreme Novel
노무라 미즈키 지음, 타케오카 미호 그림, 김예진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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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녀, 히카루가 지구에 있었을 무렵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노무라 미즈키 작가의 신작입니다. 필자는 잘 알지 못하였으나 우리나라에서 이 작가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서 놀라기도 하였군요. 그러나 미숙한 필자는 이 작가의 작품을 접해보지 않아 작가가 보여주는 작품성에 대해 전혀 알지를 못합니다. 이제 와 생각하면 조금만 더 발을 넓혔더라면 이 작품의 평가는 달라졌지 않을까 하는 것이군요.

 

여튼 주인공 우타야는 하굣길 뒷골목에서 연쇄 살인마 칼에 맞아 죽어가게 되었고 그때 시즈쿠라는 어떤 여자애에게서 불사의 몸을 부여받게 되는데요. 우타야는 죽을 만큼 농구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니 이 사건으로 좋아하는 농구를 그만두고 전학을 가야만 했는데요. 요컨대 흡혈귀라는 치트키를 얻게 되면서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성취하던 기쁨이 월등한 신체능력 때문에 그럴 수 없게 되었던 것, 이것이 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월등한 신체능력과 불사의 몸을 얻었다고 해서 절대적인 기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역설하고 있는데요.

 

되고 싶어서 흡혈귀가 된 것도 아니고, 싫어서 농구를 그만두게 된 것도 아닌 우타야는 취미를 위해 누군가의 도움 없이 열심히 일하여 벌은 돈으로 도달했을 때의 기쁨을 더 이상 느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살아도 살아 있는 게 아닌 것이죠. 그만큼 우타야에게 농구란 절대적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학년 위 히로인 아야네를 만나게 되면서 그에게 새로운 전기가 찾아오는데요. 연극부에 소속된 아야네의 손에 이끌려 연극을 시작하게 된 우타야는 농구를 하면서 느꼈던 희열을 연극에서 찾아가고 아야네를 통해 흡혈귀로서의 존재를 재정립하는 등 흡혈귀가 되고 나서 잃어버렸던 자신의 존재 의의를 찾아가는 게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흡혈귀가 나온다고 해서 딱히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는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우타야는 '사실 나는'이라는 만화나 지금은 생각 안 나는 어떤 애니메이션에서 그랬듯이 대낮에도 버젓이 돌아다니기도 하고 십자가를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즉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흡혈귀가 되어서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변화된 몸으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바뀌고 취미를 잃어버린 주인공 우타야가 길을 잃어버리고 고뇌에 찬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다 아야네를 만나 도저히 열리지 않을 거 같았던 뚜껑이 그녀의 도움으로 열리게 되고 이끌어준 손을 붙잡아 세상 밖으로 다시 나오게 되는, 전체적으로 보면 아야네가 우타야를 향한 순애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키(170이 넘음)를 비난하지 않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주인공에 호감을 느껴가게 되고 그의 고뇌를 조금식 알아가며 손을 내밀어 주는,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다소 허왕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이것이 픽션의 묘미이기도 하죠. 이것으로 현실에서 구원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튼 이것 말고도 세계 멸망이라는 복선도 다수 존재하고 우타야 주변을 맴돌고 있는 시즈쿠에 관련한 떡밥이라던지 뒤로 흥미를 끌만한 요소도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자세히 찾지 않으면 모르는 게 대부분이지만요. 그리고 연극부에서의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트러블에 휩쓸려 학교 전체에 의도치 않게 소문이 퍼진다던지 조용히 살고 싶었던 주인공은 싫어도 무대에 설 수밖에 없는, 격랑 속에서도 정신을 동여맬려는 주인공이 애처롭기도 합니다.

