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방의 침략자!? 22 - L Novel
타케하야 지음, 원성민 옮김, 뽀코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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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천 년 묵은 응가는 22권의 부제목으로는 어울리지 않고 키리하의 고향 지저인의 세계 에피소드 때 붙였어야 마땅했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주인공 코타로가 클란과 함께 2천 년 전 포르트제로 갔을 때 일어난 쿠데타의 주역을 확실히 제거하지 않고 시공의 저편으로 날려버린 결과가 급진파 지저인과 마법국 포르사리아의 다크니스 레인보우라는 결과를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인공 코타로가 싼 똥은 아니지만 그때 확실하게 처리했더라면 지금 포르트제 해방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 것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이죠.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106호실을 차지하기 위해 온갖 여자들이 쳐들어와서 싸워대는 아수라장을 거쳐 공통의 적으로 부상한 급진파 지저인과 다크니스 레인보우라는 강대한 적을 맞아 힘을 합치고 그러다 정들어서 서로의 어깨와 등을 빌리는 처지에 이르렀습니다. 지금은 서로가 둘도 없는 동료가 되어 끈끈한 유대를 쌓았고요. 이 과정에서 참으로 특이한 것은 서로가 부대끼면서도 시기하지 않고 조롱하지 않고 남자 하나를 놓고 설전을 벌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연약함을 무기로 하지 않는, 죽음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맞서는 용기는 이 작품을 대표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뭐 어찌 되었든 주인공 코타로와 아홉 명 여자애들+유부녀 1명은 그동안 급진파 지저인->마야+에우렉시스->다크니스 레인보우를 거쳐 지금은 포르트제 해방을 위해 티아의 고향인 포르트제 성계에 왔습니다. 이들이 여기에 온 이유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쿠데타 진압인데요. 포르트제 황제이자 티아의 어머니인 엘파리아는 날로 비대해지며 제어 불가능에 가깝게 변해가는 군을 견제하기 위해 군축에 나섰다가 강경파에 의해 실권, 즉 쿠데타로 쫓겨나게 되었고 이대로 놔뒀다간 암흑기로 접어들 포르트제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 코타로와 아홉의 여자애들을 대동해고 다시 포르트제에 온 것입니다.

 

이것은 2천 년 전 청기사 전설의 현시대에서 재림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2천 년 전 막스판의 판박이라고 일컬어지는 반달리온에 의해 저질러진 쿠데타, 그리고 그걸 제지하기 위해 찾아온 코타로, 여정 또한 2천 년과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흥미 본위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외전 7.5, 8.5 포함 7~13권 사이)의 향수를 느끼게 하여 아련함을 선사하려는 것이겠죠. 거기에 영웅을 동경하는 인간의 선망을 간접적으로 자극함으로써 몰입도를 높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후반부 포르트제에서 황제보다 더 우대받는 코타로라는 청기사의 존재가 표면화되면서 두근 거림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였군요.

 

그런데 정작 본편(22권) 이야기는 제대로 하지 않고 왜 엄한 이야기만 주구장창 늘어놓고 있냐면요. 솔직히 쓸게 없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26권이 발매되었는데 아직도 본 이야기엔 접근하지 않았더군요. 그런 판국에 22권은 에필로그 축에도 끼지 못해요. 코타로 일행이 포르트제 성계에 진입하고 군에 발각되어 전투를 벌였던 게 21권까지 이야기고 이번 22권은 대기권 돌입 때 두 그룹으로 찢어진 이들이 다시 해우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물론 쿠데타군과 조우하여 전투를 벌이는 장면도 있지만 이 작품은 워낙 피 보는 걸 극도로 꺼려서 크게 이렇다 할 에피소드는 없습니다. 있다면 루스가 보여준 약간은 가슴 시린 연인을 바라보는 감정과 그 사람을 믿는 마음 정도랄까요.

