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나이=(이퀄) 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6 - J Novel Next
분코로리 지음, 이경인 옮김, M다 S타로 일러스트 / 서울문화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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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글이 꽤 깁니다. 싫으신 분은 뒤로 하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이번 무대는 학원도시입니다. 마왕 부활이라는 대성국의 예언에 따라 세계 각국 대사들이 한자리에 만나 논의를 하는 자리에 다나카도 페니 제국의 대사로 참여하게 되는데요. 마왕 부활이라고 해도 이건 다음 권(7권)을 위한 사전 포석일 뿐 중요하지 않고 그보다 여왕벌 조피와 로리 비치 에스텔 그리고 동정 다나카에게 있어서 중대한 국면을 다루고 있습니다. 옆 나라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죽어가던 왕녀를 살리고, 허허벌판에 드래곤 시티를 건설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인지도를 올려버린 다나카를 붙잡고자 에스텔 아버지(리처드)는 여왕벌 조피와의 혼인을 준비해 가게 돼요.

 

왜 자기 딸(에스텔)이 아니고 부하 귀족 딸인 조피를 내세웠는가, 일단 딸바보라서 간장 얼굴에겐 주기 싫었고 귀족 사회 사정도 얽혀 있다는 것만. 그런데 혼인 상담 과정에서 에스텔이 난입하게 되고 일전에 저지른 죄가 있어서 마법을 못 쓰게 하는 구속구를 차고 있었던 그녀는 폭주를 일으키게 돼요. 여담으로 일전에 에스텔은 다나카를 못살게 군다고 아버지에게 파이어볼을 날렸었죠. 아무리 딸 바보 아버지라도 혼비백산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렇게 폭주의 영향으로 구속구가 발동되고 온몸이 부서지는 아픔에도 조피를 향한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그녀는 실신, 그리고 얼마 뒤 깨어나 보니 기억상실이라는 루트를 타게 됩니다.

 

다나카를 향한 일방통행 마음을 품기 직전으로 리셋되어버린 에스텔, 그리고 냉큼 알렌의 품으로 다이빙, 본의 아니게 2권에서 일어났던 NTR과 네토리(여친 빼앗기)가 역순으로 발생하고 마는데요. 이게 이번 6권에서 일어나는 최고의 백미 두 개 중 하나입니다. 이거 '두 개 만으로' 이번 6권은 전성기 1~3권의 재미를 되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여담으로 최대의 복선도 있어요.) 사실 다나카 입장에서는 에스텔을 떨궈내려고 무던히도 애쓰고 있었으니 차라리 이게 나은 방향이긴 한데 줄곧 쫓아오던 아이가 갑자기 없어지니 쓸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그런 마음을 품고 학원도시로 간 다나카에게 뜻밖의 연인(인연)이 찾아오는데...

 

4권에서 일어났던 마나포션이 재림합니다. 이번엔 라이프 포션, 수백 년 전 전쟁으로 로스트 테크놀로지가 되어 구전으로만 간간이 전해져 오면서 아무도 만들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트려 만들 수 있다는 여중딩(비하 아님, 압도적인 분량으로 이름보다 여중딩으로 불리고 있음)을 만나면서 다나카는 탈동정을 꿈꾸게 됩니다. 그런데 일이 요상하게 흘러 가요. 여기에 기억상실에 빠진 에스텔이 찾아옵니다. 옆에 알렌을 끼고서요. 사랑의 도피라는 것입니다. 미친 돌+아이가 강림한 것이죠. 이것은 2권에서 일어났던 NTR과 네토리의 반대 상황인 것입니다. 알렌이 천사표 꽃미남이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빈정상한 다나카는 곳골(히로인)과 함께 잠수 타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다나카를 또다시 길거리 똥보다도 더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에스텔, 이거 가슴이 마구 두근두근합니다. 1권(2권 말고)의 재림인 상황이니 두근거리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알렌의 품에 뛰어들어 오늘도 떡 방앗간에 가겠지 하는 망상, 그걸 바라보는 너, 그건 아마도 전쟁 같은 상황인 것만은 틀림이 없겠죠. 그러나 이렇게 되길 바랐던 다나카였기에 뭐 마음의 상처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다나카 대인배, 지금 나에겐 여중딩이 있으니까, 라이프 포션 만들기 리포트나 작성해서 발표하자고요. 그런데 에스텔이 끼어들어 그딴 거 만들 수 없는 게 당연하잖아?를 시전합니다. 진짜 전쟁이 시작되는 거죠.