 

어쨌건 전체적으로 보면 순애적인 남성향이 물씬 풍기는데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우선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읽어라가 고스란히 녹아 있어서 주인공 우타야는 싫으면 싫다고 좀 해주면 될 텐데 주변에 굉장히 많이 휩쓸려 다닙니다. 자주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어서 보고 있으면 울화통이 터지기도 하는데요. 자기 편의주의식으로 주인공 우타야를 대하는 주변 학생들이라던지 그가 안고 있는 고뇌라는 상처를 아무렇지 않게 후벼파는 '왜?'라는 단어는 좀 울컥하게도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 우타야가 연쇄 살인마와 만나는 장면은 너무 뜬금이 없었습니다. 전조도 없이 뒤에서 푹 찌르네? 아니고 나 죽네? 철퍼덕 엎어졌더니 갑자기 어떤 여자애가 나타나서 살고 싶으냐? 이러니 필자의 머리엔 온통 ??????만 떠다녔군요. 여기서 미래에 대한 복선이 나왔지만 필자의 머리엔 그보다 얘도 이세계 환생하는 거 아닐까? 했던, 여튼 이보다 더 심했던 건 우타야가 헤까닥 뒤집혀서 3학년 여학생 카레나와 키스 후 아야네의 반응이었는데요. '혹시 첫 키스였어?'라며 걱정해주는 장면에서 네가 왜 남의 첫 키스를 걱정하고 있냐고 머리를 싸매기도 하였군요.

 

맺으며, 순애적인 요소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은 분명 희소식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작중의 연극으로 상연했던 드라큘라 백작이 진실된 사랑과 그 사랑하는 사람의 손에 죽고 싶어 했다는 것처럼 주인공 우타야는 갈 곳을 잃어버린 흡혈귀가 되어 떠돌다 아야네를 만나 구원받으며 이 작품의 제목처럼 영원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게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불편한 게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주인공 우타야의 자주성 결여가 최대의 문제겠죠. 그로 인해 얻는 것도 있긴 합니다만, 여튼 시즈쿠가 떠밀긴 했지만 천연끼로 똘똘 뭉친 아야네라는 거친 강에 휩쓸려 지지할 곳도 없이 떠내려가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야네에게 구원받는, 주인공 우타야가 스스로 선택해서 이룬 것은 무엇일까, 다 읽고 나서도 머리에 떠나질 않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작가에 대한 모독일 수도 있어서 최대한 언급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내용이 다소 지리멸렬합니다. 특히 연극을 준비하는 부분은 굳이 우리가 이거 알아야 돼? 같은 일이 연속적으로 나와요. 그래서 책을 몇 번이나 덮기도 하였군요. 아야네의 천연끼는 그렇다 치더라도 내용적으로는 좀... 필자와 맞지 않았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ex노블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ex노블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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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2부 신전의 견습무녀 1 -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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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되기 전에 반드시 죽는다는 신식을 앓고 있었던 마인은 신전의 도움으로 간신히 연명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신식이란 몸 안에서 마력이 폭주하여 먹히는 병으로 완치되는 일은 없고 길드장 손녀 프리다가 그랬듯이 오로지 마술구라는 기구에 마력을 덜어내는 것뿐이었는데요. 하지만 방법을 알았다고 해도 평민인 마인의 집안이 마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는지라 마인과 가족은 이대로 죽을 날만 기다려왔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였던가요. 어찌어찌 마술구를 보유하고 있던 신전에 청색 무녀 수습으로 들어가게 된 마인은 이제 죽을 날만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원래 신전의 우두머리 신전장에 의해 강제로 잡혀가셔 마술구에 마력만 집어넣는 셔틀로 이용될뻔 하였지만 마인의 아버지 권터의 결사적인 저항과 가족을 해치려는 신관 무리에 정신줄을 놓아버린 마인의 폭주로 죽다 살아난 신전장과 신관장은 그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원래 귀족만이 될 수 있는 청색 무녀 수습으로 그녀를 앉히게 됩니다.