 

그리고 시작되는 아니 재림하는 청기사의 전설은 조금은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이것은 이 작품의 전성기였던 7~13권(외전 7.5, 8.5 포함)의 향수가 한몫했지 않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분위기 어떤가를 물어보신다면 농익은 수박 같은 거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먹고자 하면 못 먹을 것도 없지만 대부분은 버리는 푸석푸석한 질감의 그것, 이 작품의 최대 포인트였던 기승전결은 진작에 갖다 버렸고 피 보는 걸 두려워하여 조금의 상처에도 야단법석 떠는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장면 설명 또한 하나의 주제로 몇 페이지나 할애할 만큼 장황해진 것도 오래죠.(마치 필자의 리뷰처럼..ㅠㅠ)

 

가장 극적으로 변한건 한때 강렬한 인상을 남겨 주었던 에우렉시스가 광대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9권인가 루스 에피소드 때 최고의 벅찬 감동을 선사했던 그는 코타로에게 연패를 당하고 마야를 만나면서 둥글어져 마치 드래곤볼의 베지터 같은 뾰족하면서도 둥굴해져선 나만의 이상적인 세계를 건설하겠다며 이번에 코타로를 도와주는 장면은 차라리 개그라고도 할 수 있었군요. 여튼 이놈 말고도 상황적으로 이야기들이 둥글둥글 해져선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 줄 몰라야 긴장감이라도 있을 텐데 다 같이 손잡고 쎄쎄쎄 하자는 것처럼 동화적인 분위기를 풍겨대니 적응을 못하겠습니다.

 

맺으며, 솔직히 말해서 22권을 정발해준 L노벨에게 무한한 존경을 표하고 싶을 지경입니다. 여타 출판사라면 진작에 절판되어 버렸을 것을 꾸준하게 내주는 것이 눈물 나게 고마울 지경이랄까요. 언제 어디부터 잘못되었는지 기승전결을 버리고, 긴장감을 버리고, 각오를 버리고, 비장함을 버린 끝에 우정 하나만 남았습니다. "어찌할 수 없는 적을 맞이하여 죽을힘을 다해 싸우고 누군가의 도움을 바라기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서 자신의 뜻을 관철한다." 필자는 이것 하나만 바라보고 22권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이들에게선 더 이상 이런 느낌을 느낄 수 없었군요. 물론 찢어져서 개인플레이를 하고 다시 서로 죽일 듯이 싸워댄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는 머리카락 갯수도 알만큼(비유적) 서로를 이해하고 척하면 착하고 행동함으로써 더 이상의 긴장감과 비장함을 느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군요. 이 작품은 이게 빠지면 팥 없는 찐빵이고 소 없는 만두격입니다. 그래서 이번 22권은 사실 읽는데 많은 고역이 뒤따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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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밀리아 크로니클 episode 류 -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외전,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니리츠 그림,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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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본편과 외전을 읽으며 언젠가 한번 '류 리온'에 대한 이야기가 외전 형식으로 나와 줬으면 좋겠다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언제 집필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국내에 정발 된다고 했을 때 꽤나 들떴었군요. 본편에서 언급되기를 그녀 류가 걸어온 길은 피로 점철된 좋게 말해도 지옥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처절한 삶이었죠. 본편 몇 권인지 까먹었는데(아마 6권쯤) 던전 18계층에서 벨에게 동료의 묘를 소개하는 장면에서 그녀가 과거에 어떤 일을 하였고 어떤 일을 당했는지 사뭇 궁금했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역시 예상대로 그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과거, 범죄가 만연한 암흑기 오라리오에서 정의를 관철하는 [가넷샤 파밀리아]와 더불어 오라리오의 치안을 담당하던 [아스트레아 파밀리아]에 소속되어 불의와 맞서며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던 '류 리온'은 적대 세력이 몰고 온 패스 퍼레이드에 휘말려 동료 대부분을 잃어야 했습니다. 간신히 살아남은 그녀는 오로지 복수만을 꿈꿔왔고 실행에 옮겨 관련자 대부분을 죽이는데 성공하였지만 그 대가로 그녀는 길드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쫓기는 몸이 되었죠.

