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의 하극상 제4부 귀족원의 자칭 도서위원 1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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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인이 영주의 양녀가 된 이후 이 작품에서 뭔가를 건질만한 건 없어져 버렸습니다. 여기서 건질만한 거란 리뷰어에게 있어서 내용적인 의미를 말하는데요.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를 꼽으라면 없는 살림과 부족한 인프라에 기죽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뜻을 관철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는 마인의 노력이라 할 수 있어요. 거기서 따라오는 귀여움은 덤이죠. 그런데 영주의 양녀가 되고 나서는 부족함이라는 단어는 없어져 버린 거나 다름없게 돼요. 물론 사적인 일에 영주의 공금을 쓸 순 없어서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 가령 종이나 책을 만들어 돈을 버는 일을 계속하지만 권력을 손에 넣은 뒤론 이것도 순탄하기만 하죠.

 

특히 어머니(엘비라)의 뒷바라지라던가 루츠와 길을 갈아 넣고 벤노를 바지사장을 내세운 지금 그녀의 사업은 번창하기만 할 뿐입니다. 책을 만드는 일도 중급이나 하급 귀족 자녀들을 달달 볶아서 이야깃거리를 가져오게 하고 그걸 고아원 공방에서 찍어냅니다. 이제 그녀가 하는 일은 별로 없어요. 이렇게 놓고 보니 악덕사장이 따로 없군요. 신분 세탁을 통해서 상급 귀족 딸이 되었고 마력을 인정받아 영주의 양녀가 된 지금 그녀를 거스를 사람은 별로 없어요. 페르디난드도 겨우 그녀의 고삐를 쥐고 있을 뿐이죠. 어른들이 한눈만 팔면 뭔 저지레를 할지 모르는 게 지금의 그녀인데요. 그래도 뭐 대가는 확실하게 지불하고 있으니 칼 맞는 일은 아직 없긴 합니다.

 

2년이라는 공백 동안 주변은 그녀만 놔두고 많이도 흘러갔습니다. 언제까지고 어린애 같았던 루츠와 길은 어른이 다 되었고, 시종들도 모두 성장해서 자기 갈 길을 가고 있는 지금,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녀에겐 귀족으로써 본격적인 시련이 시작됩니다. '귀족원' 귀족들만 가는 학원에 입학할 날이 멀지 않았는데요. 귀족원을 졸업해야만 진정한 귀족이 된다는 관례에 따라 그녀도 10살이 되는 올해 입학 통지서가 날아와요. 귀족 중에서도 정점에 있는 영주 후보자인 그녀가 귀족원에 안 간다는 선택지는 없어요. 파란만장한 학원 라이프가 시작되는 건가 필자는 두근거리지 않을 수 없었군요.

 

보통 이런류의 신데렐라성 작품은 항상 주인공은 무대가 옮겨지면 신데렐라나 콩쥐가 되기 마련이죠. 그러니까 영지에서나 상급 귀족으로써 우대를 받지 전국에서 모이는 학원에서도 그녀가 대우를 받을 리 없어요. 거기다 정보에 능한 귀족들이라면 그녀의 장체를 알고 있을 테니 더욱 그녀의 앞 길을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지금까지 있어왔던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진 않는군요. 여전히 책을 사랑하는 그녀는 귀족원에 입학하자마자 도서관의 존재를 알게 된 후 거기에 가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일과만 보내게 돼요.

 

도서관에 갈 수 있는 조건, 일단 시험에서 모두 합격할 것. 노력파인 그녀에게 뭘 던져주던 소용이 없다는 걸 그동안 배우지 못했는지 이복 오빠인 빌프리트는 그녀의 고삐를 잡겠다고 조건을 제시했지만 거기에 좌절할 그녀가 아니었죠. 되레 같이 입학했던 중급과 하급 귀족들까지 덩달아 공부에 매진해야 되는 물귀신 작전까지 구사하면서 주변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가요. 하지만 상급 귀족이자 영주의 양녀인 그녀를 탓하거나 고삐를 잡을 귀족 자제는 없어요. 그래서 그녀는 폭주를 이어가죠.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어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변을 못살게 구는 마인은 콩쥐가 아니라 팥쥐가 되어 갑니다.