 

여기서 설명 들아가자면, 신전은 마술구에 마력을 집어넣어 필요한 일에 쓰고 있었는데요. 이 마력이라는 게 귀족만 쓸 수 있었고 정변으로 많은 귀족이 숙청되자 신전에 남아 있던 귀족이 고향으로 돌아가버리는 바람에 마술구에 마력을 넣어줄 귀족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마력을 가지고 있는 차원을 넘어서는 방대한 양을 가진 마인이 눈앞에 있으니 신정장의 눈이 뒤집히게 되었죠. 거기다 마인은 평민이니 우리 마음대로 해도 되겠지? 했다가 마인에게 된통 당해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평민에서 귀족으로의 삶을 시작하는 마인에게 델리아와 길 그리고 프랑이라는 시종이 배정됩니다. 하나는 신정장의 첩자, 하나는 신전에서 내로라하는 악동, 하나는 신관장의 첩자, 이들과 신전에서 일을 해나가야 하는 마인, 하지만 꿈에도 그리던 책도 읽을 수 있게 되었으나 아무렴 어때요. 했지만 역시 생활은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사사건건 시비를 트는 델리아와 길에게 머리를 싸매기도 하고 귀족의 삶을 몰라 좌충우돌도 많이 겪어 갑니다. 고지식한 절차에 짜증 나고, 평민이 귀족 행세한다는 못난 소리를 많이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라노 시절의 경험과 어른이었다는 관록으로 델리아와 길을 구워삶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의 행동에 태클을 걸며 이마에 핏대를 세우는 신관장(신전장 아래 계급)에게 끊임없이 지적 당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신관장까지 자기편으로 만들어버리는 마인, 과연 생활계 먼치킨 주인공답다 했습니다. 읽다 보면 이 과정이 참 귀여워 죽습니다. 마인이 뭔가를 하면서 꼼지락 꼼지락거리는 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덩달아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설교를 해도 마인을 미워하지 않는 신관장까지 귀엽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조금만 걸어도 헉헉대는 통에 늘 누군가가 안아서 이동시키는 건 여전하고, 지적 당하면 날 말하는 게 아닐거야라는 투로 고개를 획 돌려 딴청 피운다던지, 쓸데없는 말로 사업 기밀을 줄줄 흘리는 통에 벤노의 머리털을 다 빠지게 한다던지, 이번 에피소드는 마인의 귀여움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이게 뭐라고 같은 구간을 두세 번 읽게 되었군요. 웬만해서 필자는 이런 말 안 하는데 귀여움만으로 이 도서를 구입할 이유로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여튼 신전에서 생활하며 그동안 주로 벤노에게 안겨 이동했던 것이 프랑으로 바뀌고, 루츠가 그동안 마인을 돌봤다면 길이 그 자리를 장악해가는 등 변화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관장의 일을 도와주며 입지를 늘려가던 마인은 급기야 신전 부설 고아원의 원장으로 취임하게 되는데요. 그리곤 곧장 고아원 개선에 나섭니다. 그런데 위 귀여움이 양지라면 이 부분은 음지입니다. 옛날 왕이 먹다 남긴 음식으로 끼니를 채우던 수라간 궁녀같이 청색 신관이 먹던 음식으로 연명하던 고아원은 처절함 그 자체였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청색 신관 대부분은 고향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당연히 이들이 먹던 음식으로 연명하던 고아원은 밥을 얻어먹을 수 없게 되었죠. 거의 마인편으로 돌아선 신관장조차 이 부분은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기부를 해주는 청색 신관이 없어 적자운영되는 신전에서 입을 줄일 수 있으면 줄여야 되었고, 못 먹으면 죽는 것이 당연하고 죽여서라도 고아들의 숫자를 줄여야 된다는 신관장, 당연히 현대의 상식을 가지고 있는 마인은 그것을 부정하고 자신이 힘닿는 데까지 개선해가는 게 좀 찡합니다. 똥과 오줌으로 칠갑되어 기어 다가오는 아이의 표현은 정말 끔찍했군요.

 

어쨌건 생활계 먼치킨인 마인이 할 수 없는 건 없습니다. 하면 되는 것이고,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구호 아래 대대적인 개선과 개혁으로 아이들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는 대목에서 문득 이것도 이세계 침략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군요. 양계장이나 돼지 사육처럼 주는 먹이에만 기대어 살아가던 아이들을 씻기고 교육해 자신의 공방 직원으로 만들어가는 대목 또한 복잡 미묘했습니다. 그리고 '일하면 밥이 늘어나' 하는 대목은 당연하면 당연한 일이긴 한데 어릴 때부터 이런 사회생활을 익히게 하는 것도 어딘가 씁쓸했군요.