 

하지만 그 많은 범법자를 처리하면서 당연히 그녀는 만신창이가 되는 건 필연이었습니다. 어느 이름 모를 뒷골목에 쓰러져 쓸쓸히 생명이 다 해가던 그때 손을 잡아 주는 누군가에게 거둬져 그녀는 기적적으로 살아납니다. 본편에서는 그 뒤 그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 누구인지 그 이후 류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그 과정이 드러납니다. 이번 외전에서는 그때 죽어가던 류의 손을 잡아주었던 건 다름 아닌 지금은 프레이야 본인 혹은 분신이 아닐까 하는 떡밥이 무진장 나와 있는 '시르'에 의해 류는 [풍요의 여주인]이라는 식당에 거둬지고 몸을 위탁하여 조금식 구원을 받아 가는 이야기를 참 극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초중반은 속아서 납치되다시피한 어느 모험가 부부의 딸을 구하기 위해 카지노에 잠입하는 이야기고, 류의 진짜 이야기는 중후반부터입니다. [풍요의 여주인]에 몸을 위탁해도 여전히 가족 같은 파밀리아의 동료들을 잃어버린 상실감과 복수의 끝에 찾아온 허무함에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그녀에게 계속해서 손을 내밀어 주며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려는 시르의 노력이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누가 주인공인지 헷갈릴 정도로 시르의 노력이 참 눈부신데요. [아스트레아 파밀리아] 덕분에 범죄가 줄어들고 사람들이 웃게 되었다는 것과 그들을 대신해 자신들을 지켜줘서 고맙다는 시르의 말을 들은 류는 그제야 구원이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시르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그녀가 떠나간 줄 알고 밖으로 나와있던 [풍요의 여주인] 웨이트레스 동료들이 자신을 맞이해주는 것을 보고 자신이 있을 곳이 어디인지 비로써 알아가는 대목은 사실 진부한 클리셰라고도 할 수 있지만 여전히 가슴 찡하게 하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죽은 동태눈을 하며 살아남은 것에 대한 미안함과 복수라지만 엄연히 범죄를 저질렀다는 죄책감에 길을 잃고 어디로 가야 될지 몰랐던 그녀에게 [풍요의 여주인]은 새로운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류를 노리는 사람은 지천에 널렸고 그녀가 [풍요의 여주인]에 안착했다는 걸 알게 된 범죄자들은 청부업자와 현상금 사냥꾼을 이용해 류를 압박 해오기 시작합니다.

 

본편과 외전(소드 오라토리아)에서 [풍요의 여주인] 웨이트레스들이 범상치 않다는 걸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이 또한 그 전말이 드러납니다. 암흑기가 끝나고 범죄에 연루되어 쫓기는 몸으로 [풍요의 여주인]에 얼떨결에 들어왔다가 그대로 개미지옥 처럼 빠져나가지 못하고 '미아(주인장)'의 먹이가 되어 버린 가련한(?) 여자들의 이야기도 간접적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녀들에게 음식값을 바가지 씌우고 재워준 것에 대한 은혜를 베풀어 그녀들을 옭아매 그녀들을 보호하려는 미아(웨이트레스들은 어머니라 부름)의 언동은 개그에 가깝습니다.(비아냥이 아닌 훈훈함)

 

이번 외전은 어떻게 보면 옛날 미국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던 소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완전한 악이 아닌 타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악의 길로 들어선 선한 사람이 자신을 몰아붙이고 가족을 헤친 것에 대한 복수와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을 그리고 있는 건 어쩌면 흔한 클리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눈길을 끄는 건 정형적인 범죄자들의 자기 합리화가 아닌 진정으로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음지에서 양지로 나아가 있을 곳을 찾으려는 모습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맺으며, 시르가 류를 양지로 이끌어내기 위해 읊조리는 말 하나하나가 시(詩)와도 같습니다. 본편 하루히메와 비견될 정도랄까요. [아스트레아 파밀리아]와 류가 이룬 업적인 평화로운 도시를 바라보며 "우리를 위해 싸워줘서 고맙습니다"라 말하는 장면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지 않을까 싶군요. 사실 류가 주인공임에도 초중반 카지노 에피소드도 그렇고 시르의 활약이 대단한데요. 본편에서 그만큼 떡밥을 뿌려 놓고 더욱 기세 좋게 뿌려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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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을 토하는 소녀 5 - S Novel
나미아토 지음, 케이 그림,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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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도서를 읽지는 않았지만 유독 필자를 곤혹스럽게 하는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보석을 토하는 소녀라는 작품이 그러한데요. 이 작품은 제목과 내용에 상당한 괴리감이 존재합니다. 그러니까 제목으로 그 작품의 내용을 유추했다가 덜컥 구입했더니 내용은 전혀 딴판이라는 거죠. 이런 작품들이 은근히 있습니다. 물론 어쭙잖게 유추했다가 피 본건 너고, 막말로 보는 안목이 없어서 그렇다 같은 비아냥을 들어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그래서 6권부터는 구매를 고려하기로 했습니다.)