 

그리고 1권에서 보여줬던 서슬 퍼런 에스텔과 다나카의 관계가 재림합니다. 하지만 다나카를 향한 호감도 상승 때 보여줬던 그녀의 마음은 천성이 착하다는 걸 서술하기 시작하죠. 이제 와 생각해보면 관심 있는 애에게 오히려 못살게 구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테두리 안에 들어온 사람이라면 누가 되었든 보살펴 주려는 성향도 있고, 그러다 사건이 터져 학원도시 절반이 초토화되는 과정에서 타인을 구하려다 죽게 생긴 자신(에스텔)을 구해준 다나카에게 또다시 2권 재림(NTR과 네토리)의 느낌을 보여줍니다. 이것만으로도 흥분되지 않습니까? NTR과 네토리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죽을 위기에 처한 에스텔과 똑같은 상황이 여중딩과에서도 일어나면서 다나카의 여성 편력은 극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사랑의 속삭임은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이번 6권에서 최대의 백미 중 두 번째, 사랑의 형태는 이것도 있다는 것마냥 우연히 들린 도서관에서 봐버린 물고 빨고, 진짜로 물고 빨아요. 뭘? 백합의 반대되는 상황이오. 그리고 그 전염성을 여중딩에게까지 미치고, 이 구간 읽을 때 미친 듯이 웃었습니다. 그리고 드러나는 여중딩의 진짜 정체, 읽으면서 이렇게 흘러가지 않으면 다나카가 아니지 해서 받은 신선함은 좀 약했긴 한데 반전이 일어나요. 여중딩과 나름 딮키스를 하며 탈동정을 꿈꿨던 다나카에게 최대의 이불 킥 사태가 찾아옵니다.

 

어쨌건 그러고 보면 다나카도 인 외의 생명체에게 사랑을 많이 받아요. 에스텔(서큐버스 하프)도 그랬고 크리스티나(드래곤)라든지 에디타(엘프)라든지, 정작 인간인 소피아는 전력으로 싫은 티 팍팍 내고 있는 실정이죠. 그리고 새로운 인물 여중딩의 출연은 그에게 있어서 인 외에게 얼마나 사랑받는지 여실히 보여주게 됩니다. 에스텔과 마찬가지로 길가 똥 덩어리를 보는 것처럼 했던 여중딩이 변해가는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죠. 본능이 시키는 데로 타인보다 자신을 우선시하며 살았던 그녀(여중딩)가 변해가는 과정, 그리고 엔딩은 다나카에게 있어서 최대의 흑역사가 되겠죠.

 

맺으며, 이 작품은 개그 일색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귀족이나 권력 등 난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는 리처드(에스텔 아버지)의 이번 조피를 이용한 다나카 함락 작전은 치를 떨게 하죠.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19금 충분히 받을 수 있음에도 그렇지 않다는 건 제이노블의 능력도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편승해서 다나카를 이용해 보다 높은 곳 혹은 자신의 뜻대로 살려 했던 조피의 몰락은 별로 표현은 안 되어 있지만 비참하기 그지없었고요. 그런 걸 바라보며 이런 건 어쩔 수 없다는 다나카의 체념은 씁쓸하게도 했군요.

 