 

온통 이런 이야기만 들어가 있어요. 도서관 노래를 부르며 우리 공부 열심히 하자? 넌 하면 할 수 있어! 찍소리 못하는 아이들이 불쌍해집니다. 그리고 기어이 성취하고 말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안 되는 것 없는 그녀의 모토 아래 루츠와 길을 갈아 넣은 것도 모자라 이젠 자신의 밑 서열 귀족 자제들을 갈아 넣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귀족 세계에서 아는 것이 곧 힘인 세상에서 그녀를 탓할 수만은 없는 현실, 거기다 정보료랍시고 돈까지 주니 채찍만 때려대지 않는 그래도 좋은 주군으로 자리 잡는 모습에서 씁쓸하게도 합니다. 그래서 그녀가 영주의 양녀가 되었을 때 누가 그녀에게 권력을 쥐어눴냐고 울부짖는 사람도 있었죠.

 

맺으며, 온통 공부 이야기만 들어가 있습니다. 공부를 잘해서 도서관에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녀의 무서움이랄까요. 그런데 책을 향한 그녀의 집념은 한결같긴 한데 이젠 노력하는 무대가 옮겨지다 보니 없는 것에서 출발해서 얻는 성취감 같은 게 좀 줄어버려 아쉽더군요. 아장아장 걷는 귀여움이라던지 달달한 일상 같은 이야기가 전무해서 이야기 자체도 좀 식상하고요. 하지만 원래 이 작품 자체가 책을 향한 마인의 집념을 그리고 있는지라 엄밀히 따지만 지금의 모습이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도 있어요. 저지레를 통해 영주의 양녀가 되긴 했지만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것도 그녀의 노력의 결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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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용사의 복수담 3 - S Novel
우사키 우사기 지음, 시라코미소 그림, 손종근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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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계에서 용사가 된다는 건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일 겁니다. 사람들을 구하고 세계를 구하고 공주와 결혼해서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 누구나 꿈꿔보는 이상향이죠. 주인공인 이오리도 그런 부류였을 겁니다. 일본에서 이세계로 불려와 마왕을 무찔러 달라는 공주(?)의 부탁을 받고 동료를 모아 여행을 하였어요. 치열한 공방전 끝에 드디어 다다른 마왕이 산다는 마왕성, 난전과 일전을 벌이며 마왕을 타도하고 곧 세계의 평화를 목전에 두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로 마왕만 무찌르면 세계 평화는 올까? 그럼 오고 말고', 한때 그런 마음을 품었던 적이 내게도 있었어요.

 

동료들에게 뒤통수를 맞기 전에는 말이죠. 동화 같은 해피엔딩? 개나 줘버려요. 사람이 순진하면 눈뜨고 코 베이고 입에 들어가던 떡도 빼앗기는 게 현실의 잔혹함입니다. 주인공 이오리는 현실에서 아싸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순진하게 의심 없이 동료들을 너무 믿었고, 동료들은 그런 그를 속으로 비웃었죠.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세계 평화라는 꿈에 젖은 소리만 지껄이고 있었으니 동료들은 속으로 얼마나 웃었을까. 하지만 순진함은 죄가 아닙니다. 그걸 속이고 괴롭히는데 이용하는 놈들이 나쁜 것이죠. 이 작품은 아직도 진형형인 학교 왕따의 심각성을 꼬집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록 학교와 클래스메이트는 아니지만, 용사와 동료라는 관계에서 그와 유사성을 엿볼 수가 있어요. 세계 평화를 부르짖는 용사를 부추기면서 속으론 '꼴에 용사'의 마음을 품고 언제든지 배신할 생각으로 가득했던 동료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용사를 이용하고 있었을 뿐이죠. 옆에서 부추기고 입바른 말만 하는 동료들의 말이 진심인 양 그걸 곧이곧대로 믿고 앞으로 나아갔던 용사의 결말, 죽고 나서야 자기가 속았다는 것을 여행을 하며 동료들이 했던 말은 그냥 입바른 말이었다는 것을 깨달아 버립니다. 자, 그럼 여기서 문제 나갑니다. 용사와 동료들 중 누가 나쁘고 잘못 했을까요. 속은 용사? 속인 동료?