 

여튼 이번 에피소드는 클루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크게 두 가지가 들어가 있는데요. 첫 번째로는 민완 경찰 '나츠'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나츠'는 여경으로써 남다른 정의감에 마을 치안을 담당하며 오늘도 불철주야 순찰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클루와는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녀(클루)의 상사 '스푸트니크'와는 세상에 둘도 없는 앙숙으로 자리 잡고 있는 건 유명하죠. 왜 이런 앙숙관계가 되었는지 나오지만 이건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고 둘의 관계에서 역설적이게도 스푸트니크와 클루가 처음 이 도시로 와서 자리 잡을 때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면서 조금은 클루의 성장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남자이면서 '마법 소녀' 나기땅으로 분장해서 필자에게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던 샤오란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여존남비의 극치를 보여주는 마법사 협회에서 남자의 몸으로 부회장인지 부부회장인지의 자리까지 올라간 엘리트입니다. 1권 시작 초반 스푸트니크와 클루가 보석점을 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밤중에 나기땅으로 변장해서 찾아온게 이들과의 인연의 시작이었는데요. 샤오란은 단순히 호기심에서 찾아온 게 아닌, 마법사 협회와 샤오란은 클루가 보석을 토하고 있다는 걸 어느 정도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법사 협회는 3권인지 4권인지에서 본격적으로 클루를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었죠. 보석은 마법을 부릴 때 촉매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소모품입니다. 그런데 보석은 고가죠. 그런 보석을 토하는 클루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고요. 여튼 납치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그녀(클루)를 구해준 건 퍙숑이라는 의문의 마법사, 그리고 지금은 죽고 없는 샤오란의 약혼녀의 이름(이명)도 퍙숑,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샤오란의 약혼녀 퍙숑의 등장은 본격적으로 클루에 관련된 이야기의 서막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죽은 약혼녀를 잊지 못해 마음앓이를 해왔던 샤오란, 그런데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약혼녀가 사실은 살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녀의 죽음 뒤에 마법사 협회가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차츰 파국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참 거식한 게 나츠 에피소드를 거쳐 샤오란에 이르러 이거 클루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샤오란과 그의 약혼녀 퍙숑은 또 무슨 관계고 같은 지리멸렬한 이야기에 책을 몇 번이나 덮었더랬습니다. 차라리 0.5 같은 외전 형식이었다면 수긍이라도 할 텐데...

 

그런데 읽다 보니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나츠 에피소드에서 과거 도적단에게서 구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클루가 스푸트니크 외에 처음으로 타인(나츠)을 접하며 서툴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찡하게 다가옵니다. "때릴 거야?" 사람을 두려워하는 클루가 나츠에게 던진 말입니다. 이것이 그녀(클루)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했군요. 사실 이 작품의 본질은 이것입니다. 클루의 체질로 인해 그녀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는지 그리고 그 상처를 보다듬어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하는...

 

하지만 정작 내용은 전혀 딴판이었죠. 물론 알게 모르게 스푸트니크는 클루의 체질을 개선 혹은 낫게 해주려 백방으로 노력 중이고 그 결과 바람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같은 이야기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여튼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비추며 그녀(클루)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그녀(클루)를 얼마나 보살펴주고 보호해주려는지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츤데레처럼 그런 거 아니거든?라는 식으로 작가가 수줍음이 많은지 표면적(대놓고)으로 구체화해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성질 급한 사람과 겉만 보는 사람에겐 이 작품은 전혀 맞질 않을 것입니다.

