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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무쌍 1 - “삽 파동포!” ( ` · ω · ´)♂〓〓〓〓★(ºДº;;;).:∴ 콰아아앙, Novel Engine
츠치세 야소하치 지음, 유우키 하구레 그림, 이승원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500여권 도서를 리뷰해온 필자에게 있어서 전대미문 위기가 찾아왔군요. 분명 코믹(만화)은 개그로서 훌륭했는데 어째서 원작인 라노벨은 신성모독 수준일까 하는 의문이 읽는 내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 읽고 나서 후련하다거나 재미있었다거나 하는 뿌듯한 감정이 들기보다 이걸 어떻게 리뷰해야 되나 하는 걱정이 앞섰는데요. 필자 리뷰 인생에 있어서 이렇게 위기가 찾아오기는 처음이 아닐 수 없었어요. 리뷰는 말이죠. 그 작품이 전하는 뭔가의 의미를 건져야만 리뷰라는 글이 성립이 되거든요. 의미도 없는 거 써봐야 무슨 의미가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대체 어디서 뭘 어떤 의미를 건져야 할지 고민을 무척 많이 했습니다.
자, 1천 년이나 땅을 파던 광부가 있습니다. 그 광부는 오로지 보석을 찾아 땅속을 헤집고 다니며 세상 듣도 보도 못한 보석들을 파내는 낙으로 사는 주인공 '알란'(참고로 남자)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라면 흔한 판타지인가 싶을 텐데요. 근데 알란은 삽질로 100년을 팠더니 삽 끝에서 암반을 용해하는 빔이 나왔고, 1천 년을 팠더니 파동포를 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필자의 머리엔 ???가 자리 잡기 시작했죠. 삽으로 파동포를 쏠 수 있데요. 옛날 만화 우주전함 야마토던가에서 전함이 파동포를 쐈던가 그럴 텐데, 주인공 알란은 그 파동포를 삽으로 쏠 수 있게 되었죠. 이걸로 지옥도 평정하고 악마도 처단하는 등 땅 밑에서 1천 년 동안 활약을 무척이나 많이 합니다. 파라는 보석은 안 파고...
그러던 어느 날 알란은 오랜만에 지상으로 나와요. 알란도 일단은 인간(정확히는 드워프 혼혈)인지라 생활용품도 필요하거든요. 근데 세상 타이밍이라는 게 이렇습니다. 그는 지상으로 나온 날에 위기에 빠진 어떤 왕녀를 구해주게 되죠. 산적에 둘러싸인 왕녀를 구해주게 된 알란은 왕녀에게서 호위 의뢰를 받아요. 이게 앞으로 위가 빵꾸나게 되는 일이라는 걸 지금은 모른 채 말이죠. 재상(아마 총리쯤 되나 봄)에게 나라를 찬탈당한 왕녀는 재상을 무찌르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세상에 뿌려진 7개의 드래곤 볼을 모으기 위해 여행 중이었어요. 드래곤 볼 7개를 모아 소원을 빌기 위해 알란을 꼬드겨서 호위를 부탁은 했는데...
이 왕녀라는 게 알란이 쏜 파동포를 보고 나서 완전히 맛이 가버려요. 삽으로 모든 게 통한다는 알란의 설파는 마치 종교의 그것을 보는 것 같고, 왕녀는 그걸 교리로 삼아 교단을 만들어 버리는 만행을 혀를 내두르게 하죠. 첫날부터 알란에게 푹 빠져서 알란을 사이비 교주를 대하듯 이 몸 모든 걸 바치겠노라 하죠. 하지만 알란은 고자라는 거, 재상을 무찔러 나라를 되찾겠다는 당초의 목표는 온데간데없고, 알란이 제자를 들이고 싶다는 말을 곡해서는 자기 보고 애를 낳아 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곤 머리에 꽃 꽂은 것처럼 행동하는데 뭐 이런 정신 나간 여자가 다 있나 싶었군요. 문제는 왕녀의 증세가 갈수록 매우 심각해진다는 것입니다.
들어오는 여자들마다 알란의 위대함을 설파하고 우리 모두 알란의 아이를 가져요(작중에서는 삽해요라며 순화)라며 세뇌를 해대는 통에 멀쩡한 여자도 이 파티(파티장은 알란, 왕녀는 부파티장)와 엮이면 열렬한 사이비 교인이 되어 버리는 게 여간 웃긴 게 아닙니다. 바꿔 말하면 지리멸렬하다고 할 수 있군요. 왕녀가 삽에 완전히 미처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삽해요(아이 가지자는 말을 순화한 것)라는 둥 의성어, 의태어 모든 동사, 명사에 삽이라는 단어를 집어넣는 바람에 정신이 매우 사납기 그지없었습니다. 급기야 왕녀의 머리엔 삽으로 통일되어 버리는 지경까지 오게 돼요. 나라를 되찾게 되면 국교로 삽을 정한다는 둥, 삽을 숭배하는 사이비 교단의 교주를 자처하기에 이르죠.
혹시나 이 작품을 접할 기회가 있다면 그냥 생각 없이 읽으시기 바랍니다. 의미를 찾거나 상식을 들이 밀어서는 안 돼요. 게다가 왕녀도 왕녀지만 알란은 한술 더 뜨는데요. 삽으로 못하는 게 없어요. 시공을 비틀고 인지를 초월하고 바라는 모든 게 이뤄지는, 마치 도라에몽의 주머니가 진화를 한다면 이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먼치킨의 상도를 벗어난, 먼치킨으로써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써본다면 이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도가 지나친 장면을 보여줍니다. 시놉시스의 '이것이 영웅이다' ????, 차라리 7개의 드래곤 볼을 모을 필요도 없이 지금 당장 알란이 재상을 무찌르면 될 텐데라는 의문이 떠나질 않아요. 그래서 이 도서를 읽는 건 인간으로서 치욕이라고 감히 말해봅니다. 출판사에서 소송을 걸어와도 어쩔 수 없어요. 아닌 건 아니잖아요?
맺으며, 그냥 주인공 최강입니다. 아무도 맞설 상대가 없어요. 1만의 언데드 대군도 몇 초 만에, 삐까번쩍하는 성은 몇 분 만에 뚝딱, 즉사치트에 버금갈 정도로 나무야 미안해로 귀결되는 작품이라고 감히 말해봅니다. 1천 년 동안 여자를 못 만나서 그런지 자기가 뭔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고자 시키가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이고요. 그걸 곡해하고 와전해서 받아들여서는 머릿속을 온통 꽃밭으로 치장하는 왕녀 하며, 마치 지금의 코로나처럼 들어오는 여자들마다 삽의 위대함을 전염 시키는 극악무도함은 덤이고요. 이게 단순한 전염이 아니라 사이비 종교를 뛰어넘는 것에 혀를 내두르게 하죠. 거기에 의미 없이 벗기는 거 하며, 작가가 가슴에 콤플렉스가 있는지 그 거대함은 또 뭐고, 인간을 관두지 않는 한 무리라는 말에 그럼 그만두지?라며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거 하며, 아주 그냥 생각 없이 읽는다면 정말로 재미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런 작품 때문에 서브컬처가 욕먹는다는 거...