 

주인공 이오리는 두 번째 생을 부여받아 그런 동료들에 대해 복수를 진행 중입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마족에게 배신당한 전직 마왕 엘피와 함께요. 그전에 주인공 이오리는 잃어버린 힘을 되찾고, 엘피는 조각난 몸 파트를 되찾아 완성체가 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지만요. 그래서 이번에 맞이할 적은 한때 주인공 이오리의 검 스승이었던 귀족(오니) '디오니스'입니다. 그와의 싸움 자체는 예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서 자주 써먹었던 궁지에 몰린 후 기사회생하는 주인공에 의해 개박살이라는 코스를 타고 있어서 크게 설명할 건 없고요.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주인공 이오리의 변해가는 성격이라 할 수 있어요.

 

이들은 전직 용사와 전직 마왕으로 만나 자신들을 배신한 동료들을 찾아다니며 처단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죠. 사실 이오리는 배신 당했다는 과거가 있다 보니 엘피에 대한 믿음이 있을 리 없었어요. 그럼에도 같이 여행을 하며 정이 들어버렸는지 주인공 이오리는 엘피에게 특별한 감정을 쌓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해요. 엘피 또한 그런 그를 처음부터 의식 해왔고 배신하지 않겠다는 말까지 했던 그녀는 디오니스와 일전에서 궁지에 몰렸을 때 이오리를 살리려 무던히도 애쓰는 모습에서 엘피 또한 이오리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기 시작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받게 하죠. 하여튼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이오리의 가슴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오기 시작합니다.

 

배신 당한 끝에 세상 온통 적 밖에 없다는 인식, 하지만 바로 곁에 자신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려는 엘피와 첫 번째 생에서 구한 사람들의 덧없는 죽음 앞에서 그는 용사로써 돌아봐야 될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디오니스가 풀어놓은 마물에게서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카렌'이라는 여자의 모습을 보며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저 자기 만족을 위해 복수에 몸 담고 있었던 것뿐이지 않을까. 죽어가는 엘피와 만신창이 가 된 자신의 모습에서 지금 해야 될 것은 무엇일까. 저 가증스러운 디오니스를 어떻게든 무찌르는 것, 그때 살랑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온 엘피의 따스한 말 한마디...

 

인싸면 어떻고 아싸면 어떠하리. 순수하다 해서 욕먹을 일 없고, 세계의 평화를 바라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라도 비웃지 않고 존중해주며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것, 옳은 일에 손뼉 치며 등을 떠밀어 주는 것, 용사라는 아싸가 인싸가되는 순간 세상은 빛으로 충만하리... 3권에 이르러서야 이오리는 복수만이 능사가 아닌 용사가 되어 누군가를 지킨다는 것을 새삼 깨달으며 대지에 발을 뻤습니다. 이걸 위해 나비는 고치가 되어 고된 겨울을 이겨낸 것일까. 디오니스와의 일전은 사실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습니다. 일방적으로 이오리와 엘피를 몰아붙이고 꼴에 시리어스를 부각 시킨다고 여러 가지 연출을 하지만 별로... 이오리의 각성은 한편으로는 눈물 날 것 같으면서도 중2병 같은 허세와 오글거림이 충만 그 자체로 다가옵니다.