 

맺으며, 샤오란의 약혼녀 퍙숑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이후 클루의 체질 광석증에 관련된 에피소드로 넘어가지 않을까 싶군요. 그동안 알게 모르게 클루가 앓고 있는 광석증에 대한 복선이 더러 투하되긴 했지만 그런 것보다 현실을 살아가며 좋게 말하면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보며 마음을 아파하는 청춘 드라마이고 나쁘게 말하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벌써 연애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걸까 하는 눈살 찌푸러지는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사실 5권도 사실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클루를 조금 더 성장시켰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직 이해도가 낮아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하는 그녀에겐 연애는 조금 이른 게 아닐까 했군요. 거기다 벌써 다른 사람에게 연애 관련을 조언까지 해주다니 작가가 너무 앞서가는 게 아닐까 했습니다. 슬슬 작품의 본질에 접근하고는 있지만 그건 부차적이고 진짜는 이쪽이라는 것마냥 제목과 내용이 따로 노는 괴리감은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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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향신료 4 - Extreme Novel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박소영 옮김, 아야쿠라 쥬우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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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완결 난 작품이어서 이들이 보여주는 조마조마한 연애는 사실 크게 와닿지가 않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결말을 알고 있어서인지 리뷰에 대한 반응도 미적지근하더군요. 그래서 리뷰로 먹고사는 필자는 17권이나 되는 장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야 되나 하는 괴로움도 없잖아 있고요.(먹고 산다고 해서 어디서 돈 받는 거 아니냐고 하실 텐데 그런 소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글쓰기를 좋아하는 필자이기에 누가 호응을 해주든 말든 리뷰는 계속됩니다.(18권이 나오기 전에 완결 따라잡을 수 있기를..)

 

좌우당간 이번 에피소드는 이별이라는 균열을 간신히 봉합했나 싶었던 호로와 로렌스의 관계는 여전히 삐걱대고 있었고 상처는 아물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나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전 도시에서 로렌스가 실없는 소리를 내뱉었던걸 계기로 그동안 마음속에는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결국은 오다가다 만난 남남'이라는 갈등이 수면으로 올라와 이들의 마음을 갉아먹고 있었는데요. 이전에는 애교로 사람도 죽일 거 같았던 호로는 그 일을 계기로 애교는 줄고 가시 돋친 복어가 되어 로렌스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로렌스 또한 옆에서 보면 간과 쓸개까지 내주며 호로를 대하는 게 죽고 못 살 정도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 듯하나 마음 한편으로는 상인으로써의 길을 가고자 호로를 연인 같은 관계라기보다 타인으로써 대하며 외면하는 모습을 간간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것이 이 둘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킨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죠. 로렌스는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있었습니다. 호로가 평소 자신을 들었다 놨다 하는 요망한 짓거리에 스트레스받아, 먹는 건 조그마한 여자애 같지 않은 대식가여서 언제나 자신의 지갑을 얇게 하여 이거에 대한 스트레스도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그 결과 혼자가 집에 가라는 둥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절대 밖으로 꺼내면 안 될 말을 내뱉고 맙니다. 평소 같으면 웃으며 넘길 호로였으나 마침 고향이 멸망했다는 소식과 맞물려 마침내 폭발하고 말았던 것인데요. 이 또한 호로도 은연중에 마음속에서 로렌스가 무의식중에 내뱉었던 여러 말이 가시가 되어 있었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몸은 성인이라도 마음은 이성에 대한 면역이 없는 건 둘 다 매한가지여서 오해를 풀 타이밍을 잘 못 잡아 균열은 가속화되어버립니다. 지나고 나니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이렇게 균열은 생기지 않았을 텐데 하며 둘 다 자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간신히 오해를 풀고 균열이라는 상처가 봉합 되었나 했지만, 새(버드) 수인 디아나의 소개로 호로의 고향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모으기 위해 들린 테레오 마을에서 겉으로는 봉합된 거 같았던 이들의 균열과 상처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무언가를 말하는 상대에게 '그렇다면, 어쩔 건데?'라며 때에 따라 가벼운 농담처럼 들릴 거 같았던 반론의 말은 지금의 관계가 된 두 사람에겐 가시로 다가옵니다. 새로운 히로인 엘사가 운영하는 교회에서 호로의 고향에 대한 정보를 모으던 중 엘사가 다른 마을 교회랑 다툼이 있다는 걸 알고 자신들의 처지(교회에 있어서 호로는 이교도)를 감안해 그만 철수하자는 로렌스의 말에 호로는...