그리고 나중에 더 자세히 나오겠지만 이번 에스텔에 관련된 최대의 복선이 투하되면서 그녀도 참 구질구질하고 비참하고 질철질척한 삶을 살아간다는 걸 알게 되었군요. 작가의 농간일 수 있는데 어쨌건 순결이란 처녀의 유무가 아니라 이성과의 접촉을 기준으로 둬야 된다는 현실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나카도 현실적으로 살아가는지라 그녀의 복선을 접하고도 처녀의 유무는 이성의 접촉으로 따지고 있어서 에스텔 루트로 가는 건 사실상 이번 6권으로 끝이 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 사이를 에디타(엘프)가 맹렬히 치고 올라오고 있는데 이번 6권에서도 여전히 부들부들 귀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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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아트 온라인 20 - 문 크레이들, J Novel
카와하라 레키 지음, abec 그림, 김준 옮김 / 서울문화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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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목록>에 묶여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살인사건 해결하기 제2탄입니다. 주인공은 19권과 마찬가지로 로니에와 티제고요. 키리토와 아스나 포함해서 그녀들은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단서를 모아가던 중 뜻밖에 큰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걸 알게 돼요. 이계전쟁이 끝나고 1년하고 수개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4제국이 일으킨 내란을 수습하고, 인계와 다크 테리토리가 조금식이지만 융합을 이뤄가고, 수직 관계인 계급층을 타파하는 귀족 개혁을 이루고, 농노를 해방하는 등 평등을 주제로 하여 과거를 버리고 보다 잘 살기 위해 미래를 준비해 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제야 겨우 융합을 이뤄가는데 이 시간으로 인해 파토 나게 생겼고 그로 인한 이계전쟁 이전의 과거로 회귀만은 어떻게든 막아야 하겠기에 진범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가는데요. 하지만 그걸 비웃듯 꼬리는 잡히지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왕가 직할령에서 새끼 용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고 신선한 먹이를 먹여 주려던 로니에와 티제는 1년전 자신들이 쓰러트린 황제의 별장을 찾게 돼요. 그리고 거기서 그토록 찾고 싶었던 진범의 단서를 찾은 둘은 위험한 길에 발을 들이게 되고요. 하지만 여기서 티제가 품고 있었던 뜻밖의 마음이 드러나면서 여기(직할령)까지 오게 된 길은 우연이 아님을 서술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살인사건은 어찌 되든 상관없고 이번 에피소드는 티제가 품고 있는 마음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녀는 유지오를 사모하고 있었습니다. 하급 기사로써 유지오의 시종이 되어 보필하던 중 귀족에게 몹쓸 짓 당할뻔한 자신을 그가 구해 주었죠. 그 때문에 유지오는 공리 교회에 끌려가야만 했고요(죄목은 하극상). 그와 같이 지낸 시간은 1개월 하고 조금이었지만 그를 사모했던 마음은 결코 짧지만은 않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그녀는 유지오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줄곧 그만의 생각하며 지내왔었죠. 그래서 여기 황제의 별장을 찾아온 것도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에 어쩌면 유지오도 유령이 되어 한번 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었다는 대목은 상당히 애달프게 합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다는 것처럼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게 돼요. 이것은 사랑의 힘? 하지만 작가는 쑥스러운지 이런 부분에서는 서술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 큰 이야기는 없고 세계를 구한 영웅(키리토)의 이면에 가려진 뒤치다꺼리를 표현하고 있는데요. 근데 이건 뭐 다 자업자득이라는보여줄 뿐입니다. 요컨대 후삼국시대 때 삼국을 통일한 왕건처럼 겉으로는 데데타시 메데타시지만뒤치다꺼리는 이렇게나 짜증 나는 것이다라는 걸 보여준다고 할까요. 기득권의 반발이라던지 구시대적 관념에 사로잡혀 새로운 프로세스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던지 하는 트러블은 여느 영웅물에서도 잘 다루지 않는 분야인데 여기선 적나라까진 아니지만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살인 사건은 그 과정에서 일어난 하나의 트러블 정도로 치부되고 있죠. 물론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복선도 투하되긴 했지만 어차피 18권에서 결말을 지었는데 큰일이야 있겠습니까.

 

맺으며, 전체적으로 알고 보면 별거 아닌 이야기라고 할까요. 밥 먹는 이야기에 새끼 용의 여행담이라던지 소소한 이야기만 가득합니다. 로니에와 티제가 사건을 해결해 가면서 위기에 빠지고 그럴수록 둘의 우정이 빛나기도 하고, 친구가 있기에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손을 잡아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같이 울어주는 사람이 있기에 지금의 마음에 먹히지 않고 용기 내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같은 영웅물과 순애적인 이야기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키리토는 갈수록 중2병에 물들어 가요. 하는 짓이 스타뭐시기의 제뭐시기가 되어 심의라는 포스로 못하는 게 없군요. 그래서 부제목으로 포스가 함께하길이라고 적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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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자, 후에… 2 - S Novel+
나하토 지음, 미야 카즈토모 그림, 박춘상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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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런 말을 할 때가 올 거라곤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무리 미흡한 설정이라도 웬만하면 다 보고,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자각은 있어서 남들이 재미없다 망작이다라고해도 재미있게 보곤 하였는데 이건 도저히 못 참겠습니다. 사실 필자는 '나무야 미안해'라는 말은 몰랐어요. 이게 책으로 내기 아까운 망작을 내었을 때 조롱하는 단어라는 것도요. 미리 말하지만 지금부터 쓰는 건 필자 주관적임을 밝혀둡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 다를 수 있어서 부제목부터 신경 거스르게 할 수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고로 기분 나빠질 수 있으니 거슬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뒤로 하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사실 NTR 당한 주인공이 빡처서 하렘을 목표로 매진해 나간다는 설정은 잘 없는 소재이죠.(물론 동인 계열 빼고요.) 실연의 상처로 말미암아 착하게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순수하게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아 하렘을 구축한다는 건 꽤 기특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뭐 죽창 부대에게 있어선 기특하진 않겠지만 말입니다. 하여튼 죽기 위해 들어갔던 마경에서 세계 제일 내가 잘 났어를 외치며 속세로 나온 건 좋은데 목표로 했던 하렘은 고사하고 이성과의 접점을 만들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찌 된 일인지 여신들이 길드 카드에 깃들기 시작하고 용왕(드래곤 킹)의 딸이 따라붙는 등, 인 외의 존재에게 사랑받고 있었는데요.