 

맺으며, 귀여움과 끔찍함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마인과 몇몇 어른들이 이제 막 걸음을 배운 아이가 내 앞에서 아장아장 걷는 듯한 귀여움을 보여줬다면 한쪽에서는 중세 시대 때 그랬듯이 귀족의 명령엔 절대 거부할 수 없는 평민, 고아들을 인간으로 대우하지 않으면서도 성인으로 성장한 여자 고아들을 성 노리게로 삼는 귀족들의 역겨움, 똥과 오줌으로 범벅이 된 공간에서 돼지처럼 키워지고 있는 고아들의 처절한 삶, 그리고 이들을 양지로 이끄는 성모 같은 마인이 엮여 혼돈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했군요.

 

하지만 작가는 심각하게 가지 않으려는지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진 않습니다. 처음에 꽃을 바친다길래 필자는 무덤에 바치는 줄 알았군요. 원서엔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도 순화할 수 있구나 하는 걸 느끼기도 했습니다. 여튼 이전부터 간간이 느끼긴 했지만 이제 5살쯤 되었고 외견으로는 3살쯤인 마인이 벤노나 신관장같은 어른들과 어깨를 나란히 이야기하는 것에서도 묘한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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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강의 모독자 1 - L Novel
사카키 이치로 지음, 아카이 테라 그림, 원성민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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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보시기 전에 무언가에게 제물을 바치는 풍습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풍습이 남아 있는 시절에 살아가는 인간들의 슴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고요. 킹콩에서는 '앤'이, 심봉사전에서 '심청이'가 그러 했듯이 이 작품에서도 토지신에게 인신 공양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토지신에게 정기적으로 제물을 바치고 풍년을 기원하고 재해를 막아주길 바라는, 그리고 그런 행위에 의문을 품지 않는 제물과 마을 사람들, 이 작품은 낡은 관습이라는 어제를 버리고 다른 내일을 맞이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유키나리'는 이세계 환생자입니다. 전생 전 부모에게 버림받다시피한 삶 속에서 누나와 근근이 살아가던 어느 날 화재로 누나를 잃고 자신도 목숨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연금술사 '이르시나'의 연구소였고, 그 뒤 이르시나 여동생 '다샤'와 교회의 눈을 피해 도망 다니다 들어간 곳이 깡촌 '프리트랜트'였습니다. 거기서 토지신에게 바쳐지는 '베르타'라는 여자를 구해주게 되고 이후 토지신으로 떠받들어지며 이러쿵저러쿵하는 사이에 포교를 위해 찾아온 교회 기사단과 전투를 벌여 갑니다.

 

이 작품은 중세 시대를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중세 시대라면 빠질 수 없는 교회가 나옵니다. 당연하지만 교회가 믿는 신 이외엔 전부 이교도가 되는 세상, 그리고 아직 토지신을 모시기 위해 제물을 바치는 옛 풍습이 남아 있는 깡촌 프리트랜트, 두 곳은 필연적으로 충돌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그 중심에 주인공 유키나리와 다샤가 흘러 들어오면서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맞이하는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게 이 작품의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고정관념과 예부터 내려온 풍습에 일말의 의심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생각을 돌리기란 쉽지가 않죠. 특히 제물이 될뻔하였던 베르타는 자신의 죽음으로 마을이 풍요로워지면 그걸로 잘 된 것이라는 자연스러운 반응과 영주 대행인 피오나는 이것이 잘못된 풍습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바꿀 경우 자신들이 해왔던 일들이 잘못되었다는 걸 시인하게 되는 것이고 나아가 자신들의 정당성까지 의심받게 되어 이도 저도 못하는 어려운 선택지에서 과연 제물을 바친다는 행위를 현대의 시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있나 하는 심오한 주제를 던지기도 합니다.