 

이들의 관계가 여기서 파탄이 나는 거 아닐까 할 정도로 호로는 제정신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로렌스와 여행을 하고 그를 바라보며 외로움을 달래 왔으나 이젠 재미있는 수컷일지언정 몸을 위탁할 위인은 되지 않는다 여겼겠죠. 쪼잔하게 사사건건 먹는 걸로 시비 틀고 방심하고 있으면 '네가 알아서 가'라고 농담 아닌 진담 형식으로 마음에 스크래치를 아무렇지 않게 내놓으니 이건 언제 버림받을지 모를 애완견 같은 기분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눈앞에 고향과 동료의 정보가 있는데 그만 철수하자는 그를 바라보는 호로의 눈은 상처받은 맹수가 다가오는 모든 것을 적으로 간주하는 그것이었습니다.

 

확실히 이전 도시에서 사건이 있은 후 호로의 요망한 짓과 애교는 많이 줄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아래에서 위로 바라보며 웃으며 부탁하여 로렌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할 그녀지만 지금은 정(情)에 기대어 그에게 간신히 부탁하는 호로의 모습에서 그동안 천진난만한 소녀 같은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로렌스도 간신히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며 지금의 관계가 끝나지 않을 선에서 자신의 뜻을 죽이고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는 장면에서 더 이상 그녀를 이성으로 대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그것은 언젠가 끝날 여행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 요이츠를 몇달 안에 찾을 수 있는 거리까지 왔습니다. 처음부터 마음속에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을 겁니다. 종착지가 정해진 여행의 결말, 호로의 고향 요이츠에 도착하면 그녀는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녀는 모른다고 답하였습니다. 그녀도 로렌스와는 언젠가 헤어져야 될 동반자라고 마음속에 품고 있었기에 진실된 마음을 주고 있지 않았을 겁니다. 그저 봉하나 잡아서 여행길이 외롭지 않도록, 배를 곪지 않도록 로렌스의 주머니만 노리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4권은 필자가 일에 치여 피곤해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은 난해했습니다. 이들의 관계를 역설하고 상처를 봉합하려는 모습을 보이긴 했던 거 같은데 여전히 썩은 동아줄 혹은 망가진 나무다리를 건너는 듯한 아슬한 관계를 유지하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았군요. 사실 메인은 주근깨가 인상적인 엘사가 주인공임에도 어차피 엘사도 로렌스와 호로가 지나는 길에 우연히 일어난 희극에 지나지 않으니 크게 언급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지만 그녀(엘사)의 친구 에반과의 관계에서 로렌스와 호로가 나아가야 될 길을 제시한 것은 틀림이 없긴 했지만요.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한번 뱉은 말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교훈은 이들에게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합니다. 한쪽은 산전수전 다 격은 상인이고 한쪽은 수백 년이나 살아온 자칭 현랑이라 자부하는 늑대면 뭐하나 싶은, 정신은 애들마냥 상처받고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 주워 담고 마음 아파하고 이별을 무서워하여 다가가지 못하는 어리석은 중생들의 풋풋한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갈등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언젠가 헤어져야 될 관계를 진전 시키지 못하는 갈등, 그렇기에 이후 살아가야 될 방편도 마련해두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이 불러온 파국, 달달하지만 어쭙잖은 연애물보다 현실을 들이대며 진지한 연애는 살벌하기 그지없습니다.