 

어쨌건 이번엔 사로나와 타타에 이어 왕녀 둘과 호위 기사입니다. 사로나는 주인공이 고백했을 때 부족을 우선시하며 그를 차버렸고, 타타는 고백에 대한 답을 해주기 전에 야반도주를 하여만 했죠. 그런데 사실 사로나나 타타에겐 피치 못할 사연이 있어서 주인공을 멀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호감이 있으면서도요. 뒤늦게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기로 하고 주인공 뒤를 쫓고 있긴 한데 애초에 주인공이 조금 더 몰아붙였더라면 일이 쉽게 풀릴 수 있었지 않나 싶은 게요. 근데 이놈(주인공)이 여자 면역이라곤 아리아(진히로인) 밖에 없다 보니 뭘 알아야 말이죠. 요컨대 주인공은 하렘을 주창하며 뛰쳐나와놓곤 여자 마음은 하나도 모르는 백지상태라는 것입니다.

 

그게 이번 2권에서 굉장히 심각하게 나타나요. 모 작품의 난닷데?라며 난청을 겪고 있는 난봉꾼처럼 위기에서 그의 도움을 받은 왕녀가 보수로 자기를 준다고 했음에도 어디서 모기가 짖나 하고 있고요(사양이나 거부 같은게 아님). 왕성에서 문관이 왕녀에게 해코지할 일이 없는데도 마치 불한당에게 지켜준답시고 끌어앉아 보호해주는 장면에서는 얘(왕녀) 얼굴이 빨개진 이유를 몰라 고개를 가로 젖혀댑니다. 왕녀가 약혼자는 있지만 약혼자가 아니며 너 님만을 바라보고 있다라는 뉘앙스를 어필하지만 또 어디가 모기가 짖나 하고 있고요. 물론 왕족과 평민이라는 계급에서 오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고 서술은 되어 있는데요.

 

하지만 요점은 그게 아니라, 현실도피가 아닌 직시를 하고 있다면 맺어질 수 없다고 해줘야 되잖아요. 그게 아니에요. 뭐랄까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보다 상식에 얽매여 아예 마음을 차단을 해버린다는 거죠. 얘가 왜 이래?라며 인정을 안 하는 뭐 그런, 그렇기에 사로나에게 고백을 해놓고 밀어붙이지도 못하고 타타의 마음을 듣기 전에 포기해버립니다. 이래놓고 무슨 놈의 하렘을 만든다고 하는 걸까요. 사실 사람은 배우지 못하면 알지 못한다고는 합니다만. 13살 한창 사춘기를 겪던 나이에 여친 앞에서 죽도록 망신 당하고, 오매불망 2년을 기껏 기다렸던 여친은 남의 여자가 되어 버렸고(이건 복선), 산속에서 2년을 살며 누가 연애를 가르쳐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 여자의 심리에 대해 알리가 없겠죠. 오히려 여친을 빼앗겨서 트라우마를 짊어지지 않은 것만 해도 용하다 할 수 있지만 어쩌면 지금 주인공이 앓고 있는 난닷데(난청)는 아마 그 여파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르면 배우면 됩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은 쳐 웃기만 하고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요. 물론 주인공이 난청을 앓고 있다는 걸 꿈에도 몰라서 그러는 거겠지만요.

 

하아... 어쨌건 조금 심각한 문제점을 열거해 보겠습니다.

 

여자들이 너무 헤픕니다. 이거 여성분들에게 공격받지 않을까 싶지만 꼭 말해야겠는데요. 밀당이 없습니다. 왕녀(그것도 둘이나)가 주인공에게 대시하는 일방적인 것만 주구장창 나와요. 연애에 있어서 사랑이란 양방향이고 마주 보는 게 아니라 같은 곳을 보는 거라 하잖아요. 작가는 사랑을 해보지 못한 걸까요? 여기서 한술 더 떠 주인공은 그런 왕녀들의 대시를 자각하지 못하고 얘들 왜 이래? 만 씨불이고 있어요. 보다가 열불 나 죽을뻔했던 방패 용사 나오후미도 이렇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야구 동영상을 찍으라는 말은 아니지만 하렘이라는 주제를 만들었으면 그에 맞게 진행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건 일방적으로만 흐르고 있어요.

 

두 번째 문제점, 우연이 너무 많아요. 사로나를 만났을 때도 타타도 이번 왕녀들과 만났을 때도 뭔 놈의 악인들은 왜 주인공이 가는 길마다 나타나는 거냐고요. 좀 더 무난하게 만날 수는 없었나요. 도적에게 인질로 잡히고 질 나쁜 영주에게 쫓기고 이번엔 왕좌를 노린 쿠데타에 휘말리고 주인공은 걸어다는 저급 영화인가요? 그래요 저급 영화이든 뭐든 스토리만 탄탄하다면 필자는 장르를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긴장감이라던지 반전은 고사하고 어디 마실 나가는 기분으로 뚝딱 다 해치워 버리면 그걸 보는 독자는 뭐 어쩌라고요. 열에 아홉은 말한다는 나무야 미안해로 잘 알려진 즉사치트(1)가 오히려 양호하다면 이 작품이 얼마나 심각한지 전해지려나요?