 

그렇담 토지신을 죽이고 땅을 풍요롭게 가꾸면 되지 않나? 하는 물음을 던지게도 하지만 애석하게도 작가는 빠져나갈 구멍을 다 막아 놓았습니다. 토지신을 죽여도 대타가 올뿐이고 토지신이 잘 살도록 해주고 있는데 뭐 하러 개간하는 고생을 하냐라는 게 이쪽 세계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고아들을 모아 세금으로 키우고 3년마다 그 고아를 바치는 행위, 중반까지 기분이 참 더러웠습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면 언젠가 대도 소가 될 수 있는 공식을 이 작품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소를 준비하며 타파 하는 것에서 혀를 내두르게 하였군요.

 

여튼 첫날 토지신을 댕강 썰어버린 유키나리, 토지신을 죽였으니 너 님이 토지신이 되어 주세요. 하는 안하무인 프리트랜트 영주 대행 피오나, 제물이 되다 말아 있을 곳이 없어진 베르타가 있을 곳을 만들기 위해 유키나리에게 들러붙는 장면은 처절 합니다. 그리고 현세에서 변변찮은 삶 속에서 억울하게 죽은 자신을 이세계로 소환하고 돌봐줬던 이르시나를 마녀로 몰아 죽인 교회를 적이라 판단하고 철저 항전을 외치는 유키나리, 이르시나의 여동생 다샤와 함께 교회의 눈을 피해 방랑하다 오게된 프리트랜트에서 그는 교회 기사단과의 결전을 결심 합니다.

 

중반까진 별다른 활약을 하지 않고 반응도 영 시원찮은 주인공 유키나리 때문에 엄청 고생했군요. 눈에 띄지 않으려는, 혹은 다샤의 안전을 위해 날뛰지 않으려는 듯 부조리를 당해도 제대로 되받아쳐주지 않는 유키나리 때문에 몇 번이나 책을 덮기도 하였습니다. 요컨대 피오나가 당신이 토지신을 죽였으니 대신 토지신이 되어라 할 때라든지 다샤가 인질로 잡힐뻔한 상황을 만든다던지 같은, 풍습을 이해하고 거기에 발을 들이지 않으려 제대로 반응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거기서 분명해줄 말은 있었을 겁니다. 가령 그런 힘에 기대어 살아가지 못한다면 망해버리라든지...

 

그래서 위에 언급한 대로 제물을 바치는 풍습과 이런 시절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습성을 알고 보는 게 낫습니다. 나만 아니면 되라며 고아들을 대려다 키우고 키웠고 키워줬으니 그 은혜를 갚아라는 속 뒤집히는 상황이라던지... 그리고 살아 돌아온 베르타를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 이런 것을 주인공은 바꿔 갈 수 있을 것인가, 옴니버스식 매 권마다 장소가 다를 줄 알았는데 프리트랜트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계속해서 펼쳐질 거 같더군요.

 

작가의 이전 작 관희 챠이카에서 그랬듯이 이 작품도 섹드립이 많이 있습니다. 딱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건 아니지만 어딜 가나 하렘은 빠지지 않는구나 하는 걸 느꼈군요. 작가도 후기에 아예 대놓고 하렘 운운하고 있고요. 전체적으로는 아직 1권이라서 크게 와 닿는 것은 없었지만 후반부에 보여줬던 역시나 이고깽으로 가는구나 하는 장면에서 다음 권은 조금 더 흥미진진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군요. 하지만 작가는 화려하게 할 생각은 없는 듯...

 

맺으며, 여느 이세계물처럼 스킬을 습득하고 스킬을 키워가며 맥을 끊는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세계 전생물이긴한데 거기에 포인트를 주지 않고 어떻게 하면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나 하는 걸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두번이나 소중한 사람(현실 누나와 이세계 이르시나)을 잃은 청년의 고군분투기라고 할까요. 하지만 아직 1권인데다 작가가 이고깽물에 지쳤는지 좀처럼 주인공의 능력을 표현하지 않아 좀 답답한 단점이 있었군요. 하지만 중후반 그런 걸 날려버리는 상황을 보여줬던지라 2권이 좀 기대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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