 

맺으며, 복수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부각 시키는 에피소드였습니다. 복수에 눈이 멀고 어두워져 놓치고 마는 것도 있다는 걸 보여줘요. 주인공 이오리에게 있어서 그건 '엘피'가 되겠군요. 그녀의 무던히도 이오리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특공을 보고 있으면 과거 30년 전 그들에게 무엇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낳게 하더군요. 관련 복선은 하나도 없지만, 어쩌면 세상 단둘 밖에 없는 관계에서 외로움을 달래줄 인연을 소중히 하려는 것 같아 더 씁쓸하게도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갈수록 둘이 허물없는 관계를 보고 있으면 귀여운 커플이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개걸스럽게 뭔가를 먹는 엘피의 더러워진 입을 이오리가 손수건으로 닦아주는 모습이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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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1부 책이 없으면 만들면 돼! 2
카즈키 미야 원작, 시이나 유우 외 그림,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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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우라노가 책에 깔려 죽어 이세계로 넘어와 마인의 몸에 깃든지도 벌써 몇 달이 지났군요. 그래서 본편인 라노벨이 4부가 나온 마당에 코믹은 이제야 1부 초반을 달리고 있으니 라노벨을 최신판까지 본 분들이라면 갭이 좀 있을 거라 봅니다. 하지만 뭐 텍스트로 이뤄진 라노벨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장면을 볼 수 있으니 색다른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특히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중세 시대 서민층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여타 작품에서는 아무리 시궁창을 굴러도 주인공이라면 삐까번쩍 비단 옷을 입기 마련인데 이 작품의 주인공인 마인은 그렇지 않죠. 꼬질꼬질하고 기운 옷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입고 나옵니다. 먹는 것에서도 그렇고요. 이런 것들은 라노벨에서는 잘 느끼지 못해 신선하게 다가와요.

 

이번 이야기는 전생하고 나서 책을 찾다가 없다는 것에 좌절을 한 마인이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직접 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 초입을 그리고 있습니다. 식물줄기로 깨작 거리다가 늘어나지 않는 면적(?)에 좌절해선 밥상을 엎어 버리고 이어서 점토판을 만들었더니 폭발하지 않나... 벌써부터 주변에 대해 지뢰를 밟고 다닙니다. 그래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게 이렇게나 어렵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요. 결국 제풀에 못 이겨 앓아눕기도 하는 등 참 눈물겹다 할 수 있어요. 주변에서는 그런 기이한 행동을 하는 그녀를 멀리하거나 놀리거나 무시하지 않고 받쳐주는 것도 눈여겨볼만하죠. 특히 엄마의 극진한 보살핌은 마인으로 하여금 더욱 애달프게 하는 장면에서는 짠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마인의 보호자 역할을 하는 루츠 또한 마인에게 있어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기도 하죠.

 

맺으며, 일단 마인이 귀엽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라노벨에서의 텍스트로도 귀여웠는데 그림으로 표현되니 귀여움은 배가 되는군요. 허둥지둥 거릴 때나 얼버무릴 때 등 이런 장면 또한 라노벨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귀여움이 아닐까 싶기도 하군요. 다만 스킵이 좀 심합니다. 마인이 신식에 먹혀가는 과정이라던가 마력에 대한 복선이 미미하게나마 표현은 되어 있지만 라노벨을 안 보신 분들이라면 쉽게 지나칠 수도 있겠더군요. 사실 신식의 복선은 이 작품과 주인공 마인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죠. 이것으로 인해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자기가 바랐던 이상을 실현할 수 있었으니까요. 코믹은 이제 시작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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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침역 : 클로즈드 에덴 3 - 인류의 적 vs 인류의 적, L Novel
이와이 쿄우헤이 지음, 시라비 그림, 김장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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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심에 나타난 미증유의 사태로부터 2년, 렌지와 카나타는 소중한 사람을 되찾기 위해 오늘도 크리티컬 에어리어에 잠입을 합니다. '레이더' 허가받지 않고 크리티컬 에리어로 들어가는 레이더는 법률상 중죄인, 렌지와 카나타 또한 중죄인입니다. 오로지 소중한 사람을 되찾기 위해 불법도 서슴지 않는 그들의 여행의 결말, 잃어버린 땅과 실종되어 버린 수백만의 사람들을 탈환하기 위해 크리티컬 에어리어를 조사하고 있는 구무청과의 쫓고 쫓기는 싸움은 종착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이번 3권은 2권에서 드러났던 구무청의 진실과 사람 목숨을 파리보다 못하게 여겼던 키무라와의 싸움의 결말 편에 해당합니다.