 

세 번째 문제점, 두 번째하고 겹쳐지는데 이야기에 두서가 없어요. 아니 두서는 있는데 적이 나타났으니 때려잡고, 여자들이 있으니 고백을 해보지만 지레짐작으로 저 여자는 날 좋아하지 않을 거야라며 의기소침해서 삐치고, 계급사회임에도 왕(폐하)이 친구 먹자고 한다고 냉큼 친구 먹질 않나... 하렘을 만들려 내려왔으면 거기에 매진을 하던지, 13살 때 트라우마를 안겨준 용사를 찾아가 때려눕힌다던지(이건 나중에 그러는 거 같긴 합니다만.), 애가 워낙 강해서 적이 될만한 것도 없고 그렇다고 하렘에 진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뭐 어쩌라고 싶군요. 아무리 라노벨의 정의가 가벼운 소설이라지만 너무 가볍습니다.

 

맺으며, 1권을 읽고 NTR 당한 주인공이 강해져서 하렘을 구축한다는 설정은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었습니다. 작가 필력은 출중하지는 않지만 말하는 요소요소에 개그 일색으로 채워져 있어서 단숨에 읽을 정도로 몰입도가 좋았어요. 그런데 이건 뭐죠. 정보를 모으면서 주인공이 난닷데 난청을 앓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건 심해도 정도가 너무 심하잖아요. 그리고 히로인들이 첫눈에 반했다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너무 노골적으로 들이미는 건 개연성이 너무 없지 않나요. 아무리 주인공이 착하다지만 뭘 믿고? 저주받은 자신을 구해주는 장면에서 처음으로 안긴 남자의 품이 뭐 어쩌고 저째요. 조상에 서큐버스라도 있는 겁니까. 아니 야구 동영상에서도 이렇진 않아요.

 

그리고 제일 문제점이 뭐냐면 주인공을 신격화하는 것입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일본 작가들 중에 주인공을 신격화하지 못해 안달이 난 작가가 더러 있더라고요. 이미 여신들이 길드 카드에 깃들며 그렇지 않을까 하는 복선이 투하되었고 힘을 얻어 가면서 인간을 벗어나는 것에서도 그랬고 이번엔 아주 노골적으로 신격화하는 스킬까지, 에라이... 요즘 일본이 어려우니 아마테라스가 강림하길 바라는 건가? 근데 읽다 보면 이건 두 번째 문제점과 연결이 되는 부분이라는 걸 알 수 있기도 해요. 왜 주인공 가는 길마다 악당이 나타나고 주인공을 신격화하려는지 길드 카드에 깃든 여신들이 복선을 투하해주긴 했지만 뭐 어쩌라고 싶네요.


 

  1. 1, 즉사 치트가 너무 최강이라 이세계 녀석들이 전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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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자, 후에… 1 - S Novel+
나하토 지음, 미야 카즈토모 그림, 박춘상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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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보면 정통 판타지에서 용사가 마왕을 쓰러트리기 위해 시작의 마을을 떠나 여행을 하며 동료들을 모으잖아요. 여기서 동료라는 게 용사와 비슷한 연령대이고 남자는 어찌 되었든 개중엔 히로인들도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런데 늘 궁금했던 것이 히로인들 중에 소꿉친구라든지 장래를 약속한 남친이 있지 않을까 싶은 게요. 그야 히로인으로 발탁될 정도로 외모라든지 실력이라던지 면에서 다른 이들의 이목을 끌 텐데 그 나이까지 남친이 없을 리 없잖아요. 어쨌건 히로인은 용사의 부탁이나 신탁이 내렸다는 교회의 말을 듣고 용사를 따라나서게 되죠. 그렇다면 이건 남친 입장에서 보면 여친을 용사에게 빼앗긴다는 소리이지 않을까요? 그야 판타지물 엔딩을 보면 주인공(용사)과 히로인이 맺어지기도 하잖아요.