 

맺으며, 호로의 귀여움이 별로 없어서 읽는데 고생좀 했군요. 여전히 로렌스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그를 마리오네트처럼 조종하지만 예전보다 많이 줄었습니다. 마치 사춘기와 반항기를 동시에 겪던 소녀가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른이 되어 있더라 같은 분위기랄까요. 그동안 애써 외면하고 동화적인 분위기에 젖어 살던 이들이 드디어 현실을 직시하고 언젠가 헤어져야 될 상대에게 더 이상 정(情)을 주지 않는 관계가 되어버린 듯한... 하지만 그래도 이들은 바라봅니다. 이 여행이 언제까지고 계속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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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식당 3 - L Books
이누즈카 준페이 지음, 에나미 카츠미 그림, 박정원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드디어 검은 신(神) '쿠로'가 등장합니다. 지상을 파괴와 혼돈에 몰아넣은 것과 동시에 창조를 담당했던 '만 색(万色)의 혼돈'을 쿠로 포함 여섯 신(神,1)이 천년이나 걸쳐 싸워 물리친 게 3만 6천여 년 전, 지상에 다시 평화를 깃들게 한 이들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지만 만 색의 혼돈이 사라진 이후에 태어난 지상 종족이 워낙 약해 죽음을 관장하는 자신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즉사할 수 있다는 걸 알아버린 쿠로는 달로 이주하여 그동안 사색에 잠겨 지내왔습니다. 무려 3만 6천여년이나요.

 

그렇게 오늘도 달에 떨어지는 운석을 헤아리며 보내던 어느 날 쿠로 앞에 문이 나타났습니다. 네코야 양식점으로 통하는 그 문이, 호기심이 발동하여 들어간 그곳에서 그녀는 발견합니다. 일생일대의 음식을, '치킨 카레'에 환장하게 된 그녀는 무려 100그릇이나 비워 버렸습니다. 그런데 돈은? 있을 리가 있나, 처음엔 실오라기도 걸치지 않았는데, 문제는 여기 네코야는 붉은 여왕이라 일 컬 여지는 적(赤) 색 신이 관할하는 곳으로 네코야에 해를 입힐만한 자가 있다면 그게 누가 되었든 배제해버리는 불같은 성격의 붉은 드래곤의 성역이라는 건 익히 알려져 있죠.

 

수만 년 전 같은 팀이 되어 눈앞의 적(enemy)을 물리친 동료라도 그건 옛날 일, 타이밍 좋게 나타난 적색 신과 마주한 쿠로, 일촉즉발의 기운이 감돕니다. 붉은 여왕 왈: 이 가게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 무엇이냐? 쿠로 왈: 치킨 카레, 이로써 아무도 몰랐던 세계가 멸망할뻔한 사건은 간신히 일단락됩니다. 참고로 붉은 여왕은 '비프스튜'를 좋아 하는데 만약 쿠로가 비프스튜를 좋아한다고 했다면 세계 존망을 건 사생결단으로 이어졌겠죠. 붉은 여왕이 가져가는 비프스튜의 양은 정해져 있는데 여기에 쿠로가 꼽사리 끼면 붉은 여왕의 몫이 줄어들거든요.

 

여튼 그렇게 만나 그동안 못했던 화포를 푸나 했더니 쿠로가 먹은 100그릇 분량의 치킨 카레의 값을 치를 수 있냐는 붉은 여왕의 말에 쿠로는 '돈?'이라며 화폐 개념 따윈 개나 줘 버렸다는 반응, 그래서 무전취식은 예로부터 그릇 닦기라고 정해져 있듯이 여기에 취직해 갚으라는 붉은 여왕의 말에 선뜻 승낙하여 이렇게 쿠로는 네코야의 웨이트리스가 되었습니다. 일당은 치킨 카레, 그런데 얘가 한두 그릇 먹는 게 아니어서 네코야 점주 입장에서는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듯합니다.

 

사실 위 쿠로가 등장하는 부분은 굉장히 짧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길게 풀어 놓은 것은 쿠로가 등장하는 장면 이외엔 거의 다 먹는 것에 할애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1권부터 쭈욱 그래왔듯이 늘 새로운 사람이 등장하여 자신의 세계에선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접하며 신세계를 경험하는 레퍼토리가 비슷비슷합니다. 한가지 다행인 건 늘 새로운 음식이 나온다는 것인데요. 물론 기존에 등장했던 사람들과 음식도 표현되곤 하지만 메인은 늘 새로운 음식과 사람들입니다.