 

음... 뭐랄까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를 반대로 실천한 게 이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이 작품은 이세계물이 판치는 세상에서 진부하지만 인류를 위협하는 외계 생명체와 거기에 맞서는 평범한 사람이라 불리는 영웅과 그걸 시기하고 자기들만 독점하려 들거나 혹은 인류를 위한답시고 정보 통제를 하는 국가기관 사이에서 벌어지는 암투를 적나라하게 잘 그리고 있다 할 수 있어요. 대를 위해서 소를 기꺼이 희생하려는 집단, 그것이 인류에게 득이 되었으면 되었지 실은 되지 않는다는 논리로 소를 되찾지 않으려는 국가기관에 맞서 그것은 옳지 않다고 역설하며 활약하는 주인공, 이런 작품에 으레 등장하는 설정이라 할 수 있죠.

 

이 작품도 사실 그래요. 2년 전 EOM의 출현 때 수백만이 실종된 상태에서 말로만 실종된 사람들을 되찾겠다 말하면서도 그럴 생각은 전혀 없는 이면을 감춘 채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더 이상의 악화를 막으려는 구무청과 실종된 사람들을 찾지 않고 정보 통제만 하는 구무청에 맞서 직접 소중한 사람을 되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선 평범한 소년과 소녀의 싸움을 그리고 있죠. 누구에게나 대의명분은 있습니다. 그것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에 따라 정의가 되고 악이 될 것입니다. 권력이 있는 구무청은 정의가 되었고, 힘이 없는 소년과 소녀는 악이 되었죠. 소년과 소녀는 질서를 파괴하는 악, 그래서 쫓기게 되고 결국은 서로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게 만듭니다.

 

렌지와 카나타, 하멜른에게서 실종된 사람들의 일부를 되찾았지만 공식적으로 자신들이 그랬다고 말을 못합니다. 자신들은 중죄인이고 그것보다 소중한 사람을 찾는 게 우선이니까. 그들이 찾은 실종된 사람들을 자신들의 치적으로 해버리는 구무청, 거기에 비집고 들어오는 희대의 살인마 '키무라'에 의해 밝혀지는 EOM에 대한 진실, 2권에서 렌지를 빈사상태에 몰아넣고 카나타와의 일전을 치르며 붙잡힌 키무라의 반격은 구무청을 송두리째 뽑아놓기에 이릅니다.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을 죽이고 카나타를 끌어들여 그녀를 궁지에 몰아넣으며 렌지를 손에 넣어 뭔가를 꾸미기 위한 공작을 펼쳐가는 키무라에 의해 이야기 내내 시종일관 핏빛 세상이 펼쳐집니다.

 

EOM에 대한 진실, 이건 사실 좀 진부합니다. 내용적으로는 생각이 나도 제목은 생각이 안 나는, 상대에 대해 알고 싶다는 욕망과 융화되고 싶다는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과 영화가 더러 있었죠. 이 작품도 그와 비슷합니다. 이 작품은 그들 방식으로 대화나 접촉은 때론 상대로 하여금 악의로 비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요. 선의로 행한 접촉이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목숨과 관련되기도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죠. 카나타는 미치광이 살인마 키무라에게서 EOM에 대한 것들을 알아가요. 사실은 인간이 나쁜 게 아닐까 하는, 하지만 크리티컬 에어리어에서 일어나는 학살극은 그걸 무색케  하면서 갈등을 중폭 해 가죠.