 

이 작품의 주인공 '와즈'가 딱 그런 경우입니다. 어릴 때부터 한마을에서 살았던 히로인 '아리아'와 장래를 약속한 사이죠. 그러던 어느 날 교회에서 신탁이 내려지고 아리아는 성녀가 되어 그녀로 하여금 용사를 거들어 마왕을 무찌르라는 사명을 부여받습니다. 그날, 마을을 찾아온 용사에게 소꿉친구를 내주기 싫었던 와즈는 대들게 되고 보기 좋게 나뒹구게 됩니다. 이를 바득 갈며 어쩔 수 없이 보내준 그는 후일을 기약하는데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2년 후 마왕을 무찌른 용사 일행은 개선을 합니다. 그리고 왕은 용사에게 소원을 말하라 하죠. 용사의 입에서 나온 말은 와즈를 전율케 했고 그 자리에서 아리아와 키스를 나누는 용사를 본 와즈는...

 

힘은 개뿔도 없고 농촌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남이 바로 주인공 와즈입니다. 그는 소소하게 살며 히로인 아리아와 장래를 약속하고 머지않아 결혼해 아이를 낳고 그렇게 일생을 살아 가려 했던 그에게 용사가 아리아에게 했던 말은 참으로 비참함 그것이었겠죠. 2년 전과 2년 후 연속 크리티컬로 인생의 패배자가 되어버린, 그는 이제 다 필요 없어를 외치며 죽기 위해 강력한 몬스터가 산다는 마경에 발을 들이고 맙니다. 하지만 죽기 위해 찾은 거기서 마물을 만나 피해 다니는 동안 살고자 하는 마음이 싹트게 되고 배가 고파 줏어 먹은 것들이 그에게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합니다.

 

이것은 중2병을'흔직세'이자 젊은 '다나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락에 떨어져 살기 위해 먹은 마물을 힘으로 바꿨던 나구모, 와즈도 살기 위해 독초와 마물의 찌꺼기를 먹으며 힘을 키웠고 어느새 젊은 다나카가 되어 버렸습니다. 참고로 다나카는 '다나카 ~나이=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라는 작품을 말합니다. 다나카는 회복술 하나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디펜서가 되었죠. 와즈는 둘을 섞어 놓았습니다. 최강의 힘을 얻은 것 동시에 성검도 어찌할 수 없는 방어력을 얻었죠. 발을 굴리면 별도 쪼갭니다. 그리고 '동정', 하지만 마법은 못 쓰지, 아직 35세가 넘지 않아서 흑마법사는 고사하고 백마법사도 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마경에서 용왕(드래곤 킹)을 만나 일기토를 벌이고 그러다 의기투합해서 친구 먹고, 그(용왕)의 딸이 주인공이 마음에 들어 앵겨오고, 용왕 친구들의 꼬임에 넘어가 여자에게 차였다면 여자로 치유받으면 됨,이라는 감언이설에 속아 속세로 내려가 하렘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마는데요. 그런데 필자가 괜히 다나카를 언급한 게 아닙니다. 그리고 괜히 동정을 강조한 것도 아니죠. 인 외 존재에게 사랑받는 다나카처럼(참고로 에스텔도 따지고 보면 인 외의 존재) 와즈도 인연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럴수록 멀어저만 갑니다. 그런 그의 곁에서 용왕의 딸 '메아르'만이 뀨뀨~, 그리고 그의 길드 카드엔 어찌 된 일인지 여신이 깃들어 있는데...

 

하렘 만들기 프로젝트, 어디서 싸구려 같은 멘트를 날리고 있어 하겠군요. 좌우지간 1권에서는 두 명의 히로인(아리아 빼고) '사리나'와 '타타'와 인연이 닿지만 이번 생에서는 글쎄?라는 분위기만 팍팍 풍기기 시작합니다. 착하고 심성이 고운 주인공에 이끌리는 히로인이라는 클리셰를 답습하고는 있지만 사실 이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만나고 착각으로 시작하는 어긋남이군요. 서로가 이끌려 '좋아해요!'를 말하지만 같은 극의 자석이 서로 밀어내는 것처럼 좀처럼 다가가지를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와즈는 자신의 외모가 평범해서 이러는가 싶은 자격지심에 빠지기도 하고요.

 

이 작품의 특징을 들라고 하면 히로인 입장에서 주인공에 이끌려 가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주인공이 뭘 했기에 히로인들 눈에 하트를 그리게 하나 하는 의문점을 이 작품은 히로인의 입장에 서서 풀어주고 있죠. 요거 하나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필력이라고 해야 하나 어떻게 하면 독자가 흥미를 끌까 하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에서도 거침이 없습니다. 이와 유사한 게 다나카죠. 분명 그로테스크 하거나 여기서 웃으면 안 되는데도 웃음기 유발하는 실력이 대단하다고 할까요. 일례로 여신이 길드 카드에 깃들어서 주인공과 소통하며 악당들을 때려잡자 같은 거라든지요.