 

이젠 세상을 떠난 시종장이 1주일마다 가져다주었던 몽블랑을 잊지 못해 사설탐정을 고용해 출처를 알아내려는 영주 부인, 적색 신을 섬기는 대신관 라미아(몬스터)의 인도로 처음 네코야를 방문한 젊은 남자 신관이 경험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나중에 대신관 라미아의 손녀와 결혼하게 된다는 조금은 황당한 에피소드라든지, 귀신에 쫓겨 들어간 네코야에서 널부러 자던 과객이라던지, 돈이 없어도 내쫓지 않고 늘 한결같이 응대해주는 네코야를 통해서 서로가 인연을 맺어 가는 등 조금은 훈훈하기도 한 소소한 에피소드가 눈을 즐겁게도 합니다.

 

이번 3권에서 이전 1~2권과 조금 달라진 거라면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인연을 조금 더 중요시했다는 것이군요. 음식으로 이세계 침공하는 건 여전하지만 그것보다 쿠로의 등장이라던지 어느 요양 중인 황녀가 시종과 함께 디저트를 먹는 등 음식 앞엔 누구나 공평하다는 걸 역설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1~2권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왔지만 3권에서는 조금 더 진전된 느낌이랄까요. 거기다 요염한 차림의 엘프라든지 19금에 근접한 이야기라든지 사람이 살아가는데 빠지지 않는 요소도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그건 그렇고 위에서 필자가 이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단편적으로 언급했듯이 비단 이 작품만이 아니고 여타 이세계물을 보고 있자면 역시나 문화 침략이란 무섭구나 하는 걸 느끼곤 합니다. 네코야에서 내놓는 음식을 잊지 못해 1주일을 눈 빠지게 기다리는 모습이라던지, 심지어 몇 년을 기다린 소녀도 있고요. 던전과 같은 곳을 지나며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집착한다던지, 은화 1천 개도 아무렇지 않게 내놓으며 음식의 출처를 알아봐 달라는 영주 부인 등을 보고 있자면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음식에 국환 되지 않고 자신이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물을 기대하는 것이 뭐가 나빠할지도 모릅니다. 넓게 보면 새로운 것에 열광하여 밤새도록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는 판국에 이런 작품이 뭐가 나쁘냐고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순응되고 그것에만 묶여 있게 되고 그것 없이 살 수 없게 되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뭐가 문제인지 답은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군요. 그래서 미국 등지에 보면 이런 문물을 멀리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고는 합니다만...

 

맺으며, 좌우지간 고작 엔터테이먼트의 한 장르를 가지고 너무 심각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군요. 돌이켜보면 한편으로는 좀 웃기기도 합니다. 비아냥이 아니라 우리도 살아가면서 새로운 것을 접할 때면 우와!! 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세계 사람들에게도 자신들이 접하지 못한 음식에 우와!! 할 수 있는 것이기에, 필자가 너무 현실적으로 들이미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네코야의 점주에 대한 복선이 조금식 풀리고 있습니다. 그의 할머니 '요미'의 출신에 관련된, 그리고 네코야가 이세계의 문과 연결된 게 우연이 아니라는 복선 등, 외에 쿠로의 귀여움이 많이 묻어나는 일러스트가 눈길을 끕니다. 카레빵을 먹으며 세상 다 가진 듯한 표정은 정말 좋았군요. 3만 6천여 년이나 사색에 잠겨 있어서인지 네코야에 와서는 생각하는 걸 그만둬버리고 조금 멍한 구석을 보여주는 모습이 조금은 귀엽게 다가옵니다. 한가지 아쉬운 건 작가가 크게 어필하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1. 1, 금색, 적색(붉은 드래곤), 청색, 녹색, 백색, 그리고 쿠로가 담당하는 흑색, 이렇게 여섯 신(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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