 

그래서 카나타는 그것들을 알게 되면서 렌지와 떨어져 각자의 길을 걷고자 합니다. 상대가 선의의 접촉이었다고 해도 나의 소중한 사람을 빼앗아간 것은 틀림이 없으니 적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 그리고 렌지에게서 그걸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게 되죠. 자신의 목숨을 던지면서까지 렌지에게 그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은 참 가슴 아프게 합니다. 렌지는 크리티컬 에어리어에서 하멜른을 만나 폭주 중에 그녀의 희생을 보며 겨우 그녀의 마음을 알아가요. 그래서 이후 카나타가 적이 되었음에도 그는 그녀를 탓하지 않습니다. 각자가 걷는 길은 서로 달라도 이루고자 하는 뜻은 같기에...

 

그건 그렇고, 내용적으로는 사실 꽤 훌륭합니다. 2권에서는 점수가 좀 인색했지만, 도서 한 권 읽는데 며칠을 소비하는 필자가 하루 만에 주파하는 몇 안 되는 작품이었죠. 왜 과거형이냐면 3권으로 끝나기 때문이군요. 어디서 4권이 나왔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아닌 거 같고, 후기에서도 끝맺음이라고 암시를 해버렸으니 이후는 서적화가 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거나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거라 예상이 됩니다. 이전 작품인 무시우타의 발매 텀이 극악이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이 작가는 상상력은 풍부하고 대단해요. 진부한 내용이라도 그걸 커버하는 필력 또한 대단한데 문제는 뒷심이 상당히 부족한 거 같아요.

 

맺으며, 결국 내용적으로는 훌륭한데 용두사미로 끝납니다. 외계 생명체와 인류 간의 전쟁 끝에 오해에서 비롯된, 알고 보니 외계 생명체와 서로 이해하며 공존을 할 수 있겠다는 메시지를 던져 놓고 그냥 끝내버리는군요. 그 중심에 주인공의 역할까지 부여 해놓고 말입니다. 주체를 못하지 않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을 너무 크게 벌인 것이죠. 아니면 이야기를 이끌어갈 소재가 바닥났거나요. 살인마 키무라를 등장시키며 주인공인 렌지에 대해 인류의 희망이니 세계 멸망 같은 복선이란 복선은 다 던져놓고 말이죠. 사실 꼬집고 싶은 부분이 한둘이 아니긴 합니다. 키무라 단 한 사람에게 농락당하는 엘리트 집단 구무청이라던지, 그 키무라에게 이 작품의 키워드(EOM의 진실이나 렌지 인류 구원 같은 거) 설명을 다 맡겨 놓은 것도 그렇고, 등장인물이 죄다 정신병자 같은 설정하며... 근데 다 떠나서 누구처럼 내팽개치고 도망가지 않은 거 하나만 놓고보면 높은 점수를 주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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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능력은 평균치로 해달라고 말했잖아요! 4 - S Novel+
FUNA 지음, 아카타 이츠키 그림, 조민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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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도 참 리뷰하기 힘든 편에 속합니다. 이유는 아무런 내용이 없기 때문인데요. FUNA 작가라는 이유로 계속 보고는 있지만, 이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주인공의 악마 기질이 다소 퇴색되어버린 대다 모험이라 치고는 힘들어하거나 뭔가를 성취했을 때의 기쁨 같은 건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게 특징이다 보니 어디에서 의미를 찾아야 될지 참 난감하기 이를 데가 없는데요. 근데 뭐 사실 아무런 내용이 없다고는 했지만 소소하게 모험을 하며 오늘 일용할 양식을 얻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일상을 그리고 있다는 게 이 작품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런 흐름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에겐 좋은 작품이죠. 사선을 넘나들며 파워 인플레를 유발하며 온 동네를 쑤시고 다니는 것보다야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작품이랄까요.라고 해도 이 작품의 주인공인 마일도 사실 신의 은총(?)을 받아 먼치킨이긴 합니다. 정말로 고룡급이 아니면 혼자서도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인물이죠. 하지만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게 그녀의 목표이고, 원래 이런 힘을 받고자 했던 것도 아니어서 그 힘을 해방하는 일은 결코 없었습니다. 하지만 FUNA 작가 특유의 악마 기질 주인공 만들기가 녹아 있어서인지 주변 동료들을 키워서 방패막이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죠.