 

사실 이 작품도 좀 비참합니다. 용사에게 창피 당한 것도 모자라 소꿉친구라 쓰고 여친을 빼앗기고, 얼결에 고백한 여성에겐 차이고, 또 얼결에 고백한 여성은 다음날 되니 홀연히 모습을 감춰 버렸습니다. 후자의 여성은 유곽에서 제법 비참한 삶을 살고 있었고요. 근데 인 외의 존재인 용왕(드래곤 킹) 딸과 얼굴을 한 번도 못 본 길드 카드에 깃들어 있는 여신이라던지에겐 사랑을 듬뿍 받고 있죠. 그리고 기껏 마을을 구했더니 난 없는 사람 취급이나 하고 말이야. 사실 다나카가 많이 생각났습니다. 뭔가 열심히는 하는데 돌아오는 건 하나도 없는, 이 모든 과정을 희극으로 표현한 게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뒤늦게 주인공 뒤를 쫓는 히로인들...

 

맺으며, 부제목으로 쓴 '착각으로 시작하는'은 사실 히로인 아리아를 염두에 둔 것입니다. 정보를 모으면서 용사가 아리아를 와이프로 맞아들인다고 했을 때의 상황을 알게 되었거든요. 정발판에서는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듯하여 주인공이 뭘 착각했는지는 언급하지 못하지만, 어쨌건 제목 때문에 걸렀던 작품인데 NTR 성향이 있다고 해서 구입했는데 대만족입니다. 이야기 자체는 전형적인 먼치킨 라이토 노벨의 범주를 벗어진 못하지만 이야기를 꾸려가는데 있어서 거침이 없는 진행 방식이 마음에 들었군요. 가령 누굴 좋아한다고 해서 마음속으로만 담아두지 않고 말할 건 한다던지, 대머리를 대머리라 부른다던지, 여신에게 동정받기도 하고, 싸구려 멘트 날리기도 하고, 제일 인상적인 건 인간이길 포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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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양피지 2 - 늑대와 향신료의 새로운 이야기, Extreme Novel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아야쿠라 쥬우 그림, 박소영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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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없다.

 

어릴 적 겪였던 교회의 이단 사냥과 핍박을 보다 못해 내가 교회 상층부가 되어 마을을 구하겠노라 하며 신앙의 길에 몸을  던졌던 '콜', 하지만 기세 좋게 뛰쳐나온 거까진 좋은데 사기를 당해서 오도 가도 못하던걸 로렌스와 호로에게 주워지게 되고 그들과 여행하며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성장하였습니다. 지금은 20대 청년으로 자라난 그는 여전히 높은 신앙을 가슴에 품고 '늑대와 향신료(온천장)'에서 10여 년 넘게 머슴을 하였었죠. 성직자가 되어 마을을 구하겠다는 포부는 어디다 팔아먹고 온천장 시다바리를 하며 지내던 어느 날, 윈필 왕국의 '하이랜드'라는 귀족의 부름을 받아 시다바리 생활을 청산하고 그는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경건하고 정직한 신앙을 품고 신의 뜻은 만인에게 공평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간직하고 있었던 그는 과도한 세금 부과와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며 썩을 대로 썩어버린 교회의 폭거에 대항해 싸우기로 결심한 윈필 왕국을 도와 종교개혁을 꿈꾸기 시작합니다. 교회 측과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하나라도 더 많은 아군을 끌어들여야 했던 윈필 왕국에게 있어 콜은 큰 도움이 되어 가고 있었는데요. 콜의 도움으로 교두보를 확보하며 조금식 저항의 끈을 조여가던 중 이번엔 검은 성모(상)를 모신다는 북부 해적들이 우리들 편이 되어 줄지 적이 될지 알아보라는 하이랜드의 특명을 받아 뮤리와 함께 북부로 향합니다.

 

'성모상'이라고 하면 순백의 그것을 떠올리기 십상이잖아요. 그런데 검은 성모상이라니? 성모상 색 때문에 이단의 혐의까지 뒤집어 쓰고있는 북부 해적들, 이들이 과연 원필 왕국을 도와 교회랑 싸워 줄 것인가. 여담으로 이번 에피소드를 다 읽고 나면 작가는 처음부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미리 서술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여튼 섬으로 이뤄진 북부에 도착한 콜과 뮤리, 이들이 여기서 본건 살풍경한 환경과 하루하루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살아가는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는 섬사람들이었습니다. 가혹한 환경에서도 그래도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건 검은 성모상이 있기 때문이라는데...