 

자신이 눈에 띄지 않게 큼 주변을 키워서 뭉텅 그려 노림 받는 걸 회피한다. 사실 이런 면에서 얘가 좀 양아치 같아요. 그리고 친구를 원하지만 깊숙한 관계는 맺지 않는다. 첫 번째 3인방과는 인사도 없이 야반도주를 해버렸고, 두 번째 파티인 지금도 그녀는 야반도주를 꿈꾸고 있죠. 그게 설령 대의적인 명분이 있다곤 해도 그녀에게 있어서 우정이란 겨우 그런 것일까 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는데요. 파티원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싶지 않다는 이유가 아닌 그저 그들의 인생에 참견하기 싫다는 이유로 그녀는 혼자서 길을 떠나려고 하죠. 어찌 보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참 불쌍한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힘이 있음에도 해방하지 못하기도 하고 눈치나 살피고 그런 주제에 내가 없어도 잘 살게끔 과하지 않는 보살핌을 보여주는, 받는 입장에서는 오지랖도 이런 오지랖이 없겠지만요. 이번 유적 관련 조사를 마치고 마일은 혼자서 여행을 떠나려 합니다. 유적에서 보았던 고대 문명이 의미하는 것, 고룡이 그걸 쫓는 이유가 무얼까 하는 궁금증, 그리고 세계를 여행하며 있을 곳을 찾겠다는 희망, 사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힘은 있는데 있을 곳이 없는 게 그녀가 지금 처한 현실인데요. 아비란 작자는 바람피운 끝에 엄마를 죽음에 이르게 했고, 그 바람피운 상대와 자식을 대려오는 바람에 마일은 집에서 내쫓겨야만 했죠.

 

그래서 들어간 학원에서는 왕족에게 찍혀(전혀 그런 상황은 아닌데 마일이 착각함) 친구들을 놔두고 야반도주를 하였고, 옆 나라에 와서 이름을 바꿔 새 인생을 시작하였지만 이 몸 하나 기댈 곳 하나 없네. 지금의 파티원들도 다들 집이 있고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반면에 마일은... 돌이켜보면 겉으론 화기애애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이면엔 이런 시궁창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넌지시 던지고 있는 게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여하튼 그런 환경이다 보니 제대로 주인공인 마일은 정을 붙이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은연중에 외톨이라는 키워드를 던지고 있다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마일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것마냥 이번 파티원들인 메비스와 레나는 그녀를 혼자 두지 않으려 하죠. 야반도주를 꿈꾸는 그녀를 따라나서며 자신들도 여행에 동참하는 부분은 사실 감동 그 이상일 것입니다. 하지만 FUNA 작가의 또 다른 특징이 이런 부분을 크게 어필하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사실 필자는 예전 RPG 게임하면서 이런 장면을 수도 없이 봐와서 그렇게 감흥은 없었지만, 사실 새로운 동료를 만나고 새로운 것을 보는 여행도 괜찮겠다 싶었긴 합니다. 숨겨진 이면 때문에 보고는 있지만 언제까지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는 것도 질리고 있는 참인데 좀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였군요.

 

맺으며, 뭔가 큰 떡밥이 하나 떴습니다. 고대 문명에서 나온 미래지향적인 도시와 외계인들, 그리고 각 종족이 모여 다툼 없이 아가는 모습들, 그리고 그 향수를 쫓는 고룡, 그리고 주인공 마일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이세계는 신이 관리하기를 포기한 시대, 그 상황에서 이런 복선을 쫓는 마일의 여행, 그 끝은 마일도 신의 영역에 들어가는 걸로 끝나는 걸까요? 은근히 일본 작가들 이런 거 좋아하던데 FUNA 작가도 이에 동참하면 여간 실망이 아닌데(개인적인 생각) 말입니다. 하여튼 이번 이야기는 그 전초전입니다. 우연히 받아 간 조사 퀘스트에서 조우한 수인과 고룡들과의 싸움에서 밝혀지는 이러한 복선들... 재미?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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