 

근데 읽다 보면 이들(북부 사람들)의 삶은 사실 어떻게 되든 상관 없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콜과 뮤리의 관계, 그리고 거기서 만난 인간이 아닌 존재로 압축되요. 이 작품에선 세상엔 호로같이 늑대의 화신만이 아니라 새, 양, 사슴 등 다양한 인간이 아닌 존재가 있다고 서술하고 있기도 하죠. 여기에 하나 더 추가되는데요. 아득히 이름조차 잊어버린 동료인지도 자식인지도 잊어버린 존재를 찾아 머나먼 북부까지 찾아온 인간이 아닌 존재, 그가 북부 섬사람들에게 살아가기 위한 주춧돌이자 신앙의 중심이 되어 있었고 어느 날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는 부녀(父女)에게서 딸을 빼앗아 노예로 파는 그에게서 콜은 자신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는 알아 갑니다.

 

여기서 콜은 그 옛날 로렌스가 저질렀던 잘못을 저지르게 돼요. 착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그리고 북부까지 부패한 교회의 손길에 맞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그만 디디지 말아야 할 곳에 발을 디디게 되고 뮤리와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누가 현랑 호로의 딸이 아니랄까 봐 뮤리는 엄마와 똑같이 영악하고 머리가 매우 비상합니다. 호로가 로렌스의 꿍꿍이를 간파하고 머리 꼭대기에 앉아 이랴이랴 했듯이 뮤리 또한 콜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반려가 잘못된 길을 가려 하면 궁둥이를 찰삭찰삭 때려댔었는데 이번엔 콜은 도가 지나친 행동을 해버리고 맙니다.

 

옛날 로렌스가 호로의 힘에 기대어 위험을 해결하려 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관계까지 빠질뻔하였었는데 세대가 바뀌어도 피는 통하지 않지만 봐온 게 있어서인지 콜도 비슷한 길을 걷고야 마는군요. 하지만 비가 온 뒤 땅이 굳듯이 잘못된 길을 간다고 하면 되돌리면 되는 것, 호로는 콜에게서 과거 멍청한 로렌스를 엿보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딸이 몰래 그를 쫓아가도 말리지 않았던 것이겠죠. 뮤리는 아직 어린아이라도 현랑의 피를 이어 현명함이 무엇인지 보여주며 잘못된 길을 가려는 콜을 양지로 이끌고 지혜를 나눠줍니다. 정말 로렌스나 콜이나 이 모녀가 없었다면 진즉에 객사해도 객사했지 않나 싶더군요.

 

뮤리는 영원을 살아가는 엄마 호로의 피를 이어받아 자신도 엄마만큼은 아닐지언정 콜보다는 매우 오래 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간이란 모녀에게 있어서 찰나의 시간일 뿐이죠. 그래서 뮤리는 자신이 늑대의 자손이라는 걸 간혹 원망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신과 같은 정령들이 본 모습을 드러내고도 거리낌 없이 살 수 있는 마을을 꿈꾸기도 하고(교회의 입장에서는 이단), 함께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있는 힘껏 살기 위해 온 동네를 들쑤시고 호기심 만땅인채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한순간이라도 허투루 하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모습은 애틋하기 그지없죠.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힘을 빌려준다. 하지만 거기에 기대 자신의 가능성을 놓쳐선 안 돼. 호로가 로렌스에게 그랬던 것처럼, 뮤리가 콜에게, 이번 에피소드를 요약하라면 이 구절이 적절하지 않을까 합니다. 부패한 교회를 타도하고 세상에 진실된 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우물 안의 개구리에서 벗어나려는 콜과 그것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뮤리, 이 아픔은 이성으로서 그를 좋아하기에 더욱, 그렇기에 그를 성직자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그녀 노력이 대단합니다. 콜이 성직자가 되면 결혼을 못한다나요. 나고 자란 곳에서 정상적인 남자라곤 콜 밖에 없었기에 왜곡된 이성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기도 했습니다.

 

* 그렇담 뮤리를 바라보는 콜의 마음은? 친동생 그 이상은 아닙니다.

 

맺으며, 약간은 독해력을 요구합니다. 분명 멋진 말을 하고 있는데 머리에 도통 들어오지가 않았군요. 읽으면서 소름이 돋기도 했는데 어디 구절에서 소름 돋게 했는지 한참 찾느라 이번엔 다 읽는데 다소 시간이 걸려 버렸습니다. 여튼 자잘한 이야기를 벗어던지면 20살이 넘어 이제야 껍질을 깨고 제대로 된 성직자로서의 길을 나아가고자 하는 콜과 그를 바라보며 세상 물정 어두운 것도 정도가 있지 하며 뇨히라로 돌아가 세상과의 연을 끊고 평온하게 살자는 뮤리와의 대립을 그리고 있습니다. 거기에 인간이 아닌 존재가 나와 신앙이란 무엇인가를 고찰하고 있죠. 그리고 그 옛날 호로가 그랬던 것처럼 자칫 낭떠러지로 떨어질 거 같은 위태로운 콜을 보다 못해 도와주기도 하고 티격태격하면서 같이 다니는 뮤리의 귀여움은 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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